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장드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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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란한 유산'이 깬 대박 공식 세 가지옛글들/드라마 곱씹기 2009. 7. 13. 08:49
대작, 캐스팅, 막장을 넘어선 '찬란한 유산' 시청률 40%를 돌파한 '찬란한 유산'의 성공은 신드롬에 가깝다. 드라마에 대한 관심에서부터 이승기, 한효주, 배수빈 같은 출연 배우들에 대한 관심도 가히 신드롬급이다. 그런데 '찬란한 유산'의 성공 요인들을 들여다보면 지금껏 통상적으로 우리가 생각해왔던 공식들에서 빗겨나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먼저 '찬란한 유산'은 흔히 말하는 대작드라마가 아니다. 어찌 보면 지나칠 정도로 평범한 가족드라마의 틀을 벗어나지 않고, 로케이션이라고 해봐야 멀리 간 곳이 동해안 정도일 정도로 소박한 드라마다. 이것은 툭하면 해외 로케이션이 범람하는 작금의 드라마 공식 속에서 이례적이라고 할 수 있다. 어떻게 '찬란한 유산'은 그 소박한 모습에도 불구하고 40% 시청률을 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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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이야기’의 추락, 막장이 명품을 망쳤다옛글들/드라마 곱씹기 2009. 4. 15. 02:16
막장을 씻어주는 명품드라마, ‘남자이야기’ 진정 막장 아니면 안 통하는 시대인가. KBS 월화드라마 ‘남자이야기’는 이른바 막장드라마 시대에 섬처럼 존재하는 드라마다. ‘아내의 유혹’이 공공연히 막장드라마를 내세우며 그 도화선에 불을 지폈다면, ‘에덴의 동쪽’은 초반에는 숨기다 차츰 본색을 드러냈고, ‘꽃보다 남자’는 강력한 판타지로서 막장의 흔적들을 감췄으며, ‘미워도 다시 한번’은 아예 명품 드라마로 시작하다가 방향을 선회하기 시작했다(어쩌면 본래부터 그랬는지도 모른다). 현재 방영중인 드라마들을 모두 막장이라고 할 수는 없겠지만, 적어도 막장의 위험성(불륜, 출생의 비밀, 불치 같은)을 한두 가지 정도는 갖고 있다. 그것은 아무리 주제의식에 투철하다 하더라도 여전히 시청률을 의식할 수밖에 없기 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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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의 유혹’, 그 막장의 본색옛글들/드라마 곱씹기 2009. 4. 3. 09:39
저녁 시간 그저 무심코 채널을 돌리다 ‘아내의 유혹’의 낚시질 영상에 걸려든 적이 있다. 그 장면에서 누군가는 소리를 지르고 있었고, 그 누군가의 눈빛은 정상인의 것이 아니었다. 매번 챙겨보는 드라마가 아닌지라(이걸 왜 챙겨봐야 하는 지도 모르겠지만), 그 상황의 내용은 알 수 없다. 하지만 내용은 아무런 상관이 없다. 중요한 것은 그 상황의 풍경이 전하는 ‘이거 뭔가 벌어졌구나’하는 느낌이다. 때마침 흘러나오는 긴박한 효과음은 그 느낌이 맞았다는 것을 새삼 확인시켜주면서 그 벌어진 뭔가에 시선을 돌리게 만든다. 하지만 드라마가 끝나고 나면 대부분 드는 생각은 ‘왜 내가 이걸 보고 있지’하는 것이다. 이것은 마치 길을 가다가 우연히 사람들이 모여 웅성대는 것을 보고는 호기심에 이끌리는 것과 같다. 누군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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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황기, 영화는 진정성으로, 드라마는 막장으로옛글들/네모난 세상 2009. 2. 16. 09:06
‘워낭소리’와 막장드라마, 그 불황기 영화와 드라마의 상반된 선택 이미 60만 관객을 넘어서 독립영화로서는 꿈의 100만 관객을 넘보고 있는 ‘워낭소리’. 소를 닮아버린 할아버지와 사람을 닮아버린 소가 함께 걸어가는 그 느린 걸음걸이에 사람들은 아낌없는 박수를 쳐주었다. 한편 수줍게 “좀 하는” 영화라며 지난 겨울 살며시 다가 온 ‘과속스캔들’은 모두의 예상을 뒤엎고 현재 800만 관객을 넘어섰다. 블록버스터의 화려한 외관들 속에서 수수한 얼굴로 다가온 ‘과속스캔들’은 따뜻한 가족애를 그리며 불황기 찬바람에 서늘해진 관객들의 가슴을 적셨다. 진정성을 선택한 영화, 막장을 선택한 드라마 어찌 보면 이 두 영화의 성공은 지금껏 주목받지 못했던 작은 영화들의 반란이라는 점에서 이례적으로 보인다. 하지만 입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