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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 정덕현
'1박2일', 외풍에 버틸 수 있는 길 여배우 특집에 이은 명품조연 남자 배우 특집까지 두 차례에 걸친 빅 이벤트는 지금까지 못보던 '1박2일'의 다른 얼굴을 보여주었다. 하지만 역시 대중들이 원하는 것은 '1박2일' 본연의 모습이 아닐까. '아날로그 여행'을 콘셉트로 간 관매도에서의 '1박2일'은 그 가능성을 다시금 되새겨주었다. 지금껏 '1박2일'을 견인했던 것은 특별 게스트들이었을까. 물론 시청자 투어나 외국인 근로자, 혹은 박찬호 같은 명사나 여배우들과 명품조연들의 출연은 이 프로그램의 특별메뉴 같은 것이었다. 하지만 진정으로 '1박2일'이 제 맛을 냈던 것은 그들만의 소박한 여행과 그 속에서의 작은 발견들, 그리고 거기서 벌어진 흥미로운 게임들이 잘 어우러졌을 때였다. 특히 '1박2일'이 섬에 ..
거리를 둘수록 더 커지는 '무한도전'의 감동, 왜? 최근 들어 ‘감동’은 TV 콘텐츠의 한 트렌드가 되었다. 과거 이 용어는 드라마에 주로 등장했었지만 이제는 다큐멘터리, 예능까지 그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그 중에서도 예능이 웃음을 넘어서 감동을 추구하는 경향은 특히 두드러진다. 웃음을 전하기 위해 슬픔이나 고통조차 숨기고 있는 그들이 어느 순간 갑자기 눈물을 흘리는 모습은 과거라면 용납되지 않는 장면이다. 심지어 부친상을 당한 사실을 알면서도 광대 분장을 한 채 무대에 섰던 코미디언들의 일화는 지금도 전설처럼 내려오고 있다. 하지만 지금은 차라리 눈물을 흘리거나 상황을 토로하거나 아니면 아예 양해를 구하고 무대에 서지 않는 게 상식적인 게 되어 있다. 이른바 ‘리얼’을 추구하는 예능은 이제 눈물 또한..
게임 버라이어티의 무한진화, '런닝맨'이 보여주는 것 세상은 넓고, 할 '게임'은 많다. 사실 게임만큼 예능의 오랜 '고정(?) 소재'는 없다. 멀게는 '명랑운동회'에서부터 '캠퍼스 최강전'이나 '출발 드림팀' 같은 예능을 거쳐 단련되어온 게임 버라이어티의 세계는 스튜디오든 야외든 어떤 특정 공간에서의 게임을 다루었다. 그러다 이 공간에 변화가 일어난 것은 '무한도전' 같은 리얼 버라이어티쇼를 만나면서다. 이것은 카메라가 단순히 실내에서 야외로 나간 것이 아니라, 게임의 공간 자체가 확장된 것이다. '무한도전'은 '여드름 브레이크'나 '경주보물찾기' 같은 특집에서 볼 수 있듯이 실제 도시 전체를 게임의 공간으로 삼기도 한다. '1박2일'은 여행지를 복불복 같은 게임의 공간으로 활용하고 '패밀리가 떴다'는..
"100% 이상을 기획하지만, 50% 정도만 기획을 충족시킬 때 '1박2일'만의 재미가 만들어진다." 나영석 PD의 이 말은 '1박2일'만이 가진 재미의 핵심을 말해준다. 즉 이 말은 '1박2일'이 아무 준비 없이 우연히 만들어지는 재미를 기대하는 '날방'이 아니며, 그렇다고 100% 기획한대로 방송이 흘러가는 것을 기대하지는 않는다는 얘기다. 만일 그렇게 된다면 야생과 날것의 느낌, 즉 의외성이란 '1박2일'만의 맛이 사라지기 때문이다. 그러니 기획한 것의 반 정도가 기대대로 움직이고, 나머지 반이 의외의 상황으로 흘러갈 때 '1박2일'은 완전한 재미를 줄 수 있다. 하지만 나영석 PD의 이 말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1박2일'의 전체 흐름 속에서 PD는 사실상 모든 걸 쥐고 흔들 수 있는 존재다..
'1박2일'의 강호동, 퇴근이 좋은 것만은 아니야 아마도 모든 직장인들이 공감하지 않았을까. '1박2일', 왕 레이스 미션에서 승리한 바보당에서 강호동과 이수근이 조기퇴근을 했을 때 교차했던 그 마음은. 퇴근은 모든 샐러리맨들이 꿈꾸는 것이지만, 막상 모두가 일하는 시간 혼자 퇴근했을 때 느껴지는 그 허전함은 도대체 어디서 오는 걸까. 미션에서 승리했을 때만 해도 강호동과 이수근은 '조기퇴근'을 "최고의 혜택"이라 말할 정도로 즐거워했다. 왜 그렇지 않을까. 매번 복불복을 해야 하고 그래서 때론 밥도 굶고 때론 엄동설한에 야외에서 취침을 해야 하는 이 '일터'로부터의 탈출. 모두가 일할 때 혼자만 쉰다는 그 짜릿한 자유. 하지만 조기퇴근의 현실은 다르게 다가왔다. 일단 바보당의 세 명 중 두 명을 선택해..
'1박2일'에 새로운 시점을 던져준 엄태웅 흔히들 '1박2일'의 엄태웅을 말하길, '보는 것만으로 기분이 좋아지는 존재'라고 한다. 이것은 능력의 문제라기보다는 매력의 문제다. 즉 어떤 기술적인 면을 갖고 있기 때문에 엄태웅이 대중들에게 호감을 주는 것이 아니고, 타고난 성정과 행동이 대중들에게 어필한다는 얘기다. 투입된 지 몇 주가 지난 것뿐이지만 이미 이 '기분 좋은 캐릭터'로 자리하고 있는 엄태웅. 도대체 어떤 점이 엄태웅을 이렇게 만드는 걸까. 엄태웅은 이미 잘 알려진 것처럼 그다지 예능감을 갖고 있지는 않다. 심지어 '1박2일'에 첫 출연하고 처음으로 낙오 미션을 했을 때, 엄태웅은 우연히 만난 대학생에게 열심히 조언을 듣는 장면을 보여주기도 했다. 모르는 것은 모른다고 하고, 못하는 것은 못한..
나영석 PD를 처음 만난 건 '1박2일'이 시작하고 어느 정도 자리를 잡아가던 시점이었습니다. 당시에는 이명한 PD가 '1박2일'을 이끌었고, 나영석 PD는 그 밑에서 실질적인 일을 했죠. 얼굴이 거무튀튀한 게 정말 야생과 현장 냄새가 물씬 풍겼던 그 때를 기억합니다. 그리고 한참이 지난 후, 삼성 사내방송에서 마련한 대담 자리에서 나영석 PD를 다시 만났죠. 예전보다는 세련되어 보였지만, 그 특유의 털털함과 수더분함은 여전했습니다. 물론 그 수더분함 속에는 나영석 PD만의 카리스마도 있었죠. 아마도 현장에 나가면 일에 있어서 꽤 추진력이 있어보였습니다. 한 시간 남짓 이런 저런 얘기를 하다보니 정말 꽤 오랜 시간동안 만났던 사람처럼 편안해졌습니다. 사실 PD들과 스스럼없는 느낌을 갖는다는 건 쉬운 일이..
엄태웅, 실력보다 매력이 얼마나 중요한가 보여주다 리얼 버라이어티쇼에서 실력만큼 중요한 건? 매력이다. '1박2일'의 새 멤버로 첫 여행을 보낸 엄태웅이 보여준 것이 바로 이것이다. 강호동은 엄태웅이 "특별한 재능은 없어 보이지만 다행스러운 건 승부욕이 있다"며 "열심히 최선을 다한다는 것"이 '1박2일'과 가장 잘 어울린다고 말했다. 허당 이승기는 엄태웅에게 '무(無)당'이라는 캐릭터를 부여하며, '예능백지상태'인 그에게 오히려 기대감을 표현했다. 이수근은 엄태웅이 "뭔가 잘 하는 게 있을 텐데, 우리가 아직 '발견'을 못했다"고 말했다. 예능 첫 출연을 한 엄태웅에게서 예능감을 발견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하지만 그는 그 아무 것도 써지지 않아 오히려 빛나는 백지의 가능성을 그만의 독특한 매력으로 채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