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글들/드라마 곱씹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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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풍의 연인', 일일극은 늘 그래야 돼?옛글들/드라마 곱씹기 2011. 1. 6. 09:14
'폭풍의 연인', 너무 잘 만들어 시청률이 안 나오는 일일극 이건 일일드라마라고 하기엔 너무 촘촘하다. 이야기의 스케일이나 캐스팅, 그리고 화려한 연출스타일은 대하드라마 같은 느낌마저 준다. '폭풍의 연인'이라는 일일드라마 얘기다. 그런데 시청률이 고작 5%에 머물러 있다. 왜 그럴까. 아이러니한 얘기지만 너무 잘 만들어서다. 일일드라마라고 하면(KBS 일일드라마가 그렇다) 집중하지 않고 대충 쳐다봐도 '어 저 얘긴 저런 얘기겠군.'하고 짐작할 수 있지만, '폭풍의 연인'은 그렇지 않다. 꽤 집중해서 바라봐야 할 정도로 대사부터 행동까지 압축적이다. 밥을 하거나 밥을 먹거나 하면서 시청하기 마련인 일일드라마로서는 그 이야기 맥락을 따라가는 게 쉽지 않다. 게다가 이 드라마는 가족드라마적인 요소, 즉 민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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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림하이', 배용준은 왜 박진영을 만났을까옛글들/드라마 곱씹기 2011. 1. 4. 09:04
'드림하이', 1세대 한류가 2세대 한류를 만났을 때 배용준이 얼굴을 보인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기대감을 높여놓은 드라마, '드림하이'. 제목처럼 그 꿈은 컸다. 제2의 한류가 아이돌로 이어지고 있는 현재, 제1의 한류를 이끌었던 배용준이 드라마로 이를 다룬다는 건 꽤 야심찬 기획이다. 그것이 무엇이든 한류의 선봉장으로서 배용준의 이미지는 이어질 것이고, 이제 새로운 한류로 피어나는 아이돌들은 그 품 안에서 드라마로 그 영역을 넓힐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배용준과 박진영을 위시한 아이돌들의 만남은 그래서 의미심장하다. 실제 가수들이 드라마 주인공으로 출연한다는 점에서 이 드라마는 반 리얼이다. 물론 설정된 캐릭터들의 상황들이 분명히 있지만, 스타를 꿈꾸던 그들이 차츰 성장하고 한류돌로서 세계무대에 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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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이언트'에 이어 '대물'까지, 정치 참 어렵네옛글들/드라마 곱씹기 2010. 12. 23. 12:11
이 땅에서 정치 드라마는 왜 어려운가 이 땅에 정치 드라마를 한다는 건 어떤 의미일까. '자이언트'는 극 초반부터 특정 정치인을 찬양하는 드라마로 오인 받았다. 60부작의 대장정에 첫발부터 이러니 그 과정이 순탄했을 리 없다. 하지만 뚝심의 장영철 작가와 유인식 PD는 이 위기를 스토리로 넘었다. 시대극으로서 당대의 사건들을 드라마 속으로 끌어오면서도, 특유의 이야기성으로 극중 인물들이 현실의 어떤 인물과 비교되는 것을 막았다. 즉 정치를 다루긴 했지만 직접적인 연결고리는 드라마 특유의 허구성으로 넘어서려 했다는 점이다. '대물' 역시 그 시작은 '자이언트'와 그다지 다르지 않다. 대통령 탄핵, 잠수함 침몰, 피랍사건 등 작금의 정치 현실을 초반부터 드라마 속으로 끌어들여 그 현실성이 강조되었다. 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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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괜찮아, 아빠 딸', 투박해도 진심이 있는 드라마옛글들/드라마 곱씹기 2010. 12. 22. 08:00
착한 드라마의 새로운 계보, '괜찮아, 아빠 딸' '괜찮아, 아빠 딸'은 세련된 드라마는 아니다. 하지만 이 투박한 드라마에는 진심이 있다. 보면 볼수록 마음이 흐뭇해지고, 따뜻해지며 착한 사람들이 잘 되기를 바라는 마음을 솟구치게 한다. 진심의 힘이다. 착한 드라마에 어떤 계보가 있다면, '괜찮아, 아빠 딸'은 '고맙습니다'나 '찬란한 유산' 같은 드라마를 잇는 드라마가 될 것이다. 그 첫 번째 진심은 먼저 세상의 모든 아빠들의 마음을 담는다. 가족들에게 어떤 일이 닥쳐도 그것을 온전히 혼자 감당하면서 가족들에게는 그저 웃으며 "괜찮다"고 말하는 아버지들. '괜찮아, 아빠 딸'이라는 드라마는 그래서 은기환(박인환)이라는 아빠가 자식들에게 "괜찮다"고 안심시키는 말로 시작한다. 심지어 병상에 누워 몸 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