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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글들/드라마 곱씹기

'차차차'와 '천유', 속도체험 극과 극 다른 듯 닮은 꼴, '다함께 차차차'와 '천사의 유혹' "오늘은 드디어 비밀이 밝혀질까?" '다함께 차차차'를 보는 분들의 마음은 한결 같다. 하지만 이 일일드라마가 끝나는 지점에서의 반응도 한결 같다. "또 저러고 끝나네?" 이것이 '다함께 차차차'가 지금껏 시청자들을 끌고 온 방식이다. 120여회 동안 이 드라마가 해온 이야기는 실로 앙상하다. 가족드라마가 담기 마련인 다양한 세대의 다양한 이야기들은 결혼을 하려는 진우(오만석)와 나윤(조안)을 끝없이 가로막는 점입가경의 인물들로 점철되면서 퇴색해버렸다. 처음에는 너무나 격차가 나는 집안이라서, 또 이미 정해놓은 배필이 있다는 이유로 그들의 결혼을 반대하던 나윤의 모친인 은혜(이응경)는, 점점 잃었던 기억을 되찾아가는 자신의 남편이 진우의 작은 아버지.. 더보기
'선덕여왕'은 연장방영으로 무엇을 잃었나 연장방영이 드라마에 미치는 영향 '선덕여왕'에서 미실(고현정)이라는 존재는 절대적이다. 이 사극의 구조 자체가 미실이라는 거목을 세워두고 그것을 하나하나 무너뜨리면서, 동시에 여왕이라는 자리까지 성장해가는 덕만(이요원)을 그리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니 이 드라마가 애초에 '삼한일통'을 목적으로 세워지지 않은 것이라면, 미실의 죽음과 함께(즉 덕만의 여왕즉위와 함께) 극은 끝나는 것이 정상이다. 극의 절정과 결말 사이가 길어지면 극이 흐트러지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선덕여왕'의 선택은 연장방송이었다. 그리고 이 연장이 방송사에는 일정의 혜택으로 돌아간 것이 분명하지만, 우리네 사극 역사에 한 획을 그을 수 있었던 '선덕여왕'에게는 불운이었다. 연장방송 속에서 미실이라는 캐릭터에 대한 여운도 사라져.. 더보기
자매수난시대, 한 남자를 사랑하는 그녀들 드라마가 그리는 자매들, 그 관계가 불편한 이유 한때 '연애시대'에서 남녀의 사랑보다 진한 자매애를 보여주면서 많은 이들을 흐뭇하게 해주었던 은호(손예진)와 지호(이하나)의 이야기는 이제 옛이야기가 되어버렸나. 드라마 세상은 온통 자매들의 수난시대로 그려지고 있다. 한 남자를 두고 연적이 되어 서로 싸우는 볼썽사나운 자매들의 모습을 우리는 이제 드라마 속에서 쉽게 발견할 수 있다. 도대체 무엇이 자매들을 이처럼 불편한 관계 속으로 밀어 넣었을까. '천사의 유혹'의 주아란(이소연)과 윤재희(홍수현)는 자매지간이지만 그 사실을 모른 채 서로가 서로에게 복수를 하는 관계가 되어있다. 그 중심에는 신현우(한상진)에서 얼굴을 바꾼 안재성(배수빈)이 자리하고 있다. 주아란에 의해 죽음에 몰린 신현우를 살려낸 윤재희.. 더보기
'천사의 유혹', 비밀 없는 캐릭터 없어? 자아분열적인 이중 캐릭터들의 격전장, '천사의 유혹' '출생의 비밀'은 식상할 정도로 많이 등장하는 드라마의 성공코드. 그 핵심은 숨겨진 비밀을 알고 있는 시청자들이 그 비밀이 드러나는 그 순간에 대한 파장과 긴장을 기대하는 지점에서 드라마의 힘이 생긴다는데 있다. 하나의 비밀만으로도 드라마는 극적인 힘을 갖게 마련이지만, '천사의 유혹'은 거의 모든 주요 캐릭터들이 비밀로 점철되어 있다. 부모의 죽음에 대한 복수를 하기 위해 신현우(한상진)와 결혼하고, 그를 죽음에 이르게 만드는 주아란(이소연)은 어린 시절의 비밀을 가진 인물이면서 끊임없이 비밀을 만들어내는 캐릭터다. 그녀는 신우섭(한진희)의 집을 파탄에 이르게 하기 위해 끊임없이 거짓말을 해댄다. 그 과정에서 비밀은 점점 눈덩이처럼 불어나게 된다. .. 더보기
유쾌한 드라마, 불쾌한 드라마 드라마 시청에 있어서 기분이 차지하는 것들 세상에 저렇게 불쾌한 드라마가 시청률은 왜 저리도 높을까. 어쩜 이렇게 유쾌한데도 왜 시청률은 도무지 오르지 않을까. 물론 불쾌와 유쾌란 기분의 차원이지만, 누구나 드라마를 보며 이런 의문을 품어보지 않은 분들은 거의 없을 것이다. 심지어 자신의 취향이 대중들의 취향과는 다르다는 조급한 결론에 도달하는 분들도 있다. 도대체 왜 이럴까. 그 이유는 시청률에 영향을 주는 것은, 이 불쾌와 유쾌를 나누는 기분의 차원뿐만 아니라, 그 위에 시청자와의 현실적인 공감대, 그리고 드라마의 완성도 같은 기준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나타나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니 어떤 드라마가 유쾌한데도 불구하고 시청률이 낮다는 것은 다른 측면이 부족하다는 것을 말해주고, 또 반대로 불쾌함에도..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