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초 우려 불식시킨 <보이스 키즈>의 무대

 

사실 아이들의 오디션 프로그램은 그 자체로 선입견을 만든다. 오디션 프로그램이 갖기 마련인 서바이벌이라는 그 극단의 상황을 아이들까지 겪어야 하는가 하는 점이 지나치게 자극적으로 흐를 위험성이 있기 때문이다. <보이스 코리아>의 아이들 버전이라고 할 수 있는 <보이스 키즈>가 시작된다고 했을 때 많은 이들이 기대보다 우려가 앞섰던 것은 바로 그 점 때문일 게다.

 

'보이스키즈'(사진출처:Mnet)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본 <보이스 키즈>는 그런 우려를 기대로 바꿔 놓았다. 그저 목소리를 듣는 것만으로도 우리의 귀와 마음을 정화시켜주는 아이들은 해맑았고 진정으로 무대를 즐기고 있었다. 리틀 로이킴 이우진은 음정이 약간 흔들렸지만 그 특유의 미성으로 서인영의 의자를 돌리게 만들었고, 뮤지컬 배우를 꿈꾸는 김초은은 때묻지 않은 순수함으로 울랄라 세션의 ‘아름다운 밤’을 불러 코치 전부를 올턴시켰다.

 

<슈퍼스타K4>에 출전했던 정은우는 브라운아이드소울의 ‘브라운시티’를 매력적인 목소리로 안정감 있게 불러 코치들을 매료시켰고, 특히 뮤지컬 배우로 활동하고 있는 윤시영은 꿈을 노래하는 ‘투마로우’를 불러 그 압도적인 성량과 가창력으로 코치들과 관객들을 소름끼치게 만들었다. 자칫 자극적으로 흐를 수 있는 오디션 프로그램이지만 아이들만의 순수함과 꿈에 대한 도전이 훈훈함을 연출할 수 있었던 것.

 

이렇게 된 데는 <보이스 키즈>만이 가진 특별한 이유들이 있었다. 먼저 많은 우려들을 미리 염두에 두고 그런 요소들을 사전에 제거해냈다는 점이다. ‘가족 엔터테인먼트쇼’를 주창한 것은 그 노력이 엿보이는 대목이다. 아이들만이 아니라 그 가족이 같이 나와서 함께 응원해주는 모습은 자칫 차가워질 수 있는 오디션이라는 경쟁 무대를 따뜻한 가족들의 잔치로 바꿔 놓았다.

 

하지만 이러한 인위적인 노력보다 분위기를 훈훈하게 만들 수 있었던 가장 큰 요인은 <보이스 키즈>만이 가진 특별한 오디션 형식에서 비롯된다. <보이스 코리아>처럼 심사위원이 아니라 코치를 세우고, 그 코치들이 심사가 아니라 거꾸로 참가자에게 간택(?)받기 위해 심지어 애교까지 보여야 하는 이 역전된 형식은 <보이스 키즈>를 온전히 아이들 중심의 오디션이 되게 해주었다.

 

또한 그간 오디션 프로그램들이 성인들과 함께 아이들을 함께 세웠었던 전적은 <보이스 키즈>라는 아이들만의 오디션에 그 존재의 의미를 부여하기도 한다. <위대한 탄생2>에 나왔다가 떨어졌던 이서연이나 <슈퍼스타K4>에 나왔던 정은우, 또 <슈퍼스타K3>에 나와 호평 받았지만 중도에 탈락했던 손예림의 같은 학교 선배인 천재인은 모두 <보이스 키즈>라는 무대가 있어 좀 더 아이들 눈높이에 맞춘 오디션을 치를 수 있게 되었다.

 

<보이스 키즈>는 향후 배틀 라운드에서도 양자 대결이 아니라 삼자 대결을 선택한다고 한다. 지나친 경쟁구도를 굳이 연출하지 않겠다는 의도다. 그렇다면 <보이스 키즈>는 오디션이라면 핵심적일 수 있는 서바이벌의 자극을 빼고 무엇으로 대중들을 사로잡겠다는 것일까. 그것은 당연하게도 노래 그 자체가 주는 감동이다. 이로써 자칫 지나친 경쟁으로 볼썽사나운 무대가 될 수도 있었던 <보이스 키즈>는 가족과 음악과 감동을 선택함으로써 아이라도 괜찮은 오디션이 될 수 있었다. 그리고 이것은 어쩌면 너무 많은 오디션 프로그램에 의해 경쟁에 지쳐버린 많은 대중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도 있을 것이다. 아이들의 노래를 듣는 경험만으로도 충분히.

로이킴은 어떻게 <슈퍼스타K4>가 되었나

 

간발의 문자투표 차이로 로이킴이 딕펑스를 이기고 <슈퍼스타K4>가 되었다. 우승과 준우승을 가른 표 차이는 실로 미미했다. 당일 심사위원 점수는 283점으로 둘 다 똑같았고 인터넷 점수는 로이킴(90점)이 딕펑스(100점)보다 10점 낮았지만 당일 투표점수는 로이킴(600점)이 딕펑스(588)보다 12점이 많았다. 결과적으로 2점 차이로 로이킴이 우승을 거머쥐게 되었다.

 

'슈퍼스타K4'(사진출처:mnet)

너무 미소한 차이였기 때문에 딕펑스를 응원하는 팬들에게는 이 결과가 자못 아쉬울 수밖에 없었을 게다. 심사위원 점수가 똑같았다는 것에 대해 일부 팬들이 의혹을 제기하는 것도 그런 맥락일 것이다. 하지만 결국 당락을 결정지은 것은 문자 투표였기 때문에 심사위원 점수가 같다고 해서 그것이 어떤 의도를 갖고 있다고 판단하기는 어렵다. 다만 아쉽다는 표현일 것이다.

 

이번 시즌은 유독 역대 그 어떤 <슈퍼스타K>보다 그 오디션의 승패를 예측하기가 어려웠던 게 사실이다. 의외의 결과 때문에 심사방식에 대한 문제가 제기되기도 했다. 정준영은 그 논란의 중심에 서기도 했다. top6에서 음 이탈을 하고도 붙었을 때는 왜 붙였느냐는 논란이 생겼지만 상대적으로 잘했던 top3에서 떨어졌을 때는 또 왜 떨어뜨렸느냐는 말이 나오기도 했다.

 

그런데 사실 붙고 떨어지는 것은 심사방식을 통해 알 수 있듯이 거의 문자투표에 의해 결정된다고 볼 수 있다. 제작진이나 심사위원은 그 가이드라인 정도를 제시할 수 있을 뿐이다. 들리는 바로는 이번 본선 무대의 결과에 대해서 제작진들 역시 곤혹스러움을 느꼈다고 한다. 제작진들도 나름 이런 친구가 올라가면 방송에 더 유리하다는 것을 알고 있다. 지난 시즌에는 거의 대부분 그 예측이 맞아떨어졌는데 올해는 도무지 종잡을 수가 없었다는 얘기다.

 

그렇다면 도대체 무엇이 이런 상황을 만들었을까. 가장 중요한 것은 대중들이 오디션 프로그램을 바라보는 시각이 달라졌다는 점이다. <슈퍼스타K>를 가장 대중적인 오디션 프로그램으로 세운 시즌2에서 허각이 보여준 것은 실력, 그 중에서도 가창력이었다. 허각 신드롬까지 생겼던 것은 그가 공정하지 못한 세상에서 뛰어난 실력을 가진 인물로 비춰졌기 때문이다. 따라서 당시 <슈퍼스타K2>의 판타지는 그 무대가 현실과는 달리 공정하다는 것에서 비롯되었다. 그 공정함 위에 오로지 실력만으로 겨루는 그 과정에 대중들은 매료되었던 것.

 

그리고 2년이 지난 지금은 어떨까. 대중들은 그 실력, 즉 가창력 대결 자체를 피곤해하고 있다. <나는 가수다>, <불후의 명곡2>, <위대한 탄생>, <탑밴드>, <K팝스타> 등등 무수히 많은 오디션 프로그램들이 쏟아져 나오면서 끝이 보이지 않는 몇 단 고음을 치는 가창력의 소유자들이 부지기수로 많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처음에는 놀라웠지만(<나는 가수다>가 대표적이다) 차츰 식상해졌다. 성대 대결에 대한 대중들의 혐오는 그렇게 서서히 음악에서의 실력이 단지 가창력(고음이나 음정 리듬감 같은)만이 아니라는 것을 알아차리는 데서부터 비롯되었다.

 

가창력이 아니면 그럼 무엇일까. 흥미롭게도 유독 심사결과에 대해 논란이 많았던 올해 <슈퍼스타K4>는 이런 변화를 가장 극명하게 보여주었다. top12 안에는 실로 다양한 개성의 인물군들이 들어 있었다. 연규성이나 홍대광처럼 강력한 스토리를 바탕으로 뛰어난 가창력을 가진 후보들이 있는 반면, 유승우나 김정환처럼 노래보다는 작곡이나 편곡에 능한 아티스트도 있었다. 정준영처럼 하나의 스타일이 압도적인 경쟁력이 되는 인물도 있었고, 가창력은 떨어지지만 연주와 아이디어로 승부한 딕펑스 같은 밴드도 있었다.

 

즉 이렇게 다양한 개성을 가진 인물들을 한 무대에 세워서 오로지 실력만으로(그 실력의 기준을 대중들은 여전히 가창력으로 보는 경향이 있다) 그 우위를 판단한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대중들은 결국 자신들이 좋아하는 취향대로 투표할 수밖에 없다. 여전히 가창력을 우선으로 생각한다면 홍대광에게 투표했을 가능성이 높고, 스타성을 우선으로 생각한다면 정준영을 더 선호했을 가능성이 높다. 무언가 창의적인 무대 퍼포먼스에 더 치중하는 대중이라면 딕펑스에 열광했을 것이다. <슈퍼스타K>라는 한 무대에 서 있다고 해서 그들을 이제 유일한 하나의 잣대로 판단할 수 있는 그런 상황이 이제는 더 이상 아니라는 것이다.

 

가창력 하나를 잣대로 보던 데서 이제 우리의 시선은 음악의 다양한 면들로 돌려지고 있다. 이 과도기적인 상황은 당연히 논란을 만들 수밖에 없다. 그 속에서 로이킴이 우승할 수 있었던 것은 그가 상대적으로 괜찮은 가창력에 좋은 스타성 그리고 아티스트적인 이미지까지 두루 갖추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는 정준영과 대결해도 스타성에 덧붙여 노래 실력이 더 좋아 보이고, 딕펑스와 대결해도 괜찮은 무대 퍼포먼스(비주얼만으로도!)를 보여준다. 홍대광이 확실한 스토리를 가졌다면, 로이킴은 거꾸로 곡절 없는 그 엄친아 스토리가 있다.

 

즉 로이킴의 우승은 각각의 개성을 가진 경쟁자들과 비교해 그들에게 없는 한 가지씩을 가졌기에 가능했던 일이다. 따라서 로이킴이 우승했다고 해서 다른 경쟁자들보다 모든 면에서 우위에 있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다양성의 관점으로 보면 무대 퍼포먼스는 확실히 딕펑스가 좋고, 스타성은 여전히 정준영이 낫다고 말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보면 이번 <슈퍼스타K4>의 본선 무대에 오른 top12가 모두 우승자나 마찬가지다. 그들은 자신들이 가진 개성에 있어서는 확실히 인정받은 셈이니까.

 

로이킴의 우승 사실보다 더 중요한 것은 이렇게 달라져가는 대중정서 속에서 <슈퍼스타K>가 대중들에게 주는 판타지도 달라졌다는 점이다. <슈퍼스타K2>가 공평하지 않은 현실에서 공정한 무대를 세움으로써 판타지를 주었다면, <슈퍼스타K4>는 단지 타고난 가창력만이 아닌 다양한 음악적 개성들이 무대에 설 수 있는 기회로서의 판타지를 제공했다. 일반인들은 그 무대를 보면서 뭔가 자신이 부족해도 자기가 가진 개성을 창의적으로 개발하는 것을 통해 최고의 위치에 오를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았을 것이다.

 

이것은 오디션 프로그램을 보는 대중정서의 반영이면서, 또한 최근 오디션 프로그램의 변화를 보여주는 것이기도 하다. 이제 오디션 프로그램들은 가창력에서 개성적인 목소리와 끼의 소유자들을 찾는 방향으로 선회하고 있다. 오디션 프로그램이 한 물 갔다는 얘기가 나오는 그 지점에서 새로운 판타지로 무장한 오디션 제 2기가 열리고 있는 셈이다.

<슈스케4>, 가창력보다 개성이 중요해진 이유

 

<슈퍼스타K4(이하 슈스케4)> top3 중 탈락자는 정준영이 되었다. 이날 미션은 심사위원 미션과 자율곡 'My Favorite Song' 미션. 정준영은 이승철의 ‘잊었니’를 열창했지만 가사를 실수하는 바람에 이승철로부터 85점 최하점을 받았다. 대국민투표에서 마지막까지 박빙의 승부를 보였지만 결국 생방송 무대에서의 실수는 정준영이 탈락하게 된 중요한 이유가 되었다.

 

'슈퍼스타K4'(사진출처:Mnet)

여러모로 이번 <슈스케4>에서 정준영이란 인물이 갖는 의미는 남다르다. 그는 예선 초반에 일찌감치 팬덤을 형성한 인물이다. 이승철이 이렇게 확실한 존재감을 가진 참가자는 처음이라고 표현한 것은 그런 이유다. 잘 생긴 외모에 오디션 자체를 무화시키는 튀는 행동은 노래 실력과는 별개로 그의 강한 개성을 대중들의 뇌리에 각인시켰다. 스타성이라는 측면에서 정준영은 확실히 돋보이는 인물이었다.

 

하지만 노래실력에 대한 평가는 그다지 좋은 편은 아니었다. 이승철은 그의 노래에 대해 “모창가수 같다”고 혹평하기도 했고 윤미래는 “고음 부분에서 늘 불안하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는 심지어 생방송 미션에서 <그것만이 내 세상>을 부를 때 음 이탈을 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특유의 스타성으로 그는 탈락하지 않고 살아남았고, 그것 때문에 누리꾼들 사이에 논란이 일어나기도 했다. 정준영이 등장할 때마다 ‘음 이탈’에 대한 언급이 따라붙게 된 건 바로 이런 논란을 의식한 결과였다.

 

하지만 논란이 생길 정도로 커진 정준영의 팬덤은 <슈스케4>라는 오디션 프로그램의 변화와 도전을 잘 말해주는 대목이다. 만일 생방송 무대에서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대국민투표가 실력 그 자체가 아니라 팬덤에 의해 좌지우지된다면 그 평가방식은 과연 옳은 것인가. 바로 이 점 때문에 이승철 심사위원은 <슈스케>의 평가방식이 이제는 조금 달라져야 한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심사위원의 의견과 대중의 선택이 달라지는 것에 대한 불편한 심경이 거기에는 묻어난다.

 

하지만 그것이 팬덤 때문이든 아니든 결국 결정적인 선택권은 대중들에게 주어지는 것이 합당한 것일 게다. 결국 <슈스케>는 국민들에 의해 당락이 결정되는 ‘대국민 오디션’이 아닌가. 정준영 같은 가창력은 조금 불안해도 스타성이 확실한 인물이 top3까지 올라간 데는 또한 대중들의 오디션 프로그램을 보는 달라진 시선이 느껴진다.

 

오디션 프로그램들이 너무 많아진 탓에 대중들은 너도 나도 뽐내는 ‘가창력’에 그다지 큰 매력을 느끼지 못하는 듯하다. 이것은 <나는 가수다> 같은 엄청난 가창력의 소유자들의 무대에 더 이상 과거처럼 열정적인 관심을 보이지 않는 대중들의 모습에서도 드러난다. 대신 대중들이 집중하는 것은 무대 위의 참가자가 얼마나 다른 개성과 매력적인 목소리를 갖고 있는가 하는 점이다. 제 아무리 노래를 잘 불러도 자신만의 독특한 개성이 부여되지 않으면 이젠 그런 가창력은 흔해져버린 탓이다.

 

이번 <슈스케4>의 top3를 보면 이들이 온전히 가창력만으로 이 지점까지 올라왔다고 말하기 어렵다. 물론 어느 정도 기본 이상을 하는 건 분명하지만 그것보다 중요한 것은 이들이 저마다 색다른 끼와 개성을 갖고 있다는 점이다. 딕펑스가 최종 top2에 남게 된 것은 그런 이유다. 만일 가창력에만 집중했다면 딕펑스가 가진 매력의 많은 부분을 놓치게 됐을 것이다. 딕펑스는 창의력이 넘치는 무대와 편곡의 묘미를 통해 자신들의 색깔을 확실히 보여준 팀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top2로 가는 길에서 탈락한 정준영은 현재의 오디션 프로그램이 어떻게 달라지고 있는가를 잘 보여주는 인물이다. 너무 많아진 오디션 프로그램 때문에, 언젠가부터 우리는 가창력 그 자체가 아니라, 아직 부족해도 무언가 우리를 잡아끄는 색다른 목소리와 끼와 개성을 가진 이들에 주목하기 시작했다. 노래 잘 부르는 이들은 이제 넘쳐난다. 중요한 건 그 속에서 확실한 자신만의 존재감을 보여줄 수 있느냐다.

<슈스케4>, 저들의 스타와 우리들의 스타

 

시즌1,2를 생각해보면 현재의 <슈퍼스타K(이하 슈스케)>는 그 예선 분량이 상당부분 줄어들었다. 시즌1,2는 바로 이 <슈스케>의 규모(경쟁률이 어마어마하다는)를 전면에 깔 수밖에 없었을 게다. 그것이 이 오디션 프로그램에 어마어마한 경쟁사회의 현실성을 부여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미 대중들은 <슈스케>의 규모가 대단하다는 것을 인지했다. 따라서 그 패턴마저 읽히는 예선을 오래 보고 싶어 하지 않는다. 대신 좀 더 빨리 눈길을 확 사로잡는 참가자를 발견하고 싶어 한다. 이것은 초반 기선을 확 제압하고 싶은 제작진의 욕구이기도 하다.

 

'슈퍼스타K4'(사진출처:Mnet)

예선 분량이 줄어들은 대신 필요해진 것이 참가자들 중 가능성 있는 인물들을 재빠르게 포착해 캐릭터를 부여하고 스토리를 엮는 작업이다. 이것은 억지로 없는 걸 만든다는 게 아니라 좀 더 효과적으로 보여주려는 노력을 한다는 얘기다. 물론 예선의 과정을 시시콜콜 다 보여주면 지루한 감은 있어도 좀 더 자연스러운 캐릭터의 성장이 가능할 것이다. 하지만 이른바 편집을 통한 ‘선택과 집중’을 하게 되면 캐릭터에 대한 집중도는 높아지지만 약간은 인위적인 느낌을 갖게 되는 부작용도 있다.

 

<슈스케4>가 초반부터 주목한 인물들은 대부분 톱12에 안착했다. 그 중에서도 가장 주목을 많이 받은 인물들을 꼽으라면 로이킴, 정준영, 유승우 그리고 김정환일 것이다. 로이킴은 엄친아적인 면모와 함께 음악적인 기량을 갖춘 데다 자칫 유약해보일 수 있는 이미지조차 싸움닭(?) 같은 경쟁에 강한 이미지를 통해 넘어서면서 <슈스케4>에서 가장 주목되는 인물이 되었다. 정준영은 그와 상반된 자유분방하고 중성적인 이미지를 통해 <슈스케4>의 재미를 선사한 인물이다. 음악적인 기량은 물론 갖추고 있지만 그것보다 더 그를 주목하게 한 것은 그가 방송을 통해 보여주는(심지어 오디션을 비웃는 듯한) 4차원적인 모습이다.

 

유승우는 나이 어린 천재의 이미지를 보여주면서 주목받았고 김정환은 군인이지만 준비된 싱어 송 라이터로서의 반전된 면모로 대중들을 매료시켰다. 이들은 몇 번씩 탈락을 맛봤지만 그 때마다 대중들은 ‘설마’하는 마음으로 패자부활전을 바라봤고 결국 그들은 대중들이 예상한 대로 부활했다. 이렇게 된 것은 편집되고 선택되고 집중된 예선 과정들을 통해 대중들도 어느 정도 본선에 오를 이들을 예감하고 있었다는 얘기가 된다. 이미 예선 과정에서 캐릭터와 스토리를 가진(그렇게 편집돼서 보여진) 인물이 탈락한다는 건 어떤 면에서는 방송분량의 낭비가 되기 때문이다.

 

중요한 건 본선에 그렇게 올라갔을 때, 그 주목도로 인해 커진 기대감만큼을 버텨낼 음악적인 기량을 그들이 갖추고 있느냐는 것이다. 정준영이 들국화의 <그것만이 내 세상>을 부르면서 힘겨워하는 모습은 그 괴리를 잘 보여준 사례가 되었다. 이승철을 비롯해 모든 심사위원이 혹평한 것은 당연한 일이다. 다른 참가자들에 비해서 새로운 도전을 보여주지 못한 면도 그렇지만, 음악적인 기량도 잘 따라주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것은 아마도 그 오디션을 본 시청자들 또한 같은 마음이었을 게다.

 

하지만 바로 이 지점에서 방송 편집으로 만들어진 캐릭터의 힘과 오디션 본연의 실력 사이에 부딪침이 생겨난다. 이미 생겨난 정준영의 팬덤은 그의 실력과는 상관없이 작동하기 시작하고 그것은 결국 오디션의 기반을 흔들어버린다. 오직 실력으로 뽑겠다는 오디션이 인기도 투표로 비춰지는 순간 그 공정성에 기반을 둔 오디션의 판타지는 깨지게 된다. 호평을 받은 허니지가 떨어지고 혹평을 받은 정준영이 붙은 결과에 대해 대중들이 어떤 실망감을 가진 건 그 때문이다.

 

하지만 이날 오디션에서 실망감을 안겨준 건 정준영만이 아니다. 유승우 역시 본선에 올라 심사위원으로부터 계속 새로운 모습을 보여 달라는 요구를 받았지만 그것이 오히려 그의 진짜 매력을 감춰버리는 결과로 이어졌던 게 사실이다. 그가 첫 무대에서 불렀던 김건모의 ‘My son’은 재기발랄한 그의 모습이 돋보였지만 그 후 세븐의 ‘열정’이나 처진 달팽이의 ‘말하는 대로’는 그다지 감흥을 주지 못한 무대였다. 로이킴은 여전히 매력적이지만 그 역시 어떤 비슷한 패턴의 음악을 반복하는 느낌을 주는 건 마찬가지다.

 

이것은 이들이 잘못했다기보다는 프로그램이 이들의 소비를 너무 빨리 했던 데서 생기는 현상이다. 이미 정준영과 로이킴과 유승우는 연예인이라고 해도 될 만큼 저들만의 팬덤을 형성하게 되었다. 그리고 이것은 상당부분 <슈스케4> 제작진들이 예선 과정을 통해 그들을 선택하고 집중시킨 결과이기도 하다. 이 시점에서 갑자기 홍대광이 주목받는 인물이 된 것은 그가 초반 선택과 집중에서 조금은 비껴난 아웃사이더였기 때문이다.

 

결과론이지만 정준영이나 로이킴, 유승우처럼 제작진에 의해 주목된 인물들이 빨리 소비되고 그 쌓여진 이미지만큼의 실력을 보여주지 못할 때, 우리는 홍대광을 바라보게 되었다. 연예인처럼 보이지도 않고 여전히 무대에서도 버스킹을 하는 듯한 그 수수한 모습에서 <슈스케> 본연의 매력을 발견하게 된 것. 그런데 바로 이 제작진이 만든 듯한(결과를 의도했다기보다는 방송의 재미를 위해 선택된) 스타와 우리들이 발견한 스타라는 대척점에서 오히려 <슈스케4>의 후반부가 흥미진진해진 것은 아이러니한 결과다. 과연 <슈스케4>는 저들의 스타가 될 것인가 아니면 우리들의 스타가 될 것인가. <슈스케4>는 이런 프로그램을 놓고 제작진과 시청자가 벌이는 듯한 대결구도마저 프로그램을 통해 승화시킬 수 있을 것인가.

<슈스케4>, 정준영 스타일 vs 로이킴 스타일

 

<슈퍼스타K2>에 허각과 존박이 있었다면 <슈퍼스타K4>에는 정준영과 로이킴이 있다. 이들은 서로 라이벌이면서도 마치 형제 같은 훈훈한 느낌을 준다. 스타일도 완전히 상반되지만 바로 그렇기 때문에 함께 서 있으면 서로를 부각시킨다. <슈퍼스타K>라는 서바이벌의 무대에서 형제애가 느껴지는 라이벌이 더더욱 주목되는 이유다.

 

'슈퍼스타K4'(사진출처:mnet)

어린 시절부터 해외 여러 나라를 전전하며 살아오다가 홀로 독립해 밴드생활을 해온 정준영은 4차원으로 여겨질 정도의 자유분방함과 심지어 귀차니즘이 느껴지는 그만의 독특한 스타일을 갖고 있다. 노래를 할 때는 록커 특유의 남성적인 느낌을 물씬 풍기지만, 노래가 끝나고 던지는 “감사합니당-” 같은 멘트에서는 심지어 여성적인 뉘앙스가 묻어난다. 신발이 없어 슬리퍼를 끌고 다니고, 누군가 칠해놓은 페티큐어가 잘 어울리는 그는 중성적이다.

 

반면 로이킴 역시 해외에서 살아왔지만 정준영과는 전혀 다른 스타일을 보여준다. 부유한 집안에서 자라난 귀공자에 엄친아 같은 스타일. 어딘지 모범적일 것 같은 건전함이 묻어나지만 막상 경쟁의 무대에 서면 대단한 승부욕을 드러내는 승부사 기질을 보여준다. 정준영이 그보다 형이지만 둘이 같이 서 있으면 어딘지 로이킴이 형인 것처럼 신사의 품격이 묻어나는 의젓함이 있다. 그는 부드럽지만 강한 남성성을 내면에 품고 있다.

 

중요한 것은 이 전혀 다른 두 스타일의 주인공들이 <슈퍼스타K>라는 오디션 서바이벌의 무대를 대하는 모습이 완전히 상반된다는 점이다. 로이킴은 오디션이라는 경쟁 시스템에 깊숙이 들어와 거기에 잘 적응하면서 승부욕을 드러내는 편이라면, 정준영은 이 경쟁 시스템 자체를 비웃는 듯한 쿨함을 보여준다. 최종 관문으로 인터뷰를 하면서 <슈퍼스타K4> 특유의 밀당이 이어지다가 결국 합격 판정을 들었을 때 그는 “아 진짜 이 프로 이상해. 왜 이렇게 사람을...”하고 투덜대기도 했다.

 

싸이가 마치 정준영이 떨어진 것처럼 이야기를 몰고 가도 그는 엉뚱하게도 강남의 클럽에 가서 술 한 잔 사달라는 얘기를 하기도 했고, 그러다 “합격”이라는 통보를 받자 이내 “클럽 못가잖아요”라고 말해 싸이를 박장대소하게 만들기도 했다. 반면 로이킴은 이승철이 굳이 이 길을 가지 않아도 더 좋은 길이 있다고 이야기를 몰아가자 자신의 열정은 누구보다 못지 않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리고 합격 판정을 받은 그는 “더 열심히 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기도 했다. 뭐든 열심히 도전하고 성공해왔던 자가 가질 수 있는 구김살 없는 모습이었다.

 

로이킴과 정준영이 <슈퍼스타K4>를 대하는 태도가 주목되는 것은 그것이 마치 경쟁사회 속에서 그 경쟁 시스템을 대하는 우리네 두 태도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한 사람은 그 경쟁 시스템을 당연하게 받아들이고 그 안에서 열심히 노력해서 결과를 낸다면, 다른 한 사람은 그 경쟁 시스템을 무화시키는 행동을 통해 자신만의 독보적인 매력으로 결국은 결과를 만들어낸다.

 

로이킴과 정준영은 첫 서바이벌 무대에서 이 서로 다른 스타일을 제대로 보여주었다. 로이킴이 김동률의 ‘다시 사랑한다 말할까’를 통해 댄디하면서도 깔끔하고 단단한 그만의 스타일을 보여줬다면, 정준영은 티삼스의 ‘매일 매일 기다려’를 통해 거칠고 야성적이며 자유로운 그만의 록커 스타일을 드러냈다.

 

대중들이 로이킴과 정준영을 통해 보는 것은 바로 이 경쟁 시스템 속에서 이 서로 다른 대처방식과 스타일을 가진 그들이 어떻게 저마다의 성공스토리를 그려나가는가 하는 점일 게다. 물론 정답이 있을 수 없다. <슈퍼스타K>라는 무대가 현실의 경쟁을 재현해내기는 하지만 그 위에 그려지는 건 대중들의 욕망이 담긴 판타지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과연 대중들은 어떤 스타일에 자신들의 욕망을 투영할까. 이제 첫 무대를 성공적으로 끝낸 로이킴과 정준영이 특히 주목되는 건 그 때문이다.

<슈스케4>, 굳이 강용석이 왜 필요할까

 

방송에 있어서 이른바 ‘낚시질’은 그리 비난할 일이 아니다. 그것은 프로그램의 재미를 위해서도 반드시 필요한 것이기 때문이다. 특히 오디션 프로그램처럼 그 당락의 결과가 초미의 관심사가 되는 경우에는 더더욱 그렇다. 이목을 집중시키는 출연자를 잠깐 보여주고 ‘그 결과가 잠시 후에 공개된다’는 식의 편집방식은 궁금증과 호기심을 만들어내 끝까지 프로그램에 집중하게 해준다. <슈퍼스타K(이하 슈스케)4>에서 조앤과 강용석 전 의원은 바로 이 낚시질 편집의 전형을 보여주는 사례다.

 

'슈퍼스타K4'(사진출처:Mnet)

그런데 <슈스케4>를 보다보면 왜 굳이 조앤과 강용석 전 의원의 출연분을 갖고 낚시질을 하고 있는지 이해하기가 어려워진다. 물론 그들이 가진 지명도가 대중들의 관심을 끌기에 충분하지만, <슈스케4>는 그들보다 훨씬 더 흥미진진한 출연자들이 말 그대로 널려 있기 때문이다. 첫 회에서 포복절도의 웃음을 주었던 러통령 박상보, 폭풍감동을 전해주었던 울보 파이터 육진수, 귀여운 아이처럼 등장했다가 놀라운 가창력을 보여준 유승우, 발성장애를 갖고 있으면서도 도전한 연규성, 쏘시지 타령으로 스튜디오를 뒤집어버린 정희라, 잘 생긴 외모에 집안 좋고 노래까지 잘하는 엄친우 김상우 등등.

 

이런 매력이 넘치는 출연자들은 2회에도 여전했다. 싸이의 후배라는 버클리 음대생 출신 군인 김정환, 외모와 달리 절정의 소울을 보여준 반전의 정희훈, 암투병중인 엄마를 위해 노래를 불러 좌중을 눈물바다로 만들어버린 이용혁, 군에서 소녀시대보다 인기가 많은 여군 강수연, 랩과 가창력을 모두 겸비해 백지영의 극찬을 받은 계범주 등. 어떻게 저렇게 많은 출연자들이 저 마다의 이야기를 갖고 무대에 올라 거기에 딱 맞는 노래를 부르는 지 신기할 정도다.

 

정작 낚시질 편집으로 활용된 강용석 전 의원의 무대는 밋밋하기 이를 데 없었다. 노래가 주는 반전도 없었고, 출연의도도 다른 출연자들에 비해서 그다지 절절하게 느껴지지 않았다. 이승철이 던진 “정치적인 의도가 있는 건 아니시겠죠?”라는 질문이 가장 주목될 정도로 강용석 전 의원의 무대는 재미나 감동 그 어떤 것도 채워주지 못했다. 이것은 조앤도 마찬가지다. ‘제2의 보아’라는 얘기까지 나왔지만 그녀가 보여준 무대는 기대감을 채워주지 못했다.

 

<슈스케4>가 여타의 오디션과 비교해 슈퍼 갑 오디션인 이유는 거기 출연하는 이들의 면면이 확실히 다르기 때문이다. 그들은 노래 실력에 있어서도 출중하고, 참가하는 이유에 있어서도 더 절실하다. 때로는 4차원의 느낌을 주는 엉뚱한 출연자들이 보여주는 끼도 만만찮은 재미를 선사한다. 압도적인 수의 참가자들이 있기 때문에 거기서 보석 같은 출연자들을 선별해낼 수 있는 게 바탕이 되고, 그 위에 출연자들 하나하나의 영상을 마치 한 땀 한 땀 정성들여 이어붙인 듯한 정교한 편집이 재미를 배가한다. 단 몇 분만에 출연자의 캐릭터가 만들어질 수 있는 건 바로 이런 정교한 편집의 덕분이다.

 

결과적으로 보면 <슈스케4>는 굳이 강용석 전 의원 같은 인물을 낚시용으로 사용할 필요가 전혀 없었다. 물론 어떤 인물이 참여한다고 해도 문호가 열려 있는 건 당연한 일이지만, 그렇다고 그것을 몇 회에 걸쳐 반복 편집해 이목을 끌 필요까지는 없었다는 얘기다. 그저 노래를 부르는 것이 아니라, 저마다의 자신들의 이야기를 건네고 있는 듯 느껴질 정도로 개성 강한 출연자들이 있다는 것. 그래서 그들을 보는 것만으로도 우리 대중들의 면면을 확인하고 공감할 수 있다는 것. 이것이 <슈스케4>가 국민 오디션이라는 것이 허명이 아님을 증명하는 것이 아닐까.

<슈스케4>는 우리에게 무엇을 보여줄까

 

올림픽만 시즌인가. 바야흐로 <슈퍼스타K4(이하 슈스케4)> 시즌이 시작됐다. 올해로 4회째. 1회가 국내 오디션 프로그램의 시작을 알렸다면, 2회는 대중적인 신드롬을 불러일으켰던 허각을 탄생시키면서 명실공히 대국민 오디션으로서의 바탕을 만들었고, 3회는 울랄라세션과 버스커버스커라는 개성강한 팀들을 배출하면서 본격적으로 <슈스케>출신 가수들의 활발한 가요계 활동을 볼 수 있었다. 그렇다면 <슈스케4>는 우리에게 무엇을 보여줄 것인가.

 

'슈퍼스타K4'(사진출처:Mnet)

혹자는 오디션 프로그램이 이제 거기서 거기라고 말한다. 그도 그럴 것이 <슈스케> 이후 너무 많은 오디션 프로그램들이 쏟아져 나왔고, 비슷비슷한 포맷으로 결국 전체가 식상해져버렸기 때문이다. 그러니 벌써 4회째를 맞이하는 <슈스케>에 대해서도 같은 의구심이 생기는 건 당연한 일일 것이다. 하지만 <슈스케4>의 첫 회를 보면 이런 의구심이 그저 기우에 지나지 않았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그 자료 속에는 포복절도의 웃음과 음악이 주는 감동, 그리고 참가자들의 눈물겨운 이야기들이 여전했다.

 

도대체 이런 화수분 같은 장면과 순간들은 어디서 비롯되는 것일까. 그것은 결국 이 국가대표급 오디션에 참여하는 참가자들에게서 나온다. 양이 질을 담보하듯이 그만큼 압도적인 숫자의 참가자들이 참여하기 때문에(총 지원자 수, 208만 3447명) 엄청난 스토리들과 독특한 개성과 음악성을 가진 예비가수들이 쏟아져 나오는 셈이다. 매년 형식을 반복한다고 해도 그 안에 참가자들의 면면이 다르기 때문에 완전히 다른 다양한 장면들이 가능하게 된다는 얘기다.

 

하지만 제 아무리 보석 같은 장면들이 쏟아져 나온다고 해도 그것이 얼마나 효과적으로 연출되느냐는 결국 이 오디션 프로그램의 관건이 된다. 그런 점에서 수많은 참가자들을 콘트롤하는 심사위원의 역할은 막중하다. <슈스케4>의 중심을 맡아주는 이승철과 더불어 ‘강남스타일’로 세계적인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싸이, 역시 힙합의 본고장 미국에서도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는 윤미래가 그 자리를 맡았다. 환상의 조합이다.

 

이승철은 베테랑답게 참가자의 음악성을 확인하는 동시에 이 프로그램의 재미와 감동적인 소재들까지 끄집어낸다. 첫 회에서도 이승철의 역량은 역시 빛났다. 안 되는 가창력으로 혼신의 힘을 다해 노래를 부른 한 감동적인 사연을 전한 참가자의 노래를 들은 이승철은 “음치의 노래를 듣고 감동하긴 처음”이라고 살짝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제 아무리 감동적인 사연의 참가자라고 해도 <슈스케4>는 역시 실력이다. 실력이 없다면 가차 없이 불합격을 주는 오디션. 그만큼 프로그램을 살려주는 감동적인 사연, 재미와 더불어 오디션 프로그램 본연의 공정성에 기반한 균형감각을 잃지 않는 것이 <슈스케4>만의 매력이다. 실제로 이번 오디션에 유독 많은 진한 감동을 선사한 무수한 이들이 심사위원들을 감동하게 하고는 불합격 되었다.

 

이런 점은 <슈스케4>가 왜 굳이 ‘국민 오디션’을 주창하고 있는지를 확인하게 해준다. <슈스케4>의 형태는 아직도 열기가 가시지 않은 올림픽을 그대로 빼닮았다. 올림픽이 주는 경쟁과 대결, 그리고 그 참가 선수들이 전해주는 감동적인 사연의 조화와 균형이 <슈스케4>에서 발견되기 때문이다. 마치 올림픽에서 1등을 한 선수만이 주목받는 것이 아니라 저마다의 사연을 가진 많은 참가자들 그 자체가 진한 감동을 주는 것처럼, <슈스케4>는 참가자들을 통해 국민들의 사연과 정서들을 담아낸 흔적이 역력하다. 노래를 통해 벌어지는 대국민 공감대인 셈이다.

 

과연 <슈스케4>는 스스로 주창한 ‘국민오디션’에 걸맞는 공감과 감동을 전해줄 것인가. 모쪼록 노래실력과 상관없이 저마다 독특한 끼를 발산하는 참가자들을 통해 포복절도의 웃음을, 또 노래는 못해도 절절한 사연을 전하는 참가자들을 통해 감동의 눈물을, 무엇보다 우리를 빠져들게 만드는 노래 그 자체가 주는 전율을 전해주기를. 올림픽 시즌의 끝에서 이제 <슈스케4> 시즌이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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