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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프렌즈’ 보니 양세종이 얼마나 괜찮은 사람인지 알겠네

“정확히 1분30초 후에 주문 받으러 올게요!” tvN 예능 프로그램 <커피프렌즈>에서 양세종은 야외테이블 손님에게 그렇게 말하고는 쌩하고 뛰어 카페로 간다. 점점 손님이 많아져 이제는 빈자리로 남아있는 테이블을 보는 일이 거의 없어진 카페. 한꺼번에 손님이 몰려와 한꺼번에 주문을 쏟아내는 상황에서 멘붕이 안오는 게 이상할 지경이다. 


그나마 막내 알바생(?)으로 백종원이 합류해 역시 능수능란한 ‘장사의 신’다운 면모로 주문이 밀리거나 재료가 떨어졌을 때 척척 문제를 해결해주고 있어 어쨌든 장사초보인 카페 사람들은 한 숨을 돌린다. 설거지만 설거지, 요리면 요리, 떨어진 재료도 미리미리 준비해주고 심지어 손님들을 기분 좋게 만들어주는 서비스요리에 기분 좋은 멘트까지 더해주니 뭐가 걱정이랴.

하지만 그 속에서도 마치 보이지 않게 구석구석을 뛰어다니며 카페가 원활하게 돌아가게 윤활유 역할을 해주는 양세종이 눈에 띈다. 영상을 통해 그가 하고 있는 일들의 다양함을 보면 실로 그 없이 이 카페가 돌아갈까 싶은 생각이 들 정도다. 처음 막내로 와서 했던 설거지는 물론이고, 홀과 야외테이블을 뛰어다니며 주문을 받는 홀 서빙, 귤을 따서 포장하고 껍질을 벗겨 감귤주스 재료를 준비하고 때때로 주방에 들어가 밀린 요리들도 돕는다. 특히 스튜는 처음엔 거기 들어가는 식빵만 구워주다가 차츰 자신이 전담하는 메뉴처럼 요리를 해낸다. 

하지만 양세종의 진가는 그 남다른 ‘감수성’에서 비롯된다. 밀려드는 주문에 요리를 해내기 정신이 없는 유연석을 보며 어딘가 자신이 도움이 되어야겠다 생각하게 되는 건, 그 입장을 내 일처럼 들여다보려는 그 감수성에서 나오는 것일 게다. 양세종은 유연석에게 들어온 주문을 보다 쉽게 알려주는 중간 역할을 함으로써 그가 요리에만 더 집중할 수 있게 해줬다. 

게다가 요리하랴 주문받으랴 서빙하랴 정신없는 카페 동료들을 위해 손호준에게 간단하게 커피를 내리는 법을 배우기도 했다. 손님에게 내주려는 게 아니라 카페 동료들에게 만들어 잠시간의 여유라도 주려는 그의 남다른 배려였다. 고지한대로 시간을 정확히 지켜 주문을 받으러 달려가는 양세종에게서 그가 얼마나 성실하며, 배려가 깊은가를 미루어 짐작할 수 있었다. 그리고 그것은 다름 아닌 타인의 입장을 미리미리 들여다보려는 ‘감수성’에서 비롯되는 것이었다.

그는 혼잣말을 하는 독특한 습관으로 웃음을 주기도 했다. 마치 자기가 자신에게 일을 시키는 것처럼 혼잣말을 하며 일을 하는 모습. 하지만 그건 어찌 보면 자신이 해야 할 일들을 잊지 않고 해내려는 의지처럼 보였다. 그만큼 자신에게 주어진 일에 대한 책임감이 강하다는 뜻이다. 

그러면서 손님을 맞거나 새롭게 막내(?)가 들어오거나 할 때면 다정하게 챙기는 모습을 보였다. 단 한 차례 있었던 너무 바빠 늦어진 음식 때문에 그냥 떠나는 손님에게 달려나가 연거푸 인사를 하며 죄송한 마음을 전하는 데서는 그 진심마저 느껴졌다. 그 손님들이 오히려 응원까지 해주고 갈 정도로 느껴졌던 훈훈한 진심.

사람의 진가는 그 일상적인 삶의 습관이나 태도 속에서 묻어난다고 했던가. 혼잣말을 하며 자신을 채찍질하면서 정신없는 와중에도 꼼꼼하게 일을 해내고, 그러면서 같이 일하는 동료들을 어떻게 편하게 해줄까를 고민하는 모습에서 양세종이 얼마나 괜찮은 사람인가를 알 수 있었다. 아마도 이런 좋은 인성은 그가 좋은 연기를 하는 중요한 요인이 되지 않았을까.(사진:tvN)


Posted by 더키앙

‘전참시’ 박성광과 송이 매니저, 광고 촬영도 지지받는 까닭

보통 연예인들이 광고를 찍는 걸 바라보는 대중들의 시선은 양면성이 있다. 대세 연예인이 되었다는 것에 대해 축하하는 마음이 있으면서도 동시에 저들만이 가능한 그 일들에 대한 부러운 마음이 그것이다. 하지만 적어도 MBC 예능 <전지적 참견 시점>의 박성광과 송이 매니저가 찍은 광고 촬영에 대한 대중들의 마음은 한결 같을 게다. 잘 되길 바라며 축하하는 마음이 들 수밖에 없다는 것. 

이게 가능해진 건 이제 사회 초년병이라고 할 수 있는 송이 매니저에 대한 깊은 공감대가 깔려 있기 때문이다. 은행을 찾은 송이 매니저가 통장정리를 하고, 거기 찍힌 약 7천 원의 잔고는 사회에 갓 나온 청춘들이 겪는 현실을 실감나게 했다. 방송에도 출연해 출연료도 받고 있지만 송이 매니저는 “집세, 공과금, 주택청약”에 “엄마와 동생 용돈”까지 주고 나면 잔고가 없다며 활짝 웃었다. 

광고를 찍으면 목돈이 생길 것 같아 이를 쓰지 않고 모아두려 은행에서 적금과 예금을 알아보는 송이 매니저에게서 쓸 데는 쓰지만 남다른 미래에 대한 계획성 또한 갖고 있는 이 사회초년병의 마음을 공감할 수 있었다. 이사를 가야할 것 같아 전세대출을 알아보는 와중에 슬쩍 나온 ‘학자금 대출’ 이야기도 그저 허투루 들을 수 없는 이야기였다. 약 7백만 원 가량의 학자금 대출이 있다는 송이 매니저의 이야기에 은행원은 대부분 대학졸업생들이 (학자금 대출을) 그렇게 갖고 있다고 말했다. 그것이 지금 갓 사회에 나온 청춘들이 처한 현실이었다.

웃음이 나오면서도 짠하게 다가온 건 송이 매니저가 굳이 박성광에게 한 끼를 사겠다며 한우 고깃집을 가서 보여준 모습들이었다. 어머니께서 한 끼 얻어먹으면 한 끼는 꼭 대접해야 한다고 하셨다며 굳이 고기를 사겠다며 간 음식점에서 1인분에 6만원을 하는 생갈비를 별로 놀라지도 않고 시키는 송이 매니저에게서는 박성광에 대한 고마움이 진심으로 느껴졌다. 갈비탕이 굳이 먹고 싶다며 손사래를 치는 박성광의 고집을 꺾고 먹게 된 생갈비가 “처음 먹어보는 소고기”라는 걸 알려주는 건 먹을 때마다 저절로 입가에 번지는 송이 매니저의 미소였다.

평상 시 음식 앞에서는 ‘전투적’인 모습을 보여줬던 것과 달리, 괜스레 야채 쪽으로만 젓가락이 가는 송이 매니저에게서는 박성광을 대접해야겠다는 마음과 너무 비싸 더 먹기는 부담스러운 소고기에 대한 불편한 마음이 공존했다. 그걸 잘 알고 있는 듯, “네가 맛있게 먹어야 나도 맛있게 먹는다”고 말하는 박성광은 굳이 더 생갈비를 시키고 매니저 몰래 계산을 했다. 송이 매니저가 가진 마음도 훈훈하지만, 이를 알아주고 배려해주는 박성광의 마음 씀씀이 또한 따뜻하게 다가온다.

이런 사람들이라면 승승장구하기를 바라는 건 당연한 인지상정일 게다. 사회 초년병이 갖는 현실적인 고충과 그럼에도 해야 할 도리는 다 하려는 모습. 그리고 그걸 묵묵히 지켜봐주면서 모르게 배려하는 모습이 담아내는 따뜻함. 박성광과 송이 매니저가 광고 촬영을 하는 일조차 지지하게 만드는 이유가 아닐까.(사진:MBC)

Posted by 더키앙

'전참시' 박성광·임송, 이들의 관계가 어색하면서도 편안한 까닭

워낙 직장 내 갑을관계니 상하관계니 하는 이야기가 쏟아져 나오고 있어서인지 방송이 보여주는 관계는 그만큼 조심스럽다. MBC 예능 <전지적 참견 시점>은 본질적으로 보면 바로 이 관계를 관찰하는 예능 프로그램이다. 매니저가 등장하게 된 건 그래서다. 연예인만을 보던 관찰카메라가, 연예인과 매니저의 관계를 들여다보게 된 것. 

<전지적 참견 시점>이 우리의 시선을 잡아끌었던 건 어찌 보면 막연히 상하관계로만 생각되어온 연예인과 매니저의 관계가 의외로 가족 같은 훈훈함이 보였고 또 프로그램에서 오히려 매니저들이 주목됨으로써 살짝 그 관계가 뒤집어지는 전복의 즐거움을 선사했기 때문이다. 유병재의 사인회에서 오히려 자신을 찾아온 팬과 더 사진을 많이 찍는 유규선 매니저나, 이영자와 함께 하면서 주목받게 된 송성호 매니저, 그리고 박성광과 임송 매니저가 화제가 된 것도 바로 이런 요소들 덕분이다.

특히 임송 매니저는 업계에 그리 많지 않은 여성 매니저라는 점, 그래서 이 프로그램에도 거의 유일하게 출연한 여성 매니저라는 점 때문에 더더욱 주목되었다. 매니저 업계에 여성들의 비율이 적다는 건 임송 매니저가 박성광과 함께 KBS <개그콘서트> 특별 출연 때문에 찾아갔다 만난 개그맨 유민상 매니저(역시 여성 매니저)를 만나 나누는 이야기 속에서 쉽게 알 수 있었다. 

여성 매니저들이 적어 같은 여성으로서의 매니저일을 하며 생기는 고민을 함께 나눌 사람이 없다고 말한 임송 매니저는 “그 날이 가장 힘들다”고 말해 이를 보는 스튜디오의 출연자들을 놀라게 했다. 그 놀라움은 마치 매니저라는 직업이 남자들만의 영역이라고 치부해온 업계의 분위기를 새삼 드러내는 부분이었다. 

매니저라는 직업은 직장이라는 직업적 공간에서만 그 관계가 한정되는 직업이 아니다. 계속 해서 현장을 함께 다녀야 하고 필요하면 사적인 공간일 수 있는 연예인의 집에도 가야 한다. 일적인 영역과 사적인 영역의 경계가 그만큼 애매하다. 이런 영역의 중첩 때문에 서로 다른 성별로 이뤄지는 관계는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다. 이영자와 송성호 매니저가 그렇고, 박성광과 임송 매니저가 그렇다. 

그런데 이 조심스러운 관계를 더더욱 조심스럽게 보여주는 이들이 바로 박성광과 임송 매니저다. 이들은 처음 이 프로그램에 출연했을 때부터 그 관계가 어색하다는 점 때문에 우리를 웃게 만들었다. 생각이 많은 박성광은 뭐 하나를 임송 매니저에게 얘기하더라도 극도로 조심스러워하는 모습을 보였다. 

일찍 주차장에 도착한 임송 매니저에게 밥 먹을 시간이 없을 것 같아 올라와서 같이 밥을 먹자고 묻는 대목에서 극도로 조심스러워하는 박성광의 모습이나, 자신이 먹을 계란 프라이를 자기는 먹었다며 임송 매니저에게 먹으라고 주는 모습에서는 상대방이 부담을 느끼지 않으면서도 배려하려는 박성광의 마음이 느껴진다. 

또 <개그콘서트>에서 후배들 코너를 짜다가 어딘가 부족함 임팩트를 메우기 위해 임송 매니저가 함께 출연했으면 좋겠다는 조심스러운 후배들의 제안에 난감해하는 박성광의 모습에서도 그 배려가 느껴진다. 임송 매니저 역시 자신이 그 코너를 망칠까봐 걱정하면서도 박성광의 부탁이니 하겠다고 나서는 모습에서도 그 따뜻한 마음이 느껴진다.

박성광과 임송 매니저 사이의 관계에서 늘 느껴지는 약간의 어색함은 ‘적절한 거리두기’에서 비롯된 것이다. 두 사람을 하루 종일 함께 움직여야 하는 관계지만, 그렇기 때문에 상대방의 경계를 그만큼 존중하려 애쓴다. 그것이 조금 어색하게 느껴지긴 하지만, 그 너무 멀지도 않고 그렇다고 너무 가깝지도 않은, 서로의 경계를 존중하는 선에서의 관계는 그래서 보는 이들을 편안하게 해주는 구석이 있다. 

물론 세상의 모든 관계들이 이러한 ‘경계 존중’을 바탕으로 한다면야 얼마나 좋을까. 만일 그렇다면 최근 뉴스에 그토록 많이 등장하고 있는 갑을 관계의 권력을 유용한 많은 폭력들이 사회적 의제로까지 등장하지는 않았을 게다. 박성광과 임송 매니저의 그 관계를 통해 보듯이, 우리네 사회에서 가족관계든, 직장 내 상하나 동료 간의 관계든, 나아가 부부나 연인 사이의 관계에서도 ‘경계 존중’의 문화가 있다면 지금 현재 우리 사회가 처한 그 많은 관계의 문제들이 상당부분 해결될 수 있지 않을까.(사진:MBC)

Posted by 더키앙

‘전참시’, 동생을 보니 임송 매니저의 진가가 다시 보이네

임송 매니저 같은 사람과 함께 있으면 저절로 바르게 되지 않을까. MBC 예능 프로그램 <전지적 참견 시점>에 출연하는 박성광 매니저 임송을 볼 때마다 드는 생각이다. 누가 보든 보지 않든 지켜야할 원칙들을 지키려 애쓰고, 자신보다 항상 타인의 입장을 먼저 들여다보려 애쓰는 모습. 어머니가 싸주신 음식을 갖고 상경한 동생을 만나 하루를 보내는 그 모습 속에서 임송 매니저의 그 착하고 바른 심성이 어디서 나왔는가를 확인할 수 있었다. 

박성광 앞에서는 늘 수줍은 소녀 같은 모습을 보이던 임송이지만, 동생 앞에서는 엄한 언니의 카리스마를 드러내는 모습에 이를 관찰하는 출연자들은 모두 깜짝 놀랐다. 시험을 앞두고 있는 동생에게 연거푸 열심히 하라고 당부하고, “엄마 걱정 끼치게 하지 말라”고 하는 임송 매니저는 지금껏 방송을 통해 보이던 앳된 소녀의 모습이 아니었다. “다 잘되라 하는 소리”지만 그 이야기가 동생에게 “잔소리”로 느껴질 수도 있다는 걸 임송 매니저 자신도 인정했다.

하지만 엄하면서도 동시에 동생을 살뜰히 챙기는 애정 또한 느껴졌다. SM엔터테인먼트에서 운영하는 카페라 아이돌 굿즈에 정신이 팔린 동생에게 맛있는 케이크를 사주고, 맛있다며 먹어보라는 동생의 말에 “난 단거 싫어한다”고 말하는 임송 매니저에게서는 어딘지 자식 먼저 챙기려는 엄마들의 모습이 떠올랐다. 

그런데 동생을 챙기면서도 자신의 본분인 매니저의 역할을 잊지 않는 임송 매니저의 모습은 더더욱 인상적이었다. 피자 뷔페로 점심을 먹으러 가기 위해 상사에게 전화해 허락을 받는 과정에서 차도 같이 이용할 수 있느냐고 묻는 대목이 그랬다. 그냥 사용할 수도 있는 일이었지만 그 차량이 자기 소유가 아니라 회사차량이기 때문에 당연히 물어봐야 한다고 생각했다는 임송 매니저의 행동에 출연자들은 모두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또 뷔페로 가는 길 먼저 그날 행사에서 박성광이 입을 옷부터 챙기고, 갑자기 박성광에게 와달라는 전화가 오자 집으로 먼저 달려가는 모습도 인상적이었다. 굳이 주차장으로 내려오겠다는 박성광의 말에 차 안에서 숨도 쉬지 말고 숨어있으라고 동생에게 당부하는 그 모습에서는 혹여나 박성광에게 부담을 주지 않을까 하는 특유의 배려 깊은 마음이 묻어났다. 

결국 동생이 함께 왔고 점심을 먹기 위해 피자 뷔페를 찾아가는 길이라는 걸 알게 된 박성광은 자신이 점심을 사겠다고 나서 동생에게 톡톡한 ‘팬서비스’를 해주었다. 복스럽게도 먹는 자매들 앞에서 입이 짧은 박성광은 흐뭇해했고, 조심스레 꺼내놓은 사인지에 친구들 것까지 정성껏 사인을 해주었다. 물론 너무 많이 요구하는 것 같아 그만 하라며 자꾸만 임송 매니저는 동생의 옆구리를 찔렀지만.

“언니가 잘 해주냐”는 박성광의 질문에 동생은 서슴없이 “잘 해준다”며 마치 “엄마 같다”고 말했다. 어린 시절 맞벌이를 하는 부모님 아래서 임송 매니저는 동생의 엄마 역할을 해왔다는 것이다. 그 어린 나이에도 매일 밥을 차려주고 돈이 있으면 동생 옷부터 먼저 사주었다는 것. 

사람의 가치는 어쩌면 그런 삶에서 묻어나는 인성에서 찾아지는 것이 아닐까. 때론 엄하게 때론 자애롭게 동생을 챙기는 임송 매니저와, 그런 언니의 말이면 뭐든 따르는 착한 동생의 관계를 보면 한 사람의 바른 행동들이 주변 사람들에게도 얼마나 큰 좋은 영향을 주는가를 실감하게 된다. 우리가 임송 매니저를 보면서 느끼는 행복감이 바로 거기서 비롯되는 것이었다. 임송 매니저는 각박한 세상이지만 바르게 사는 모습이 인정받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만으로도 우리를 행복하게 해준다.(사진:MBC)

Posted by 더키앙

‘전참시’, 세상 사회관계가 박성광·임송 매니저 같기만 하다면

보면 볼수록 가슴이 따뜻해진다. 서로가 서로에 대해 배려하고 생각하는 모습이 눈에 보여서다. MBC 예능 프로그램 <전지적 참견시점>의 박성광과 임송 매니저의 이야기가 보는 이들의 미소를 짓게 만드는 이유다. 

인터뷰를 하기 위해 차를 타고 이동하는 길, 수줍은 듯 임송 매니저가 ‘정사원’이 된 사실을 말한다. 그러자 마치 자기 일처럼 즐거워하는 박성광은 그걸 축하해주고 싶어 밥이라도 사주려 하지만, 그 제안을 하는 목소리는 조심스럽기 이를 데 없다. 말을 더듬어가며 오늘 저녁에 다른 일 없냐고 조심스레 묻고, 특별한 일이 없다는 임송 매니저에게 맛있는 걸 사주겠다고 말한다.

그 조심스러움에서 박성광이 얼마나 타인의 입장을 들여다보는 인물인가가 드러난다. 사실 자신의 어떤 말이든 이제 새내기 매니저에게는 ‘반드시 해야 할 일’처럼 느껴질 수도 있는 일이다. 의향을 묻는 일도 어떨 때는 그대로 ‘명령’처럼 다가가기도 하는 게 사회생활이 아닌가. 박성광의 극도로 조심스러운 질문에는 그 입장을 한껏 들여다보려는 배려가 담겨져 있다. 

한껏 기뻐하며 그러자는 매니저에게 박성광은 그에게 특별한 날이니 메뉴는 그가 정하라고 한다. 그런데 송이 매니저는 “오빠 드시고 싶은 거”라고 말을 흐린다. 자기보다는 박성광을 더 챙기려는 매니저로서의 마음이 느껴진다. 그러자 박성광은 이전에 그가 삼겹살을 좋아한다는 이야기를 들었던 걸 상기하며 역시 조심스럽게 삼겹살 어떠냐고 묻는다. 

삼겹살이라는 말만 들어도 입가에 미소가 번지는 송이 매니저. 그런데 박성광이 말하는 그 삼겹살집이 왠지 비쌀 것 같은 게 영 마음에 걸린다. 송이 매니저는 박성광이 그렇게 자신을 위해 돈을 쓰는 게 마음이 편치 않단다. 자신이 뭘 대단히 잘한 게 없어서 그렇단다. 나중에 자신이 진짜 잘 하게 되면 그 때 더 좋은 걸 먹겠단다. 결국 송이 매니저가 제안한 곳은 1인당 만원이 조금 넘는 가격의 무한리필 삼겹살집이다.

조금은 값싼 무한리필 삼겹살집이지만, 폭풍 먹방을 선보이는 송이 매니저의 행복한 모습은 너무나 인상적이다. 하지만 더 인상적인 건 그런 행복한 웃음을 본 박성광이 그걸 기억해둬야겠다고 말하는 대목이다. 매니저는 어떤 일이 있어도 늘 웃어야 할 수도 있는 직업이다. 그러니 진짜 행복한 그 얼굴을 기억해두고 되도록 그런 웃음이 나올 수 있게 해주려는 그의 마음이 느껴진다. 

방송이 나간 후 박성광은 유명해진 임송 매니저에게 자칫 방송 출연이 가져올 상처받을 일들을 걱정한다. 자신이야 연예인이니 그런 일들조차 당연히 감수해야 하는 것이지만, 매니저는 “겪지 않아도 되는 일”이이기 때문이란다. 그러면서 그는 “네가 불행하다고 생각되면 언제든지 말해라. 안 해도 된다.”고 말해 임송 매니저는 물론이고 이 방송 분량을 보는 스튜디오의 출연자들을 모두 감동하게 만들었다. 

아직 미숙한 새내기지만 그 누구보다 열심히 뛰어다니며 박성광을 챙기는 임송 매니저의 모습은 인상적이다. 인터뷰를 하는 박성광을 위해, 폭염을 뚫고 편의점에서 자양강장제를 사가지고 와 “마시면서 하세요”라고 수줍게 말하는 모습이나, 인터뷰 장소로 가는 길과 주차까지 미리 사전답사를 하는 세심함에서 부족해도 그 부족함을 채우기에 충분한 성실함과 배려의 마음이 느껴진다. 

그런데 그런 임송 매니저를 너무나 잘 알고 있는 듯, 말 한 마디에도 조심하는 박성광의 모습은 더더욱 인상적이다.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스타와 매니저 사이의 자칫 ‘권력구도’처럼 생겨날 수 있는 위계는커녕, 사회 선배가 후배를 진심으로 챙기는 마음이 거기에서 느껴지기 때문이다. 

이것은 어쩌면 <전지적 참견시점>이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숨겨진 비결이 아닐까 싶다. 현실에서 우리가 느끼는 사회관계란 그 직급이나 위치에 따라 정해지는 수직적 위계가 대부분이 아닌가. 물론 과거보다는 많이 나아졌다고는 해도 여전히 암묵적인 상명하복의 권력적 체계가 존재하는 현실 속에서, 박성광과 임송 매니저의 이야기는 심지어 마치 한 편의 동화나 우화 같은 판타지처럼 다가온다. 보기만 해도 절로 훈훈한 미소가 피어나오는.(사진:MBC)

Posted by 더키앙

박성광 매니저가 떠올리게 하는 사회초년생 시절

참 이상한 일이다. 뭐 특별한 일이 벌어지는 것도 아닌데, MBC 예능 <전지적 참견 시점>의 박성광과 매니저 임송의 이야기는 집중하게 된다. 첫 번째 등장했을 때부터 입에 “죄송합니다”를 달고 사는 사회 초년생의 모습으로 시청자들의 관심을 한 몫에 받았던 송이 매니저. 23살의 나이에 고향인 창원을 떠나 낯선 서울 살이에 서툰 매니저라는 사회생활을 시작한 그 모습에서 시청자들이 느낀 건 ‘예쁜 마음’이다. 보고만 있어도 어딘가 짠하면서도 마음이 따뜻해지는 그런 느낌.

두 번째 방송분에서도 특별한 일은 거의 없었다. 하지만 박성광을 픽업해 가는 와중에 시작된 점심 메뉴 고민만으로도 시선이 집중됐다. 서로 “뭐 먹고 싶니?”하고 묻는 그 마음들이 훈훈한 ‘결정 장애’를 만들어내고 있어서다. 박성광이 “뭐 좋아하니?”하고 물으면 “오빠가 좋아하는 거요”라고 답하고, 자신이 냉면을 좋아하는 걸 알고 “냉면 어떠니”라고 물으면 혹시 자신을 배려해 선택한 음식은 아닌가 하고 고민하는 송이 매니저. 

결국 전 매니저에게 물어봐 박성광이 수제 햄버거를 좋아한다는 그 말에 따라, 그들은 수제 햄버거집에 간다. 거기서도 뭐 대단한 일은 벌어지지 않는다. 처음 마주 앉아 주문한 음식이 나오기까지 기다리며 흐르는 어색한 침묵 속에서 “혈액형이 뭐냐”, “어디 강씨냐” 같은 최악의 질문을 던지는 박성광의 모습이 보여 졌을 뿐이다. 그런데도 어딘가 그 어색함과 거리감이 보는 이들의 마음을 푸근하게 해준다. 그 어색함과 거리감은 ‘상대방에 대한 배려’ 때문에 생겨나는 것이기 때문이다. 마치 호감을 가진 이들이 처음 만나 어떤 말을 건네야 할지 고민하는 것처럼.

머슈룸 버거를 시킨 송이에게 왜 그걸 시켰냐고 묻자 “버섯을 좋아해서”라는 간단명료한 답변이 나온다. 이름이 송이라 별명이 ‘송이버섯’이었다고 하자, 박성광은 자신은 ‘생강’이었다고 엉뚱한 농담을 던진다. 자기 것도 나눠드시겠냐고 묻다가 박성광이 실수로 콜라잔을 엎자 그걸 다 치우고 나서 송이 매니저는 “자기 때문에 죄송하다”고 말한다. 자기가 그런 질문을 던지지만 않았어도 이런 일은 벌어지지 않았을 거란다. 그러자 박성광은 그게 왜 너의 잘못이냐는 듯 아니라며 손사래를 친다.

촬영장에 도착한 박성광은 1박2일 간 있는 촬영 때문에 먼저 돌아가는 송이 매니저에게 그 곳에서 키운 고추며 가지 같은 걸 챙겨준다. 서로 먼저 들어가라며 헤어지는 그 모습이 마치 동생을 바라보는 오빠 같다. 하지만 그렇게 일찍 퇴근한 매니저는 집으로 가지 않고 갑자기 일산 호수공원으로 향한다. 매니저로서 기본적으로 잘 해야할 운전과 주차 연습을 하기 위함이란다. 

하루를 망친 듯한 기분에 송이 매니저는 엄마에게 전화를 걸다가 눈물을 터트린다. 힘든 서울 살이에 매니저 초년병 생활에 어디다 하소연할 데도 없는 송이 매니저에게 엄마는 유일하게 모든 걸 털어놓을 수 있는 존재다. 늘 실수를 하고 “죄송합니다”를 연발하지만, 그래도 그걸 극복하기 위해 남몰래 노력하는 모습을 보며 스튜디오의 출연자들은 모두 저마다의 회한에 빠져들었다. 

사실 송이 매니저가 대단한 걸 보여주는 건 아니다. 하지만 그를 보며 출연자들은 물론이고 시청자들까지 누구나 한번쯤 겪었을 미숙했던 과거의 그 시절을 떠올리게 된다. 이영자의 말대로 뭘 먹어도 소화조차 하기 힘들었던 시절이고, 열심히 노력해도 나아지는 것 같지 않은 그런 시절, 우리는 막막하고 답답하지 않았던가. 그 공감대 속에서 우리는 송이 매니저가 겪는 아주 작은 일에도 몰입하게 된다. 

박성광은 자신이 좋은 사람처럼 보이는 건 송이 매니저처럼 좋은 사람이 옆에 있어서라고 말했다. 하지만 그 말은 뒤집어서 보면 실수는 좀 해도 그 좋은 진심을 들여다보는 시선이 있어서이기도 하다. 가장 서툰 시기지만 그래서 누구보다 잘 하고 싶고 열심히 하던 그 예쁜 초심을 가졌던 시기. 어쩌면 우리는 송이 매니저를 통해 우리가 한참 지나왔던 그 때의 초심을 들여다보고 있는지도 모르겠다.(사진:MBC)

Posted by 더키앙

자존감과 배려를 더한 ‘김비서’의 신데렐라 판타지

엔딩까지 완벽한 판타지다. 그 흔한 결혼 반대하는 재벌가 엄마도 없다. 또 재벌가와의 화려한 결혼에 대한 노골적인 신데렐라도 없다. 하지만 시청자들이 본 것은 재벌가의 아들이지만 가진 것을 권력 삼지 않고, 서민들과도 잘 어우러지며, 무엇보다 배려심이 많은 새로운 왕자님이었고, 남자를 누구보다 잘 챙겨주고 예쁘고 귀여우면서도 똑부러지게 자기주장은 하는 새로운 신데렐라다. 현실에는 존재할 수 없을 것 같은 새로운 왕자님과 신데렐라의 로맨틱 코미디. 도대체 뻔하고 위험해보이기까지 했던 tvN 수목드라마 <김비서가 왜 그럴까>의 무엇이 이토록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걸까.

이영준 부회장(박서준)의 엄마인 최여사(김혜옥)는 저 JTBC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의 결혼 반대하던 속물 엄마 김미연(길혜연)과 너무나 비교된다. 좀 더 나은 집안과 결혼시키기 위해 모진 짓까지 서슴지 않던 속물 엄마. 너무 지나쳐서 세상에 저런 엄마들이 요즘 어디 있냐는 비판까지 나왔던 캐릭터지만, 아마도 현실의 엄마들을 상당부분 반영한 부분이 있을 게다. 그 엄마와 비교하면 최여사와 그 재벌집안 사람들은 놀라울 정도로 김미소(박민영)네 가족들을 챙기고 배려한다. 

그것은 현실에서는 일어나기 어려운 판타지지만 서민들 입장에서는 보고픈 판타지이기도 하다. 그런데 세간에서부터 혼수까지 모두를 최여사가 하겠다고 하자 김미소는 갑자기 “이런 식으로는 결혼 못하겠다”고 말한다. 지나친 배려와 선물이 부담이 된다는 것. 그러자 최여사는 오히려 김미소에게 사과한다. 자신이 김미소를 아끼는 마음이 커 마음이 앞서갔다는 것. 혼수까지 다 챙겨주는 시어머니와 그럼에도 자존심을 챙기는 며느리. 물질적 욕망은 물론 정신적 자존감까지 채워주는 판타지다.

최여사가 김미소와 옷을 사러가는 장면에서도 이런 물질적 욕망과 정신적 자존감을 동시에 채워주는 판타지가 등장한다. 옷과 신발과 가방을 사주겠다며 고르라는 재벌가 시어머니가 거기 있는 걸 다 싸달라고 말하는 대목은 물질적 욕망에 대한 판타지를 담고 있고, 그것이 못내 부담스러워 하나만 있으면 된다고 말하는 김미소에게서는 자존감에 대한 판타지가 들어 있다. 결국 <김비서가 왜 그럴까>가 그토록 선전한 건, 단순한 물질적 욕망만을 담은 신데렐라 이야기가 아니라, 정신적 자존감까지 채워 당당한 모습으로 사랑까지 쟁취하는 지금의 대중들이 가진 판타지를 건드렸기 때문이다. 

이것이 가능해진 건 어찌 보면 불가능할 것 같은 그 두 욕망을 채워줄 수 있는 이영준이라는 캐릭터가 있어서다. 그는 재벌가의 부회장으로서 일에 있어서 완벽한 일처리를 보여주는 사업가지만, 연애에 있어서는 오랜 시간동안 김미소만을 바라보며 살아왔던 숙맥 순애보의 주인공이다. 게다가 어린 시절부터 남다른 배려심을 가진 인물이기도 했다. 그래서 완벽한 자신에 빠지는 자아도취적인 모습을 보여주지만 그게 위화감을 주기보다는 우습게 다가온다. 웹툰에서나 나올 법한 캐릭터지만, 시청자들이 막연히 상상하고픈 그런 인물. 배려심 깊은 왕자님.

또한 김미소라는 캐릭터도 마찬가지다. 비서로서 부회장을 완벽하게 보필하며 일적으로 성취를 이루면서도 동시에 부회장과의 로맨스까지 쟁취하는 인물이다. 자존감 강한 신데렐라. <김비서가 왜 그럴까>는 그래서 단순한 로맨틱 코미디를 가져와 전형적인 신데렐라와 왕자님의 이야기를 담았지만 그러면서도 지키고 싶은 자존감과 타인에 대한 배려심을 더했다. 현실에 부재하기 때문에 오히려 커진 그 완벽한 판타지는 그래서 시청자들의 마음을 잡아끌 수밖에 없었다. 권위와 추종이 쏙 빠진 새로운 신데렐라 판타지다.(사진:tv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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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참시’ 박성광과 23살 매니저, 너무나 보기 좋았던 건

이제 첫발을 내딛은 사회는 얼마나 어려울까. MBC 예능 <전지적 참견 시점>에 새로이 등장한 박성광의 매니저는 일한 지 이제 겨우 ‘24일째’라고 했다. 마치 연애라도 시작한 듯, 그 며칠을 정확히 기억하고 있다는 데서부터 벌써 그의 설렘과 두려움, 어려움 같은 다양한 마음들이 읽혀졌다. 

이제 나이 23살. 여자 매니저인데다 창원이 고향이란다. 그러니 본인도 서울 살이에 연예인 매니저라는 직업이 쉽지 않을 터다. 그리고 그것은 또한 박성광에게도 마찬가지의 어색함을 갖게 만들었다. 차로 이동하면서도 무슨 말을 해야할 지 몰라 침묵이 흐르는 그 상황 속에서 박성광은 전날부터 미리 얘기하려 준비했다는 ‘축구 얘기’를 꺼내놓는다. 축구를 잘 모른다는 매니저는 그래도 열심히 들어주려고 노력한다. 

늘 입에 “죄송합니다”를 달고 다니는 매니저는 “여자 매니저가 처음이라 저를 너무 어색해 한다”며 “경력이 없어 잘 챙겨드리지 못하는 것 같다”고 자책했다. 하지만 <전지적 참견시점>이 보여준 그의 모습은 그가 보지 않는 곳에서 얼마나 열심히 노력하고 있는가가 느껴졌다. 집에서 나오는 박성광을 위해 미리 차 문을 열어주고 해맑은 미소로 맞아주며 혹여나 덥지나 않을까 세심하게 챙기는 모습. 

하지만 매니저만큼 그를 무뚝뚝하게 툭툭 말을 던지면서도 챙겨주려는 이가 박성광이었다. 주차가 미숙한 매니저를 위해 먼저 내려 주차를 도와주고 잘 할 때는 칭찬을 해주기도 한다. 그런 박성광이 매니저에게는 “감사”하고 “죄송”하다. 아직 일이 익숙하지 않을 매니저에게 박성광은 “해보면 는다”며 마음을 다독여준다.

방송에 들어가 있는 사이 매니저는 작은 노트를 꺼내 메모를 한다. 일일이 기억해야 할 것들을 적는 것. 큰 노트에 적으면 혹여나 들킬까 몰래 몰래 적고 있다는 매니저에게서 그 진심어린 마음이 느껴진다. 방송이 끝나고 차를 타고 이동하는 중에 점심으로 뭘 먹고 싶냐고 묻는 박성광에게 그는 “오빠 좋아하는 걸 먹겠다”고 말한다. 박성광은 매니저를 배려하려 하고 매니저는 박성광을 우선 챙기려 한다. 

점심 메뉴를 놓고 이야기를 하다 길을 잘못 들어 한 바퀴를 돌게 되자 “죄송합니다”라고 말하는 매니저에게 박성광은 “내가 너무 말을 많이 시켰지?”하고 말해 마음을 편하게 해주려 한다. 결국 점심을 미루게 된 상황이 되자 매니저는 “제가 길만 안 잃었으면...”하며 자책하고, 박성광은 “김밥 먹으면 돼”라며 무뚝뚝한 배려를 보여준다. 

좁은 주차 공간에 어렵게 주차를 하고 김밥을 사오겠다고 뛰고 또 뛰는 매니저에게서 느껴지는 건 청춘 사회초년병의 ‘잘 하고 싶은 마음’이다. 하지만 결국 늦어 김밥을 먹지 못하게 되고 “늦어서 죄송합니다”라고 말하는 매니저에게 박성광은 또 쿨하게 “끝나고 먹으면 돼”라고 말해준다. 사회 초년병들에게 배려보다는 질책을 하기 마련인 사회 현실 속에서 이런 배려하는 관계는 보는 이들의 마음까지 따뜻하게 만든다. 마치 ‘순수한 동화’를 보는 것 같다고 이영자가 말한 이유다.

방송이 끝나고 엘리베이터에서 김밥 한 개로 공복을 달래는 순간에도 매니저에게 주려다 어색한 듯 “너도 먹으라”고 말하고, 차를 빼오는 데 너무 시간이 걸리자 화를 내기보다는 사고라도 난 건 아닌가 걱정하는 박성광에게서 사회 선배의 따뜻한 마음이 묻어난다. 미안해 하는 매니저에게 “차 빼기 힘들지”하고 아무 일 없다는 듯 툭 건네는 그 말 속에서도.

<히든싱어> 녹화장에서 만난 전현무는 문득 박성광이 마시는 생수병에 적혀 있는 ‘업소용’이라는 문구를 이상하게 여기며 물어본다. 알고 보니 매니저의 어머니가 식당을 하는데 가끔 싸주시는 반찬과 함께 오는 생수란다. “남의 돈은 쉽게 쓰는 게 아니라”는 어머니의 말에 생수 한 병도 집에서 챙겨온다는 것. 

<전지적 참견 시점>이 처음으로 보여준 박성광과 매니저의 모습은 여자 매니저인데다 사회 초년병 그리고 지방 출신이라는 쉽지 않은 적응기를 보여준다. 그래서 아직 서툴고 어색하며 실수투성이지만 이 두 사람에게서 보이는 건 일의 세계가 가진 차가움이 아니라 오히려 따뜻함이다. 바르고 열심히 살려 노력하는 청춘도 또 그 청춘의 실수들을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 받아주며 걱정해주는 사회 선배도 응원하고 싶어지는 이유다.(사진: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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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비서’, 배려 깊어 더 뭉클한 박서준의 사랑법

“왕자님 같아.” 어린 시절 함께 유괴됐다 가까스로 도망쳐 나온 어린 미소는 그 오빠에게 그렇게 말하며 “결혼하자”고 말한다. 어린 아이의 소꿉장난 같은 생각에서 나온 이야기겠지만 그 끔찍한 상황 속에서 이 오빠가 했던 일련의 행동들을 보면 진짜 ‘왕자님’처럼 보일 법하다. 무서워하는 어린 미소를 달래주고, 결국 극단적인 선택을 해버린 유괴범을 보지 않게 하려 애쓰던 그 모습.

tvN 수목드라마 <김비서가 왜 그럴까>의 이영준(박서준)은 바로 그 오빠 ‘왕자님’이다. 우리가 흔히 표현하는 ‘백마 탄 왕자님’과 크게 달라 보이지 않는다. 재벌가의 부회장이고 그래서 뭐든 하고 싶은 일은 할 수 있는 인물이다. 김미소(박민영)가 비서직을 그만 두겠다고 하자 놀이공원을 통째로 빌려 즐거운 한 때를 만들어줄 수 있는 그런 왕자님. 

그런데 이 왕자님, 어딘가 다르다. 물론 “뭐가 필요해”하며 뭐든 척척 사주고 해주는 그 허세나 나르시시즘은 비슷하지만, 이영준의 사랑법은 그걸 과시하기만 하는 그런 건 아니다. 그가 그 어린 나이에도 끔찍한 상황 속에서 미소의 눈을 가려주는 모습에서 드러나듯, 그의 사랑에는 깊은 배려가 깔려 있다.

유괴된 경험이 주는 트라우마 때문에 꽤 큰 고통을 겪었던 영준은 그래서 어느 날 김미소를 다시 보게 되지만 자신의 정체를 숨긴다. 그것이 자칫 김미소로 하여금 잊고 지내던 과거 그 때의 아픈 기억을 떠올리게 할까 저어해서다. 대신 그는 가까이는 두되 한 발 떨어진 위치에서 미소를 바라보며 남모르게 챙겨주는 방식을 택한다.

외국어가 능숙하지 못해 직장 내에서 어려움을 겪자 영준은 직접 김미소에게 일본어에서부터 중국어까지 공부할 수 있게 과제를 내준다. 직장 상사로서의 명령처럼 내려진 과제지만 사실은 김미소를 위한 배려에서 나온 이영준의 행동이었다. 하지만 이영준의 그런 행동이 그저 배려의 차원이 아니었다는 걸 알게 된 건 김미소가 어느 날 그만두겠다고 말하면서 새삼 깨달은 자신의 마음 때문이었다. ‘난 절대 널 놓을 수 없다는 걸 그 때 깨달았어. 난 처음부터 너 아니면 안되는 사람이었으니까.’

과거의 기억이 되돌아오며 얻게 된 충격으로 쓰러졌다 깨어난 김미소에게 하루 더 쉬라고 하지만 그것이 ‘특혜’라며 거부하는 그에게 이영준은 부서 전체가 마사지 체험을 하라는 지시를 내렸다. 그리고 그것이 김미소 혼자 받는 것이 아니고 전체가 받는 것이니 특혜가 아니라고 했다. 이영준의 배려 넘치는 사랑의 방식이 잘 드러나는 대목이다.

사실 왕자님 이야기가 구시대적인 스토리가 되어버린 이유는 당연히 따라 나오는 신데렐라 서사 때문이다. 왕자님이기만 하면 신데렐라가 되게 해주는 그 능력으로 뭐든 저 하고 싶은 대로 하는 그런 일방통행적 사랑이 주는 불편함이다. 그런데 이 이영준이라는 왕자님은 어딘가 다르다. 일방통행적 사랑이 아니라 상대방에 대한 배려가 우선이 되는 그런 사랑. 

이런 점은 <김비서가 왜 그럴까>라는 작품이 흔한 신데렐라 스토리가 되지 않고, 보다 주체적이고 능동적인 여성 캐릭터와 배려 깊은 남자의 사랑이야기로 다가오는 이유다. 심지어 남녀 관계 사이에서도 권력구도가 읽히던 시절의 사랑이 아닌, 아픈 경험을 함께 했던 한 인간으로서의 배려가 묻어나는 그런 사랑이야기가 <김비서가 왜 그럴까>에서는 읽혀진다.(사진:tv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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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할배’, 어르신들의 즐거운 여행 어째서 감동일까

이순재는 ‘직진 순재’답게 늘 맨 앞에 서서 나아간다. 그리고 그 옆에는 이 어르신들의 여행에 가이드 역할을 해야 하는 이서진이 따른다. 그 뒤로 신구와 박근형, 김용건이 걷고 맨 뒤에 백일섭이 뒤따른다. 함께 하는 여행이지만, 이들이 걷는 속도는 다르다. 어르신들이라 저마다의 몸 상태가 다르기 때문이다. 

tvN 예능 <꽃보다 할배>는 숙소에서 지하철역까지 가는 500미터 남짓 되는 거리를 걸어가는 어르신들의 모습을 의미 깊게 담아낸다. 심지어 드론촬영으로 공중에서 내려다 본 풍경까지 더한다. 그렇게까지 담아내는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서로 다른 걷는 속도로 걷지만 그것 때문에 서로가 서로를 생각하는 마음들이 그 안에서 오가기 때문이다. 

리더격인 이순재는 맨 앞을 걸어가면서도 뒤 따르는 동생들(?)이 잘 따르고 있나 궁금하다. 이서진은 더더욱 조바심이 생긴다. 걷는 속도에 따라 일행이 나눠져서 통솔하기가 어려워질 수 있고, 무엇보다 맨 뒤에 오는 백일섭이 신경 쓰인다. 중간을 걷는 신구와 박근형은 앞서가는 이순재를 따라가면서도 뒤에 오는 백일섭을 돌아본다. 김용건은 그것이 자신의 역할이라는 걸 알고 있다는 듯이 멈춰서 백일섭과 함께 휴식을 취하기도 하고 같이 걷기도 한다. 서로의 걷는 속도는 달라도 그들은 서로를 마음으로 챙긴다.

베를린에서 동서독 통일의 현장을 둘러보는 일은 걷는 일이 대부분이다. 그래서일까. 브란덴부르크 문 앞에서 백일섭은 자전거 투어를 할 거라며 환하게 웃어 보인다. 그것이 진짜 즐거워서이기도 하겠지만 걷는 게 아무래도 부담이 된다는 걸 다른 일행들에게 굳이 드러내고 싶지 않은 마음이 엿보인다. 박물관 앞에서도 들어가지 않고 그 앞 카페에서 느긋하게 앉아 시간을 보낸다. 

어르신들은 자기 색깔이 분명하다. 베를린의 같은 곳을 가도 그 여행하는 방식이 너무나 다르다. 이순재가 박물관 구석구석을 다 다니며 ‘알쓸신잡’ 뺨치는 지적 호기심을 드러낸다면, 신구는 그 곳의 숨결을 읽어내려 한다. 박근형이 그 풍경들을 카메라에 담아내려 한다면 백일섭은 ‘자유로운 영혼’이다. 이를 이서진은 이렇게 표현했다. 이순재는 학구파, 신구는 감성파, 박근형은 낭만파, 백일섭은 ‘자유로운 영혼이고 김용건은 ’분위기 메이커‘라고 했다. 그리고 자신은 “선생님들 구경하시는 거 계획 짜는 사람”이라고.

이렇게 저마다 걷는 속도도 다르고 또 자기 색깔이 확실하지만 어르신들은 부딪치는 면이 전혀 없다. 오히려 자기 속도를 먼저 체크하고 타인의 여행 방식을 배려한다. 그래서 박물관에서 오래도록 시간을 보내는 이순재와 신구를 일찌감치 나온 김용건과 박근형이 들어가지도 않은 백일섭과 함께 농담을 하며 기다린다. 심지어 가이드 역할을 하는 이서진이 지하철에서 탑승구를 못 찾아 헤매고 내릴 역을 지나와 돌아가도 오히려 그런 일이 처음이라 “신난다”고 말하며 웃는다. 

다른 사람들이 버스를 기다릴 때, 신구가 화장실이 급하다고 하자 대뜸 같이 나선 김용건이 쉽게 찾아지지 않자 계속 농담을 하는 모습은 너무나 인상적이다. 그건 마음이 불편할 수도 있는 신구를 편하게 하기 위한 농담이다. 간신히 버스 시간에 맞춰 돌아오자 “내가 아는 사람이 있더라구”하며 그래서 싸게 했다고 농담을 던지는 김용건은, 피곤할 수 있는 여행에 청량제 같은 역할을 한다. 

다음 날 아침 백일섭이 중대발표라도 하듯 30분 일찍 자기가 먼저 출발하겠다고 하는 대목에서는 뭉클함 같은 것마저 느껴진다. 서로의 속도를 고집하는 것이 아니라 상대방의 속도를 존중하고 그러면서도 폐를 끼치지 않고 함께 하려는 마음이 느껴져서다. 그래서일까. 함께 웃으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꽃보다 할배>지만, 마음 한 구석에 남는 뭉클함의 정체가 바로 이것이다. 여행 중 자연스러운 일일 수 있지만, <꽃보다 할배>에서는 어르신들이 서로의 손을 잡아주는 모습 하나에서도 남다른 마음이 느껴진다.(사진:tvN)

Posted by 더키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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