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시세끼(사진출처:tvN)'

이제 비오는 날이면 나영석 PD의 <삼시세끼>가 먼저 떠오릅니다.

<삼시세끼>에서 비오는 아침의 풍경을 소리만으로 묘사한 장면.

암전된 화면에 자막만으로 '다음 빗소리는 어디서 나는 소리일까요?'하고 묻고는

그 빗소리가 어디에 떨어지는 빗물 소리라는 걸 하나 하나 알려주는 장면은

같은 빗소리라도 그렇게 다 다를 수 있다는 걸 새삼 보여주었죠.

그리고 분할화면으로 그렇게 나누어 들려준 빗소리를 한 화면에 모아

오케스트라처럼 들려준 그 장면은 아마도

예능 역사상(?) 가장 인상적이고 정서적인 풍경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지난 주 <다큐처럼 일하고 예능처럼 신나게> 북콘서트에서 나영석 PD에게

그 장면을 도대체 어떻게 찍은 거냐고 물었더랬습니다.

그랬더니 이 PD 하는 말.

출연자들이 안와서 기다리고 있는데 빗소리가 갑자기 귀에 들리더라는 겁니다.

이런 날은 빗소리 들으며 막걸리 한 잔 걸치고 낮잠이라도 잤으면 하는 생각을 하다가

문득 유지태 주연의 <봄날은 간다>라는 영화가 떠랐다고 하더군요.

그 영화에서 유지태가 소리를 채집하러 다니는 장면이 있는데

그 빗소리를 그렇게 담아보면 어떨까 싶은 마음에

음향감독과 머리를 맞대고 마치 아이들처럼 그 소리들을 담아봤다고 합니다.

그렇게 해서 나온 것이 바로 그 인상적인 빗소리 장면이었다는 것.

 

이 이야기는 나영석 PD가 일을 접하는 방식을 잘 말해줍니다.

그는 일을 일로서 대할 때 사실은 일이 잘 안 풀리는 경우가 많다고 말합니다.

그래서 그는 회의를 할 때 아무런 준비 없이 무작정 진행하는

이른바 놀이터 회의를 한다고 했습니다.

 

흔히들 직장생활의 대부분은 회의라고들 말합니다.

하지만 과연 회의는 효과적으로 잘 이뤄지고 있을까요?

회의가 회의적이지 않고 즐거울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나영석 PD의 <삼시세끼> 같은 유유자적 속에 흥미진진함이 담긴 프로그램이

탄생할 수 있던 것은 혹 그가 한다는 그 '놀이터 회의'의 산물은 아닐런지요.

 

파전에 막걸리 한 잔이 생각하는 그런 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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