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글들/드라마 곱씹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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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 덕에 사는가"..'해치' 정일우 통해 던진 날카로운 메시지옛글들/드라마 곱씹기 2019. 4. 5. 17:33
‘해치’가 말하는 정치, 법치, 이치 SBS 월화드라마 가 그리고 있는 영조의 청년시절 연잉군(정일우)은 우리가 사극에서 흔히 보던 그런 왕자(혹은 왕)나 신하와는 사뭇 다르다. 김이영 작가가 예전에 썼던 이나 와 비교해보면 그 차이가 확연히 드러난다. 에서 정조는 끊임없는 암살 위협 속에서 생존해나가는 왕이었고, 에서 숙종은 희빈 장씨로 인해 불어 닥치는 피바람 속에서 동이와 그 아들을 지켜내는 인물이었다. 그들은 모두 선악 구도에서 선의 역할을 자처했고, 반대세력들은 이들이 이겨내거나 제거해야할 절대 악으로 그려졌다. 하지만 는 다르다. 일단 연잉군이라는 인물이 그렇다. 훗날 영조가 되는 이 인물은 물론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비전형 리더이긴 하다. 그의 주변에 박문수(권율)나 여지(고아라), 달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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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치도록 궁금한 '자백', 이준호는 진실을 감당할 수 있을까옛글들/드라마 곱씹기 2019. 4. 2. 10:05
‘자백’, 이준호가 파고들어갈 진실 어디까지 닿아있을까 진실을 마주한다는 건 얼마나 힘든 일인가. tvN 토일드라마 은 그 감당하기 힘든 진실을 찾아가는 최도현(이준호) 변호사와 전직 형사 기춘호(유재명)의 추적기를 그리고 있다. 이들이 맞이하는 일련의 살인사건들은 맥락 없이 벌어진 연쇄살인사건이거나 혹은 모방범죄처럼 보였지만 차츰 그 뒤에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는 거대한 사건의 실마리가 된다. 그리고 이 거대한 사건의 끝에는 결국 최도현이 변호사가 되어서까지 알아내려 했던 아버지를 사형수로 만든 사건으로 연결될 것으로 보인다. 은 장르물이 갖는 문법을 너무나 잘 활용하는 드라마다. 초반 이 드라마가 세 개의 살인사건을 활용하는 방식에는 일종의 트릭이 들어가 있다. 10년 전 있었던 ‘창현동 살인사건’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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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이 갑갑해? ‘열혈사제’의 유쾌 통쾌 그 맛에 산다옛글들/드라마 곱씹기 2019. 4. 1. 12:10
어떻게든 웃겨주겠다는 '열혈사제' 제작진의 절절한 진심 뭐든 다 빨아들이는 블랙홀 같다. 갑갑한 현실에 유쾌하고 통쾌한 한 방을 주기 위해서라면 뭐든 다 끌어오겠다 작정한 것처럼 보인다. 그 안에는 최근 우리 사회를 뒤흔들고 있는 ‘버닝썬 게이트’가 통째로 녹아들어 있다. 일찍이 이런 사태를 예상했던 거라면 놀라운 현실 인식이고, 재빨리 이 소재를 드라마 소재로 끌어왔다면 역시 남다른 순발력이다. SBS 금토드라마 가 갈수록 시청자들을 빨아들이는 이유다. 에서는 친절하게 캐릭터를 이용한 도표를 보여주며 이른바 ‘라이징 문’ 게이트의 전모를 설명해준다. 마약까지 유통하는 클럽 라이징 문이 있고 그 마약을 하기 위해 구담시까지 찾아오는 연예인과 재벌2세들이 있다. 그 클럽은 구담경찰서 남석구 서장(정인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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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작비 100억 쏟아부은 '닥터 프리즈너'의 독주가 의미하는 것옛글들/드라마 곱씹기 2019. 3. 30. 11:46
'닥터 프리즈너', 콘텐츠만 좋으면 통한다는 건 ‘교도소판 왕좌의 게임’이라는 문구가 실감난다. KBS 수목드라마 는 나이제(남궁민)와 선민식(김병철)의 치고받는 팽팽한 대결로 단 4회 만에 수목극의 일방적 독주를 시작했다. 8.4%(닐슨 코리아)로 시작했던 시청률이 꾸준히 상승해 14.5%까지 올랐고, 화제성 역시 단연 중심에 섰기 때문이다. 의 독주는 KBS 드라마로서는 그 의미가 깊다. 전작이었던 는 시청률이 22.7%까지 올랐지만, 주중 수목극에 이런 뒷목 잡게 만드는 문영남표 가족극을 세웠다는 점에서 꽤 많은 말들이 쏟아져 나온 바 있다. 좀 더 실험적인 작품들이 세워져 경쟁하던 수목극 시간대에까지 주말극에 어울릴만한 가족극을 가져온 것에 KBS가 아예 젊은 시청층을 의식하지 않고 시청률에만 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