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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수업’, 넷플릭스라서 허용되는 용감한 드라마라는 건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인간수업>은 한 마디로 파격적인 드라마다. 고등학생들이 주인공이지만 19금이라는 사실 자체가 그렇다. 그것은 고등학생들이 등장하지만 <인간수업>이 그 흔한 청춘물과는 거리가 멀다는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그도 그럴 것이 이 드라마는 청소년 성매매 어플을 통해 돈을 버는 오지수(김동희)와 실제 성매매를 하는 여고생 서민희(정다빈) 그리고 오지수의 이 비밀을 알게 되면서 그 범죄의 세계 속으로 깊숙이 함께 들어가는 배규리(박주현) 같은 고등학생들이 주인공이다.

 

고등학생들이지만 우리가 드라마를 통해서 봐왔던 그런 모습은 발견하기 어렵다. 이들이 처한 현실은 한마디로 살풍경하다. 시종일관 욕과 담배를 입에 달고 살고, 학교에서는 평범해 보이지만 방과 후가 되면 저마다 돈을 벌기 위한 살벌한 세상 속으로 들어간다.

 

어눌하면서도 돈다발에 대한 욕망에 휘둘리며 폭주하기도 하는 오지수라는 인물은 복합적인 감정을 불러일으킨다. 이토록 순한 양처럼 보이는 아이가 그토록 험한 세상과 매개된 건 스마트폰 어플 같은 한 단계의 차폐막이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그는 마치 게임이라도 하듯 어플을 통해 저쪽 성매매와 범죄의 세상에 개입하지만, 본인이 그 안에 들어가 있다는 사실을 잘 알지 못한다.

 

결국 이 평범한 고등학생의 일상과 저 범죄의 세계 사이를 매개하며 차단해줬던 스마트폰의 가면이 벗겨지면서 오지수는 돌이킬 수 없는 위험 속에 빠져버린다. 그런데 도대체 왜 이 고등학생들은 이 같은 범죄의 세계 속에 저도 모르게 빠져들게 된 걸까.

 

그것은 ‘어른의 부재’ 때문이다. 오지수는 부모가 부재하다는 걸 숨긴 채 학교생활을 하면서, 스스로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 이 성매매 어플을 운용한다. 이런 사정은 꽤 잘 나가는 엔터테인먼트 대표인 부모를 두고 있는 배규리도 마찬가지다.

 

배규리의 부모는 자신의 회사에서 연습생들을 마치 상품 다루듯 하는 것처럼, 자식도 그렇게 다룬다. 그런 삶에서 배규리는 숨 쉬는 게 토가 나올 것 같다고 말한다. 그저 아무 것도 하지 않고 숨이 쉬어지는 그런 삶이 그에게는 무의미하고 심지어 구토가 난다는 것. 이것은 부유한 가정에서 살아가는 배규리가 그와는 너무나 다른 거친 세계 속에 발을 담고 있는 오지수와 ‘동업자(?)’가 되는 이유다.

 

이 드라마에서 어른들은 아이들까지 착취해 가는 그런 인간들이다. 그래서 오지수와 서민희, 배규리 같은 아이들의 치열해지는 삶은 마치 그 어른들과의 사투를 벌이는 것처럼 보인다. 그나마 이 드라마에 유일한 어른의 모습을 하고 있는 건 왕철(최민수)이라는 인물이다. 만만찮은 과거를 숨기고 있는 이 인물은 폭력이 난무하는 그 범죄의 세계 속에서 그나마 이 아이들을 드러내지 않고 신경 쓰는 어른이다.

 

아마도 <인간수업>은 최근 벌어진 충격적인 n번방 사건을 떠올릴 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n번방 사건이 온 세상에 드러났을 때 아이들보다 더 충격을 느낀 건 어른들이었다. 공공연하지는 않지만 어느새 아이들이 그런 세상에 들어가 있을 때, 어른들은 자신의 아이들이 결코 그런 세상에 있지 않을 거라 애써 부인했기 때문이다. 그 부인은 결국 부재를 낳고 그 부재는 n번방 같은 충격적인 사건으로 이어진다. <인간수업>은 그래서 마치 우리가 부인했지만 이미 벌어지고 있는 그런 세계를 불편해도 있는 그대로 꺼내놓은 것처럼 보인다.

 

국내 드라마에서는 결코 보지 못했던(어쩌면 볼 수 없었던) 이 파격적인 이야기가 거침없이 전개되었다는 건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만일 지금의 지상파나 케이블, 종편에서 이 드라마가 제작되었다면 아마도 그 결과는 지금 같은 파격과는 거리가 먼 두루뭉술한 이야기가 되지 않았을까.

 

<인간수업>은 그런 면에서 우리네 드라마도 이런 이야기를 이렇게 용감하게 꺼내놓을 수 있다는 걸 보여준 작품이다. 첫 작품이라고는 믿을 수 없는 진한새 작가의 거침없는 필력과 김진민 감독의 섬세하면서도 스타일리시한 연출 그리고 무엇보다 놀라울 정도로 몰입감을 만들어준 젊은 배우들의 연기를 칭찬하지 않을 수 없다.

 

<이태원 클라쓰>에서의 연기를 잊게 만드는 김동희, <반의반>은 그가 가진 연기의 반의반도 보여주지 않았다는 걸 증명해낸 박주현, 어린 나이부터 연기를 해왔고 드디어 열매를 맺은 듯 보이는 정다빈 그리고 이 모두를 끌어안는 블랙홀 같은 강력한 마력의 연기를 보여준 명불허전 최민수까지. <인간수업>은 이들에게는 그 연기를 확장해준 일종의 ‘연기수업’이기도 했다.(사진:넷플릭스)

Posted by 더키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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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사부2’, 한석규 같은 사부와 성장하는 안효섭과 이성경

 

보통 금요일을 우리는 ‘불금’이라 부르지만 SBS 월화드라마 <낭만닥터 김사부2>에서 돌담병원의 금요일은 ‘살아있는 금요일의 밤’이라 불릴 정도로 아비규환이 되는 요일이다. 유독 사고들이 많아 갖가지 환자들이 쏟아져 들어오는 것. 눈치 챘다시피 ‘살아있는 금요일의 밤’이라는 부제는 조지 로메로 감독의 영화 <살아있는 시체들의 밤>에서 따온 것이다. 그만큼 죽었다 복창해야 하는 정신없는 상황이 벌어진다는 뜻이다.

 

고라니가 갑자기 나타나 생긴 버스 사고 때문에 외국인 공연단 사람들이 큰 부상을 입고 들어오고 아버지가 아이들에게 약을 먹인 후 스스로 뛰어내려 동반자살을 하려던 가족이 응급실로 실려 들어온다. 또 일반 감기약을 과다복용해 의식이 없는 아이까지 응급실에 실려 오면서 의사와 간호사들은 정신없는 상황이 된다.

 

그런데 이 상황을 케어해야 하는 서우진(안효섭)은 동반자살 가족 때문에 과거 자신에게도 벌어졌던 가족동반 자살시도의 트라우마를 떠올리며 굳어버린다. 김사부(한석규)는 자살시도를 한 아빠를 살피하고 했지만 서우진은 왜 죽으려 한 사람을 굳이 살려야 하냐고 거부한다. 트라우마 때문에 서우진은 그 ‘살아있는 금요일의 밤’에 응급실을 떠나버린다.

 

급하게 두 환자의 수술을 해야 하는 상황이지만 마취과 의사도 부족하고 수술과 서포트를 해줘야 할 서우진과 차은재도 아직 도착하지 않자 김사부는 고민에 빠진다. 마침 김사부에게 경쟁의식을 느낀 박민국(김주헌)이 돌담병원 원장직을 수락하기로 마음먹고 마취과 의사를 지원해주고, 서우진과 차은재가 나타나 수술이 시작된다.

 

다행스럽게도 서우진과 차은재는 그 수술을 통해 트라우마 극복에 한 걸음을 내딛는다. 서우진은 동반자살을 시도했던 아빠를 성공적으로 수술하고, 차은재는 수술방 트라우마를 넘어서 끝까지 서포트를 해낸다. 아직 밝혀진 건 아니지만 김사부가 차은재에게 건넨 약은 ‘플라시보(위약)’일 가능성이 높다. 결국 믿음을 주기위해 플라시보를 써서 트라우마를 이겨내게 하지 않았을까.

 

<낭만닥터 김사부>는 사실 그 제목에 이 드라마가 하려는 이야기가 거의 담겨있다. 낭만과 닥터와 사부가 그 키워드다. 사실 우리네 사회에서 배울만한 어른은 점점 판타지처럼 여겨지는 면이 있다. 물론 숨은 어른들이 많겠지만 안타깝게도 신문지면을 채우는 건 어른보다는 흔해빠진 꼰대들이다. 그래서 <낭만닥터 김사부>는 꼰대가 아닌 진정한 사부가 될 수 있는 어른을 병원이라는 공간에서 의사들의 이야기를 통해 전하고 있다.

 

그 사부의 모습은 물론 ‘낭만적’인 것이지만, 그래서 각박한 현실에 더 묵직한 메시지를 남긴다. 의학드라마이면서도 <낭만닥터 김사부>가 다르게 보이는 지점은 바로 ‘우리 시대의 사부 혹은 어른’을 이야기고 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런 진정한 사부가 있어야 현실에 상처 입은 청춘들도 트라우마를 넘어 성장할 테니.

 

‘살아있는 금요일의 밤’은 그래서 다른 의미로도 들린다. 모두가 불금을 즐길 때도 저렇게 사투를 벌이는 누군가가 있다는 것. 그래서 그 금요일이 ‘살아있을 수’ 있다는 것. 진정한 사부들이 있고 그 사부들과 함께 성장하는 청춘들이 있어 그게 가능하다는 그런 의미다.(사진:SBS)

Posted by 더키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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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퀴즈’, 유재석이 고덕동에서 만난 진짜 어른

 

겨울을 재촉하는 가을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고덕동에서 우연히 발견한 오래된 세탁소. tvN <유퀴즈 온 더 블럭>의 유재석과 조세호를 맞은 이태석(64세)씨는 그 곳에서만 35년 간 일을 해왔다고 했다. 아침 6시면 나와 밤 10시, 11시까지 하루 15시간을 일하고, 토요일도 학생들 교복을 맡기는 분들이 많아 일요일만 쉰다는 아저씨는 거의 주 90시간을 꼬박 세탁소에서 보내고 계셨다.

 

놀라운 건 세탁 일을 한 지가 무려 50년이 됐다는 사실이다. 64세의 나이라면 그리 많은 것도 아닌데 반백년을 한 길을 걸어왔다니. 초등학교 3학년 때 아버지가 돌아가셨을 때 막내가 갓 백일이었다고 했다. 홀어머니에 동생 셋을 건사해야하는 상황에 놓인 장남 이태석씨는 초등학교를 졸업하고 바로 세탁 일을 배웠다고 했다. 당시 겨우 열 네 살 소년이었다. 한 때 그래도 직업군인이 되고 싶었다는 아저씨는 키가 작아 못했고 이 일을 천직이라 여기가 살았단다.

 

세탁 노하우를 묻는 유재석에게 툭 던지는 아저씨의 답변에 고개가 절로 숙여진다. “어떤 분 하나라도 옷을 맡기면 나는 하나의 작품이라고 생각합니다.” 결국 특별한 노하우가 있는 게 아니고 ‘정성이 노하우’라는 것. 그 날의 공식질문이었던 “나에게 스스로 상을 준다면 어떤 상을 주겠냐?”는 질문에도 아저씨는 생각 자체를 안 해봤다고 했다. 다만 열심히 살았을 뿐이고 상은 한 번도 받아본 적도 없다는 것.

 

대신 아저씨는 배달을 하면서 기분 좋았던 일화를 들려주셨다. “옷을 맡기셨는데 주머니가 터졌는데 그걸 내가 꿰매서 줬더니만 손님이 입어보고 주머니 빵구난 거 안 들어가니까. 그 손님이 그러더라구요. 존경한다고...” 아저씨에게는 그런 따뜻한 말 한 마디가 그 어떤 것보다 기억에 남는 상이었다.

 

그런데 하루도 빠지지 않고 매일 같이 수십 년을 똑같은 일을 반복한 그 성실함은 어디서 왔을까. 지금 그 가게를 샀을 때가 제일 행복했다는 아저씨는 서른 살까지 남의 집 살이를 했다고 했다. “제가 어릴 때 배를 많이 곯았어요.. 거의 한 5일을 굶어봤는데 길 가다가 대추를 하나 주웠는데 목에 안 넘어가더라고 밥을 안 먹어서 붙어서 그런가.” 아내가 아이를 가졌을 때 통닭 한 마리를 못 사줘 다리하고 중간 갈비하고 있는 걸 사다준 게 지금도 미안하다는 아저씨. 아마도 가족들에게 그런 가난은 겪게 하고 싶지 않았으리라.

 

당시 한 달 월급으로 만원을 받았다는 아저씨. 그 가치가 얼마인지 알기 위해 조세호가 당시 짜장면 한 그릇 가격을 묻는데... 아저씨는 드라이 가격이 300원이었다고 말한다. 짜장면 한 그릇을 먹는 것보다 드라이 하나를 더 하는 것이 아저씨에게는 더 중요한 일이었나 보다.

 

딸은 결혼해 캐나다에서 살고 서른 살 아들은 경찰공무원을 준비한다는 이야기를 하며 아버지는 아들 취업 걱정만 하셨다. 어려서는 동생들 걱정하고 나이 들어서는 자식 걱정하는 아저씨. 신께서 단 한 가지 소원만 들어준다면 어떤 소원을 빌고 싶냐는 질문에도 아저씨는 주저없이 “아들 취업”을 얘기하셨다.

 

왜 돈을 많이 갖게 하면 좋지 않냐는 조세호의 질문에 아저씨는 돈 많으면 살기가 힘들다고 말씀하셨다. “적당하게 해서 남한테 아쉬운 소리 안하고 빚 없고 그렇게 살면 딱 좋은 거예요. 글쎄 돈이 많으면 좋겠지요. 저는 그렇게 많을 필요가 없어요. 살아갈 수 있는 만큼만 있으면 좋겠어요. 이거 해서 열심히 먹고 살면 딱 좋아요.” 아마도 많은 보통의 서민들의 꿈이 이럴 것이다. 굉장한 부자를 원하는 게 아니라 그저 편안히 살 수 있는 것.

 

마침 생일에 맞춰 귀국해 있던 딸은 아버지의 촬영소식을 듣고 동생과 함께 세탁소를 찾았다. 딸 이선아씨는 아빠가 어떤 아빠였냐는 질문에 이렇게 말했다. “일을 너무 열심히 하셔서 밤에 늦게 오셨어요. 아빠 소원이 가게 하는 사람만나지 말고 회사 다니는 사람 만나야 졸업식도 휴가 내고 갈 수 있다고...”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다 정적 아들 딸 졸업식도 못갔던 게 못내 마음에 남았던 모양이었다.

 

그런데 아버지를 어떻게 생각하냐는 질문에 아들이 툭 던지는 말이 너무나 먹먹했다. “저는 이렇게 살고 싶었어요. 너무 너무 부지런하셔가지고요. 그냥 맨날 새벽마다 나가시고 아빠는 항상 아침 6시면 일어나가지고 일 나가시고 그러셔가지고.. 이렇게 가장 존경하고... 그런 부지런함이랑 하고 있는 일에 대한 책임감이 되게 닮고 싶더라구요. 그 전에는 몰랐는데 정말 정말 성실하게 살아오신 분이시구나 이렇게 느껴져 가지구.. 그리고 여기 보시면은 저도 얼마 전에 알았는데 여기 아빠가 맨날 서 있잖아요 이게 시멘트인데 바닥이 파져 있어요.”

 

딸은 아빠가 진짜 성실하시다며 매일 같이 아침 7시에 열고 밤 10시에 문 닫는 그 스케줄이 ‘누구나 하는 일인 줄 알았지만’ 그렇지 않다는 걸 알게 됐다고 말했다. 아빠의 자서전을 쓰게 된다면 첫 문장을 어떻게 하겠냐는 질문에 딸은 “누군가의 첫째 아들, 누군가의 가장, 누군가의 남편, 그리고 이태석”이라고 말했다. “아빠 성함을 제일 처음 못 올리는 이유는 아빠 자서전인데도 불구하고 아빠에게 따랐던 부수적인 책임감들이 너무 많으셨던 것 같아요..” 이런 분들이야말로 진정으로 존경받아 마땅한 어른이 아닐까. <유 퀴즈 온 더 블럭>이 고덕동의 세탁소 장인에게서 우리 시대 진짜 어른의 모습이 그려졌다.(사진:tvN)

Posted by 더키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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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세상’, 비지상파 드라마들 호평 받는 또 하나의 이유

 

이 정도면 뚝심이라고 해야 할까 아니면 자신감이라고 해야 할까. 종영한 JTBC 금토드라마 <아름다운 세상>은 사실 너무 진중한 주제의식과 어두운 분위기 탓인지 초반 시청률에서도 화제성에서도 그다지 주목받지는 못했다. 하지만 이 드라마는 그래도 흔들리지 않고 뚝심 있게 하고자 한 이야기를 끝까지 밀고 나갔다. 조금씩 시청자들이 그 드라마의 진심을 알아보게 되었고 입소문이 나기 시작하면서 시청률도 서서히 올랐고 드라마도 화제가 되었다.

 

결국 2.1%(닐슨 코리아)로 다소 저조하게 시작했던 시청률은 꾸준히 상승해 마지막 회 5.7% 최고시청률을 기록하며 마감했다. 중요한 건 결코 쉽지 않은 이 드라마의 이야기를 끝까지 완성도 높게 추구해 마무리했다는 점이다. 학교폭력으로 인해 다툼이 있었고 그래서 사고로 추락한 한 아이의 이야기는 그러나 사적인 복수의 차원을 넘어서, 제대로 된 진실규명과 사법정의가 이뤄지는 것이 진정한 ‘아름다운 세상’을 향해 나갈 수 있는 길이라는 걸 보여줬다.

 

학교 옥상에서 떨어진 아들이 자살로 위장되고 심지어 성폭력 범죄를 저질렀다는 누명까지 쓰게 되는 그 충격을 그 부모가 어떻게 견뎌낼 수 있을까. 연루된 이들에 대한 복수심이 생길 수밖에 없는 일이다. 하지만 박무진(박희순)과 강인하(추자현)는 서로를 의지해가며 이 난관들을 헤쳐 나가고, 그들이 하는 일이 사적 복수가 아니라 좀 더 아름다운 세상을 만들기 위한 선택들이라는 걸 되새긴다.

 

그래서 말미에 이르러 박무진과 강인하는 아들의 추락과 누명에 연루된 두 아이들을 구해낸다. 아들 선호(남다름)를 집단적으로 괴롭히게 만들었고 추락사고의 원인이 되기도 했던 준석(서동현)은 죄를 저지르고도 벌을 받지 않은 자신을 용서하지 못한다. 그래서 건물 옥상에서 뛰어내리려 하지만 박무진은 그것이 진정으로 용서받는 길이 아니라고 말하며 그를 구해낸다. 또 강인하는 준석의 아버지 오진표(오만석)에게 성폭력을 당하고 이것이 두려워 가해자로 선호를 지목했던 다희(박지후)를 껴안고 “너의 잘못이 아냐”라고 말해준다.

 

박무진과 강인하는 아이들은 잘못이 없다는 걸 확인시켜주고, 이 문제들이 결국은 어른들의 잘못이라는 걸 명백히 한다. 이로써 죄를 지은 어른들 때문에 아이들까지 죄의식 속에 살아가지 않게 만들며, 죄가 있다면 벌을 받고 이를 뉘우치며 살아가는 것이 당연한 일이라는 걸 아이들에게 보여준다. 어쩌면 이것은 이 드라마가 우리 사회 전체에 던지는 가장 큰 메시지일 게다. 수많은 사람을 죽게 만들고도 그만한 벌을 받지 않은 채 버젓이 멀쩡하게 살아가는 이들을 보며 아이들은 어떤 생각을 할 것인가. 그런 아이들이 갖게 되는 실망감, 분노, 좌절, 무력감 등은 과연 우리에게 ‘아름다운 세상’을 꿈꾸게 만들 수 있을까.

 

시작은 소소했지만 결말은 단단했던 <아름다운 세상>이라는 드라마가 가능했던 건 애초의 그 의도들을 흩트리지 않고 끝까지 멀어 붙일 수 있어서다. 이런 행보는 여러모로 지상파 드라마들이 초반 부진을 ‘기획’이라는 명목 하에 개입해 이리저리 뒤흔들기도 했던 행보들과는 사뭇 다른 면모가 아닐 수 없다. 시청률에 못 미치면 대본을 고치고 무리하게 캐릭터의 설정을 바꾸거나 심지어 분쟁이 일어나 주인공 배우가 바뀌는 사태까지 벌어지곤 했던 게 지상파 드라마가 한때 해왔던 행보들이다.

 

물론 지금은 지상파도 시대적 요구에 의해 콘텐츠 완성도에 집중하려는 노력을 하는 추세지만, 여전히 시청자들에게는 그 많은 논란들이 잔상처럼 남아있는 게 사실이다. 일단 편성을 했으면 충분히 하려는 이야기를 할 수 있게 내버려두는 것. 어쩌면 비지상파 드라마들이 최근 몇 년 간 약진한 가장 큰 비결이 아닐까.

 

최근 종영했던 tvN 드라마 <자백> 역시 단적인 사례가 아닐 수 없다. 그 복잡하고 어려운 이야기를 이 드라마는 한 번도 한 눈 팔지 않고 처음부터 끝까지 일필휘지하듯 밀어붙였다. 16부가 한 편의 영화처럼 꽉 짜여진 완성도를 가진 놀라운 작품이 탄생할 수 있었던 건, 다름 아닌 그것이 허용되는 분위기였기 때문이다. 리스크가 크지만 완성도를 위해 내버려둔 결과는 좋은 작품으로 돌아왔고 결국 시청자들의 호응을 얻게 되었다.

 

다소 시청률이 저조하다 하더라도 끝까지 이야기를 밀어붙일 수 있다는 건 드라마들이 그저 재미만이 아니라 진중한 메시지를 담아낼 수 있는 중요한 기반이 된다. 비지상파 드라마들은 그런 기반 아래서 세상에 대한 진지한 질문들을 던져왔고, 거기에 시청자들은 화답했다. 지금의 비지상파 드라마들이 갖게 된 위상은 바로 이런 한 걸음 한 걸음에서 비롯된 것이다. <아름다운 세상>은 그 또 하나의 예가 되는 작품이다.(사진:JTBC)

Posted by 더키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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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Y캐슬', 어른들보다 나은 아이들이 있다는 건

“3대째 의사가문. 그거 왜 만들어야 되는데요?” 예서(김혜윤)가 우주(찬희)의 무고를 밝히기 위해 시험지 유출 사건의 진실까지 드러냄으로써 학교를 포기하게 된 사실을 알게 된 윤여사(정애리)가 한서진(염정아)에게 ‘3대째 의사가문’ 운운하며 질책하자 예서는 그렇게 되묻는다. 그걸 마치 당연한 일처럼 여기고 있던 윤여사는 그 질문에 “당연히 가야지” 같은 궁색한 답변밖에 내놓지 못한다. 하지만 예서는 그 ‘당연함’에 대해 의문을 제기한다.

“그니까 왜 당연하냐고요? 도대체 그게 왜 당연한 건데요? 난 할머니하고 다른데. 나이도 외모도 다 다른데 왜 내가 할머니랑 똑같은 생각을 해야하냐고요?” 그러자 그 옆에서 이 광경을 보고 있던 예서 동생 예빈(이지원)이가 한 마디를 거든다. “그러게 그렇게 가고 싶음 할머니가 가시지 그랬어요?” 속이 다 시원해지는 사이다 일갈이다. 거기에 예서가 마무리 한방을 날린다. “서울의대를 가든지 말든지 이제 내가 결정할 거예요. 할머니가 이래라저래라 상관하지 마세요.”

JTBC 금토드라마 <SKY 캐슬>은 활짝 열렸던 지옥문이 이제 하나씩 정리되며 닫혀간다. 그런데 그렇게 된 건 이렇게 ‘똑 부러지는’ 아이들이 있어서다. 예서를 서울대 의대에 보내기 위해 우주의 무고도 밝히지 않고 시험지유출 사건도 숨긴 채 버티려 했던 한서진은 결국 아이들 때문에 마음을 돌린다.

이 집의 예빈이는 어른들보다 더 무섭게 일침을 가하는 인물이다. 혜나(김보라)가 숨은 딸인 줄도 모르고 장례식날 골프를 간 아빠 강준상(정준호)에게 “아빠가 사람이야?”라고 일갈했던 것도 바로 예빈이었다. 예빈은 한서진에게도 정신이 번쩍 드는 한 마디를 던진다. 학원 안갔냐는 물음에 가시 돋친 속내를 드러낸 것. “어. 뭐 하러 학원을 가? 뭐하러 공부를 하냐구? 빼돌린 시험지로 100점 맞으면 되는데. 엄마가 강예서보다 더 나빠. 개실망이야.”

예빈의 그 말은 한서진을 충격에 빠뜨린다. 예서를 어떻게 서울대 의대에 보낸다고 하더라도 그 때부터 지옥문이 열릴 거라는 이수임(이태란)의 말을 실감나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예빈은 집안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하나하나 예의주시하고 있었다. 아이가 보고 있다는 것. 그래서 숨긴 사실은 결국 아이를 엇나가게 만들 수 있다는 걸 한서진은 실감하게 됐다.

예서 또한 우주가 그 차가운 구치소에서 고생을 하고 있다는 사실 때문에 잠을 자지 못한다. 그걸 본 한서진은 밤새워 고민 끝에 결국 예서에게 모든 걸 제자리로 돌려놓자고 말한다. 김주영(김서형)이 시험지를 유출하고 혜나를 죽게 했다는 사실을 모두 밝히자는 것. 그런데 그 의미는 예서가 모든 걸 포기해야 한다는 뜻이었다. 시험지 유출 사건이 밝혀지면 지금껏 해왔던 예서의 노력이 모두 매도될 수 있고 자퇴를 해야 하는 일이었다. 모든 게 자신의 탓이라며 자책하고 버틸 수 있겠냐는 한서진의 질문에 예서는 오히려 단단한 답변을 내놓는다. “걱정마 엄마. 내 실력은 내가 증명해 보일께.”

이제 다음 주 마지막회만을 남기고 있는 <SKY 캐슬>을 되돌아보면, 어른들은 어른답지 못했던 반면 아이들은 오히려 어른스러웠다는 걸 깨닫게 된다. 지나친 기대 때문에 하버드에 들어갔다고 거짓말을 하다 덜미를 잡혀 집으로 돌아온 딸 세리(박유나)에게 차민혁(김병철)이 ‘실패작’이라고 말하자 세리가 던진 일갈이 남기는 여운이 그렇다. “아빠 지금 나한테 실패작이라고 했어? 내가 왜 실패작이야? 아빠야말로 실패한 인생이야. 자식한테 존경받는 부모가 성공한 인생이라는데 너희들 아빠 존경해?” 동생들이 모두 아니라고 하자 세리는 “봤지 아빠? 실패작은 내가 아니라 아빠야. 아빠야말로 제일 불쌍해. 아빠는 철저히 실패했어. 바닥이야 빵점!.”

결국 <SKY 캐슬>의 파국을 막은 건 아이들이다. 물론 혜나가 안타까운 죽음을 맞이했지만, 그로 인해 대신 우주가 누명을 썼고 그걸 보다 못한 예서가 많은 걸 포기하면서 친구를 선택함으로써 파국은 거기서 멈출 수 있었다. 어른들의 욕심 때문에 지옥문 속으로 들어가던 걸 막아 준 이들이 다름 아닌 아이들이었다는 사실은 결국 교육의 목표가 아이들의 행복에 있는 것이 아니냐는 드라마의 메시지를 담아낸다. 어른들은 늘 “아이를 위해서”라고 말하지만 무엇이 진정 아이를 위한 일일까. 아이들의 한 마디 한 마디가 귓가에 쟁쟁한 울림으로 다가온다.(사진:JTBC)

Posted by 더키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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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Y캐슬', 아이들 지옥으로 내모는 어른들

“내 딸 손대지 마!” JTBC 금토드라마 <SKY 캐슬>에서 참다못한 노승혜(윤세아)는 결국 폭발했다. 그리고 하버드대에 입학했다는 게 거짓이었다는 게 밝혀진 딸 차세리(박유나)의 뺨을 때린 남편 차민혁(김병철)을 막아섰다. 노승혜는 자신의 속이 텅 빈 것 같은 허탈감에 비통해했지만, 곧 그것이 아이의 잘못이 아니라 부모의 잘못이라는 걸 깨달았다.

쌍둥이를 키우느라 힘들었던 그는 언니가 세리를 맡아주겠다는 말에 13살의 어린 나이에 딸을 미국으로 보냈고, “성적이 잘 나온다”는 말에 좋아하기만 했었다는 것. 결국 딸이 거짓말까지 하게 된 건 차민혁의 지나친 기대 때문이었다. 항상 피라미드를 보여주며 그 꼭대기에 서야한다고 말해왔던 아빠를 기쁘게 해주겠다며 했던 거짓말은 결국 눈덩이처럼 커져 이 가족의 불행으로 되돌아왔다.

이수임(이태란)과 진진희(오나라)에게 심경을 토로하며 눈물 흘리는 노승혜는 딸의 거짓말을 이해하고 있었다. 그잖아도 쌍둥이들을 직접 가르친다며 감옥이나 다름없는 스터디룸에 가둬두고 체벌까지 해가며 몰아세우는 걸 안타깝게 봐온 노승혜였다. 그는 아이들을 좋은 대학을 보내려는 남편의 말을 따르고는 있었지만, 그만큼 아이들을 사랑하는 엄마였다. 그는 부모의 자랑거리가 되기 위해 아이들이 희생하고 있다는 걸 알고 있었던 것.

노승혜의 각성이 시청자들을 공감시킨 건, <SKY 캐슬>이라는 드라마가 하려는 이야기가 바로 거기에 담겨 있어서다. 대한민국 상위 0.1%가 산다는 SKY캐슬이라는 곳에는 끊임없이 놀라운 사건들이 터진다. 서울대 의대에 입학했지만 부모와의 연을 끊으려한 아들 때문에 엄마가 자살하고, 하버드대학에 들어갔다고 거짓말을 한 아이는 1년 동안이나 가짜 대학생으로 살아가다 발각된다. 상상할 수 없는 금액으로 초빙된 입시 코디네이터는 아이의 최고 성적을 끌어내는 대신 그 영혼까지 갉아먹어 그 아이는 물론이고 그 가족까지 파괴한다.

경쟁에 내몰린 아이들은 지는 것을 용납하지 못하고 이기기 위해서는 극단적인 선택도 불사한다. 김혜나(김보라)가 자신이 강준상(정준호)의 핏줄이었다는 걸 알고 그 집으로 들어와 강예서(김혜윤)와 각을 세우는 상황은 아이들의 경쟁을 좀 더 극대화해 보여주는 면이 있다. 툭하면 유전자가 다르다는 식으로 말하며 아빠 없이 자란 김혜나를 자극하자, 결국 김혜나는 자신이 강준상의 딸이라는 사실을 강예서에게 폭로한다. 그리고 그 사실은 강예서를 극단으로 몰아넣는다. 그 사실을 인정하지 못하겠는 그는 김주영(김서형)과 전화통화를 하며 “선생님 나 진짜 김혜나 죽여버리고 싶어요”라는 충격적인 발언을 한다.

그리고 이어진 난간에서 떨어진 김혜나가 피를 흘리고 쓰려져 있는 장면으로 끝나는 엔딩. 누가 살해했는지, 혹은 그것이 진짜인지 누군가의 상상인지 아직 알 수 없지만, 이 장면이 보여주는 건 아이들이 누군가에게 살의를 품을 정도로 망가져 있다는 사실이다. 아이들을 그렇게 만든 건 다름 아닌 어른들이다. 아이들에게 꿈과 미래를 이야기하지만 사실은 자신들의 욕망 때문에 아이를 파괴하고 있는 어른들.

<SKY 캐슬>은 이 특별한 공간에서 벌어지는 극화된 사건들을 통해 우리 사회의 단면을 풍자적으로 비판하고 있다. 물론 거기에는 과장된 이야기들이 담기지만, 아이들이 겪는 불행만큼은 결코 과장이라 말하기 어려울 게다. 어쩌다 우리는 스스로 아이들을 지옥 속으로 밀어 넣게 되었을까. 그것이 우리들의 지옥일 수도 있다는 걸 깨닫지 못한 채.

그래서 참다못한 노승혜가 일갈하는 “내 딸 손대지 마!”라는 한 마디가 주는 울림이 크게 다가온다. 그건 당장 눈앞에서 훈육이라는 이름으로 들어 올리는 손찌검만을 이야기하는 게 아니라, 어른들이 교육이란 허울로 자행하는 갖가지 학대 행위들에 대한 최소한의 부모로서 갖는 감정이 묻어나는 말이기 때문이다. 도대체 어쩌다 우리는 이 지경에까지 오게 됐을까.(사진:JTBC)

Posted by 더키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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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Y캐슬'은 저들만의 성일까 아니면 감옥일까

“예서는 영재와는 달라.” JTBC 금토드라마 <SKY 캐슬>에서 예서(김혜윤) 엄마 한서진(염정아)은 스스로 다짐하듯 그렇게 말한다. 그건 오히려 그가 얼마나 불안한가를 잘 드러내는 대목이다. 언니처럼 따르던 영재 엄마 이명주(김정난)가 자살하게 된 이유가 영재의 복수심을 이용한 입시 코디네이터 김주형(김서형)의 꼬드김에서 비롯됐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다. 부모에게 적개심을 보이는 영재에게 김주형은 가장 큰 복수가 저들이 원하는 서울대 의대에 합격한 후 부모를 떠나는 것이라 알려주었고, 실제로 영재가 부모와의 연을 끊겠다고 나오자 이명주는 극단적인 선택을 하게 된 것.

그래서 이 사실을 몰랐던 한서진은 자신의 딸이 김주형의 코디를 받게 됐다는 사실에 기뻤지만, 사실을 알고 나서는 이를 그만두게 하려했다. 하지만 한서진을 더 불안하게 하는 건 영재네의 비극보다 자신을 전혀 인정하지 않는 시댁이었다. 무조건 예서를 서울대 의대에 보내는 일만이 자신을 인정받는 유일한 길이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무릎까지 꿇어가며 다시 김주형에게 딸을 맡기지만 한서진은 여전히 불안감을 떨칠 수가 없다.

하지만 김주형에게 딸을 맡기기 위해 무릎까지 꿇은 뒤 겨우 승낙을 받아내고 나오며 입가에 미소를 띠우는 한서진 역시 보통내기는 아니었다. 그는 입시 코디네이터를 부리는 건 자신이고 그래서 그 주도권은 자신이 쥐고 있다고 생각한다. 예서가 스펙을 쌓기 위해 전교회장 출마를 하려 하자 김주형은 나와 봐야 당선되기 어렵다며 쓸데없는 공력을 낭비하지 말자고 하지만, 한서진은 “그래서 선생님께 말씀드리는 것”이라며 그것은 “부탁드리는 게 아니라”는 걸 명확히 했다. 그 말은 결국 시키면 하라는 이야기다.

한서진의 요구에 결국 김주형은 “알겠습니다”라고 말하지만, 그 무표정한 얼굴 뒤에 어떤 생각이 숨겨져 있는지는 알 수 없는 상황이다. 실제로 김주형은 벌써부터 한서진의 딸 예서를 더 혹독하게 밀어붙이는 모습을 보인 바 있다. 전교 1등이지만 라이벌인 혜나(김보라)에게 진 거나 마찬가지라는 이야기를 함으로써 예서가 가진 경쟁심을 부추긴 것. 영재와는 달리 강한 멘탈을 가진 것처럼 보이지만, 김주형의 이런 지도방식은 예서 역시 언제 무너질지 알 수 없는 스트레스가 되지 않을까.

한서진은 자신이 김주형을 컨트롤 할 수 있을 것이라 여기지만, 결국 아이를 쥐고 있는 건 김주형이라는 점에서 이건 결코 이길 수 없는 게임이다. 한서진이 스스로 “괜찮을 것”이라 낙관하게 만드는 건 결국 자신의 불안 때문이다. 아이가 괜찮을 것이라고 생각해야 그 불안감을 겨우 이겨낼 수 있어서다.

<SKY 캐슬>의 이야기 구조를 들여다보면 극명하게 보이는 건 아이들보다 더 불안감에 떠는 부모들이다. 아이가 SKY로 대변되는 명문대에 들어가지 못하면 실패한 인생으로 치부되는 SKY캐슬은 그래서 우리네 사회의 부조리한 시스템을 상징하는 공간처럼 보인다. 마치 신기루처럼 손에 닿지 않는 하늘에 세워진 성이고, 그래서 그 곳에 들어가기 위해 비인간적인 훈육방식에 아이들을 내모는 곳. 밖에서는 안으로 들어가려고 애쓰고, 안에 들어온 이는 밀려나지 않으려 안간힘을 쓰는 그곳은 그래서 부모들을 불안에 잠식시킨다.

그래서 이 드라마를 한참 보다보면 그 곳이 누구나 들어가고픈 하늘 위에 지어진 성이 아니라, 아이들은 물론이고 그 부모들도 힘겨운 감옥처럼 보인다. 김주형 같은 괴물은 바로 그 감옥의 시스템이 만들어낸 비극이다. 밀려날 것 같은 불안감 때문에 그 괴물의 입에 아이들을 집어넣는 한서진의 집착과 낙관이 허망하게 느껴지는 건 그래서다. 과연 그는 자신이 이 상황을 컨트롤하고 있다고 여기는 걸까. 이미 감옥에 포획되어 있는 처지도 모른 채.(사진:JTBC)


Posted by 더키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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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혼자 산다’, 밝은 화사 뒤에는 진짜 어른 아빠가

‘나 혼자 산다’가 아니라 ‘나 함께 산다’를 본 듯한 느낌이다. MBC <나 혼자 산다>가 보여준 전북 남원의 안씨 집성촌을 찾아간 화사(본명 안혜진)와 그를 따뜻하게 맞아준 아빠와 가족들의 이야기가 그 어느 때보다 훈훈한 풍경을 보여줘서다. 

특히 화사와 아빠는 남다른 부녀지간의 정이 느껴졌다. 살갑게 손을 잡는 건 물론이고, 차안에서 출출하다는 화사에게 떡을 가져왔으니 꿀 찍어먹으라는 아빠에게 “이벤트남이구나?”라고 말할 정도로 친근했다. 아빠 역시 “너 온다고 하니까 아빠가 설렜다”고 말해 남다른 딸에 대한 애정을 느낄 수 있었다. 

찾아간 집성촌의 입구에서부터 화사를 알아보고 인사를 나누는 사람들과, 그렇게 찾아간 할머니집에서 반갑게 그를 챙겨주는 할머니와 고모, 당숙 어르신들에게서도 똑같은 따뜻함이 느껴졌다. 특히 할머니에게 살가운 화사는 몸이 힘들다고 하자 애교에 뽀뽀로 할머니를 기운 나게 만들었다.

떡 벌어지게 차려진 한 상은 마치 잔칫집 분위기를 방불케 했다. 할머니, 아빠 그리고 친척들이 둘러앉아 함께 먹는 밥상의 반찬들은 아버지가 직접 텃밭에서 키운 식재료들을 일 나가는 엄마가 새벽부터 일어나 다 준비해놓은 것들이었다. 그 이야기를 들은 화사는 엄마의 마음을 느끼며 뭉클해졌다. 딸이 좋아한다며 직접 불을 화로에 피워 구워낸 장어구이에 담긴 아빠의 마음 또한 따뜻했지만.

식사를 마치고 함께 경운기를 타고 밭으로 가는 길과, 그 곳에서 함께 일을 마무리하고 들어오는 길. 아빠와 딸에게서는 각별한 정이 묻어났다. 집으로 돌아와 할머니의 따뜻한 손을 잡고 어린 시절로 돌아간 듯 스르륵 잠이 들었다가, 출출하다는 화사에게 굳이 다시 장어를 구워다 내주는 아빠. 이런 집에서의 하루는 도시에서의 그 힘든 나날들을 이겨내게 해주는 힘이 되어주지 않을까.

연습생 시절에 옥탑방에서 고생하는 모습이 너무 안타까웠다며 눈물을 비추는 아빠의 모습에서 어떻게든 딸을 위해 최선을 다해주고 싶었던 그 마음이 느껴졌다. “여력이 없어 전세를 못 얻어줬다”는 것. 하지만 스물 네 살의 어린 나이에 성공해 자신들의 빚을 전부 갚아줬다고 말하는 아빠에게서는 딸에 대한 대견함이 묻어났다. 

늘 밝고 에너지가 넘치는 모습을 보여주는 화사지만, 그가 그렇게 할 수 있는 데는 아빠처럼 자상하고 인자한 따뜻한 가족이 있었다는 걸 확인할 수 있었다. “요즘에는 초저녁에 잠 들어서 새벽에 딸 전화를 기다리게 된다”는 아빠. 특히 아빠와 두런두런 이야기를 나눈 후 집으로 돌아오는 길 그가 화사에게 하는 말은 긴 여운으로 남았다. “너는 운이 좋았잖아. 일찍 성공하고. 좋은 선배가 돼서 너처럼 힘들었던 후배들을 보면 잘 해줘라.” 화사에게 그 누구보다 든든하고 따뜻한 아빠지만, 동시에 다른 힘든 이들도 챙기려는 아빠. 진짜 어른의 마음이 느껴졌다.(사진:MBC)

Posted by 더키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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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8.11.29 19:40 나무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처음으로 여자아이돌을 좋아하게 됨. 씩씩하고 솔직하면서 섹시까지한 화사 화이팅~~^^

  2. 2018.12.15 02:25 화사홧팅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넘 이쁘다 갠적으러 화장 안 한 얼굴이 청순하고 넘 이쁜듯

    화사 항상 행복하길

    ♡♡

‘미스터 션샤인’ 변요한과 김민정, 어른 없는 세상의 청춘들

부모는 내가 선택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그렇다면 무조건 나를 낳아주신 부모의 뜻에 따라야 하는 걸까. 심지어 잘못된 길을 가고 있다고 하더라도? 그렇지 않을 게다. 나이가 많다 해도 어른다운 행동을 보이지 못하는 이들을 어른이라고 부르지 않듯이, 잘못된 일을 저지르고 있는 부모라면 그 길을 막아서고 저항하는 것이 진정 후대가 할 수 있는 부모를 위한 일이 아닐까. 

tvN 주말드라마 <미스터 션샤인>에 등장하는 김희성(변요한)과 쿠도 히나(김민정)가 취한 삶의 자세가 그렇다. 그들은 자신들의 부모가 하는 일들이 잘못되어 있다는 걸 알고 거기에 반기를 든 자식들이다. 김희성의 아버지 김안평(김동균)은 비겁한 기회주의자다. 그의 조부 역시 독하디독한 악덕 지주였다. 조선사람 중 그들의 땅을 안 밟아본 사람이 없을 정도로 만석꾼 부자지만, 김희성은 이런 부모와 집안으로부터 도망중이다. 

도망치듯 일본으로 떠나 유학을 하다 돌아와서도 집에 들어가지 않고 글로리호텔를 숙소로 살아간다. 저잣거리 국밥집에서 갑자기 물세례를 받아도 그게 조부 혹은 아버지 때문일 거라 여기며 그저 허허 웃는 인물이다. 부모로부터 도망치고 있는 그는 그래서 탕진하듯 청춘의 시간을 축내며 일을 하지 않는 룸펜으로 살아가는 것으로 부모에 대한 소극적인 저항을 하고 있는 중이다. 

그런 그에게 고애신(김태리)이라는 인물이 가슴에 들어온다. 그가 그저 반가의 애기씨가 아니라 밤이면 총을 들고 나서는 의병 스나이퍼라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김희성은 조금씩 자신만의 방식으로 그 활동을 돕기 시작한다. 고애신이 자신을 위장하려 입은 옷을 똑같이 차려 입고 거리로 나감으로써 그 옷을 유행시키고 그래서 그의 정체가 드러나지 않게 하려한다. 가진 건 돈뿐인 아버지의 이름 석 자라, 그걸 이용해 돈을 빌리러 다니고 그 돈으로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하려 한다. 

쿠도 히나(김민정)는 더 지독한 부모를 두었다. 그는 바로 뼛속까지 친일파인 이완익(김희성)이다. 쿠도 히나는 그래서 세 가지를 빼앗겼다. 자신의 엄마와 청춘 그리고 이양화라는 본래 자신의 이름이 그것이다. 그리고 더 이상은 뺏기지 않겠다고 자신을 단련시켜왔다. 딸을 일본인 거부에게 팔아치운 아버지가 다시 그를 찾아와 여전히 그를 이용해먹으려 하지만, 그는 그를 더 이상 아버지로 생각하지 않는다. 그가 도모하려는 일들을 막기 위해 글로리호텔을 통해 정보를 모으고 그건 의병활동을 알게 모르게 돕는 일이 되어간다. 

그런데 <미스터 션샤인>은 왜 하필 이런 김희성과 쿠도 히나 같은 부모에 저항하는 청춘들을 인물로 세우게 된 걸까. 그건 어쩌면 그 개화기라는 시대가 양산한 친일파들이 했던 처참한 일들이 실제하고, 해방 이후에도 친일파 청산이 제대로 되지 않아 지금까지 청춘들에게 대물림된 힘겨운 현실을 말하고 있는 건 아닐까. 돈과 권력을 가진 자들이 국정을 농단함으로서 그 아픈 현실은 고스란히 후대의 몫이 되어버리는 그 현실은 그러고 보면 그 기원이 이미 저 개화기 시절부터가 아니었던가 싶다.

시대를 다룬 드라마는 그 시대를 가져와 현재를 얘기하기 마련이다. 김희성과 쿠도 히나 같은 인물에게서 ‘어른 없는 세상의 청춘’을 떠올리는 건 그래서다. 올바른 선택이 아닌 개인적 욕망과 치부를 위해 누군가를 짓밟는 선택을 해온 어른 없는 세상은 최근까지도 계속 이어져왔다. 지금의 청춘들이 물려받은 치열한 현실은 그 어른 없는 세상이 만들어낸 것인지도 모른다. 김희성과 쿠도 히나 같은 인물이 남다른 청춘의 초상으로 보이는 이유다.(사진:tvN)

Posted by 더키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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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쁜 누나' 손예진과 '키스' 감우성이 다시 깨운 연애시대

12년이 지났지만 그들의 멜로는 여전히 설렌다. 2006년 SBS 드라마 <연애시대>로 시청자들의 감성을 촉촉하게 만들었던 손예진과 감우성 이야기다. 12년 만에 멜로 드라마 주연으로 돌아온 두 사람은 지금, JTBC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와 SBS <키스 먼저 할까요?>로 다시 한 번 설레는 멜로를 선사하는 중이다.

한 작품에서 멜로 호흡을 맞췄던 배우들이지만, 지금 두 사람이 하는 작품의 멜로 색깔은 확연히 다르다. 손예진이 열연하고 있는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는 물론 나이가 좀 있는 누나와 젊은 동생 사이의 사랑을 담고 있지만, 풋풋한 청춘 멜로의 색깔을 갖고 있다. 손 한 번 잡는 일이나 키스 한 번 하는 것이 이토록 떨리는 순간으로 다가올 수가 없다.

반면 감우성이 출연하고 있는 <키스 먼저 할까요?>는 본격 어른 멜로다. 제목에 이미 담겨 있듯이 스킨십은 그리 중요하지도 않은 어른들의 멜로. 그래서 손을 잡고 키스를 하는 것보다 더 마음을 움직이는 건 상대방을 이해하고 아픔을 공감하는 말 한 마디다. 그래서 이 작품은 말기 암으로 죽음을 앞두고 있는 손무한(감우성)이라는 인물이 전하는 휴머니즘이 더 깊은 울림으로 다가오는 멜로다.

두 작품에서 각각 손예진과 감우성의 상대역할을 하는 배우들도 반짝반짝 빛난다.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에서 손예진을 더 젊고 풋풋하게 만들어주는 장본인은 바로 상대역인 정해인이다. 소년 같은 얼굴로 하얀 치아를 드러내며 웃는 이 배우 앞에서 손예진이 무장해제되는 모습은 그래서 너무나 쉽게 공감이 간다. 사회적 통념 따위는 이 사랑 앞에 별 소용도 없어지는 것이다.

한편 <키스 먼저 할까요?>에서 감우성의 상대역할인 김선아는 드라마가 가진 무거움을 때론 비극적으로 때론 코미디로 풀어낼 줄 아는 배우다. 그래서 자칫 무거워질 수 있는 드라마의 무게를 때때로 웃음으로 풀어내주며 힘겨워도 웃으며 살아가는 그런 희비극적인 것들이 우리네 삶의 진면목이라는 걸 보여주기도 한다.

두 멜로드라마의 긴장감은 그들의 멜로를 가로막는 장애물에서 생겨난다.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의 장애물은 ‘사회적 통념’이다. 누나의 친구, 친구의 동생이라는 그 관계 속에서 두 사람의 사랑은 과연 어떤 결실로 이어질 수 있을까. 게다가 정해인이 연기하는 서준희라는 인물은 일찍이 엄마를 여의고 아빠마저 재혼을 해 사실상 윤진아(손예진)의 집안에서는 ‘가족’처럼 여겨지는 인물. 그러니 가족처럼 여겨지던 인물을 윤진아의 집안에서 그의 배우자로 받아들이는 게 쉬운 일은 아니다.

<키스 먼저 할까요?>는 안순진(김선아)의 딸의 죽음이 손무한과 연관되어 있다는 사실과 이제 곧 죽음을 앞두고 있는 손무한의 상황이 이들 사랑의 커다란 장애물로 등장한다. 하지만 이 두 장애물은 어떤 면에서는 죽음(손무한의)이 죽음을(안순진의 딸의) 상쇄시키는 힘으로 작용하지 않을까 생각되기도 한다.

어쨌든 따뜻해진 봄 날씨에 이 두 작품은 봄 바람 같은 멜로감각을 다시금 깨워놓고 있다. 좀체 본격 멜로가 힘을 발휘하지 못하는 요즘에 이만한 설렘을 줄 수 있다는 건 실로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과거 <연애시대>에서 만났던 손예진과 감우성은 이제 다시 멜로로 돌아와 더 원숙해진 멜로 연기의 진수를 보여주고 있다.(사진:SBS)

Posted by 더키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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