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릴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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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현정의 알 수 없는 속내, 모성애일까 살인 본색일까옛글들/이주의 드라마 2025. 9. 12. 08:16
‘사마귀’, 표정 하나로 스릴러를 끌고 가는 고현정의 저력고현정이 돌아왔다. 그것도 살인자의 섬뜩한 얼굴로. SBS 금토드라마 가 그 작품이다. 물론 최근 들어 고현정이 맡은 역할들은 ‘평범’이나 ‘사랑스러움’과는 거리가 멀다. 반대로 그간 해왔던 이미지를 깨려 안간힘을 쓰는 게 느껴지는 역할들이다. 의 세상을 떠들썩하게 만든 살인사건으로 수감 된 죄수 김모미 역할을 연기했던 고현정을 떠올려 보라. 이번 의 정이신이라는 희대의 살인마 역할과의 연결고리가 느껴진다. 물론 정이신이라는 인물은 훨씬 더 복합적이다. 교미 후 수컷을 뜯어먹는 암컷 사마귀의 생태를 제목으로 삼은 것부터가 예사롭지 않다. 톱으로 목을 썰어 죽일 정도로 잔혹한 연쇄살인마지만 정이신은 그렇다고 아무나 죽이는 그런 인물처럼 보이진 않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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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연석의 냉온 연기가 만든 ‘지금 거신 전화는’의 몰입감옛글들/이주의 드라마 2025. 1. 6. 08:54
‘지금 거신 전화는’, 유연석이 보여준 로맨스릴러의 정석냉탕과 온탕을 오간다. 차가운 눈빛을 날릴 때면 모든 걸 얼려버릴 것 같은 서릿발이 느껴지지만, 그 눈빛이 한없이 풀어지면서 금방이라도 울 것 같은 물기를 머금을 때 따뜻하고 뜨거운 이 인물의 숨겨졌던 속내가 드러난다. 차가움이 강렬할수록 뜨거움도 강렬해지는 냉온을 오가는 연기. MBC 금토드라마 ‘지금 거신 전화는’에서 유연석이 보여주는 이 냉온 연기는 살벌한 스릴러와 달달한 로맨스의 양극단을 오가는 ‘로맨스릴러’를 탄생시켰다. 시작은 스릴러였다. 앵커 출신으로 대통령실 대변인의 자리에 오른 백사언(유연석)과 어린시절 자동차 사고의 충격으로 함묵증에 걸린 채 수어 통역사로 일하는 백사언의 아내 홍희주(채수빈). 이들이 쇼윈도 부부라는 사실은 어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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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민과 이정은의 고통을 유연석은 느끼지 못한다는 건옛글들/이주의 드라마 2023. 12. 2. 13:28
‘운수 오진 날’이 담은 타인의 고통에 대한 사회적 의미 “저, 고통을 못 느껴요.” 금혁수(유연석)는 사고로 편도체에 문제가 생겨 공포도 고통도 못느끼게 됐다고 한다. 그런데 금혁수(유연석)는 그걸 ‘신기한 능력’이라며, 운전을 하고 있는 택시기사 오택(이성민)에게 굳이 손바닥을 칼로 긋는 모습을 보여준다. 그 모습을 보며 오택은 깜짝 놀라 비명을 지른다. 마치 제 손을 긋는 것처럼 느껴지지만, 금혁수는 무표정하다. 고통을 느끼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 장면은 티빙 오리지널 드라마 이 이 살벌한 논스톱 스릴러를 통해 담고 있는 게 무엇인가를 정확히 드러낸다. 그건 ‘타인의 고통’에 대한 이야기다. 한 평범한 택시기사가 연쇄살인범을 손님으로 태우게 되면서 벌어지는 사건을 다룬 스릴러의 근간은 바로 금혁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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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썸바디', 김영광이라는 연기 괴물의 발견옛글들/동그란 세상 2022. 11. 28. 11:46
‘썸바디’, 이 괴물은 왜 살벌한데 쓸쓸할까 “무슨 소리일까요? 이 소리는 여기 직경 20미터 높이 50미터의 사일로 내부의 소리입니다. 여기 사일로 내부에 들어가면 아주 작은 숨소리조차 녹슨 철판에 난반사되어 한 번도 느껴보지 못한 본인의 숨소리까지 느껴보실 수 있습니다. 이 사일로 내부에 있는 녹슨 철판이 얼마나 오랜 시간 동안 버텨왔을까요? 50년입니다. 50년 동안 여러분들의 목소리, 숨소리를 기다리고 있던 겁니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에서 성윤오(김영광)는 나포시청 도시재생 사업 공모전에서 바닷가 옆에 세워진 오래된 사일로에 대해 그렇게 브리핑한다. 거대한 괴물처럼 서 있는 사일로. 바닷가 옆 흉물처럼 보이지만, 성윤오는 그 내부에 들어가 자신이 내는 숨소리, 목소리를 온 몸으로 듣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