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토벤 바이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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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드라마, 왜 용두사미가 주류일까옛글들/드라마 곱씹기 2008. 12. 10. 16:04
2008년도 드라마를 한 마디로 정의한다면, ‘용두사미’라 할 수 있을 것이다. 대부분의 드라마들이 기대한 만큼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시청률에서 성공하면 완성도에서 떨어졌고, 완성도에서 어느 정도 성공하면 시청률이 난항을 겪었다. 또 시청률도 괜찮고 완성도도 괜찮다 싶은 드라마는 초반의 모양새를 끝까지 유지하지 못하고 중반 이후부터 어그러지기 일쑤였다. 물론 최근 들어 시청률과 완성도가 반비례로 가는 경향이 있다고 해도 이처럼 극과 극으로 치닫는 것은 올해 드라마들의 한 특징이 될 것이다. 먼저 완성도에서 성공적이었지만 시청률이 그만큼 따라주지 못한 드라마로 최근 종영한 ‘베토벤 바이러스’와 ‘바람의 화원’을 들 수 있다. 그나마 ‘베토벤 바이러스’는 김명민 파워를 통해 어느 정도의 시청률을 거두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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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토벤 바이러스’, 그들이 바로 우리였네옛글들/드라마 곱씹기 2008. 11. 13. 01:56
서민들의 자화상 그려낸 ‘베토벤 바이러스’ ‘베토벤 바이러스’는 클래식이라는 우리네 드라마와는 어딘지 어울리지 않을 것만 같은 소재를 다룬 드라마였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혀 그런 느낌이 들지 않는 이유는 무얼까.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아무래도 그것은 그 속에서 타인의 얼굴이 아닌 우리의 얼굴을 발견할 수 있었기 때문이 아닐까. 어딘지 우리와는 다를 것만 같은 클래식이란 소재였지만 ‘베토벤 바이러스’는 바로 우리들의 이야기, 서민들의 자화상을 그 속에 담고 있었다. 정희연, 우리 시대 주부의 자화상 자기가 하고 싶은 것은 늘 뒷전이고 오로지 가족들이 우선인 삶을 살다가 뒤늦게 첼리스트로서의 꿈을 찾아낸 정희연(송옥숙)은 바로 우리네 주부들의 초상이다. 가족들 속에서는 늘 밥 차려라, 수험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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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마에가 껴안은 건 강건우뿐만이 아니다옛글들/드라마 곱씹기 2008. 11. 7. 08:29
'베바' 강마에, 문화현실과 맞서다 정치인이 바뀌면 문화도 다른 길을 걷게 된다는 건 우리나라 문화계의 비극이다. 문화적 소양이 절대적인 것은 아니지만, 어느 한 구획을 책임지게 될 정치인에게는 실로 중요한 문제다. ‘베토벤 바이러스’에서 강마에(김명민)는 문화적 소양이라고는 찾아보기 힘든 새로 취임한 시장을 불러 자신이 들려주는 음악의 느낌을 다섯 가지 말하라고 한다. 시장은 아름답다, 좋다는 식으로 그것을 단순히 표현한다. 강마에는 거기에 대해 수많은 표현들이 가능한 그 음악을 그런 식으로 표현하는 건 본인의 자유지만, 그걸 모든 시민들에게 강요하지는 말라고 말한다. 문화에 대해 모를 수는 있지만 그것을 자기 식으로 마음대로 재단하지는 말라는 말이다. 그 새 시장은 자신의 취임식을 빛나게 할 목적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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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마에가 살아야 ‘베바’가 산다옛글들/드라마 곱씹기 2008. 11. 5. 08:57
억지스런 멜로와 대결구도가 ‘베토벤 바이러스’를 망친다 ‘베토벤 바이러스’가 주목받게 된 것은 강마에(김명민)의 출연과 함께였다. 그가 수면제를 먹고 쓰러진 애완견 베토벤을 향해 “토벤아!”하고 외치는 순간, 드라마의 호감도는 급상승했고, 그가 늦깎이 아줌마 챌리스트 정희연(송옥숙)을 향해 거침없이 “똥.덩.어.리.”라고 얘기하는 그 순간 우리는 그 바이러스에 감염되었다. ‘베토벤 바이러스’는 사실상 강마에, 아니 김명민 바이러스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이 긴장감이 빠지기 시작했다. 그것은 정확히 강마에와 두루미(이지아)와의 멜로 라인이 구축되기 시작하면서부터다. 사실 이 삼각관계, 즉 강마에-두루미-강건우(장근석)의 멜로 구도는 애초부터 그 무리함을 우려하는 목소리들이 많았다. 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