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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희 부활시킨 '하이바이 마마', 그 진정성도 주목되는 까닭옛글들/드라마 곱씹기 2020. 3. 2. 19:06
‘하이바이 마마’가 김태희를 부활시켜 전하려는 위로와 깨달음 “내 딸. 사랑하는 내 딸. 듣고 있지?” 딸 유리(김태희)를 먼저 보낸 엄마 은숙(김미경)은 딸이 살아있기라도 한 듯 그렇게 말한다. 그러자 죽은 딸이 은숙을 살포시 뒤에서 껴안고 말한다. “응. 나도 사랑해. 엄마도 듣고 있지?” tvN 토일드라마 에 잠깐 등장하는 이 장면은 이 드라마가 하려는 이야기를 압축해 보여주는 것만 같다. 누군가를 먼저 떠나보낸다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그래서 유족들은 망자의 방을 생전 그대로 유지하고 마치 지금도 그가 살아있는 것처럼 유지하고 때로는 말을 건네기도 한다. 하지만 이승과 저승으로 갈라져 있어 남은 자들은 떠난 이들과 더 이상 소통할 수 없다. 그건 떠난 이들도 마찬가지다. 자신이 어느 날 갑자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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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패보다 좋은 경기, '스토브리그'가 남긴 묵직한 메시지옛글들/드라마 곱씹기 2020. 2. 17. 13:28
‘스토브리그’가 야구를 빌어 전한 약자로서 잘 싸우는 법 “그 날 드림즈는 7연패 중이었는데 하필 타이탄즈 투수가 지금 강두기 선수 같은 국가대표 1선발 최소원 선수를 내보낸 거예요. 모든 팀들이 드림즈한테는 3승을 따내려고 오히려 좋은 선발 투수들을 다 내보냈거든요.” 텅빈 야구경기장에서 이세영(박은빈) 운영팀장은 이제 드림즈를 떠나게 된 백승수(남궁민) 단장에게 자신이 어렸을 때 아빠와 드림즈 경기를 보러오던 때의 이야기를 꺼냈다. 그런데 그 이야기는 야구 이야기면서 동시에 우리네 삶의 이야기를 떠올리게 했다. 약자에게 더 강한 상대들이 몰리게 되는 현실에 대한 이야기. 백승수는 “약체팀을 확실하게 이기는 건 비겁하긴 해도 효과적인 방법”이라며 그 현실을 수긍했다. 하지만 이세영이 백승수에게 하려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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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콜릿' 하지원, 미각 잃고도 음식을 맛있게 먹을 수 있다는 건옛글들/드라마 곱씹기 2020. 1. 8. 10:41
‘초콜릿’, 하지원과 윤계상의 음식을 통한 마음 특히 먹먹한 이유 바다식당은 옛 모습 그대로였다. 어린 시절 배가 고팠던 문차영이 찾아왔던 그 곳에서 이강은 맛있는 음식을 대접했고, “음식이 너무 맛있어서, 너무 행복해서” 눈물을 쏟았다. 늘 열쇠가 놓여있던 곳에서 열쇠를 찾아 식당 문을 열고 불을 켜자 이강(윤계상)의 기억에도 불이 켜졌다. 어머니가 해주던 음식을 맛나게도 먹었던 기억. 그 뒷모습을 바라보는 문차영(하지원)에게도 추억이 돋아난다. 요리를 직접 한다는 이강의 말에 그 어린 시절 행복했던 맛이 떠올랐을 수도. JTBC 금토드라마 은 그렇게 먼 길을 돌아 다시 바다식당에서 두 사람을 마주하게 만들었다. 하지만 문차영은 사고로 머리를 다쳐 미각을 잃은 상태였다. 맛이 있을 턱이 없었다. 문차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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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콜릿' 윤계상·하지원, 새우깡·소주 그리고 마음을 나눈다는 건옛글들/드라마 곱씹기 2019. 12. 16. 11:49
‘초콜릿’ 하지원의 생일과 윤계상의 기일에 담긴 뜻 “엄마 제사는 늘 민성이가 준비해줬는데, 이젠 민성이가 없어. 그냥 우리끼리 한 잔 해. 엄마 좋아하는 새우깡 안주 해서. 좀 답답할 거 같아서 야외로 나왔는데 괜찮지?” 이강(윤계상)은 엄마의 기일에 어느 다리 위에 앉아 소주를 따라놓는다. 무덤조차 하다못해 납골묘조차 남기지 않은 거성재단 사람들 때문에 이강은 엄마의 기일에 찾아갈 곳이 없다. 그나마 친구였던 민성(유태오)이 늘 제사를 챙겨줬지만, 그 역시 저 세상으로 먼저 가버렸다. 사랑했던 사람들을 모두 떠나보내고 홀로 덩그러니 남아 술잔을 채우는 그 마음은 쓸쓸하기 이를 데 없다. 그를 발견한 문차영(하지원)이 조심스럽게 다가오자 이강은 일 끝났으면 술 한 잔 같이 하자고 한다. 술잔이 놓인 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