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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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랑사또전', 경계가 없는 기묘한 사극옛글들/드라마 곱씹기 2012. 9. 21. 07:55
, 도대체 무슨 얘길 하려는 걸까 은 도대체 무슨 얘길 하려는 걸까. 보면 볼수록 기묘한 사극이다. 판타지 멜로인 줄 알았는데 액션에 미스테리에 심지어 공포까지 장르를 넘나든다. 에서 봤던 억울하게 죽은 처녀귀신과 그 귀신의 한을 풀어주는 사또 이야기처럼 시작했지만, 그것은 이 사극의 1%도 안되는 전제에 불과했다. 귀신을 보는 사또 은오(이준기)는 처녀귀신 아랑(신민아)이 가진 비녀가 자신이 어머니에게 줬던 것임을 알아채고 그녀의 죽음을 밝히는 일이 어머니를 찾을 수 있는 길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야기는 갑자기 홍련(강문영)이라는 미스테리한 존재가 등장하면서 복잡해진다. 인간을 해하는 절대악이자 요괴인 홍련은 등장인물들과 모두 관련을 맺고 있다. 그녀는 은오의 어머니(아마도 죄를 짓고 쫓겨난 선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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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든타임', 왜 '추적자'가 떠오를까옛글들/드라마 곱씹기 2012. 7. 25. 08:01
의 병원, 우리 사회의 축소판 전쟁터에 가까운 응급실이다. 대형사고라도 터지만 병상이 없어 복도까지 메운 환자들이 저마다 살려 달라 고통을 호소하고, 의사들은 마치 전장을 누비듯 온 몸에 피칠갑을 한 채 응급실을 뛰어다닌다. 1분 1초에 환자의 생명이 왔다 갔다 하는 그 혼돈. 그 속을 단 한 명의 환자라도 더 살리겠다고 뛰어다니는 의사들이 있는 반면, 그렇지 않은 이들도 있다. 은 우리가 숱하게 봐왔던 같은 다큐 속의 응급실을 소재로 하지만, 그것이 다루는 것은 이 훈훈한 다큐와는 사뭇 다르다. 히포크라테스가 되살아난 듯한 이제는 고전적으로까지(?) 보이는 진짜 의사 최인혁(이성민)은 외과의이면서도 응급실에서 외상환자들을 수술한다. 외상환자들을 외면하는 의료현실 속에서 최인혁은 이질분자다. 그래서 일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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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적자>, 괴물들이 사는 나라옛글들/드라마 곱씹기 2012. 7. 18. 08:32
인간과 괴물의 대결, “내 옆에는 사람들이 있어 물론 네 옆에도 사람들이 있겠지. 총리 자리면 신념도 버리는 대법관도 있고 돈이면 뭐든지 하는 사람들도 있겠지. 내 옆에 있는 사람들은 다르다. 법을 지키기 위해서 가족의 손에 수갑을 채우는 검사, 진실을 알리기 위해서 형부와 맞서는 기자, 사고를 당하고 자기 목숨이 위험한데도 나를 걱정해주는 형사. 강동윤. 이게 사람이다. 이게. 내가 아는 사람이다.” 딸이 죽고 아내가 죽고 탈옥을 하고 경찰에 쫓기며 밀항을 하려는 사람, 백홍석(손현주)은 강동윤(김상중)에게 “넌 참 불쌍한 놈”이라고 말한다. 그것은 백홍석이 사는 세상과 강동윤이 사는 세상이 다르기 때문이다. 이것은 가 보여주는 두 개의 대한민국의 자화상이다. 사람이 사는 나라와 괴물들이 사는 나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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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적자> 명대사, 그 통감의 이유옛글들/드라마 곱씹기 2012. 7. 11. 16:31
, 그들의 대사에 담긴 인간관 를 보다 보면 고통스럽지만 고개 끄덕이지 않을 수 없는 공감을 접하게 된다. 이 시대 서민들의 아버지를 대변하는 백홍석(손현주)에 대한 깊은 연민과 동정을 갖게 되면서도, 그를 핍박하는 욕망과 권력의 화신들인 서회장(박근형)과 강동윤(김상중)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이것은 백홍석보다 훨씬 더 많은 서회장과 강동윤이 쏟아 낸 명대사로도 나타난다. 이 명대사들 속의 그 무엇이 우리를 통감하게 했을까. “동윤아, 내가 민성이 만할 때, 명절 때마다 동네에서 소싸움을 했다 아이가. 거기서 내리 몇 년을 이긴 황소가 있었다. 글마 그게 어째 죽었는지 아나? 껄껄껄 모기한티 물리 죽었다. 지보다 두 배나 더 큰 놈들을 넙죽넙죽 넘기던 놈이 지 눈에 보이지도 않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