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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 정덕현
, 흔한 식재료의 가치 에서 백종원이 얘기한대로 사실 이맘때면 처치 곤란한 것이 작년쯤 부모가 담가 보내줘 이제는 시어빠진 묵은지다. 버리기는 아깝고 그렇다고 그냥 먹기도 곤란하지만, 아마도 엄마가 해줬던 음식을 기억하는 이들은 묵은지를 이용한 김치찜이나 찌개가 그 어떤 음식보다 맛이 좋다는 걸 안다. 문제는 그 맛을 알아도 어떻게 요리해야 되는지 잘 모르고 또 엄두도 나지 않는다는 점이다. 그래서 혼자 사는 이들에게 묵은지는 골칫거리일 수밖에 없다. 에서 백종원이 묵은지를 재료로 들고 나온 건 그래서다. 사실 요리 좀 한다는 사람들에게 묵은지 요리가 새로운 건 아닐 것이다. 하지만 냉장고에서 풀풀 냄새를 풍겨가며 익어가는 묵은지가 주는 고충을 마치 너무나 잘 이해한다는 듯 들고 나온 그 마음이 어떤 면..
한글창제의 의미 되살린, '뿌리'의 가치 '뿌리 깊은 나무'에서 세종 이도(한석규)는 내금위장인 무휼(조진웅)에게 묻는다. "무술로 따진다면 내 언변은 어느 정도 실력이 되느냐?" 그러자 무휼은 "조선 제일... 아니 천하 제일검이십니다"라고 말한다. 이러한 비유는 칼보다 강하고 파괴적일 수 있는 글이 가진 힘을 잘 보여준다. 세종은 자신의 논리라는 검으로 글자를 만드는 것에 반대하는 이들을 추풍낙엽처럼 쓸어버린다. 물론 '뿌리 깊은 나무'에 무(武)의 대결이 주는 흥미로움이 없는 건 아니다. 출상술을 쓰는 이방지(우현)와 무휼이 조선제일검의 자리를 놓고 부딪치는 대결이 그렇고, 강채윤(장혁)과 윤평(이수혁)의 쫓고 쫓기는 대결이 그렇다. 하지만 더 흥미로운 건 문(文)의 대결이다. 한글을 만들고 반포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