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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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딸 서영이', 강우재는 왜 소통하지 않을까옛글들/드라마 곱씹기 2012. 12. 26. 09:20
가 보여주는 우리 사회 소통의 문제 가 가진 가장 큰 미덕은 악역이 없다는 것이다. 이 드라마는 흔하디흔한 막장드라마의 악마 같은 캐릭터들이 존재하지 않는다. 물론 그런 캐릭터가 될 뻔한 인물들은 있다. 서영이(이보영)의 아버지인 이삼재(천호진)는 집안에 민폐만 끼치며 서영이의 앞길까지 막았던 인물이다. 물론 그런 이삼재는 달라진다. 서영이가 자신까지 부정하고 결혼을 한 것을 그는 진심으로 이해한다. 멀리서 딸의 행복만을 바라는 진짜 아버지의 마음이 되는 것. 서영이도 초반 악역 캐릭터가 될 뻔한 인물이다. 아버지의 존재를 부정한다는 것은 어찌 됐든 패륜에 해당하는 일이니까. 자신의 행복을 위해 가족을 부정했다는 행위는 이기적인 것이라 여겨지기도 한다. 하지만 그렇게 결혼한 서영이 사실 행복하기만 한 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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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광렬, 결국 중심에 서는 그의 저력옛글들/드라마 곱씹기 2012. 3. 22. 09:10
'빛그림'의 실질적인 힘, 전광렬 전광렬은 특별한 배우다. 물론 이제 그는 드라마의 주인공 역할에서는 많이 비껴나 있는 게 사실이다. 하지만 드라마가 막상 진행되고 나면 상황이 바뀌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주인공들보다 훨씬 강한 존재감으로 서는 전광렬을 발견하는 건 어렵지 않은 일이 되었다. 심지어 어떤 경우에는 드라마가 갑자기 전광렬을 중심으로 흘러가는 경우도 적지 않다. 그만큼 강한 극성을 끌어내야 시청자들의 눈길을 잡을 수 있는 드라마에서, 전광렬의 역할 그 이상의 저력은 때로는 죽어가는 드라마의 불씨를 되살리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 '주몽'에서 극의 긴장감을 만들어낸 건 주몽 당사자라기보다는 전광렬이 연기한 금와라는 애증의 화신이었다. 해모수와 우정을 나누지만 그를 배신하고 그의 아이 주몽을 잉태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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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한지', 김서형 없으면 어쩔 뻔 했어옛글들/명랑TV 2012. 3. 1. 08:13
'초한지'의 힘, 김서형에게서 나온다 우리에게 김서형은 '아내의 유혹'의 신애리로 기억된다. 물론 '자이언트'에서 깊은 모성애와 카리스마를 동시에 보여주었던 유경옥 여사 역할을 했지만, 눈에 핏발을 세워가며 "민소희-"를 외치던 그 강렬한 모습을 떨쳐버릴 순 없었다. '샐러리맨 초한지'에서 진시황(이덕화)회장의 비서 모가비 역할로 돌아온 김서형은 그러나 초반에 그다지 뚜렷한 존재감을 드러내지 않았다. 하지만 차츰 악녀 본색을 드러내더니 지금은 어느덧 이 드라마의 중심부에 서있다. 현재 모가비라는 캐릭터가 하고 있는 역할을 찬찬히 살펴보면 거의 모든 사건의 동력이 여기서부터 나오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진시황 회장의 인슐린을 바꿔치기 해서 죽음에 이르게 만들고 유서를 조작해 천하그룹의 모든 걸 손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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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대 우리는 왜 악역에 더 매료될까옛글들/드라마 곱씹기 2011. 4. 12. 18:08
좌절된 욕망을 투사할 악역이 필요해 '짝패'의 막순(윤유선)은 자신을 겁탈해 아이까지 갖게 한 양반집 주인을 찾아가 그 임종을 함께 해준다. 물론 선한 의도는 없다. 유산 때문이다. 죽음에 임박한 사내를 종용해 막순은 5만 냥의 유산을 받아낸다. 이 과정에서 그 죽은 사내의 아들로 둔갑한 착한 천둥(천정명)은 막순의 쇼를 괴로워한다. 유산으로 벼락부자가 된 막순은 자신만을 바라보며 살아온 순박한 쇠돌(정인기)에게 한 몫을 떼어주려 하지만 그는 "그런 것 필요없다"며 "너만 바라볼 수 있게 해달라"고 말한다. 서민들의 질박한 삶에 천착하는 '짝패'의 인물들은 대부분 선하다. 하지만 이 사극에서 막순만은 예외적인 존재다. 그녀는 적극적인 욕망을 드러내는 인물로 자신의 아들을 양반으로 둔갑시키고, 그것도 모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