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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 정덕현
밝은 이승기, 어둠까지 품는다면 이승기에게 는 그가 연기에 도전했던 이전 작품들과는 다르게 다가올 것이다. 물론 첫 연기 경험이었던 의 황태자 역이나, 그에게 트리플 크라운의 영광을 안겨준 의 선우환 역, 그리고 코믹 연기의 가능성을 보여주었던 에서의 차대웅 역에서 모두 이승기는 무난한 연기를 보여주었다. 아니 무난하다기보다는 호평이었다. 거기에는 당시 이승기가 갖고 있는 독특한 위치가 한 몫을 차지했다. 즉 이승기는 본격적인(?) 배우는 아니었다. 가수가 본업이었고 을 통해 가수 이외에 예능인으로서의 새로운 매력을 드러내는 중이었으며, 여기에 배우라는 새로운 도전을 성공적으로 치르고 있다는 것이 호평으로 이어졌을 뿐이었다. 하지만 의 이재하 역할을 연기하는 이승기는 상황이 이때와는 다르다. 이승기는 사..
'1박2일'이 전국을 떠돌아다니며 국민 예능으로 거듭나고 있을 때, 또 그 여파를 몰아서 '해피선데이'에서 야심차게 준비한 '남자의 자격'이 하모니 특집으로 새로운 바람을 일으키고 있을 때, 그 뒤에서 실질적으로 이 남자들의 예능을 쥐락펴락하는 인물이 있었다. 프로그램 전면에 나와 있는 이명한 PD나 나영석 PD가 한창 주목을 받을 때, 그들 옆에 앉아 있던 인물. 바로 이우정 작가다. 그녀는 당시 이 두 남성적인 예능의 14명의 남자 MC들을 실질적으로 이끄는 안방마님으로 알려져 있었다. 2008년 KBS 연예대상 쇼 오락부문 방송작가상, 2010년 한국방송작가상 예능 부문을 거머쥐면서 그녀는 예능 작가계에서는 드물게(드물지만 아주 없었던 건 아니다) 새로운 스타 작가의 탄생을 알렸다. 하지만 업계에는..
프로그램 살리자는 명분, 왜 자가당착일까 최재형 PD가 잠정 복귀를 선택했다. 명분은 프로그램이 망가지는 걸 더 이상 못 보겠다는 거다. 실제로 '1박2일'은 최재형 PD의 파업 이후 파행으로 치달았다. 2회 분량 내용을 3회로 늘려서 편집해 내보냈고, 그러니 본래 '1박2일'만이 가졌던 색깔도 상당 부분 희석되었다. 게다가 최재형 PD의 파업에 대해 사측에서는 중견 PD를 투입해서라도 촬영을 강행하겠다는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시스템이 우선이고 개인은 중요하지 않다는 지극히 KBS적인 사고방식이다. 그러니 최재형 PD 입장에서는 답답했을 수 있다. 파업의 와중에도 프로그램은 버젓이 나가게 되고, 그 프로그램은 본래 의도와 상관없이 망가지게 되니 그걸 보는 게 편할 수는 없는 일이다. 하지만 잠정 복귀를..
'1박' 대체 인력으로 충분? 시청자가 바보인가 KBS는 정녕 방송이 시스템에 의해 만들어진다고 생각하는 걸까. 노조 파업이 장기화될 가능성이 높은 가운데도, 여전히 "아무 문제없다"는 식의 답변만을 내놓고 있다. 제작인력이 빠져나갔다고 해도 대체 인력이 충분하다는 얘기이고, 이 말은 지금 현재 파업을 하는 PD들은 프로그램에서 하차시킬 수도 있다는 얘기다. 여기에는 KBS가 인력을 보는 시선이 담겨져 있다. 방송은 사람이 아니라 시스템이 만드는 것이고, 따라서 PD가 몇 명 빠진다고 해도 시스템이 공고한 한에는 프로그램에 아무런 문제도 없다는 생각. 하지만 과연 그럴까. '1박2일'은 아마도 이 KBS의 잘못된 인력 운용의 대표적 사례가 될 가능성이 높다. '1박2일'을 초기 만들었던 이명한 PD가 C..
'더킹 투하츠', 이승기에 맞춤인 이유 '더킹 투하츠'에서 재하(이승기)는 왜 항아(하지원) 앞에서 자꾸만 마음이 변덕을 부리는 걸까. 자신을 거부한 항아에게 철저히 복수하겠다며, 그 마음을 빼앗은 후 헤어져 평생 잊지못할 상처를 주겠다는 엉뚱한 계획을 세우고 실제 실행에까지 옮기지만 재하는 막상 자신을 향해 돌진해 들어오는 항아를 보고는 마음 한 구석이 찜찜해진다. 거기서 진심을 봤기 때문이다. 그래서 조용히 우리는 이루어질 수 없는 사이라고 말하려는데, 불쑥 항아가 "약혼을 하겠다"고 하자 또 마음이 바뀐다. "너랑 왜 내가 약혼을 하겠냐"며 독설을 날린다. 도대체 왜 재하는 이토록 변덕이 심한 걸까. 사실 이 부분은 이 드라마의 제목하고도 관련이 있다. 재하의 갈등은 항아에 대한 자신의 생각이 수시..
'1박2일', 긴장감을 살릴 캐릭터는 누구? 새로 시작한 '1박2일'은 우려했던 것보다 괜찮은 결과를 냈다. 차태현은 '불운의 캐릭터'로 무려 7가지의 불운을 겪으며 "1박2일과 자신은 안 맞는다"고 너스레를 떨었고, 김승우는 예민한 성격을 드러내며 복불복 게임에 과도하게 집착하는 모습으로 웃음을 주었다. 성시경은 아직 프로그램에 적응한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지만 주원은 그런대로 막내로서 열심히 하는 모습 자체가 풋풋하게 다가왔다. 여기에 기존 멤버로서 이수근이 전체 흐름을 이끌고, 김종민이 선배랍시고 나서면서 특유의 엉뚱함을 보여주는 것도 나쁘지 않았다. 첫 촬영치고 이 정도면 괜찮은 셈이다. 하지만 어딘지 기존 '1박2일'과 비교하면 조금은 밋밋하고 심심한 느낌을 주는 건 어쩔 수 없는 현실이다. 특히..
기대감의 차이가 만든 다른 결과 새 '1박2일'이 시작되기 전, 가장 주목받은 새 멤버는 단연 차태현이었다. 당연한 일이다. 차태현은 말 그대로 예능 고수니까. 무언가를 억지로 짜거나, 만들려고 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흐름에 내맡기는 건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차태현은 귀찮으면 귀찮다고 얘기하고, 기분이 좋으면 좋다고 또 맘에 안 들면 그게 PD라도 대놓고 맘에 안 든다고 말하는 캐릭터다. 그 자연스러움은 리얼 예능에서의 그의 기대감을 높이는 가장 큰 요인이다. 실제로도 차태현은 새 '1박2일'의 첫 방에서부터 거의 이물감이 없는 새 멤버로 자리했다. 그 스스로도 말했지만 어느 프로든 늘 함께 했던 멤버 같은 느낌을 '1박2일'에서도 보여줬던 것. 오프닝을 찍으러 여의도로 갈 줄 알고 일찍부터 ..
예능에서 저평가된 작가라는 존재의 진가 '해피선데이'의 최고 전성기는 재작년일 것이다. 그 때 '1박2일'은 강호동을 위시해 전체 예능의 최고 주가를 올리고 있었고, '남자의 자격' 역시 '하모니'편을 통해 그 정점을 찍고 있었다. 출연자들은 물론이고 심지어 PD까지 주목받게 할 정도였으니 그 팬심이 어디까지 닿아있었는지 미루어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이때 사실 가장 핵심적인 위치에 있으면서도 전면에 얼굴이 잘 드러나지 않은 '해피선데이'의 숨은 공신이 있었다. 그녀는 바로 이우정 작가다. 당시 '1박2일'과 '남자의 자격', 두 프로그램의 메인 작가를 하고 있던 이우정 작가는 그 엄청난 수의 남자들(이 두 프로그램의 출연자들은 모두 남자들이 아닌가)을 사실상 만들어낸(물론 억지로 캐릭터를 부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