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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 정덕현
‘1박2일’과 ‘전국노래자랑’의 만남, 까메오 이상인 이유 28년 된 ‘전국노래자랑’과 이제 1년이 채 안된 ‘1박2일’. 두 프로그램을 비교한다는 것은 마치 최고령 MC로서 지금도 정력적으로 활동하고 있는 송해와, 현재 최고의 주가를 달리고는 있지만 방송인의 내공으로 봐서는 한참 뒤에 서 있는 ‘1박2일’ 출연진들을 비교하는 것만큼 우스운 일일 것이다. 하지만 경남 거창에서 벌어진 이 두 프로그램의 만남은 그 멀어만 보이는 거리를 단번에 좁혀버린 자리였다. 그 거리는 가장 최첨단의 길을 걷고 있는 프로그램과 가장 오래된 길을 걸어온 프로그램 사이의 거리이며, 각각의 프로그램을 선호하는 세대 간의 거리이기도 하다. 그 거리를 단번에 뛰어넘을 수 있었던 것은 이 두 프로그램의 취지와 특성이 잘 맞아떨어졌기..
가학성은 쇼의 생리지만, 지나치면 리얼리티를 없앤다 ‘무한도전’의 ‘무모한 도전’시절, 출연진들이 삽을 들고 포크레인과 도전을 했을 때, 시청자들은 왜 저들이 저런 무모한 짓을 할까 의아해했었다. 하지만 지금은 상황이 달라졌다. 그 몸 개그를 유발할 수 있는 가학적인 설정은 이제 그것이 ‘웃기다’는 것으로 인정되고 받아들여진다. ‘무한도전’의 황사대비특집에 대한 예고장면에서, 정형돈의 얼굴에 한 초록색 물감칠에 대한 네티즌 의견이 엇갈리는 건, 이 가학성이 어디까지 왔고 어떻게 받아들여지고 있는 지를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다. 시청자들은 그 장면에 정형돈을 걱정하면서도 한편으로는 그것을 즐기고 있는 셈이다. 이러한 가학적 설정은 이제 리얼 버라이어티쇼의 한 특징을 이루었다. 복불복 게임으로 대변되는 ‘1박..
국민 마스코트된 상근이, 그 명과 암 평범한 개에서 어느 날 불쑥 이름이 뜨기 시작하더니 이제는 모를 사람이 없을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는 상근이. ‘1박2일’의 마스코트였던 상근이는 이제 국민 마스코트가 되어가고 있다. ‘하룻밤 자고 났더니 스타가 되어 있더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상근이에 대한 관심은 갑작스레 커졌고, 그 일거수 일투족이 화제가 되고 있다. 월수입은 얼마나 되며 나이는 몇이고 결혼(?)은 했는지 같은 사생활에 대한 관심에서부터, 라디오 방송 출연에 발로 찍어서 하는 팬 사인회, 게다가 피겨스타 김연아와의 만남까지 상근이에 대한 국민적 관심은 평범한 개로서는 상상도 못할 호사처럼 보인다. 벌써부터 연예기획사가 나서서 상근이를 매니지먼트할 것이라는 소문까지 돌 정도니 그 관심은 같은 프..
허본좌에서 상근이까지, 캐릭터로 보는 세태 유반장, 하찮은형, 상꼬마, 뚱보, 바보형, 돌+아이. 예능의 지존 ‘무한도전’을 키운 캐릭터들이다. 여기에 도전장을 내민 ‘1박2일’의 캐릭터가 최근 주목받고 있는데 은초딩과 허당이 그 주역이다. 본래 드라마 같은 극 속에서만 존재했던 캐릭터들이 이젠 예능 프로그램까지 장악한 것. 하지만 이것은 단지 연예인들에만 해당되는 이야기가 아니다. 허본좌, 빵상아줌마 같은 캐릭터는 연예인은 아니지만 그 특유의 황당함을 무기로 급속도로 퍼져나갔고 최근에는 상근이 같은 견공 또한 캐릭터로 주목받고 있다. 이른바 캐릭터 공화국이라 해도 좋을 만큼 하룻밤 자고 나면 캐릭터 하나가 생겨나는 세상이다. 도대체 무엇이 이런 캐릭터 열풍을 만들었고, 또 만들어진 캐릭터들은 어떤 세태..
상근이로 보는 연출의 힘 캐릭터 전성시대, 이제는 견공 상근이 마저 떴다. ‘상근이의 일기’, ‘상근이 미니홈피’는 ‘1박2일’ 제 7의 멤버로 활약하고 있는 상근이의 인기를 말해주는 대목. 회당 40만 원의 고액(?) 출연료를 받는 상근이는 ‘아현동 마님’에 겹치기 출연을 하는 등 연예인 못지 않은 대우를 받고 있다고 한다. 게다가 안티마저 없으니 캐릭터 전성시대에 이만한 캐릭터가 있을까. 흔히들 리얼 버라이어티쇼의 관건은 캐릭터에 있다고 한다. ‘무한도전’이 그랬던 것처럼 ‘1박2일’이 이처럼 주목받는 이유 중 가장 큰 것은 은초딩, 허당 같은 캐릭터가 시청자들에게 어필했기 때문이다. 이렇게 구축된 캐릭터는 마치 드라마가 그러한 것처럼 리얼 버라이어티쇼의 상황과 사건들을 용이하게 만들어내는 장점이 있..
모자란 ‘무한도전’ VS 배고픈 ‘1박2일’ 바야흐로 리얼 버라이어티쇼 전성시대. 소위 말해 캐릭터가 잡히면 프로그램은 뜬다. 이것은 진행형 스토리를 갖춘 리얼리티쇼에서 이제는 드라마나 시트콤만큼 예능 프로그램에서도 캐릭터가 중요해졌다는 말이다. 리얼 버라이어티쇼 중 ‘캐릭터가 잡힌’ 프로그램은 그 캐릭터라이즈드 쇼(Characterized Show)의 선구자인 ‘무한도전’이 될 것이며, 후발주자로서 급속히 ‘캐릭터가 잡혀가고 있는’ 프로그램은 ‘1박2일’이 될 것이다. 그렇다면 이 두 프로그램이 제공하는 캐릭터들은 어떤 특징들을 갖고 있을까. 마이너리티 캐릭터들의 집합, ‘무한도전’ ‘무한도전’을 이끄는 수장인 유반장(유재석)은 쇼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들이대는 캐릭터들을 배려하고 조절하는 캐릭터다. 올 ..
캐릭터의 리얼 야생 스토리, ‘1박2일’ 리얼 버라이어티쇼는 점점 시트콤과 닮아가고 있다. 거기에는 캐릭터가 있고 그들이 걸어왔던 수많이 이야기들이 중첩된다. 울진에 간 ‘1박2일’팀이 대게잡이를 놓고 벌이는 배드민턴 경기는(특히 MC몽과 이승기의 경기) 화천 이외수의 집에 갔던 에피소드와 중첩된다. 거기서 잠자리를 두고 벌였던 탁구경기에서 MC몽과 이승기는 ‘저질탁구’의 진면목을 보여준 경력이 있다. 그 연장선상에서 배드민턴 경기는 더 흥미진진해진다. 배드민턴 경기 하나에 시트콤의 모든 요소가 있다 여기에 재미를 더해주는 것은 MC몽과 이승기가 가진 상반된 캐릭터다. MC몽이 ‘야생 몽키’의 캐릭터를 부각시키고 있다면, 이승기는 야생 속에서도 꼭 머리는 감아야 하는 샌님 캐릭터이다. 캐릭터의 부딪침은 ..
리얼리티쇼에 웃음만큼 필요한 진정성 흔히들 무정형, 무개념, 무의미로 정의하는 리얼리티쇼 전성시대. 이 정의는 재미만이 오락 프로그램의 지상과제가 된 현실을 말해주는 것 같다. 하지만 엄밀히 말해서 리얼리티쇼에서 무정형은 이해가 되지만 무개념과 무의미는 이해가 되지 않는다. 프로그램은 기본적으로 그 자체의 개념과 의미를 갖기 마련이며, 그것을 상실한 재미추구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리얼 버라이어티쇼 형식의 대부분을 만들어낸 ‘무한도전’이 한 때 인기도가 주춤했던 것은 바로 재미추구에만 몰두하면서 드러난 한없는 무의미, 무개념에 조금씩 지쳐갔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순간, ‘댄스스포츠 특집’편은 이 무의미와 무개념을 일거에 날려버리면서 다시금 ‘무한도전’의 상승세를 만들었다. 그 이유는 이 특집이 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