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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 정덕현
놀라운 ‘뽕포유’ 15분 만에 곡 쓰고, 삼겹살에 뮤직비디오 찍고 도대체 MBC 예능 ‘뽕포유’에는 어떤 마력이 숨어 있는 걸까. 유재석의 트로트 가수 데뷔라는 그 포인트만 보면 중년 세대들을 타깃으로 한 것처럼 보이지만, 이 아이템의 소비층은 젊은 세대들까지 폭이 넓다. 유산슬이라는 예명으로 곡을 만들어가고 또 녹음을 하며 버스킹으로 첫 무대에 서는 그 일련의 과정들이 너무나 빵빵 터진다. 그 빵빵 터지는 웃음의 장본인들은 이 트로트업계에서 레전드로 불리는 인물들이다. ‘박토벤’으로 불리는 박현우 작곡가와 ‘정차르트’ 정경천 편곡가 그리고 그 사이에 껴서 어쩔 줄 몰라하는 ‘작사의 신’ 이건우 같은 이들은 갑자기 등장해 엉뚱한 모습으로 시청자들을 포복절도하게 만든다. 유재석도 참지 못해 피식피식 웃게 ..
‘유퀴즈’이 찾아내는 우리네 서민들의 위대함, 그리고 공감 “제가 유퀴즈를 1년 넘게 했잖아요. 하여튼 이렇게 앞을 보고 있으니까 그런 생각이 듭니다. 인생에 정답이 없다고 하는데 우리 유퀴즈를 통해서 만나는 분들의 이야기를 통해서 정답까지는 아니더라도 인생을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는 약간 이야기를 들으면서 많이 참고가 되는 것 같아요.” tvN 이 찾은 부암동 어느 한옥. 고종이 잠시 머물렀다는 그 곳에서 저 아래 풍광들을 내려다보며 유재석은 새삼 그간 이 프로그램을 해온 1년을 되새긴다. 유재석의 말 그대로다. 처음에는 낯선 길이었지만, 그 길 위에서 만난 무수히 많은 사람들을 통해 참 많은 걸 배웠고 느꼈다. 그건 유재석만이 아니라 이 프로그램을 보는 시청자들도 마찬가지였다. 이날 하루 부암동에서 ..
트로트가 이렇게 신났었나? ‘놀면 뭐하니?’ 유산슬의 나비효과 트로트가 이렇게 신나는 장르였던가. MBC 예능 ‘뽕포유’가 끄집어낸 트로트의 매력에 점점 빠져든다. 사실 트로트라고 하면 어딘가 ‘흘러간 옛 노래’ 정도로 치부된 면이 있다. 하지만 뽕포유의 유산슬(유재석)의 데뷔과정을 통해 트로트가 현재의 트렌드를 담는 장르이고, 또 기성세대는 물론이고 젊은 세대들 또한 충분히 즐길 수 있는 장르라는 게 드러나고 있다. 김이나가 작사하고 조영수가 곡을 붙인 ‘사랑의 재개발’은 재기발랄하면서도 트로트 특유의 직설적인 가사가 한 번 들으면 잊혀지지 않는 곡이다. “싹 다 갈아엎어주세요- 머리부터 발끝까지”라는 가사에 드러나듯이 거기에는 특유의 해학적이면서도 돌려 말하지 않고 복잡하지 않으면서도 시원하게 직접 ..
어쩌다 ‘놀면 뭐하니?’가 음악 다양성을 이끄는 프로그램이 됐나 최근 벌어진 Mnet 투표조작 사건의 이면을 보면 아이돌에게만 집중된 기형적인 우리네 가요계가 만들어낸 과잉 경쟁이 어른거린다. 그토록 국내 가요계에 음악 다양성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쏟아져 나왔지만, 그다지 변화한 것처럼 보이지 않는 게 현실이었다. 그러니 음악 다양성이 보장되지 않아 아이돌만 양산하려 하는 기획사의 난립은 그 경쟁에서 어떻게든 살아남기 위한 욕망을 만들어내고, 그건 방송사의 엇나간 욕망과 만나 이런 사건으로 이어졌다고도 볼 수 있다. 그렇다면 방송사들이 여전히 아이돌 중심의 음악 프로그램들을 전면에 세우고, 어떻게든 그 무대에 들어가기 위해 월요일만 되면 매니저들을 방송사 앞으로 출근하게 만들었던 건 과연 대중들의 요구에 ..
‘유퀴즈’, 이토록 짧게 삶의 위대함을 보게 해주다니 이건 마치 한 편의 감동적인 동화 같다. tvN 예능 은 어떻게 매번 이런 놀라운 분들의 이야기를 전해주는 걸까. 서울 후암동 어느 골목길을 걷다 발견한 초등학교 바로 앞에 있는 작은 문방구 이야기다. 40년이나 된 문방구이니 어찌 이야기가 없을까마는, 남편을 2년 전 갑자기 여의고 홀로 그 곳을 지키고 계신 함범녀 할머니와 그 곳을 제 집처럼 드나들던 학교 아이들의 이야기는 마치 기적 같았다. 2년 전 갑자기 할아버지가 심장마비로 돌아가시고 나서 가게 문을 닫을까 생각했던 할머니의 마음을 돌린 건 아이들이었다. 청소를 하다 발견하게 된 아이들이 남긴 쪽지. 거기에는 빼곡하게 아이들의 마음이 담겨 있었다. ‘할머니 너무 힘들어하시지 마시고 언제나 힘내..
‘놀면 뭐하니?’ 뽕포유, 이 분들 콩트 짠 거 아니죠? 박토벤과 정차르트. 어느새 MBC 예능 뽕포유에 등장했던 작곡가 박현우와 편곡자 정경천에게는 닉네임이 더 익숙해졌다. 15분이면 노래 한 곡을 뚝딱 만들어내고, 그 곡을 즉석에서 연주하며 부르는 박토벤은 그 천재적 능력이 놀랍지만, 그런 음악적 능력과는 너무나 달라 보이는 허술한 면들이 겹쳐지며 독특한 예능의 새로운 캐릭터로 탄생했다. 감정을 깊이 집어넣어 연주하며 노래할 때 제작진이 그려 넣은 눈물 CG가 박토벤의 독특한 캐릭터의 시작이었다면, 이 인물을 중심으로 트로트업계에서 이른바 레전드로 자칭 타칭하는 분들이 하나둘 들어오면서 그 제작과정은 놀라운 창작의 발견이면서 웬만한 콩트 코미디를 훌쩍 넘어서는 웃음의 현장이 됐다. 박토벤에 의해 이어..
‘유퀴즈’, 유재석도 한 수 배운 춘천의 재밌고 먹먹한 입담꾼들 사랑에 대해 제대로 한 수 배웠다. tvN 예능 이 찾아간 춘천에서 유재석과 조세호가 우연히 만난 부부는 무려 21년 간을 함께 세차를 해왔다고 했다. 매일 같이 얼굴을 보고 있으니 어찌 다툼이 없을까. 웃으며 맨날 싸운다고 털어놓는 아내의 말에 남편은 “부부는 아침에 헤어졌다 저녁에 봐야 제일 좋아요”라고 덧붙인다. 하지만 그렇게 말해도 “아침에도 싸웠다”는 남편의 말에 “금방 풀려요”라고 말하는 아내의 말에 따뜻함이 느껴진다. 춘천에서 세차장을 운영하는 윤연기(59), 이순자(58) 부부. 보통 여름에 더 세차가 많을 것 같지만 오히려 겨울에 세차가 제일 많다고 한다. 그도 그럴 것이 날이 추우면 셀프세차 하시는 분들도 스스로 세차하기가..
릴레이음악에서 신해철 추모로, 김태호 PD의 놀라운 판 벌리기 MBC 예능 는 보면 볼수록 김태호 PD의 판 벌리기가 신묘하다는 확인하게 된다. 어느 날 갑자기 유재석이 드럼 스틱을 들게 한 게 그 소소한 시작이었다. 체리필터 드러머 손스타에게 비워 8비트 리듬을 두드리게 할 때만 해도 우리는 이 일이 이렇게 커질 줄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다. 하지만 그 작은 비트 하나는 국내 최정상의 뮤지션들과 아티스트들의 손을 거쳐 갔다. 작은 소리였을 뿐, 음악이 되지는 못할 거라 여겼던 그 비트는 그들의 손을 거치며 다채로운 음악으로 피어나기 시작했다. 신나는 힙합이 되고 달달한 발라드가 되며 실험성 짙은 재즈, 웅장한 록 오페라 같은 음악으로까지 갈래를 뻗어나갔다. 그건 마치 태초의 작은 몸짓이 다양한 생명들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