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글들/네모난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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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기 카멜레온, 오만석, 김민준, 박희순옛글들/네모난 세상 2007. 11. 30. 09:09
카멜레온 같은 그들, 연기변신의 끝은 어디? 연기자의 연기변신은 놀라울 것 없는 의무사항이다. 한 가지 작품만으로 기억에 남을 것이거나 배우가 아닌 스타만을 꿈꾸지 않는다면 말이다. 그런 점에서 연기자라는 말에 제대로 걸맞는 배우들이 있다. ‘포도밭 그 사나이’의 순박한 시골청년에서, ‘왕과 나’의 내시, 그리고 ‘우리 동네’에서 끔찍한 살인자로 변신을 거듭하고 있는 오만석, 늘 바른 이미지로만 보였지만 곽경택 감독의 ‘사랑’에서 소름끼치는 건달역으로 그리고 다시 ‘인순이는 예쁘다’에서 번듯한 기자로 변신한 김민준, 그리고 ‘얼렁뚱땅 흥신소’의 마음 따뜻한 건달역에서 ‘세븐데이즈’의 껄렁한 비리형사로 변신한 박희순이 그들이다. 광기 어린 눈빛과 순박함 사이, 오만석 오만석이 ‘포도밭 그 사나이’의 그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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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과 궁녀, 그들이 궁에 갇힌 이유옛글들/네모난 세상 2007. 10. 20. 00:08
요즘 사극이 궁을 그리는 방식 지금까지 궁이라 하면 왕이 사는 선망의 장소를 의미했다. 하지만 최근 영화와 드라마를 통틀어 일련의 사극들은 궁을 더 이상 그런 장소로 그리지 않는다. ‘왕의 남자’에서 공길(이준기)은 “자유롭지 못하다면 천하를 가진 왕이라 하더라도 어찌 다 가진 것이라고 하겠습니까?”하고 말한다. 이 말은 비천한 광대들은 사방천지 못 갈 곳 없는 자유인이나, 천하를 가졌다 하는 왕은 궁이라는 공간에 유폐된 부자유인(不自由人)이란 뜻이다. ‘왕과 나’에서 궁은 그 너머에 살고있는 연인 사이를 가로막는 장애물이다. 왕이 되기 전인 어린 시절, 성종(고주원)은 궁 밖에서 윤소화(구혜선)를 알게되고 연모의 정을 갖게 된다. 자유롭게 정을 나누던 성종은 그러나 궁 안으로 들어오면서 모든 것이 통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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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력논란, 연예인이 희생양인가옛글들/네모난 세상 2007. 8. 24. 02:10
우리 사회 전반에 충격을 주고 있는 학력논란이 ‘또 연예인 카드인가’하는 방향으로 흐르고 있다. 신정아 전 동국대 교수의 학력위조 사건 이후 불거져 나온 학력논란은 문화계, 종교계, 교육계, 연예계 등등 사회 전반에 걸쳐 터져 나왔다. 기자들에게 이것은 때아닌 특종 어장으로 인식되면서, 경쟁적인 검증이 시작됐고 하루 자고 일어나면 ‘누구누구 학력파문’하는 기사들이 일상처럼 보도되고 있다. 누구보다 더 주목받을 수밖에 없는 이들은 연예인들이다. 직업이 얼굴을 늘상 대중들 앞에 내미는 것이기에 그렇다. 게다가 연예인들은 사실상 이미지를 통해 먹고사는 직업인지라, 거짓이 밝혀지는 순간 그 반향도 상대적으로 클 수밖에 없다. 타 직업 종사자들보다 충격이 크다는 얘기다. 거짓이 밝혀졌을 때 조금이라도 변명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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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길 속에서 아버지 구한 소년옛글들/네모난 세상 2007. 7. 25. 10:08
‘현장기록 병원’에서 본 인간의 위대함 온 몸에 붕대를 칭칭 동여맨 소년의 입에서 나온 말은 의외로 ‘아버지에 대한 걱정’이었다. 전신 85%의 화상을 입은 14살 소년은 또래 소년들이 그렇듯이 아파서 칭얼대거나 짜증을 부리지 않았다. 일반병실로 옮기고 싶다는 소년의 마음 속에는, 자신이 불길 속에서 목숨을 걸고 구해낸 아버지가 잘 있는지가 궁금할 뿐이었다. 충격을 받을까봐 쉬쉬하다가 아버지는 일반병실로 옮겨갔다고 한 가족들의 거짓말을 믿고 있는 소년. 하지만 아버지는 이미 사망한 상태였다. ‘소년, 불길 속에서 아버지를 구하다-그 후’편에서 수종이의 투병기를 감동적으로 담아낸 ‘현장기록 병원’은 말 그대로 병원이란 현장의 생생한 기록을 담아내는 프로그램이다. 특별히 재미를 위해 만들어놓은 연출도 없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