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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보다 남자

드라마 보며 만화 보는 재미를? ‘꽃남’과 ‘돌아온 일지매’, 원작만화에 가까워진 드라마 물론 원작이 만화이지만 드라마 ‘꽃보다 남자’의 캐릭터들 역시 순정만화에서 막 빠져나온 듯한 인물들이다. 초부유층 자제들인 F4의 일상은 무대회, 별장, 파티 같은 순정만화 속 이야기로 채워져 있다. 그들은 분명 고등학생이지만, 신화고등학교가 재학생들에게 주는 파격적인 특혜로 인해 수능시험을 준비하는 모습 따위는 발견할 수 없다. 왜? 만화 속에서 그런 이야기는 재미가 없으니까. 대신 그 자리를 채우는 것은 멋진 꽃미남들의 판타지를 자극하는 비일상적인 모습들이다. F4의 리더인 구준표(이민호)와 스포츠카를 타고, 분위기 있는 꽃미남 윤지후(김현중)와 함께 말을 타고, 식사를 할 때도 하녀들의 시중을 받거나 주방장의 특별 서비스를 당연한 듯 받는다... 더보기
왜 구준표는 뜨고, 김철수는 못 뜰까 착한 남자는 심심해, 나쁜 남자가 좋아 왜? 착한 남자가 나와서 여자친구를 위해 곰 인형을 준비했다며 건넨다. 그런데 이 여자친구 표정이 영 심드렁하다. 그 때 갑자기 우락부락한 남자가 뒤가 다 터진 곰 인형을 들고 등장한다. “널 위해 주워왔다!” 사정없이 들이대는 이 남자에게 그러나 여자는 알 수 없는 매력을 느끼며 “넌 누구냐”고 묻는다. 그 때 흐르는 비의 노래. “나쁜 남자야!” 이 ‘개그 콘서트’에서 이승윤이 하는 ‘나쁜 남자’라는 코너는 요즘 트렌드인 나쁜 남자 신드롬을 거꾸로 뒤집어 웃음을 전한다. 이승윤의 말을 빌자면, “나쁜 남자라고 하면 멋있고 잘생긴 사람이 나와야 하는데 자기처럼 외모가 별로인 사람이 나오면 재미있을 것”이라 생각했다는 것이다. 맞는 말이다. 그런데 그 말속에는 나쁜.. 더보기
‘꽃보다 남자’를 보는 양극단의 시선 만화를 보는 눈과 드라마를 보는 눈 부유층에서도 초부유층에 속하는 이른바 F4의 리더인 구준표(이민호)는 자신이 사랑하게된 서민 금잔디(구혜선)의 집을 찾아간다. 보통의 드라마였다면, 구준표가 제아무리 부잣집 자제라 해도 여자친구의 부모 앞에 고개를 숙여야 했을 것이다. 그런데 ‘꽃보다 남자’라는 세계 속에서는 정반대의 상황이 벌어진다. 밥상을 앞에 두고 구준표는 높다란 의자 위에 앉아 콩자반을 들고는 “이런 걸 먹느냐”고 묻고 심지어 멸치를 보고는 ‘이건 무슨 벌레냐’고 묻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금잔디의 부모는 무릎꿇고 앉아서 구준표가 반찬 중 갈치를 알아 봐준 것에 대해 감탄하고 고마워한다. 물론 이 장면이 어른들의 속물근성을 풍자하기 위한 것이라면 충분히 이해될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이 드라마.. 더보기
불황기 드라마, 익숙한 코드들만 넘쳐난다 익숙한 캐릭터들, 코드들이 지배하는 드라마 세상 불황기에 접어든 지금, 드라마 제작은 이제 살얼음판을 걷는 것처럼 조심스러워졌다. 실험적인 시도는 사라져버렸고, 과거 익숙했던 코드들이 성공 방정식처럼 끼워진 드라마들이 양산되고 있는 상황이다. 거기에는 신데렐라들이 넘쳐나고, 신파극 속 운명에 처한 눈물겨운 주인공들이 우글거리며, 과거의 옛 영광을 끝없이 되돌아보기도 한다. 드라마 속의 익숙함은 새로움을 잡아먹고 있고, 현실의 고단함은 피로한 새로움보다는 중독적인 익숙함에 더 빠져들게 만든다. 월화극, 넘쳐나는 신데렐라들과 신파 속 주인공들 방송3사의 월화극을 이끌고 있는 '에덴의 동쪽'은 시대극을 표방하고는 있지만 전형적인 신파극의 코드들을 모두 내장하고 있다. 거기에는 숨겨진 출생의 비밀이 있고, 전형..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