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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 정덕현
'파라다이스 목장'의 주상욱, '드림하이'의 김수현 '파라다이스 목장'의 주상욱. 그리고 '드림하이'의 김수현. 이들의 공통점은 뭘까. 물론 연기자들이라는 점이다. 드라마 속에 연기자야 당연한 것 아닌가 하겠지만 요즘은 사정이 다르다. 이른바 연기돌로 불리는 가수들이 드라마 곳곳에 포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제는 가수가 한 명쯤 안 나오는 드라마를 찾아보기가 어려워졌다. 이렇게 된 것은 점점 퓨전화되어가는 프로그램의 경향 때문이다. 드라마와 예능이 만나고 예능과 다큐가 만나는 시대다. 그러니 현빈이 노래를 불러 음원차트 1위에 올리는 일이나, '드림하이'처럼 아이돌 가수들이 무더기로 출연해 연기를 하는 일은 낯선 일이 아니다. 이미 예능 프로그램을 채우고 있는 건 더 이상 개그맨들이 아니다. 가수들이 드..
카라, 중요한 건 멤버들이다 도대체 무엇이 이 어린 소녀들을 갈라놓았을까. 초창기 생계돌이라 불릴 정도로 힘겨운 나날들을 함께 지내왔고, 그래도 꿈이 있어 아주 조금씩 걸어 나가다 보니 어느새 정상에 오른 카라. 그저 앳된 '프리티 걸'에서 파워풀하게 무대 위에서 '점핑'하는 그녀들을, 서로의 힘겨움을 잘 알기에 어깨를 두드려주며 그 힘으로 그 꼭대기까지 함께 올랐던 그녀들을, 도대체 무엇이 힘겹게 만드는 걸까. 많은 이들이 수익 배분을 두고 벌어지는 돈 문제를 지목한다. 일본 활동을 통해 180억에 가까운 매출을 올렸음에도 카라 당사자들에게는 그다지 큰 수익이 돌아가지 못했다는 것이다. 전속계약해지를 신청한 3인의 공식 입장 속에는 DSP재팬과 DSP의 대표이사가 동일인물임에도 불구하고 이런 회사 간의..
'드림하이', 1세대 한류가 2세대 한류를 만났을 때 배용준이 얼굴을 보인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기대감을 높여놓은 드라마, '드림하이'. 제목처럼 그 꿈은 컸다. 제2의 한류가 아이돌로 이어지고 있는 현재, 제1의 한류를 이끌었던 배용준이 드라마로 이를 다룬다는 건 꽤 야심찬 기획이다. 그것이 무엇이든 한류의 선봉장으로서 배용준의 이미지는 이어질 것이고, 이제 새로운 한류로 피어나는 아이돌들은 그 품 안에서 드라마로 그 영역을 넓힐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배용준과 박진영을 위시한 아이돌들의 만남은 그래서 의미심장하다. 실제 가수들이 드라마 주인공으로 출연한다는 점에서 이 드라마는 반 리얼이다. 물론 설정된 캐릭터들의 상황들이 분명히 있지만, 스타를 꿈꾸던 그들이 차츰 성장하고 한류돌로서 세계무대에 우..
지난 주 '청춘불패' 촬영장을 다녀왔습니다. 유치리는 정말 너무나 평범한 시골이더군요. 하지만 그 평범함이 비범하게 된 것은 아이돌들이 그 곳에 하나 둘 흔적을 남기면서부터입니다. 그저 덩그라니 집 한 채 놓여있던 아이돌촌은 축사와 화장실이 지어졌고, 푸름이(소)와 청춘이와 불패(닭), 그리고 왕유치(강아지)까지 가족이 늘었습니다. 그렇게 식구가 늘고 집이 집 다워지기까지 가을서부터 겨울까지의 긴 시간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봄. 드디어 유치리는 봄을 맞았습니다. '청춘불패'도 봄을 맞을 수 있을까요. 도착했을 때는 벌써 한창 촬영중이더군요. 곰태우(김태우)가 성인돌(나르샤)과 병풍(효민)과 한창 이야기를 나누며 깔깔 웃고 있었습니다. 어디선가 후다닥 달려온 왕유치. 사람들의 손길이 그다지 낯설지 않은 것..
짧아도 강한 인상을 남긴 그의 진정성 "누야(누나) 너랑 같이 살았다." 많은 대사가 필요하지 않았다. '신데렐라 언니'의 한정우(택연)가 그간 어떻게 살아왔는가를 알려주는 걸로 그 한 마디면 충분했다. 고주망태의 아버지 밑에서 일찍이 도망친 그는 죽 홀로 살아왔지만, 오랜만에 드디어 만난 그 누나, 은조(문근영)와 늘 함께 살아왔다. 아마도 그것은 그를 버티게 해준 유일한 힘이었을 테니까. '기다리다 지친다'는 우스갯소리처럼 '신데렐라 언니'에 택연의 등장은 더뎠다. 도대체 어떤 모습일까. 아이돌 가수의 연기는 어떨까. 그것도 짐승돌의 대표격인 그 거친 남성미의 택연이라면. 기대도 컸고 기대가 큰 만큼 섣부른 예단도 많았다. 그래서 야구방망이 하나 들쳐 메고 그가 대성도가에 발을 디뎠을 때, 우리는 그..
'오 마이 레이디', 그 오지랖과 발연기의 의미 흔히들 연기력은 ‘인간에 대한 이해’에서 나온다고 한다. 캐릭터라는 옷을 입고 타인의 삶을 살아내는 연기자들에게 그 타인에 대한 이해가 필수적이란 이야기. ‘오 마이 레이디’는 톱스타 성민우(최시원)의 쳐다보기조차 쉽지 않은 손발이 오그라드는 발연기에서부터 시작한다. 국어책을 읽는 듯한 어색함은 기본이고 캐릭터와 일체되지 않는 그 어정쩡한 연기동작. 무엇보다 이 톱스타는 자신의 발연기를 고칠 생각조차 없는 것 같다. 자신을 필요로 하는 것은 연기가 아니라 톱스타라는 그 화려함일 뿐이라고 생각하니까. 아이돌들의 연기진출이 점점 일상화되어가는 요즘, 실제 아이돌 그룹 슈퍼주니어의 최시원이 발연기로 특징되는 성민우를 연기한다는 것은 재미있는 선택이다. 거기에는 ..
아이돌 그룹의 무대 밖 스토리 전략 연기자는 연기하고, 개그맨은 웃기고, 가수는 노래하고... 이젠 옛말이다. 연기자는 웃기기도 하고 개그맨은 연기를 하기고 하며, 가수는 웃기기도, 연기하기도 하는 세상이다. 예전에 가수들이 연기를 하면 ‘외도’라고 했지만, 이제는 다양한 ‘활동’이라고 한다. 바라보는 시선 자체가 달라졌고, 그들의 타 분야에 대한 도전의 자세 자체도 달라졌다. 무대 바깥에서 인기를 얻는 가수는 무대 위에서도 뜰 가능성이 높아졌다. ‘외도’가 ‘활동’이 된 상황. 무엇이 이런 변화를 만들었을까. 작년 소녀시대가 ‘gee'라는 노래를 들고 나와 말 그대로 이 땅의 아저씨들을 ‘ㅎㄷㄷ’하게 만든 데는 지금까지의 아이돌 그룹의 무대 전략과는 다른 무대 바깥의 전략이 주효했기 때문이었다. 소녀시..
'미남이시네요', 그 비현실적 세계가 보여주는 현실 '미남이시네요'에서 고미남의 어투는 비현실적이다. "-다", "-까?"로 끝나는 그의 말투는 남장여자라는 설정 때문인지 군대식 어투를 그대로 빼닮았다. 처음 이 드라마를 접하는 이들은 아마도 그 어투가 거슬렸을 것이다. 하지만 재미있는 건, 이 어투를 계속 듣다보면 거기에 어느 정도 적응이 되고 심지어 그 어투가 어떤 묘미까지 주는 묘한 중독성이 있다는 것이다. 그 지점에서 다시 돌아보면 고미남의 비현실적 어투는 이 드라마를 보기 위한 마치 하나의 훈련과정처럼 여겨진다. 이 어투가 적응되는 순간부터 당신은 '미남이시네요'의 세계 속으로 깊이 들어와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고미남의 어투가 비현실적인 것처럼 '미남이시네요'는 비현실적인 세계를 그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