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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민

'기억', 이성민의 추락에 우리가 몰입하는 까닭 , 어느 한 남자의 추락을 바라본다는 건 태석(이성민)의 하루는 한 마디로 지옥 같았다. 하루아침에 멀쩡했던 그는 알츠하이머 판정을 받고 뇌가 쪼그라들고 있다는 걸 알게 된다. 가방 대신 쓰레기를 들고 나오질 않나 심지어 자기 차를 찾지 못하는 난감한 상황에까지 이르게 된다. 알츠하이머에 대해 “멍청이가 되느니 차라리 죽는 게 낫다”는 재벌3세 의뢰인 영진(이기우)의 말은 이제 더 이상 남 얘기가 아니다. 영진이 가진 병원측을 대신해 태석이 내부고발을 하려는 의사의 사적인 약점을 들춰내고 그것으로 문제를 덮은 것까지는 좋았다. 하지만 그 의사가 덜컥 자살을 해버리고, 백지유서에 그의 명함을 남겨 놓는 일이 발생한다. 의사의 자살은 의심할 여지가 없지만 거기 남겨진 태석의 명함 때문에 형사가 찾아와 의심을.. 더보기
이성민이라 가능한 '기억'의 복잡한 감정선 그 묘미 , 이성민만 봐도 빠져드는 까닭 역시 이성민이라는 말이 실감나는 드라마다. 새로 시작한 tvN 금토드라마 은 인물의 감정선이 드라마에 얼마나 몰입감을 주는가를 잘 보여줬다. 사실 이 드라마가 다루고 있는 알츠하이머라는 소재는 그리 새로운 건 아니다. 심지어 ‘기억상실’이란 소재는 과거 드라마에서 툭하면 나오던 설정이 아닌가. 하지만 은 기억상실이란 소재를 그저 극성을 높이기 위해 활용하는 드라마는 아니다. 대신 이 드라마는 기억을 잃어가게 되면서 차츰 삶의 본질을 찾게 될 한 중년 사내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결코 가벼울 수 없고 어떤 면에서는 너무나 진지한 삶에 대한 질문이 담길 드라마다. 드라마는 박태석(이성민)이 방송 녹화 도중 전화를 받고는 “지금 농담 하는거야?”하고 소리치는 장면에서부터 시작.. 더보기
'로봇소리' 이성민의 연기, 차가운 로봇마저 따뜻하네 , 이성민의 연기 속에 담긴 희생자들의 절절한 판타지 영화 는 우리네 영화사에서는 독특하게도 로봇이 등장하는 영화다. 위성에서 뚝 떨어져 나온 로봇. 스스로 움직이기도 하고 소리를 내기도 한다. 영화 속 설정으로는 갈수록 인지기능이 높아지고 어떤 인간적인 감정까지도 슬쩍 내보이는 그런 로봇이다. 하지만 이것은 영화 속 캐릭터로서의 로봇 설정이지 실제 과학적으로 엄밀히 따져보면 허술한 면이 꽤 많은 로봇이다. 기판을 다 드러낸 채 바닷물에 빠져도 고장이 나지 않는 것도 그렇고, 거의 모든 전화 기록들을 감청하고 저장한다는 설정도 과학적으로 따지면 가능할 것 같지 않다. 할리우드에서 만일 이런 영화를 만들었다면 로봇에 현실감을 주려 노력했을지 모른다. 그래서 실제 과학적으로 구현될 법한 개연성을 로봇의 캐릭.. 더보기
'손님'의 질문, 우리는 주인인가 손님인가 , 타자에 대한 폭력은 어떻게 일어날까 은 기묘한 분위기를 가진 영화다. 유명한 ‘피리 부는 사나이’의 이야기를 모티브로 갖고 있지만 1950년대 한국전쟁이라는 특수한 상황이 겹쳐지면서 무국적성의 이야기는 특수한 우리네 상황의 이야기로 전화된다. 공포를 다루는 영화처럼 보이지만 잘 들여다보면 판타지가 있고 그 안에는 사회 비판적인 요소들이 은유적으로 담겨져 있다. 중요한 건 공포가 갖고 있는 장르적 속성 따위가 아니다. 대신 그 공포가 어디서부터 비롯되고 있는가가 중요하다. 이 공포의 연원은 제목에 이미 들어가 있다. ‘손님’은 주인이 아니다. 주인이 제 집처럼 생각하라고 해도 손님은 손님이다. 그런데 만일 주인들이 손님을 철저히 타자로 바라보고 낯선 이방인으로 경계를 그어버린다면 어떨까. 의 피리 부는.. 더보기
'미생'과 '삼시세끼', 11주간 보여준 노동의 두얼굴 과 , 결국은 노동에 대한 이야기 과 는 같은 날인 10월 17일 시작해 각각 12월21일, 12월20일 시즌을 끝냈다. 마치 tvN의 짝패처럼 두 프로그램이 동반상승했다가 유종의 미를 거뒀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이 서로 달라 보이는 두 프로그램에서는 의외로 비슷한 느낌이 묻어난다. 그것은 이 두 프로그램이 모두 노동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기 때문이다. 하나는 치열한 일의 세계 그 안쪽을 들여다봤다면, 다른 하나는 그 치열한 일의 세계로부터의 탈주를 보여주었다. 은 결말에 이르러 결국 떠나는 자와 떠나게 될 자를 보여주었다. 그들은 팀장까지 잘 버텨왔으나 사업의 실패로 인해 희생양이 되어 회사를 떠나게 된 오차장(이성민)과, 누구보다 열심히 일해 왔지만 정규직이 되지 못한 채 회사를 떠나게..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