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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글들/드라마 곱씹기

짝귀라는 좋은 패 쥔 ‘타짜’, 판세 바꿀까 짝귀, 드라마 ‘타짜’가 가진 선악구도를 깰 수 있을까 ‘타짜’에 새롭게 투여된 짝귀(조상구)는 드라마에 새로운 활력을 줄 수 있을까. 그 결과는 알 수 없지만 짝귀가 적어도 지금까지 들고있던 ‘타짜’의 패 중 가장 좋은 패라는 것은 분명하다. 먼저 드라마 ‘타짜’가 지금까지 들었던 나쁜 패들은 어디에서 비롯된 것일까. 그 진원지는 분명한 선악구도다. 본래 ‘타짜’ 원작이 가진 가장 큰 힘은 선악구도를 뛰어넘는 인간욕망의 집합체로 도박을 그렸다는 점이다. 이 작품의 제목이 ‘도박’이 아니고 ‘타짜(도박판에서 기술로 남을 속이는 자)’인 것을 다시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선도 없고 악도 없는 그 상황을 영화는 잘 그려냈다. 주인공인 고니 못지 않게 아귀와 정 마담 같은 욕망의 화신들이 열광적인 환호를 받았.. 더보기
강마에가 껴안은 건 강건우뿐만이 아니다 '베바' 강마에, 문화현실과 맞서다 정치인이 바뀌면 문화도 다른 길을 걷게 된다는 건 우리나라 문화계의 비극이다. 문화적 소양이 절대적인 것은 아니지만, 어느 한 구획을 책임지게 될 정치인에게는 실로 중요한 문제다. ‘베토벤 바이러스’에서 강마에(김명민)는 문화적 소양이라고는 찾아보기 힘든 새로 취임한 시장을 불러 자신이 들려주는 음악의 느낌을 다섯 가지 말하라고 한다. 시장은 아름답다, 좋다는 식으로 그것을 단순히 표현한다. 강마에는 거기에 대해 수많은 표현들이 가능한 그 음악을 그런 식으로 표현하는 건 본인의 자유지만, 그걸 모든 시민들에게 강요하지는 말라고 말한다. 문화에 대해 모를 수는 있지만 그것을 자기 식으로 마음대로 재단하지는 말라는 말이다. 그 새 시장은 자신의 취임식을 빛나게 할 목적으로.. 더보기
강마에가 살아야 ‘베바’가 산다 억지스런 멜로와 대결구도가 ‘베토벤 바이러스’를 망친다 ‘베토벤 바이러스’가 주목받게 된 것은 강마에(김명민)의 출연과 함께였다. 그가 수면제를 먹고 쓰러진 애완견 베토벤을 향해 “토벤아!”하고 외치는 순간, 드라마의 호감도는 급상승했고, 그가 늦깎이 아줌마 챌리스트 정희연(송옥숙)을 향해 거침없이 “똥.덩.어.리.”라고 얘기하는 그 순간 우리는 그 바이러스에 감염되었다. ‘베토벤 바이러스’는 사실상 강마에, 아니 김명민 바이러스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이 긴장감이 빠지기 시작했다. 그것은 정확히 강마에와 두루미(이지아)와의 멜로 라인이 구축되기 시작하면서부터다. 사실 이 삼각관계, 즉 강마에-두루미-강건우(장근석)의 멜로 구도는 애초부터 그 무리함을 우려하는 목소리들이 많았다. 두.. 더보기
사극과 스포츠가 닮은 점, 다른 점 사극, 왜 경합에 빠질까 ‘바람의 화원’에는 그림 경합이 매번 등장한다. 신윤복(문근영)이 화원 승급을 두고 ‘단오풍정’을 그릴 때도 경합이 등장하고, 청국에 보낼 그림을 두고 ‘군선도’를 그릴 때도 김홍도(박신양)와 장벽수(김응수)의 경합코드가 등장한다. 또 동제각화의 명을 받고 김홍도와 신윤복이 주막을 그릴 때도 마찬가지며 이것은 어진화사 경합을 통해서도 이어진다. 어진화사 경합의 풍경을 보면 하나의 스포츠가 연상된다. 화제를 내린 왕이 있고, 그 시험을 진행하는 예조판서가 있으며, 감독관으로 홍국영이 있다. 그리고 선수들로 김홍도-신윤복팀과 이명기(임호)-장효원(박진우)팀이 있다. 예조판서가 등장해 “이번 경합은-”하고 말하는 장면은 마치 시합의 시작을 알리는 스포츠의 그것과 같다. 이뿐만이 아니다.. 더보기
작품성으로 승부하는 그들 세상 올까 ‘베바’, ‘바화’ 그리고 ‘그사세’, 그 삼박자 드라마들의 세상 지금 화제가 되고 있는 MBC 수목드라마 ‘베토벤 바이러스’는 초기 기획단계에서는 기대작이 아니었다. ‘태왕사신기’의 끼워팔기용 땜빵드라마라는 말이 나올 정도. 물론 이재규 감독은 이 기사가 오보라고 밝혔지만 그만큼 타 작품에 비한 기대감은 적었다는 말이다. 반면 ‘베토벤 바이러스’와 경쟁하고 있는 ‘바람의 나라’는 기획단계부터 기대를 한 몸에 받았던 작품이다. 고구려 사극의 원조격인 김 진 원작의 동명의 이 드라마는 해외로케와 스펙터클한 영상으로 초반부터 시선을 잡아끌었다. 하지만 역시 답은 작품에 있었다. ‘베토벤 바이러스’는 클래식이라는 마니아적인 소재를 갖고도 훌륭한 캐릭터와 탄탄한 대본, 그리고 환상적인 연출로 대중들의 지지를 얻..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