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면가왕>에 대한 고마움과 씁쓸함

 

MBC <복면가왕>은 스스로를 미스테리 음악쇼라고 부른다. 복면 뒤에 누가 있는가를 추리한다는 의미에서 미스테리라는 말을 붙였고 복면 쓴 그들이 한바탕 즐거운 쇼를 보여준다는 면에서 음악쇼라 붙였을 것이다. 그런데 이 프로그램을 계속 보다보면 도대체 이렇게 많은 실력자들이 왜 복면이 씌워진 채 대중들에게는 잘 보여지지 않았던가 하는 의구심을 갖게 된다. 필자에게 <복면가왕>이 주는 미스테리는 바로 그런 의미다. 무엇이 이들을 가리고 있었던 것일까.

 

'복면가왕(사진출처:MBC)'

일반적으로 쉽게 편견이라고 지칭해서 말하지만 거기에는 그간 우리네 음악 산업이 갖고 있는 불균형과 불평등이 그 밑바탕에 깔려 있다. 또한 거기에는 음악 산업 종사자들이 늘 해왔던 안전한 선택들 역시 존재한다. 그러다 보니 오히려 스스로가 스스로의 잠재력을 가려왔던 것 또한 보인다.

 

기획사들도 많이 달라졌다고는 하지만 그들은 여전히 아이돌 그룹에 집착한다. 물론 그만한 파괴력을 가진 유닛 형태를 발견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일 것이다. 연습생 과정을 거치는 기획사 시스템 때문에 20대를 넘어선 가수 지망생들은 아예 설 기회조차 사라지는 환경이 만들어지기도 했다. <슈퍼스타K> 같은 오디션 프로그램들이 이들 소외된 20대들을 끌어 모아 힘을 발휘했던 건 우연이 아니었다.

 

아이돌 그룹에 들어간다고 해도 그 안에서 자신의 기량을 100% 발휘할 수 있는 아이돌은 드물다. 최근 <복면가왕>의 무대가 주로 아이돌의 재발견으로 이어진 것은 아이돌 그룹에 합류한다고 해도 여전히 그 틀 안에서 소외되는 아이돌들이 있다는 걸 잘 보여준다. 유닛 속에서는 자신의 역할이 규정되기 마련이다. 그 역할을 벗어나면 다른 멤버의 영역이 침해된다. 아이돌이란 틀은 파괴력이 있지만 동시에 어떤 한계를 가질 수밖에 없다.

 

음악 프로그램들은 한 때 순위를 내세우지 않는 등의 변화를 보여줬지만 최근 들어 다시 순위가 부활하고 있다. 그 순위에 들어간 음악들은 과거로 회귀하고 있다. 아이돌 일색으로 바뀌고 있는 것. 최근 벌어진 한 음악 프로그램에서 빅뱅과 엑소의 1위를 둔 대결이 팬과 팬 사이의 심각한 갈등으로까지 이어진 건 순위 프로그램이 가진 한계를 드러낸다. 무엇보다 이렇게 트렌디한 음악 프로그램에서 아이돌의 음악만 반복해서 들려주는 건 심각한 왜곡이 아닐 수 없다.

 

아이돌의 음악이 잘못됐다는 것이 아니다. 다만 더 많은 음색과 가창력 그리고 개성과 끼의 소유자들이 배출될 수 있는 무대가 점점 사라지고 있다는 얘기다. <복면가왕>이 주목을 넘어 열광적인 반응까지 얻어내고 있는 건 다름 아닌 이 다양한 가수들의 무대를 이 음악쇼가 가능하게 해주고 있기 때문이다. 거기에는 이제 한 물 갔다고 여겨진 십여 년이 넘게 활동을 안 하던 가수가 올라오기도 하고, 여전히 전설이지만 설 무대가 없어 방송에는 거의 나오지 않았던 권인하나 고유진 같은 가수가 등장하기도 하며, 때로는 가수 뺨치는 아마추어들의 기량에 놀라기도 한다.

 

<복면가왕>이 이를 가능하게 한 것은 다름 아닌 복면을 씌웠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것은 기이한 장면이 아닐 수 없다. <복면가왕>은 노래와 이미지가 엇박자를 이루는 프로그램이다. 노래는 기가 막힌데 그들이 쓴 복면은 우스꽝스럽기 이를 데 없고 간간히 진행되는 인터뷰에서도 변조된 목소리는 경박하게까지 느껴진다. 결국 복면은 가수가 가진 아우라의 이미지를 상당부분 깨는 역할을 해준다. 결국 가수들은 이미지를 포기함으로써 무대에 서서 제 기량을 발휘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복면가왕>은 편견을 지운 무대를 강조한다. 하지만 그 편견은 가수들이나 시청자들이 만든 것이 아니다. 오히려 몇몇 기획사 중심으로 굴러가는 권력적인 가요계의 흐름과 이들에게만 집중하는 음악 프로그램들의 반복적인 노출에 의해 만들어진 것이 더 많다. 심지어는 <복면가왕>조차 아이돌의 재발견의 장이 되고 있지 않은가. 그런 점에서 <복면가왕>은 너무나 고마운 프로그램이지만, 동시에 만만찮은 가요계 기득권층의 힘을 보여주는 씁쓸함이 있다. 이제 전설들도 복면을 쓰고 나와야 무대에 설 수 있다.

 

<프로듀사> 아이유, 아이돌의 화려함과 쓸쓸함 사이

 

KBS <프로듀사>에서 아이돌 신디(아이유)<뮤직뱅크> 탁예진 PD마저 무릎을 꿇리는 인물이었다. 어린 나이지만 결코 만만치 않은 이 인물은 그래서 조금은 안하무인격의 모습으로 비춰지기도 했다. 하지만 웬걸? 드라마가 진행되면서 차츰 이 신디의 도도함과 꼿꼿함은 어쩌면 상처받지 않으려는 과도한 자기 방어 본능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프로듀사(사진출처:KBS)'

어린 나이에 아이돌이 되어 소속사의 스케줄에 맞춰 살아가는 삶. 하기 싫은 일도 해야 하고 웃을 수 없는 상황에서도 늘 웃어야 되는 일상. 늘 따라다니는 안티들. 무엇보다 아직도 어린 나이지만 더 어린 후배들이 치고 올라오면 느껴질 수밖에 없는 박탈감. 모든 걸 감수하기 힘겨운 나이에 이런 부침을 겪는다는 건 실로 혹독한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런 신디의 마음을 살짝 연 것이 그래서 어리바리하게까지 보이는 신입PD의 작은 우산이었다는 건 그녀가 얼마나 이 작은 진심에 목말라했던가를 느끼게 해준다. 몸매 망가질까봐 밥도 제대로 챙겨먹지 못하는 그녀에게 라준모 PD(차태현)가 챙겨준 밥이나, 무작정 소속사로부터 도주해 잠수를 탔을 때 그녀를 포근하게 맞아준 라준모와 탁예진(공효진) 그리고 백승찬(김수현)과의 지극히 일상적인 며칠은 꿈만 같았을 것이다.

 

상처받지 않기 위해 꽁꽁 닫아두었던 그 마음을 조금 열고 백승찬에게 다가가는 신디에게서는 그래서 절실함이 묻어난다. 심지어 자신을 키워준 엄마라고 부르는 소속사 사장이 또 다른 아이돌을 데려와 자신을 밀어내려 하는 현실. 그 속에서 그녀가 기댈 곳이라고는 그렇게 잠시나마 마음을 열어준 따뜻한 사람들뿐이기 때문이다.

 

물론 디테일한 사정이나 상황은 다르겠지만 아이유 역시 어린 나이로는 감당하기 힘든 많은 일들을 겪었을 것으로 보인다. 그것은 그녀의 노래를 들어보면 단박에 알 수 있다. 목소리에는 그 사람의 삶과 정조가 담기기 마련이다. 그녀의 목소리는 때론 그 나이 또래의 귀여움을 드러냈다가 때론 쓸쓸함이 묻어날 정도로 처연해지고 때론 가녀릴 정도로 예민한 감성이 느껴지기도 한다.

 

가장 세련된 스타일을 추구할 것 같은 나이와 외모지만 어찌 된 일인지 아이유는 중년들의 감성과도 잘 어울릴 정도로 아날로그적인 면을 보여주기도 한다. 그녀가 길게는 몇 십 년의 나이 차를 훌쩍 뛰어넘는 콜라보레이션을 보여줄 수 있는 건 그래서다. 그런데 그렇게 조숙해진다는 건 그녀가 얼마나 나이에 걸맞지 않은 현실 경험들이 해왔다는 얘기일까. 신디라는 캐릭터와 아이유가 그렇게 오버랩되는 지점에서는 마음 한 구석이 저릿해진다.

 

<프로듀사>는 예능국 PD들의 이야기를 다루는 드라마지만 신디라는 아이돌의 이야기 역시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 이렇게 된 것은 최근 예능 프로그램들이 아이돌들 같은 인물들마저 일상적이고 진솔한 면들을 보여주려 애쓰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보면 <프로듀사> 역시 신디라는 인물의 진심을 들여다보는 것으로, 이러한 최근 예능의 경향을 잘 드러내 보여주고 있다고 여겨진다.

 

무엇보다 첫 회에 등장했던 신디의 모습이 그 주변 인물들과의 좀 더 친밀한 만남을 통해 더 가깝게 느껴지고 그 소회까지를 이해할 수 있게 해주고 있다는 건 의미 있는 일이다. 신디라는 인물을 통해 우리가 저 무대 위에서 노래하고 춤추는 아이돌들의 숨겨진 쓸쓸한 이면을 볼 수 있다는 것. 그래서 자꾸만 그녀에게 마음이 가게 된다는 것. 그리고 아이유라는 소녀를 다시 보게 된다는 건.

 

<복면가왕>, 복면을 쓰니 이들이 자유로워진 까닭

 

노래 부르는 데 굳이 괴상한 복면까지 써야 할까. MBC <복면가왕>에 대해 이런 생각을 했다면 그것 역시 하나의 편견이라는 걸 확인했을 것이다. 복면은 제작진의 특이한 취향을 위한 것도 아니고 그저 오락을 위한 장치만도 아니다. 그것은 그가 누군가 하는 그 정체가 주는 선입견과 편견을 차단해주는 놀라운 마법 장치다. 복면을 쓰고 노래를 부르니 그들은 더욱 자유로워졌다.

 

'복면가왕(사진출처:MBC)'

처음에는 누굴까 고민하다가 나중엔 (노래 때문에) 그냥 그걸 잊어먹었어요.” 패널로 자리한 신봉선의 이 말은 <복면가왕>이 어떻게 노래에 집중시키는 지 그 작동방식을 잘 말해준다. <복면가왕>은 먼저 그 복면 안의 인물이 누굴까 하는 궁금증을 증폭시켜 목소리에 집중시킨다. 그 목소리의 주인공에 대한 궁금증은 그러나 차츰 목소리와 노래 자체에 빠져들면서 잊혀져간다. 복면 하나 썼을 뿐인데 노래에 대한 집중력이 높아진 건 그래서다.

 

복면이 그저 하나의 오락적인 장치가 아니라는 걸 말해주는 건 이 복면을 쓰고 나온 이들의 정체가 밝혀질 때다. 아이비, 권인하, 산들. 이미 톱 가수들인 이들은 왜 복면을 쓰고 노래를 부르기를 자청했던 걸까. 이것은 그들에게 덧씌워진 어떤 편견을 벗어나 오로지 노래로서 다시 자신을 세우려는 의도다.

 

아이비는 스스로도 밝혔듯이 발라드 가수로 준비하다 박진영을 만나 댄스가수로 데뷔를 하게 되었다고 한다. 화려한 퍼포먼스 속에 상대적으로 아이비가 가진 감성 짙은 가창력이 드러나지 않을 수밖에 없었다. 그러니 복면을 쓰고 나온 아이비가 이런 자신에게 덧씌워진 댄스가수라는 편견을 벗어나 얼마나 자유롭게 노래를 불렀을지 생각해보라. 그것은 또한 대중들이 갖고 있던 아이비에 대한 편견이 깨지는 순간이기도 했다.

 

권인하는 이미 한 시대를 풍미했던 가수로 대중들에게 남아있다. ‘비오는 날의 수채화’ 1집 타이틀곡인 오래전에같은 곡은 그가 아니면 그 맛을 낼 수 없는 곡이었다. 그런 권인하가 왜 복면을 쓰고 무대에 섰을까. 그건 아마도 지나간 전설이 아니라 현재진행형의 가수로서 자신을 세우고 싶었기 때문일 것이다. 권인하는 <복면가왕>을 통해 그 호소력 짙은 목소리가 지금도 대중들의 마음을 뭉클하게 해줄 수 있다는 걸 태연의 만약에를 부름으로써 증명해냈다.

 

B1A4의 보컬 산들은 아이돌이라는 편견을 깨주었다. 아이돌이라고 하면 막연히 노래는 뒷전이고 대신 그룹의 퍼포먼스가 우선일 것이라고 여기기 마련이다. 그래서인지 산들은 자신을 숨기기 위해 사투리도 조심하고 조금 나이 들어 보이는 제스처까지 일부러 준비를 해왔다. 그렇게 자신이 아이돌이라는 걸 애써 숨겼던 건 결국 노래로서만 대중들에게 다가가고픈 마음 때문이었을 게다. 복면이 벗겨지고 모두가 깜짝 놀라는 그 순간, 아이돌에 대한 막연한 편견 또한 깨져버렸다.

 

이 정도면 충분히 <복면가왕>은 가수들에게 그 괴상한 복면을 굳이 씌우는 이유에 대한 설명을 한 셈이다. 아이비도 권인하도 산들도 복면 하나를 쓰고 자신에게 덧씌워진 편견의 굴레를 벗어났다. 흥미로운 건 이들이 모두 우승자가 아니라는 점이다. 우승자는 자신이 질 때까지는 정체를 밝힐 수 없다는 것. 이것은 향후 진행될 프로그램에 남기는 기대감이면서도 탈락자라고 해도 이 무대가 그들에게 충분한 보상(가수로서의 존재증명)을 해준다는 걸 말해준다.

 

<복면가왕>은 기묘한 오디션이다. 우승자를 가리는 팽팽한 대결이 있지만 동시에 그 대결의 과도한 긴장감을 이완시키는 오락적인 장치로서 복면이 존재한다. 또한 그 복면은 가수들이 온전히 목소리로 자신을 드러낼 수 있다는 점에서 오락적 기능 그 이상의 효과를 발휘해낸다. 어떻게 이런 긴장과 이완, 재미와 의미 사이에 균형을 잡아내는 오디션을 기획할 수 있었을까. 보면 볼수록 흥미진진해지는 지점이 아닐 수 없다.

 

<슈스케>부터 <K>까지, 인디 기웃대는 오디션

 

<슈퍼스타K6>의 파이널 무대에 곽진언과 김필이 올랐다는 건 흥미로운 일이다. 이 두 사람의 공통점이 있기 때문이다. 이들은 직접 곡을 만들고 가사를 쓰는 싱어 송 라이터들이다. 각각 인디 신으로 활동해오며 자신만의 독특한 음악 세계를 구축해왔다는 것도 두 사람의 공통점이다.

 

'슈퍼스타K6와 K팝스타4(사진출처:Mnet, SBS)'

물론 이런 싱어 송 라이터로 활동하는 가수들은 이미 인디 신에는 넘치고 넘쳤다. 하지만 그것보다 중요한 것은 이들이 오디션 프로그램이라는 틈새를 타고 방송가로 넘어오고 있다는 것이고, 또 이들에 대해 대중들이 열렬한 환호를 보내고 있다는 점이다.

 

대중들은 이미 각종 음원차트를 열면 그게 그거인 듯 반복되는 기성 가요계의 곡들에 식상해져 있다. 아이돌 아니면, OST가 대부분이고, 그 작곡자들이나 프로듀서를 염두에 둔다면 거의 몇몇의 인물이 가요계 전체를 독식하고 있다는 느낌마저 준다. 그러다 보니 가수는 달라도 노래는 다 비슷해지는 붕어빵 차트인 것이 우리네 현실이다.

 

이런 점에서 오히려 앞서가는 건 가요계 종사자들이 아니라 대중들이다. 대중들은 새로운 음악을 찾는다. 인디 신이 소박하게나마 명맥을 유지하는 이유는 방송가나 가요계가 외면하고 있어도 대중들이 이를 지켜내고 있기 때문이다. 그들은 홍대 앞에서 노래 부르는 그들을 찾아 발품을 팔고, 유튜브를 뒤져 자신들이 좋아하는 인디 신의 음악을 SNS를 통해 알린다. 자발적인 흐름들이다.

 

그나마 가요계 흐름에서 가장 민감하게 트렌드를 반영하는 게 오디션 프로그램이기 때문일 것이다. 최근 들어 인디 신에서 활동하던 이들이 오디션 프로그램에 나와 열광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 곽진언이 <슈퍼스타K6>에서 우승을 했다는 사실은 지금까지 흘러온 오디션 프로그램의 흐름이나 가요계의 흐름을 염두에 두고 보면 놀라운 사건이 아닐 수 없다.

 

저음으로 그저 자신의 목소리에 감정을 담아 조근 조근 가사를 통해 마음을 전하는 그 담담함이 대중들의 가슴을 울렸다. 그건 기성 가요계에서는 좀체 발견하기 힘든 어떤 것이었다. 하지만 이미 대중들은 알고 있었다. 자신들이 그런 음악을 절실하게 기다리고 있었다는 것을.

 

새롭게 시작한 <K팝스타4> 첫 방송의 단연 화제는 인디 뮤지션인 이진아가 부른 시간아 천천히라는 곡에 쏟아진 열화와 같은 반응이다. 심사위원들이 보인 경악과 당황과 놀람이 섞인 조금은 과장된 심사평은 차치하고라도 대중들은 그녀의 키보드가 울려 퍼지는 순간 그것이 자신들이 듣기를 원하던 그 노래라는 걸 알아차렸다.

 

하지만 이미 인디 신에 이미 익숙한 대중들이라면 이진아의 시간아 천천히가 그리 낯선 곡만은 아니었을 것이다. 그러니 그런 대중들에게 그 곡에 대해 전 세계적으로 들어보지 못한 음악이라고 평하는 심사위원의 이야기가 한편으로는 우습고 한편으로는 허탈하게 다가왔을 수 있다. 그들은 이미 오래 전부터 인디 신에서 활동해왔다. 다만 방송과 가요계가 주목하지 않았을 뿐이다.

 

곽진언도 이진아도 인터넷에 이름 석 자를 치면 이제 그들이 과거 활동했던 모습들과 당시 불렀던 곡들을 누구나 찾을 수 있다. 그 노래들을 들어보면 이들은 오디션에 오르기 전부터 이미 완성된싱어 송 라이터들이었다는 점을 알 수 있다. 그들은 그 때나 오디션 무대에서나 똑같은 음악의 스타일을 보여주었다.

 

오디션 프로그램이 가수들을 세워놓고 가창력이 어떠니 하며 가르치던 시대는 이미 지나갔다. 이제 저음으로 부르는 곽진언이 우승을 하고 독특한 감성을 가진 이진아가 주목받는 시대다. 노래는 취향이 되었고 순위가 아닌 다양성으로 받아들여지게 되었다. <슈퍼스타K6><K팝스타4>도 인디 신을 기웃거리는 건 당연한 결과다. 지금껏 가요계와 방송이 무시했던 그들이지만, 그들만은 자신만의 색깔을 지키며 묵묵히 음악을 해왔기 때문이다. 이들의 오디션 출연은 그래서 기성 가요계에 이런 질문을 새삼 던지고 있다. 좋은 음악이란 과연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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