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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미줄 하나로 세상과 맞선 거미, 샬롯 샬롯과 글쟁이가 세상과 싸우는 방식 밤이 되면 샬롯이란 이름의 거미는 여러 개의 다리를 마치 손가락처럼 움직이면서 거미줄 위에 글자를 새겨 넣는다. 밤이면 컴퓨터 앞에 쪼그리고 앉아 연실 손가락으로 자판을 두드리며 텅 빈 거미줄 같은 화면을 글자들로 채워 넣는 모습. 그것은 영락없는 글쟁이의 모습 그대로다. 샬롯이 그렇게 글자를 새기게 된 것은 자신을 위해서가 아니다. 웰버라는 어찌 보면 평범하기 이를 데 없는 돼지를 위해서이다. 가만 두면 햄이 될 운명을 가진 웰버는 심지어 비천하기까지 한 존재로 느껴진다. 그런 비천한 존재를 특별한 존재로 바라본다는 점에서 거미줄이라는 빈 원고지를 가진 거미 샬롯은, 잘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누군가를 위해 열심히 글을 쓰고 있는 이 시대의 진정한 글쟁이들을 떠올리게 만.. 더보기
버럭범수의 봉달희 사랑법 ‘외과의사 봉달희’에서 최고 주가를 올리고 있는 배우, 이범수. 그는 극중 배역인 안중근의 캐릭터 때문에 ‘버럭범수’라는 애칭으로 불린다. 입만 열었다 하면 ‘버럭’ 화난 듯한 말투 때문이지만 바로 그 점이 그의 매력포인트. 한치의 긴장감도 늦출 수 없는 의사라는 직업 속에서 그의 ‘버럭’은 결국 환자를 위하는 마음에서 비롯되었다는 점에서 충분히 이해될만한 구석이 있다. 그래서일까. 늘 굳어있을 수밖에 없는 그의 얼굴에서 잠깐 동안의 미소를 보는 것은 시청자들에게는 하나의 축복이다. 그런 그가 사랑에 빠졌다. 그것도 의사로서 어리숙하기 이를 데 없어 처음 보자마자 “넌 의사할 생각도 하지마”라고 말해버렸던 봉달희(이요원 분)에게. 그러니 요즘 드라마에서 아무리 멜로가 죄라지만, ‘외과의사 봉달희’를 보는.. 더보기
한류와 민족주의의 위험한 동거 한류 vs 반한류 최근 들어 한류에 대한 의견들이 분분하다. ‘한류열풍 4년 만에 이뤄낸 1억불에 달하는 무역흑자!’, ‘올해를 신한류를 이뤄내는 해로 삼겠다는 야심 찬 계획을 낸 문화관광부.’ 같은 핑크빛 전망이 있는 반면, 한편에서는 ‘이미 한류는 끝났다’, ‘한류는 애초에 없었고 욘사마만 있었다’, ‘반한류 기류가 형성되고 있다’는 어두운 전망들이 나오고 있다. 이런 위기감 때문이었을까. 박진영 JYP엔터테인먼트 대표는 “이제 한류라는 국가상표를 떼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것은 한류라는 상표에 민족주의가 붙으면서 발생하는 주변국의 ‘반한류’ 움직임을 의식한 것이다. 대중문화에 붙은 한류라는 태극마크 박진영씨는 이후에도 한 일간지에 ‘내가 애국자라고’라는 칼럼을 통해 굳이 ‘대중문화에 한류라는 이름.. 더보기
연예인 자살, 상품화된 사람의 문제 지난 ‘100분 토론’은 ‘베르테르 효과’를 우려하게 될 정도로 계속되는 ‘연예인 자살’문제에 대해 다뤄졌다. 파급효과가 클 수 있는 연예인의 자살은 단지 연예인들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인식 하에 이뤄진 이 토론에서 쟁점으로 다뤄진 것들은, 왜 이런 자살이 빈번하게 벌어지고 있는가에 대한 논의에서부터 시작해 그것이 개인의 문제인가 아니면 사회와 스타시스템, 무한경쟁 등이 복합적으로 얽혀있는 구조적인 문제인가였다. 논의에 의하면 연예인들을 자살로 내모는 이유 중 하나로 그 직업상 포장된 이미지와 실제의 자신 사이에 괴리가 크다는 점을 들었다. 사생활이 노출되면서 즉각적으로 피드백을 가져오는 미디어 환경 변화 또한 이유 중 하나였다. 이것은 근본적으로 보았을 때, 연예인이라는 특성의 한 면인 ‘상품화된 사람’.. 더보기
봉달희와 안중근, 열정적 인간 vs 냉정한 의사 냉정과 열정 사이에 선 의사 생사의 갈림길에 선 의사와 환자들이 엮어 가는 본격병원드라마, ‘외과의사 봉달희’. 이제 본격적인 봉달희(이요원 분)의 위기국면이 시작된다. 그것은 처음부터 예고되었던 일이다. 이 모든 환자들을 자신의 동생처럼, 아버지처럼, 어머니처럼, 아이처럼 여기는 ‘인간적인 의사’라는 존재는 이상일 뿐, 현실은 아니다. 봉달희가 “의사도 사람이에요”라고 말할 때, 안중근(이범수 분)이 “누가 의사가 사람이래?”라고 되묻는 건, 감정이 들어간 판단은 오히려 환자를 위험에 빠뜨릴 수 있기 때문이다. 안중근의 말처럼 “너무나 살리고 싶은 환자가 있어 더 빨리 낫게 하려고 수치 이상의 항생제를 쓰면” 결국 환자는 죽게되는 것이다. 그래서 죽게되는 환아가 동건이다. 1차 항암치료에서 별다른 암세..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