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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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세상... 아버지의 실종, 어쩌다가?옛글들/네모난 세상 2009. 9. 1. 02:50
병풍이거나, 민폐거나 어쩌다 아버지들은? 드라마 세상이 바로 현실은 아니다. 하지만 적어도 현실을 어느 정도는 반영한다. 언제부턴가 드라마 속에 아버지들이 사라지기 시작한 것은 현실에서 자꾸만 좁아져가는 아버지라는 위상을 가늠하게 한다. 아버지는 집 담보까지 집어넣었지만 결국 망한 회사 앞에서 망연자실해 하고, 그 회사를 버리고 야반도주해버린 사장 앞에서 쓰러져버린다(SBS '천만번 사랑해). 이혼하고 다른 남자에게 간 어머니를, 수선집을 하는 아버지는 "자기가 해줄 수 있는 일이 없어서" 보냈다며 그래도 여전히 생각이 난다고 쓸쓸하게 말한다(SBS '스타일'). 이것은 전통적으로 남성 시청자들의 몫이었던 사극에서도 마찬가지다. '선덕여왕'에서 덕만(이요원)과 천명(박예진)의 아버지인 진평왕(조민기)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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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지매는 왜 여성의 얼굴을 하고 있을까옛글들/드라마 곱씹기 2009. 2. 11. 09:31
‘돌아온 일지매’, 그 모성 부재의 세계 ‘돌아온 일지매’에서 심마니의 딸로 살아가던 달이(윤진서)는 우연히 만나게 된 일지매(정일우)에게 대뜸 이렇게 말한다. “자식. 너 예쁘게 생겼다. 계집애 같애... 일지매. 무슨 이름이 계집애 같애... 눈썹이랑 코, 입 모두 여자 애 같애.” 그녀의 아찔한 도발에 일지매는 진짜 계집애(?)처럼 답한다. “놔라. 부끄럽다. 멋쩍다.” 그런데 다음 시퀀스로 일지매는 아예 달이의 옷을 입고는 마을로 내려가 닭을 훔치는 장면이 나온다. 이 여장한 일지매는 어찌 보면 이 사극에서 생뚱맞아 보인다. 왜 굳이 여장까지 해 보일까. 재미있어서? 일지매가 본래 꽃미남의 원조라서? 고우영 원작의 ‘일지매’를 보면 그 얼굴은 고우영 화백이 즐겨 그리던 여성 캐릭터의 얼굴이라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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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낭소리’에 쏟아지는 폭발적인 찬사, 왜?옛글들/영화로 세상보기 2009. 1. 31. 07:20
노동 실종의 시대, 노동의 가치를 말하다 개봉 15일만에 5만 명의 관객을 넘어선 ‘워낭소리’. 독립다큐영화로서 단 7개관 개봉으로 시작한 이 영화가 32개관으로 극장을 늘려가며 관객들의 폭발적인 찬사를 받을 것이라고는 그 누구도 상상하지 못했을 것이다. 항간에는 2007년 10개관 개봉에서 시작해 점점 개봉관을 늘려가며 22만 명의 관객을 끌어 모은 ‘원스’ 성공과 비교하며, 그 흥행속도가 오히려 ‘원스’보다 빠르다는 장밋빛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그러나 극영화가 아닌 다큐영화로서 ‘워낭소리’가 거두고 있는 이 놀라운 성적은 ‘원스’의 기염을 넘어서는 면이 있다. 도대체 무엇이 이 영화에 이다지도 폭발적인 반응을 만드는 것일까. 사라져 버린 부리는 소, 달라진 소의 실존 ‘워낭소리’에서 최원균 할아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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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대의 드라마... “아버지는 죽었다”옛글들/드라마 곱씹기 2008. 9. 29. 10:32
드라마, 아버지 부재의 시대를 말하다 아버지는 죽었다. 니체가 ‘신은 죽었다’고 말한 것처럼. ‘엄마가 뿔났다’에서 엄마가 뿔을 내는 동안, 아버지 나일석(백일섭)은 늘 그 엄마 주변을 빙빙 돌며 눈치를 보거나 혼자 씩 웃고 있거나 가족 대소사에서 한 걸음 뒤편에 서 있었다. 그러면서 엄마가 내는 뿔을 거의 다 받아주었다. 심지어 ‘1년 간의 휴가’를 달라고 했을 때, 아버지는 자신이 나서서 엄마가 살 전셋집을 구하러 다닐 정도였다. ‘엄뿔’이 보여준 아버지의 존재감 이 가족드라마에서, 그것도 가족의 변화형태를 가장 잘 포착한다는 주말 저녁 드라마가 보여주는 아버지의 모습은 과거의 권위를 잃어버린 지 오래다. 주말 드라마의 주 시청층이 중장년 여성이란 점이 영향을 끼친 결과이겠지만, ‘엄마가 뿔났다’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