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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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이언트'의 대반전, 무엇이 거인을 일으켰나옛글들/드라마 곱씹기 2010. 8. 4. 09:09
시대극과 캐릭터, 그리고 보편적 가족애 '자이언트'에서 박소태(이문식)라는 캐릭터는 독특하다. 그는 주인공 이강모(이범수)와 어린 시절 함께 구두닦이를 하며 생존해온 인물. 어찌 보면 가까운 절친이지만, 그 하는 짓은 영락없는 강모의 적이다. 그는 정식(김정현)이 살인을 저지르고 그 혐의를 강모에게 뒤집어씌우는 것을 알면서도 돈 몇 푼에 친구를 팔아먹는다. 심지어 강모를 살해하라는 사주를 받고는 감옥까지 일부러 들어오기까지 한다. 그 때마다 강모는 위기를 모면하는데, 그렇다고 강모가 박소태를 처벌하지는 않는다. 박소태는 그런 강모 앞에 참회하는 듯 보이다가도 기회만 잡으면 다시 강모의 적으로 돌아서곤 한다. 결국 노역장에서 다리를 절단하게 될 위기에 처한 그를 구한 강모 앞에 드디어 박소태는 참회의 눈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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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은 아름다워', 그 인생이 아름다운 이유옛글들/드라마 곱씹기 2010. 7. 17. 07:29
'인생은 아름다워'의 부성애가 보여주는 것 '인생은 아름다워'의 이른바 '꽈당 엔딩'은 드라마에 어떤 역할을 할까. 제작진이 밝힌 대로 이 특별한 엔딩은 일단 재미있다. 이번엔 누가 넘어질 것인가 은근히 기대되기도 한다. 무엇보다 엔딩 장면을 정해놓았기 때문에 이른바 드라마들이 늘 엔딩에 보여주곤 하는 '낚시 장면'이 없다는 것이 신선하다. 즉 뭔가 벌어질 것처럼 해놓고 다음 회를 낚는 방식이 아니라, 드라마의 스토리 자체가 보여주는 매력으로 다음 회를 보게 만들겠다는 의도다. 대단한 자신감이다. 하지만 이 엔딩에는 이런 재미나 자신감 그 이상의 의미도 숨겨져 있다. 그것은 이 드라마가 인생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느냐는 점이다. 인생은 이 엔딩처럼 어느 날 예기치 않은 일로 넘어질 수 있지만, 그래도 다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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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포에서 전쟁까지... 이게 다 가족 때문이다옛글들/드라마 곱씹기 2010. 7. 13. 07:12
드라마 속 가족애, 집착인가, 보편적 정서인가 "난 보고 싶은 사람이 있다. 너희들도 보고 싶은 사람이 있을 것이다. 내 맘이나 니들 맘이나 다 같을 테니까. 근데 저 산을 넘어야 고향으로 돌아갈 수가 있다. 너희들도 알잖아. 여기서 목숨이나 부지하면서 벌벌 떨고 있어야 보고 싶은 가족, 만나고 싶은 사람 못 만난다는 거. 난 만나고 싶다. 보고 싶다. 그래서 가는 거다." '로드 넘버 원'에서 이장우(소지섭)가 고지 점령을 위한 자원 특공대를 조직하는 이유는 적을 섬멸하기 위한 것이 아니다. 그는 고향에 돌아가고 싶은 것이다. 그 곳으로 돌아가야 보고 싶은 가족, 만나고 싶은 사람을 만날 수 있기 때문이다. 이것이 60년 전 한국전쟁이라는 소재가 2010년 시청자를 만나는 지점이다. 거기에는 그 때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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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현의 가족이 된다는 것옛글들/드라마 곱씹기 2010. 4. 18. 07:13
가족으로 모든 걸 투영해 내는 김수현 드라마 "당신 오늘부터 앉아서 싸." 김민재(김해숙)의 딸 양지혜(우희진)가 남편인 수일(이민우)에게 하는 이 말은 작금의 달라진 남녀 관계를 압축해서 설명한다. 수일은 과거라면 데릴사위로 있는 처지에, 차에서 내리는 딸의 문까지 열어줘야 할 정도로 아내인 지혜를 여왕 대접해준다. 물론 투덜대지만 늘 자신의 처지보다는 아내와 아내의 가족을 먼저 돌보는 그 마음에는 어느 정도의 진심도 엿보인다. 덜컥 갖게 된 둘째 아이에 기뻐하는 그지만, 그 아이를 지우려는 아내와, 그걸 반대하는 가족들 사이에서 그는 아내 편임을 공공연히 드러낼 정도로 애처가다. 그에게서 과거 마초적이고 권위적인 남편의 모습은 찾아보기가 어렵다. 그 사위에 그 장인이라고, 수일의 장인 양병태(김영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