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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면 뭐하니'가 깨워낸 비의 매력, 구박받을수록 빛난다?

 

애초 '깡' 신드롬이 일어난 것도 비가 유튜브 댓글로 올라온 비판들을 선선히 받아들였기 때문이다. 그래서인지 MBC 예능 <놀면 뭐하니?>에서 비는 싹쓰리 멤버들인 유두래곤(유재석)과 린다G(이효리)의 구박 속에서 더더욱 성장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심지어 '수발러'로 싹쓰리 멤버들과 함께 하며 이들을 돕는 광희까지 그 구박에 가세할 정도다.

 

누가 봐도 호흡도 잘 맞고 또 함께 하는 것 자체를 좋은 추억으로 여기는 모습이 역력하지만, 싹쓰리에서 유두래곤과 린다G가 가장 많이 하는 말은 "꼴 보기 싫다"는 말이다. 데뷔에 앞서 커버곡 '여름 안에서' 뮤직비디오를 찍는 와중에 카메라가 돌자 상큼하고 귀여운 표정과 동작을 하는 린다G를 보면서 유두래곤이 질색을 하고, 비룡(비)의 대놓고 하는 꾸러기 표정에 "꼴 보기 싫어"라고 말하는 그들이다.

 

사실 춤에 있어서는 비룡을 따라갈 사람이 없다. 혼자 브레이크다운 춤을 소화해내기도 하고 솔로를 주로 했던 습관 때문에 무대를 독차지할 정도로 시원시원한 동작을 선보인다. 또 카메라 앞에서는 천연덕스럽게 입술을 깨무는 꾸러기 표정을 짓는 귀여운 막내에서부터, 지팡이를 들고 스웨그 넘치는 동작들을 선보이기도 한다.

 

그런데 그런 너무 튀는 모습들은 자칫 과한 느낌을 줄 수 있다. 하지만 이런 순간 여지없이 유두래곤과 린다G의 지적과 질색이 이어진다. 그러면 비룡은 다소 억울한 표정을 지으며 막내로서의 자리로 돌아간다. 물론 "섭섭해"라는 이제는 '섭섭이'라는 별칭이 붙을 정도가 된 유행어를 툭 던짐으로서 그저 당하지만은 않는 막내의 소심한 항변을 하지만.

 

그리고 이 대열에는 수발러 광희까지 합류한다. 비룡이 전화번호 줬는데 왜 전화안하냐고 하자 광희는 왜 집착하냐며 그렇게 치덕거리면 "매력 없다"고 일갈한다. 결국 이런 광희의 면모는 수발러의 위치를 슬쩍 슬쩍 넘어서게 함으로써 그의 캐릭터를 확실하게 부각시키는 면이 있다. 결국 이런 걸 받아주는 비룡의 존재가 유두래곤과 린다G는 물론이고 광희 캐릭터까지 잡아주고 있다는 것.

 

요트를 타고 뮤직비디오를 찍으면서 비룡은 자꾸만 사진을 찍자고 한다. 그는 이렇게 유두래곤과 린다G와 함께 하는 시간이 훗날 너무나 좋은 추억이 될 거라고 말한다. 이동하는 차안에서도 비룡이 10년 후에 자신은 더 이상 '꾸러기 표정'을 지을 수 없을 거라 말하자, 유두래곤과 린다G는 한 목소리로 "왜 못하냐"며 그 때도 꾸러기 표정을 지으라고 말한다. 그러면서 '늙은 꾸러기' 일명 '늙꾸'라는 새 캐릭터가 탄생한다.

 

"누나 나는 내가 다른 사람 보는 것 같다. 재석이 형이랑 누나가 있으니까 내가 앙탈을 부릴 수가 있잖아. 다른데 가면 내가 중심을 잡아야 되니까 이런저런 이야기 못하는데..." 요트 위에 누워 비룡이 툭 던지는 이 한 마디에 그가 얼마나 <놀면 뭐하니?>의 이 싹쓰리 프로젝트에 기분 좋게 임하고 있는가가 느껴진다.

 

이것은 다른 이도 아니고 유두래곤과 린다G가 하는 애정 어린 구박(?) 속에서 비룡이 더욱 빛나는 이유다. 그의 말대로 그 속에서 앙탈을 부리기도 하는 막내의 꾸러기 표정이 살아나고 있는 것. 싹쓰리에서의 비룡의 존재감은 다름 아닌 유두래곤과 린다G가 있어 더욱 두드러지고 있다.(사진:MBC)

Posted by 더키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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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20.07.09 22:30 blue030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이 세사람의 밝고 유쾌한 에너지와 케미... 이 시국에 주말의 단비 같네요.
    비룡의 비판을 선선히 받아드려면서도 솔직히 '앙탈' 하는 모습이
    인간적이고 존경스럽고.. 되려 긍정적으로 작용하는 듯.
    좋은 리뷰 잘 읽었습니다.

'놀면' 유재석이 연 부캐의 세계, 이효리가 펄펄 난다

 

이른바 부캐의 세계는 유재석이 열었지만, 이로 인해 이효리가 펄펄 날고 있다. MBC 예능 <놀면 뭐하니?>가 제 궤도에 올라오게 된 건 유재석이 유고스타, 유산슬, 라섹, 유르페우스, 유두래곤 같은 다양한 부 캐릭터의 활동으로 자신의 영역을 확장시키면서다. 그래서 <놀면 뭐하니?>의 출연자 명단에도 이 다양한 부캐들이 올라온 바 있다.

 

하지만 최근 들어 <놀면 뭐하니?>의 출연자 명단에는 새로운 인물들의 부캐가 올라오기 시작했다. '닭터유'와 치킨을 튀겼던 박명수가 '치명'이라는 부캐로 등장했고, 이효리와 비가 각각 린다G와 비룡으로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물론 여름 음악시장을 겨냥한 혼성 그룹 프로젝트로 시도되고 있는 이른바 싹3 멤버로 이효리와 비가 합류하면서 생겨난 변화지만, 그래서 생기는 기대감은 과연 <놀면 뭐하니>가 유재석의 부캐만큼, 이효리나 비의 부캐 활동도 이어갈 것인가에 대한 궁금증이다.

 

이효리는 이미 이 부캐 놀이에 푹 빠진 모습이다. 광희가 픽업을 왔을 때 수수한 제주댁의 차림으로 나타난 이효리는 자신이 린다G가 아니라며 고민 같은 게 있으면 털어놓으라고 말했다. 실제로 이효리는 광희를 다독이며 '민박집 누나' 보는 것 같지 않냐고 묻기도 했다. 광희가 이효리에게 "구박할 줄 알았다"고 하자, 나(제주댁)는 구박한 적이 없다며 "린다G는 그랬을 수 있다"고 말했다. 린다G는 모든 사람을 구박하는 스타일이라며.

 

그렇게 광희랑 차를 타고 오며 세상 다정하고 편안했던 제주댁은 다음 날 유재석과 비를 만나로 나온 자리에서는 완전히 다른 린다G의 면면을 드러냈다. 하고 싶은 이야기들을 당당하게 풀어내는 린다G는 심지어 광고에 대한 욕심까지 털어놨다. 유재석이 제주댁으로서의 이효리가 광고 출연을 하지 않겠다 선언했던 걸 짚어내자, 린다G는 "돈이면 뭐든 다 한다"고 말했던 것.

 

사실 이런 멘트는 무소유의 삶을 이야기했던 제주댁 이효리로서는 부캐를 활용한 것이라고는 해도 다소 이율배반적으로 들릴 수도 있다. 하지만 이효리는 과거 SNS를 통해 자신의 삶을 '모순덩어리'라고 고백했던 것처럼, 그런 무소유의 삶을 지향하면서도 어쩔 수 없이 버리지 못하는 욕망을 이야기한 것이다. 그런 점에서 보면 이를 숨기기보다는(숨기는 건 자칫 위선적으로 보일 수도 있다) 솔직히 드러내는 이효리가 훨씬 더 건강해 보인다.

 

곡 선정을 하면서 걸 그룹이 부르면 괜찮을 법한 노래를 자신이 갖겠다고 나서면서 이효리가 '센 언니 걸 그룹'을 거론한 점은 그래서 그저 멘트가 아닌 실제가 됐으면 하는 기대감을 불러일으킨다. 제시, 엄정화, 화사의 이름을 거론하며 이들과 함께 걸 그룹을 하고 싶다는 욕망을 드러낸 것.

 

만일 <놀면 뭐하니?>가 린다G의 부캐 활동 또한 담아내며 그 한 가지로서 센 언니 걸 그룹 프로젝트를 실제로 진행한다면 어떨까. 그것은 어쩌면 <놀면 뭐하니?>의 또 다른 확장의 진화가 되지 않을까. 무엇보다 자신의 욕망을 애써 꾹꾹 눌러 놓은 채 하나의 이미지로만 고정되어 살아가는 억압된 삶을 부캐라는 장치를 통해 깨나가는 모습은 그 자체로도 대중들에게 의미가 있을 것 같다.(사진:MBC)

 

Posted by 더키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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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면' 유재석·이효리·비, 완벽하지 않아도 충분하다는 건

 

사실 유재석과 이효리 그리고 비가 모였다는 것만으로도 게임 끝이다. MBC 예능 <놀면 뭐하니?>가 현재 추진하고 있는 혼성 그룹 프로젝트는 그래서 그 구성 자체가 이미 성공이다. 이런 제안을 무심한 듯 유재석에게 툭 던져놓고는 대세 스타들인 이효리와 비를 끌어 모은 김태호 PD의 놀라운 선구안이 만든 대박이 아닐 수 없다.

 

그래서인지 아직 노래도 결정되지 않은 상황이지만 벌써부터 시청률이 10.4%(닐슨 코리아)를 기록했다. 박명수와 함께 했던 '닭터유' 프로젝트에서 시청률이 7%대까지 떨어진 상황을 이번 혼성 그룹 프로젝트는 단번에 뒤집어버렸다. 물론 <무한도전>의 시즌2를 기대하는 분들이 적지 않지만 <놀면 뭐하니?>는 지금껏 해왔던 그 방식대로 풀어나가는 게 효과적이라는 게 수치적으로도 드러나고 있다.

 

흥미로운 건 혼성 그룹으로 모인 유재석과 이효리 그리고 비가 완벽한 조합인 것만은 분명하지만, 이들이 어딘지 조금씩 부족함을 갖고 있고, 그것을 숨기기보다는 아예 드러내놓고 이야기를 풀어나가고 있다는 사실이다. 김태호 PD가 괜스레 유재석을 따로 불러 이효리와 비에 비교해 자기 소속 연예인(?)이 떨어지는 것 같다며 주영훈에게 보내 단기 속성 과외를 시키는 대목은 다소 의도적이다. 그런 상황을 통해 유재석은 실력은 조금 부족해도 있는 그대로 자신이 하고 싶은 걸 어필하는 시간을 갖는다.

 

그런데 이효리도 또 비도 조금씩 부족한 면들이 프로그램을 통해 보여진다. 이효리는 스스로도 말하듯 고음이 어렵다는 걸 털어놓기도 했고, 랩을 하면서도 영어 가사가 익숙하지 않은 걸 드러내기도 했다. 비는 '깡 신드롬'에서도 나타난 것이지만 어딘지 트렌드에서 조금 빗겨난 듯한 모습을 보여 유재석과 이효리의 공격을 받는다.

 

유재석은 물론이고 이효리나 비에게서도 어떤 부족한 지점을 솔직히 드러내고 그것을 서로 물고 뜯는 과정은 시청자들에게 큰 웃음을 준다. 그것은 이들이 최정상의 가수(그것도 시대를 풍미한)였다는 사실과 너무나 다른 완벽하지 않은 모습이 주는 웃음이고, 그래서 시청자들은 훨씬 더 그들과 눈높이를 맞춰가며 이 혼성 그룹이 되어가는 과정을 공유할 수 있게 된다.

 

이것은 <놀면 뭐하니?>가 유재석을 유고스타로 또 유산슬로 유르페우스로 캐릭터를 확장시키온 과정이기도 하다. 즉 이번 혼선 그룹 프로젝트는 그런 점에서 보면 이런 어딘지 부족한 캐릭터가 세 배로 모인 셈이다. 그들은 물론 부족한 면들을 대놓고 드러내지만, 저마다 갖고 있는 독보적인 자기들만의 영역 또한 분명하다. 시대의 트렌드 세터로서 이효리의 앞서가는 아이디어들과 그만이 소화해낼 수 있을 것 같은 아우라 넘치는 춤이 그렇고, 음악만 나오면 어깨가 절로 들썩이는 춤꾼에 이제 꾸럭미까지 갖춘 막내의 귀여움이 더해진 비가 그렇다. 뭐든 막상 시키면 다 해내는 유재석이야 두말이 필요 없고.

 

그래서 이번 혼성 그룹 프로젝트에서는 <놀면 뭐하니?>가 늘 그래왔던 것처럼, MBTI 검사를 통해 본 궁합이 '파국'이듯이 전혀 안될 것 같은 이 조합이 의외의 시너지를 발휘하고 대한민국 여름 시장을 싹쓸이하는 노래를 만들어내는 그 과정을 보여줄 것이다. 모든 게 완벽하다면 전혀 기대할 수 없었을 것들을, 부족하기 때문에 더 기대하게 되고 긴장감 넘치게 바라보게 되는 것.

 

부족해도 "그게 뭐?"하고 말하는 이효리의 당당함과 누가 뭐라고 해도 그걸 선선히 받아들이는 비의 대범함 그리고 안될 것 같지만 막상 시작하면 그 누구보다 열심히 뛰어들어 놀라운 결과를 만드는 유재석의 비상함. 마치 프로그램이 지금의 시청자들에게 이렇게 말하고 있는 것 같다.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다고. 당신은 당신 자신으로 이미 충분하다고.(사진:MBC)

Posted by 더키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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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효리의 솔직함, 비의 순진함 그리고 유재석의 노련함

 

이보다 좋은 케미가 있을까. MBC 예능 <놀면 뭐하니?>의 여름 혼성그룹 프로젝트를 위해 모인 유재석, 이효리, 비가 방송에서 치고받는 모습을 보면 놀라울 정도로 합이 잘 맞는다. 저런 대담한 멘트를 어떻게 할 수 있을까 싶을 정도 솔직한 이효리가 방송의 수위를 한껏 높인다면, 이에 한껏 난감한 표정을 짓는 순진한 얼굴의 비의 리액션이 분위기를 유쾌하게 만들고 유재석이 나서서 이효리에게 한 마디 했다가 오히려 되받는 그 과정들이 너무나 토크를 균형 있게 만든다. 이효리의 솔직함에 비의 꾸러기 표정이 돋보이는 순진함 그리고 유재석의 노련함이 더해져 만들어지는 합이다.

 

이효리는 잠시도 방송의 긴장감을 놓치지 않고 끌어 올리는 역할을 한다. 그는 비에게 짓궂게도 과거 우리가 사귈 수도 있었다는 이야기를 공공연히 꺼내고 그럼으로써 당황하는 비의 모습을 통해 웃음을 주면서도 그 분위기를 편안하게 만들어낸다. 그러면서 '서울 나들이'의 설렘을 털어놓는다. 제주도에서 지내던 '소길댁'의 모습에서 벗어나 화려한 서울 살이에 마치 봉인이라도 풀린 듯. '선녀와 나무꾼'에 비유해 날개옷을 입고 승천하고 있다는 이효리의 이야기는 그의 이번 나들이에 하나의 스토리를 얹어준다.

 

'잠시 동안의 일탈(?)'이 그것이다. 우리가 가끔 여행을 떠나듯 누구나 똑같은 현실에서 잠시 벗어나고픈 욕망은 있기 마련이다. 이효리는 그걸 꺼내놓고 있고, 이것은 이들이 하려는 여름 혼성그룹 프로젝트와도 너무나 잘 어울리는 스토리가 아닐 수 없다. 이효리의 일탈에 시청자들이 기꺼이 지지해주고 싶은 마음이 들 정도로.

 

이효리의 이 솔직함은 최근 '깡' 신드롬을 일으키며 화제가 되고 있는 비의 다소 순진해 보이는 모습과 잘 어우러진다. 워낙 센 누나 앞에 선 듯한 막내의 모습으로 비는 때론 주눅이 들기도 하고 때론 귀여운 꾸러기 표정을 짓기도 하며 팀에 활기를 만들어낸다. '깡' 신드롬에도 담겨 있는 것이지만 막내이면서도 어딘지 트렌드를 이효리만큼 앞서서 따라가지 못하는 모습을 선선히 받아들임으로써 편안한 웃음을 준다.

 

여기에 유재석의 노련함이 얹어진다. 다소 센 이효리의 말들에 대해 황당하고 당황하는 리액션을 더해주고 그러면서도 방송이 너무 나가지 않도록 적당한 견제구를 날리는 것도 잊지 않는다. 세 사람이 팀명과 예명을 짓기 위해 유튜브 라이브 방송을 할 때 보면 유재석 특유의 소통능력은 라이브 시청자들 앞에서도 빛이 난다. 결국 시청자들과의 소통을 통해 이들은 싹3라는 팀명과 유두래곤, 린다G, 비룡이라는 부캐를 갖게 됐다.

 

음악적으로도 세 사람이 만들어내는 케미는 향후 이들이 발표할 곡에 대한 기대를 높여놓는다. 이효리는 마치 옛 가수처럼 행동하면서도 지금의 트렌드를 정확히 꿰뚫고 있다. 어떤 노래를 할 것인가의 회의 과정에서 이효리는 트렌드 세터답게 정확하게 포인트를 짚어냈다. 결혼생활을 오래하면서 사라진 설렘에 대해 이야기를 꺼내놓으며 '이 여름 다시 한 번 설레고 싶다'는 아이디어는 나아가 코로나19로 설렘이 사라진 여름에 대한 이야기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흥미로웠다.

 

비가 '포기하지 마'라는 다소 엉뚱한 아이디어를 내자 요즘은 "그런 바이브"가 아니라며 "포기해"로 하는 게 어떠냐고 제안하며 들려준 제주도 해녀 이야기도 흥미로웠다. 해녀들은 한번 잡다 놓친 전복은 다시 잡으려 하다가는 생명이 위험할 수 있다며 잡지 않는다는 것. 유재석이 돈이 없던 과거의 아쉬움을 떠올리며 "그 여름 내가 돈이 있었다면"이란 화두를 던지자 이효리는 "상상 플렉스"라는 아이디어를 냈다.

 

이효리가 트렌드에 맞는 아이디어들을 내놓는다면 비는 작곡에 관심을 보이고 무엇보다 춤에 있어서도 남다른 의욕을 더해준다. 유재석은 일관되게 여름 댄스 음악에는 흥이 있어야 한다고 강변한다. 앞부분 전주 몇 소절에 몸이 들썩일 수 있는 곡이어야 한다는 것. 다소 옛 감성에 대해 경험적인 의견을 내놓으며 그걸 춤으로 또 토크로 웃음으로 승화할 수 있는 게 바로 유재석의 몫이다.

 

<놀면 뭐하니?>가 프로그램을 제대로 세울 수 있었던 아이템은 바로 유산슬 프로젝트였다. 신인 트로트 가수가 되는 과정이 이 프로그램의 존재감을 확고히 해주었던 것. 하지만 아마도 이번 여름 혼성그룹 프로젝트는 그렇게 세워진 <놀면 뭐하니?>가 한 걸음 더 성장할 수 있는 시도가 아닐까 싶다. 이미 부캐를 각각 만들어놓은 이효리나 비가 유재석처럼 프로젝트 이후에도 어떤 활동을 보일 지가 궁금해질 정도로.(사진:MBC)

Posted by 더키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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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면 뭐하니', 이효리의 솔직함과 당당함에 빠져드는 건

 

도대체 이 놀라운 솔직함은 어디서 나오는 걸까. 본래부터 이효리의 솔직함이란 정평이 나있었지만 MBC 예능 <놀면 뭐하니?>의 혼성 그룹 프로젝트에 나온 이효리는 말 그대로 '클래스가 다른' 솔직함으로 좌중을 압도했다. 거리낌 없는 자신감이 느껴지는 이효리의 솔직함은 자신을 있는 그대로 드러내면서 또 마음 속에 있는 말들을 숨기지 않고 꺼내놓음으로써 천하의 유재석도 꼼짝 못하게 만들었다.

 

유재석과 이효리 그리고 비의 조합만으로도 이번 혼성 그룹 프로젝트는 사실 이미 성공한 기획이다. 지난해 실종됐던 여름철에 맞춰진 댄스 시장을 올해는 다시 열겠다는 포부로 시작한 이 프로젝트는 최근에 점점 찾아보기 힘든 혼성 그룹을 결성해가는 과정을 흥미롭게 보여줬다. 이효리만 함께 해도 강력한 혼성 그룹에 지난주 '깡 신드롬'을 일으키고 있는 비까지 등장하면서 기대는 한층 커졌다.

 

특히 어떤 콘셉트로 할 것인지를 상의하기 위해 모인 자리에서 이효리는 단연 독보적이었다. 던지는 말 한 마디 한 마디가 우리가 상상하는 것에서 항상 한 걸음 더 나가 있는 것이었고, 그래서 그 솔직함과 대담함은 웃음과 함께 어떤 통쾌함까지 안겨주었다. 여성 아티스트로서 당당한 자존감이 거기서 뿜어져 나왔기 때문이다.

 

그는 최근 소속사와 계약을 했다며 앞으로 바빠지겠다는 유재석의 말에 '아무 것도 시킬 수 없음'이라는 조항이 계약서에 있다고 말했다. 소속사는 자신의 필요에 의해 갖게 됐다는 그 당당한 모습이라니. 그의 솔직함과 당당함은 두 사람을 함께 하고 있으니 마치 <섹션TV> 같다며 광고 촬영 현장을 취재하러 온 것처럼 유재석이 "어떤 광고죠?"하고 묻는 말에 "유기농 생리대"라고 말하는 대목에서도 드러났다. 오히려 난감해하는 유재석과 비 앞에서 "광고 하고 싶은 걸 얘기하면 되는 거잖아"라고 말하는 이효리에게서는 당당함과 함께 여성들이라면 더더욱 공감하게 되는 의식 있는 자신감까지 느껴졌다.

 

최근 '깡 신드롬'으로 화제가 되고 비에 대한 이효리의 질문 역시 과감했다. 조롱이 칭찬으로 바뀐 것이지만 그래서 속상한 거 없냐고 묻는 이효리에게 비가 '알고리즘'이란 단어를 써서 애써 설명하는 걸 듣고는 그 멘트가 지난 번 방송에 나왔을 때랑 같다는 걸 지적하는 대목이 그렇다. "너 근데 멘트가 똑같다. 정해진 것처럼. 그 질문 오면 그 대답해야지 정해놨지?" 그 말은 같은 연예인으로서 대범하게 받아들인다고 해도 속상함 같은 게 있을 수 있다는 걸 유머를 더해 꺼내놓은 이야기였다. 이효리는 그 말끝에 "예뻐서 그래. 지난주 보니까 멋있던데."라고 진짜 속내를 슬쩍 덧붙였다.

 

과거에 이효리와 비가 함께 한 시상식 무대에서 했던 공연 영상을 보면서도 이효리의 솔직 당당함은 빛났다. 어찌 보면 둘 다 결혼해 가정을 꾸린 두 사람이 당시 미혼이었던 시절 함께 춤을 추고 호흡을 맞추는 그 장면이 민망하게 느껴질 수도 있었다. 그래서 비가 짐짓 그 때 "훨씬 친해질 수 있었는데 바빴다"며 아쉬움에 사실상 두 사람이 친하지 않았다는 걸 담아내자 이효리는 여기서 한 발 더 나가 이렇게 말했다. "사귈 수도 있었어."

 

함께 혼성 그룹을 하면서 "꼬만춤은 포기 못한다"는 비의 이야기에도 이효리는 "그럼 나도 해도 돼?"하며 가슴을 만지는 포즈를 취해 비와 유재석을 당혹스럽게 만들었다. 그러지 말라는 유재석에게 이효리가 "왜 남자만 해?"하고 쏘아대고 그러면서도 "나이도 있고 그러니까 너무 어리게 가지 말자"고 덧붙이자 분위기는 한결 편안해졌다.

 

이효리의 솔직함은 모두가 속으로는 갖고 있지만 꺼내놓지 못하는 유재석의 포지션에 대한 이야기에도 거침이 없었다. "이렇게 저렇게 다 생각을 해봐도 오빠가 왜 있어야 되는지 잘 모르겠어." 이효리의 이 지적은 정확한 것이었다. 그렇게 확실한 유재석만의 영역이 있어야 혼성 그룹으로서 그의 존재가 소외되지 않을 수 있었다. 랩을 열심히 연습해 우리에게 오디션을 한 번 보라는 이효리의 말은 그래서 웃게 만들었지만 중요한 지적이 아닐 수 없었다.

 

이효리의 이 솔직함에 무장해제 되지 않을 사람이 있을까. 시원하게 과거 자신이 동생들에게 끌려가 "깝치지 말라"는 말을 들었다는 이야기를 털어놓고, 그런 이효리가 불쌍하다고 비가 말하자 "뭐가 불쌍해? 나는 쿨하게 알았다고 했는데. 안 그러면 되지 됐지?"라고 말할 수 있는 자존감이라니. 물론 그를 이렇게 잘 맞춰주는 비와 유재석의 합이 더해져 더 도드라진 것이지만, 이효리의 독보적 클래스가 실감나는 순간이었다.(사진:MBC)

Posted by 더키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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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면 뭐하니' 박명수·정준하보다 이효리·비가 더 기대되는 이유

 

MBC 예능 <놀면 뭐하니?>에 갑자기 <무한도전>의 풍경이 펼쳐졌다? 드라이브 스루 방식으로 100마리 치킨을 무료로 나누는(이 미션을 성공하면 1000마리 치킨을 기부하는 콘셉트였다) 이른바 '토토닭'에 '치킨의 명수' 박명수와 일일 인턴 정준하가 출연하고 이벤트 현장을 찾아온 하하가 합류하면서 생겨난 풍경이다.

 

사실 시청자들은 여전히 <무한도전>의 시즌 종영을 아쉬워한다. 하지만 <놀면 뭐하니?>라는 새로운 프로그램에 더해진 <무한도전>의 풍경은 어딘지 조화가 맞지 않는 듯한 느낌을 줬다. 그것은 <무한도전> 시절의 흔했던 상황극이나 소동극이 <놀면 뭐하니?>에서 재연되는 것이 새로운 재미를 주지는 못했기 때문이다.

 

가장 뻔한 재미의 코드가 박명수의 버럭 개그다. 소리를 지르며 "어떡하냐"를 연발하는 그 정신없는 멘트들은 <무한도전> 시절 박명수의 전매특허 같은 모습이지만, 그리 새롭게 느껴지지 않는다. 게다가 그가 버럭 댈 때 그를 적당히 눌러주는 다른 멤버들이 있어 그것이 그리 불편하게 느껴지지 않던 <무한도전> 시절의 풍경과 <놀면 뭐하니?>의 그것은 사뭇 달랐다.

 

일일 인턴으로 참여한 김연경 선수에게 버럭 대는 박명수의 모습은 그래서 다소 불편한 감을 주었고, 정준하의 참여로 만들어진 하&수 케미도 예전 같은 재미보다는 너무 정신없는 느낌으로 다가왔다. 심지어 차를 대고 기다리는 손님들에게도 버럭 소리를 지르는 그 모습은 최근의 방송 트렌드가 상황극보다는 자연스러움에 있다는 사실을 상기시켰다. 그나마 김연경이 박명수의 그런 버럭을 받아주지 않고 맞서기 시작하면서 조금은 그 불편함이 상쇄되긴 했지만, 여러모로 박명수의 한계가 느껴지는 모습이 아닐 수 없었다.

 

무엇보다 이번 '토토닭'은 다소 인위적인 느낌이 강하고 나아가 불필요한 장면들도 들어가 있어 본래 취지가 흐려지는 면들도 있었다. 대놓고 PPL로 들어온 교촌치킨이 그렇고, 하하가 이벤트장에 찾아와 일을 함께 하게 되는 그 상황도 너무 정해진 수순 같은 느낌이 들었다. 게다가 이벤트장으로 가는 도중 갑자기 박명수가 아내와 딸이 탄 차를 발견하고 딸이 요즘 무용을 한다는 걸 굳이 인서트를 집어넣은 장면도 그랬다.

 

<무한도전>이 그립긴 하지만, <놀면 뭐하니?>는 역시 유재석이 홀로 이끌어가며 새로운 인물들을 만나 새로운 이야기를 풀어낼 때 더 흥미로워진다는 걸 이번 '토토닭' 프로젝트는 보여줬다. 사실 지난 번 비가 출연해 이효리와 비가 함께하는 혼성 댄스 그룹 도전의 이야기를 기다렸던 시청자들이 많았을 게다. 그들의 이야기가 이처럼 기다려지게 되는 건 그 조합이 새롭고 그래서 기대감도 크기 때문이다.

 

박명수의 버럭과 정준하와 맞춰 만들어내는 티격태격 '하&수' 케미, 그리고 하하 특유의 과장된 '호객행위(?)' 같은 장면들은 <무한도전>이라는 틀 안에서는 충분히 즐길 수 있는 부분이다. 그것은 다소 불편한 대립 같은 게 등장해도 그걸 상쇄해주는 서로 간의 물고 물리는 관계가 존재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놀면 뭐하니?> 같은 새로운 틀에 자꾸만 <무한도전>의 그 색깔을 끼워 넣으려고 하는 시도는 조금씩 진화해가고 성장해가던 <놀면 뭐하니?>가 뒷걸음질을 치는 듯한 모습으로 보인다. 다양한 세계를 확장시키고 결합시키려는 의도는 알겠지만, <무한도전>처럼 강한 세계가 아직 확실히 성장하지 않은 <놀면 뭐하니?>와 붙었을 때 자칫 이 새로운 세계를 잡아먹을 수도 있다는 걸 유의할 필요가 있다.(사진: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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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면 뭐하니'가 끄집어낸 옛 감성의 이색 조합

 

왕년에 최고였고 지금도 한 댄스 한다는 이들이 모였다. 그런데 그 조합이 이색적이다. 흥을 주체하지 못하고 '흔들어 제끼는' 이효리에, 최근 '깡'으로 때 아닌 신드롬을 일으키고 있는 비, 그리고 한때 클럽 죽돌이로 유명했다는 댄스 중독자 유재석이 그들이다. MBC 예능 <놀면 뭐하니?>는 여름 댄스가요 시장을 강타할 혼성 그룹을 만들겠다는 목표로 '연습생' 신분으로 함께한 멤버를 찾는 유재석의 이야기를 펼쳐 놓았다.

 

이효리는 워낙 음악과 예능을 넘나드는 만능 엔터테이너로 대중들의 뇌리에 각인되어 있는 인물이다. JTBC <효리네 민박>에 이어 핑클 완전체가 출연해 화제가 됐던 <캠핑클럽>으로 여전히 예능 블루칩이라는 걸 증명했던 그다. <놀면 뭐하니?>의 유재석과는 각별하다. KBS <해피투게더> 시절에 함께 쟁반 노래방을 했었고, SBS <패밀리가 떴다>도 함께 했으며 MBC <무한도전>에도 자주 얼굴을 비춰 등장할 때마다 강렬한 웃음을 주곤 했다.

 

하지만 이번 <놀면 뭐하니?>에서는 댄스 혼성 그룹에도 합류할 것으로 예고되고 있어 예능은 물론이고 음악까지 동시에 도전하는 이효리를 기대하게 한다. 물론 아직 확실한 참여 여부가 결정된 건 아니지만, 지난 방송에서 그 누구보다 의욕을 보인 이효리였다. 1990년대 음악에 맞춰 흥을 주체하지 못하는 모습은 큰 웃음을 줬고 그의 참여를 예상하게 만들었다.

 

여기에 최근 '깡 신드롬'을 일으키고 있는 비의 등장 역시 이번 <놀면 뭐하니?>의 혼성 그룹 프로젝트를 기대하게 만드는 대목이다. 2017년 발표해 비 특유의 '허세'가 세간의 혹평을 받았지만, 최근 그 뮤직비디오에 붙은 재치 있는 댓글들이 화제를 일으키며 인터넷 밈(온라인 상에서 전파되며 즐기는 현상)을 만들었다. 하루에 '깡'을 한 번은 감상한다는 의미로 '1일1깡'이라는 말까지 나올 정도. 유튜브의 '깡' 뮤직비디오는 800만 뷰를 훌쩍 넘어섰고 비 관련 영상들이나 노래들도 새롭게 화제가 되고 있다.

 

사실 '깡 신드롬'은 칭찬이 아닌 조롱으로 시작된 것이었다. 너무 과한 춤 동작들이 지금의 트렌드와는 사뭇 맞지 않아 이를 지적하는 게 하나의 놀이처럼 되어 버린 것. 하지만 <놀면 뭐하니?>에 출연한 비는 이러한 '깡'에 대한 댓글들을 자신도 즐기고 있다고 말함으로써 조롱을 관심으로 받아들였다. 자신을 대상으로 하는 놀이현상을 선선히 유머로 받아줬고, 역대 히트곡의 춤들을 보여줌으로서 그가 춤 실력이 낡지 않았다는 걸 보여줬다.

 

<놀면 뭐하니?>는 이로써 이효리와 비 그리고 유재석이라는 이색 조합이 그려지게 됐다. 이들이 특이한 건 이효리나 비가 댄스에 있어 레전드로 불리는 실력자들이지만, 그러면서도 자신을 내려놓고 웃음을 줄 수 있는 인물들이라는 점이다. 유재석은 이들에 비해 댄스 실력은 떨어지지만 결코 뒤지지 않는 춤에 대한 열정을 갖고 있는 인물이고.

 

게다가 이들은 <놀면 뭐하니?>의 혼성 그룹 프로젝트가 지향하는 복고적인 여름 댄스 음악에도 최적화된 인물들이기도 하다. 당대의 감성을 그대로 재연하면서도, 현재의 트렌드에도 결코 뒤처지지 않는 인물들. 그래서 이들은 어쩌면 살아있는 '뉴트로'의 한 면을 현재적으로 보여줄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효리의 흥과 비의 허세 그리고 열정 넘치는 유재석. 과연 <놀면 뭐하니?>는 이들이 함께 하는 혼성 그룹을 보여줄 것인가. 만일 그렇다면 유산슬 신드롬을 잇는 또 다른 여름의 신드롬을 기대할 수 있지 않을까.(사진: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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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면’, 유(YOO)니버스 통해 슬쩍 드러낸 김태호 PD의 욕망

 

사회적 거리두기로 예능가가 전반적으로 침체된 분위기지만, MBC 예능 <놀면 뭐하니?>의 역발상은 갈수록 신박해지는 것 같다. ‘부캐의 세계’는 지금껏 이 프로그램을 통해 탄생한 부캐들이 총출동해 ‘랜선 페스티벌’을 벌인다는 콘셉트로 기획되었다. 그가 뽑은 세 개의 부캐는 유DJ뽕티스파뤼, 라섹 그리고 유산슬. 대형 스튜디오에 마련된 세 개의 세트에서 부캐들이 펼치는 저마다의 방송이 교차 편집되어 보여졌다.

 

그 구성은 누구나 쉽게 눈치 챘겠지만 MBC <마이 리틀 텔레비전>에서 따온 것이다. 각각의 방에 들어가 개인 방송 하는 것을 모아서 보여주는 <마이 리틀 텔레비전>처럼, ‘부캐의 세계’는 ‘오늘 또 하는 라디오’로 돌아와 라디오 DJ를 하는 유DJ뽕티스파뤼와 ‘집밥 유선생’을 하는 라섹 그리고 지역 특산물을 홍보하겠다는 콘셉트로 트로트 선배 가수들과 마련한 유산슬의 방송을 순차적으로 구성했다.

 

<마이 리틀 텔레비전>의 중요한 관전 포인트였던 댓글은 이 ‘부캐의 세계’에서도 깨알 같은 웃음을 만들어주는 역할을 톡톡히 했다. ‘오늘 또 하는 라디오’는 장범준과 박준면에 이어 이동진 평론가와 이욱정 PD를 더하면서 절묘한 정보와 웃음의 조합을 만들었다. 이동진 평론가와 이욱정 PD가 뉴욕을 소재로 한 영화와 음식 관련 고급진 정보들을 풀어놓으면, 그 정보들이 낯설고 놀라워하는 장범준과 박준면의 리액션으로 큰 웃음을 주었다. 네티즌들은 두 사람의 우스운 리액션에 ‘장범준면’이라 댓글을 붙이고, ‘발음이 너무 성실한’ 장범준의 팝송 노래에 ‘나랏말싸미 뉴욕에 달아’ 같은 재치 있는 댓글을 더해줬다.

 

라섹은 겉으로는 소통을 추구하는 것처럼 보이면서도 결국 답은 정해져 있는 ‘답정유’의 모습으로 엉망진창 요리의 웃음을 선사했다. 돼지고기 김치찌개를 하겠다며 라면 스프는 넣지 않겠다고 공언했지만 막상 라면 사리를 넣고 나서 갈등하다 결국 스프를 탈탈 털어 넣는 라섹을 보고 네티즌들은 그것이 김치찌개가 아니라 라면에 김치를 넣은 것이라는 날카로운 댓글을 달았다.

 

유산슬의 지역 특산물 홍보는 어딘지 홈쇼핑을 연상케 하는 B급 느낌으로 웃음을 줬다. 홍자, 숙행, 김소유, 정다경이 등장해 코로나19로 지역 행사가 취소된 데 대한 아쉬움을 털어놓다 갑자기 그 지역의 특산물을 홍보하는 시간으로 바뀌었고 박상철에 이어 김도일 작곡가까지 합류하면서 흥 넘치고 웃음 넘치는 축제 홍보의 장이 마련됐다. 특히 고로쇠나 곰취 같은 특산물을 즉석에서 홍보하는 노래를 만들어낸 김도일 작곡가는 이 코너의 백미가 됐다. “고로쇠-”라는 도무지 지워지지 않는 노래가 머릿속에 뱅뱅 돌게 될 정도로.

 

코로나19로 힘겨워 하는 지역 사회와 집밥을 해먹는 대중들 그리고 여행을 떠나지 못하는 분들을 위해 마련된 기획이지만, ‘부캐의 세계’가 보여준 ‘유(YOO)니버스’는 사실 김태호 PD가 <무한도전> 시절부터 꿈꾸던 것이었다. 그 시절 시도했던 여러 아이템들이 저마다의 세계를 유지하면서도 또 겹치면서 새로운 세계를 여는 마치 마블 같은 그런 유니버스를 김태호 PD는 꿈꿨던 것. 그 숙원이 이제 유재석이 확장시켜 나가는 캐릭터 도전을 통해 이뤄지고 있던 것이다.

 

그래서 ‘부캐의 세계’가 슬쩍 드러낸 ‘유(YOO)니버스’에 대한 김태호 PD의 욕망은 그가 향후에 꿈꾸고 있는 큰 그림을 예감케 한다. 다양한 캐릭터들을 무한 확장시켜 다양한 세계들을 꾸려놓고 그 세계들이 때론 중첩되고 때론 서로 보완되면서 또 다른 세계로의 화학작용을 일으키는 그런 그림. 그러고 보면 <놀면 뭐하니?>가 현재 그리고 있는 부캐들의 그림들은 이 큰 그림의 밑그림이라는 생각이 든다.(사진: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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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20.04.20 16:23 천민제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안녕하십니까? 저는 대한치과의사협회 치의신보 천민제 기자라고 합니다.
    다름이 아니라, 제가 현재 대중문화 속 치과의사에 관한 기사를 작성 중에 있습니다. 대중문화평론가이신 정덕현 씨의 의견이 듣고 싶어 댓글을 남기게 됐습니다.
    최근 이슈가 되는 드라마나 예능에 치과의사가 다수 출연하고, 연예인이나 인플루언서들이 치과 방문기를 인스타에 올리고, 이를 언론이 보도하는 모습이 자주 보입니다. 혹시 이에 대해 한 말씀 들을 수 있을까 하여, 댓글을 남깁니다. 이 글을 보시고 괜찮으시다면 연락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천민제 기자 드림
    010-4452-4496, mjreport@dailydental.co.kr

‘놀면 뭐하니’, 이 시국에 ‘빨래’의 감동 더 커진 까닭

 

“참 예뻐요. 내 맘 가져간 사람-” 솔롱고가 나영을 보고 사랑에 빠지는 곡 ‘참 예뻐요’를 부르는 정문성의 목소리는 마치 속삭이듯 듣는 이들의 마음을 건드렸다. 뮤지컬 <빨래>하면 이제 누구나 떠올리는 곡, ‘참 예뻐요’. MBC 예능 <놀면 뭐하니?>가 코로나 19로 인해 사회적 거리두기를 하는 요즘, 얼어붙은 공연계와 집콕하는 시청자들을 위해 마련한 방구석 콘서트에 울려 퍼지는 이 곡은 축축한 우리네 마음을 보송하게 만들어줬다.

 

연출가 추민주, 작곡가 민찬홍의 한국예술종합학교 연극원 졸업작품으로 2005년 초연 후 국내에서 15년 간 5천 회 이상 공연하고 해외진출까지 했으며 중고등교과서에 대본이 실린 작품. <빨래>는 몽골 출신 이주 노동자 솔롱고와 비정규직 나영을 중심으로 서민들의 팍팍한 인생살이를 유쾌하고 감동적으로 그린 작품이다. <기생충>으로 대세가 된 배우 이정은은 2008년부터 5년 간 이 작품에서 주인 할매 역할을 맡았고, 최근 <슬기로운 의사생활> 등을 통해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는 정문성도 8년 간 이 작품에 출연했다고 한다.

 

‘참 예뻐요’라는 곡에서 느껴지듯이 힘겨운 현실을 살아가는 서민들이 서로를 보듬어가며 살아갈 힘을 얻는 이야기가 너무나 소박하지만 따뜻하게 담겨진 이 뮤지컬은, 그 노래만으로도 지금의 시국에 힘겨움을 겪고 있는 우리네 서민의 마음을 건드리기에 충분했다. 작지만 살아갈 수 있게 해주는 사랑을 응원하고 지지하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특히 그렇다.

 

이정은과 허순미가 부른 ‘슬플 땐 빨래를 해’는 직장에서 나가라는 소리를 들은 나영을 위로해주는 주인 할매와 희정 엄마의 노래로 ‘빨래가 바람에 제 몸을 맡기는 것처럼 인생도 바람에 맡기는 거야-’라는 가사로 시작했다. 우리네 쉽지 않은 삶을 축축이 젖은 빨래에 은유하고, 시간이 흐르면 빨래가 마르는 것처럼 슬픔도 힘겨움도 마를 거라고 위로하는 곡. 슬플 때 할 수 있는 것이 빨래뿐이었을 서민들이지만 그것으로 다시 힘을 내는 그 마음이 너무나 소중하게 느껴졌다.

 

‘깨끗해지고 잘 말라서 기분 좋은 나를 걸치고 하고 싶은 일 하는 거야’라는 가사는 코로나 19로 일상의 소중함이 그 어느 때보다 더 절절하게 다가오는 시청자들에게 힘을 내게 하는 작은 희망을 주는 것만 같았다. 이어지는 마을 사람들이 저마다의 서울살이에 대한 회한을 돌아보며 노래하는 곡 ‘서울살이 몇 핸가요?’는 우리에게 코로나19 이전 우리가 살아왔던 일상들을 한번쯤 생각해보게 만들었다. 우리는 그 일상들을 얼마나 소중하게 생각했었을까.

 

누군가에게 꽃다발 하나를 안겨주고 사랑한다 하는 그 작은 일들이, 사람들을 만나고 그들과 대화하고 온기를 나누고 함께 웃고 때론 아픈 이야기를 들어주고 했던 그런 일들이 오롯이 떠오르는 무대가 아닐 수 없었다. 방구석 콘서트로 짧게 보여준 것이지만 <빨래>가 전하는 메시지는 이 시국에 우리가 살아갈 수 있는 힘이 어디에 있는가를 말해주는 것만 같았다.

 

“바람이 우릴 말려줄 거예요. 당신의 아픈 마음 털털 털어서 널어요. 우리가 말려 줄게요-” 힘겨운 이 시간들을 말려주고 있는 건 어디선가 보이지는 않아도 서로의 바람이 되어주는 이들이 있기 때문이라는 걸 <빨래>는 노래하고 있었다.(사진: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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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면 뭐하니?’, 텅 빈 객석 콘서트를 가득 채운 건

 

텅 빈 객석 앞에 서는 아티스트들의 마음은 어떨까. 아마도 착잡함을 넘어 참담함 기분까지 들을 수 있을 게다. 하지만 MBC 예능 <놀면 뭐하니?>가 마련한 방구석 콘서트의 텅 빈 관객은 그런 쓸쓸함이 보이지 않았다. 그 빈자리를 이 프로그램을 기획한 제작진들과 관객을 만나고 싶어도 코로나19로 만날 수 없는 아티스트들의 진심이 꽉 채워줬기 때문이다.

 

코로나19로 인해 공연계는 모든 게 정지되어버린 상태다. 그래서 봄날의 공연을 준비해오던 아티스트들은 무산된 콘서트 앞에 허탈해질 수밖에 없다. 그런 허탈함을 누구보다 잘 들여다본 게 바로 <놀면 뭐하니>다. 이 프로그램은 콘서트가 무산되어 설 무대가 사라진 아티스트와, 그런 무대를 고대했던 팬들을 이어주겠다는 취지에서 기획되었다.

 

관객 없는 공연을 방구석에서 관람하게 해주겠다면 사실 스튜디오에서 혹은 녹음실에서 촬영해도 큰 문제는 없었을 기획이었다. 하지만 굳이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이 콘서트를 진행한 데서 이 기획의 진심이 느껴졌다. 그건 설 수 없게 된 무대에 대한 아티스트들의 마음을 배려한 것이고, 제목은 ‘방구석 콘서트’지만 더 웅장한 무대를 선사하겠다는 다짐과 같은 것이니 말이다.

 

유산슬의 응원봉 ‘짬봉’을 일일이 3천여 개의 빈 객석 하나하나에 세워 둔 데서도 그 마음이 느껴졌다. 관객의 환호를 그 응원봉의 불빛을 통해서나마 전하겠다는 의도다. 그리고 이 콘서트를 진행하는 유재석, 유희열, 이적, 김광민이 아티스트가 무대에 올라 공연할 때 보여준 리액션들도 콘서트를 더욱 흥이 돋게 만들었다.

 

이런 제작진의 마음이 느껴져서일까. 텅 빈 객석을 뒤로 하고 선 아티스트들의 무대 역시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첫 무대에 오른 장범준은 ‘흔들리는 꽃들 속에서 네 샴푸 향이 느껴진 거야’와 ‘벚꽃엔딩’을 불러 코로나19로 멈춰서 버린 봄을 느끼게 해줬다. 이 노래를 들으니 봄이 왔다는 게 느껴진다는 유희열의 말처럼.

 

뮤지컬 맘마미아팀은 유재석의 첫 뮤지컬 도전(?)과 함께 신영숙이 ‘The winner takes it all’을 불렀고 홍지민, 박준면과 환상적인 앙상블까지 총동원되어 ‘Dancing queen’, ‘Waterloo’ 같은 아바의 명곡들을 들려줬다. 최근 온라인에 ‘아무노래’ 챌린지 열풍을 일으켰던 지코는 이 노래를 댄스에 맞춰 원 테이크로 찍어내는 놀라운 무대를 선보였다. 마치 한 편의 완벽한 뮤직비디오를 보는 듯한 완성도 높은 무대였다.

 

그리고 드디어 ‘공연의 신’ 이승환이 무대에 올랐다. 텅 빈 객선이지만 이승환은 영화 <엑시트>의 삽입곡이었던 ‘슈퍼히어로’를 오케스트라 연주가 더해진 웅장한 무대로 선보이며 세종문화회관을 가득 채웠다. 하지만 이건 끝이 아니었다. 다음 주 예고에는 이승환의 무대와 힙합 레이블 AOMG, 혁오, 잔나비, 선우정아와 새소년, 이정은이 함께 하는 뮤지컬 <빨래>팀, 소리꾼 이자람 그리고 유산슬과 송가인의 무대까지 준비되어 있었다.

 

<놀면 뭐하니?>의 방구석 콘서트는 코로나19로 인해 ‘사회적 거리두기’가 캠페인으로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역발상이 돋보인 기획이었다. 방구석에 관람하는 콘서트지만, 공연은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펼쳐짐으로써 그 의미는 더해졌다. 그것은 마치 가뭄에 기우제를 올리듯 코로나19로 오지 않는 공연의 봄을 재촉하는 무대가 아닐 수 없었다. 그 진심은 아마도 머지않아 텅 빈 객석 가득 열광할 관객들을 부르는 단비로 채워지지 않을까 싶다.(사진:MBC)

Posted by 더키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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