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글들/드라마 곱씹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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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쾌한 드라마, 불쾌한 드라마옛글들/드라마 곱씹기 2009. 12. 3. 08:44
드라마 시청에 있어서 기분이 차지하는 것들 세상에 저렇게 불쾌한 드라마가 시청률은 왜 저리도 높을까. 어쩜 이렇게 유쾌한데도 왜 시청률은 도무지 오르지 않을까. 물론 불쾌와 유쾌란 기분의 차원이지만, 누구나 드라마를 보며 이런 의문을 품어보지 않은 분들은 거의 없을 것이다. 심지어 자신의 취향이 대중들의 취향과는 다르다는 조급한 결론에 도달하는 분들도 있다. 도대체 왜 이럴까. 그 이유는 시청률에 영향을 주는 것은, 이 불쾌와 유쾌를 나누는 기분의 차원뿐만 아니라, 그 위에 시청자와의 현실적인 공감대, 그리고 드라마의 완성도 같은 기준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나타나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니 어떤 드라마가 유쾌한데도 불구하고 시청률이 낮다는 것은 다른 측면이 부족하다는 것을 말해주고, 또 반대로 불쾌함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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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헌과 고현정, 연기자 파워란 이런 것!옛글들/드라마 곱씹기 2009. 11. 30. 13:54
‘아이리스’의 이병헌, ‘선덕여왕’의 고현정 이른바 한류스타들의 연이은 드라마 참패 이후, 연기자 파워는 거품이라는 인식이 생겨났다. 하지만 이러한 인식에도 불구하고 올 최고의 연기자 파워를 보여준 두 인물이 있다. 바로 ‘아이리스’의 이병헌과 ‘선덕여왕’의 고현정이다. ‘선덕여왕’의 성공은 물론 모든 제작진과 배우들의 노력에 의한 것이지만, 그 중 미실 역할을 백 프로 이상 해낸 고현정의 힘이 컸다의는 것을 누구나 인정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이 사극은 간단하게 말해, 미실이라는 권력을 세워두고, 그 권력을 빼앗아가는 덕만(이요원)의 성장담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이 사극의 힘은 전적으로 미실에서 비롯되고 미실에 의해 추진력이 생기며, 미실의 패배로 인해 마무리된다고 볼 수 있다. 고현정은 미실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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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와 드라마 사이, '아이리스'의 선택은?옛글들/드라마 곱씹기 2009. 11. 25. 15:49
'아이리스', 드라마와 영화사이 길을 찾다 '아이리스'의 대중적 인기는 이례적이다. HD나 대형화 되어가는 TV로 인해 안방극장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졌지만, 여전히 드라마는 영화와는 확연히 다른 장르이기 때문이다. 그간 시도되었던 일련의 블록버스터 드라마들, 예를 들면 '로비스트'나 '태양을 삼켜라' 같은 드라마들이 실패한 것은 그 때문이다. 그 실패는 영화적인 볼거리를 드라마적인 스토리가 따라가지 못한 데서 비롯됐다. 그렇다면 '아이리스'의 선택은 볼거리가 아닌 스토리였을까. 그렇지 않다. 이 드라마의 스토리는 새롭지 않다. 우리는 이 드라마 속에서 수많은 영화들과 드라마들에서 보았던 익숙한 설정들을 발견할 수 있다. 그렇다면 도대체 무엇이 '아이리스'의 대중적인 성공을 가져왔던 것일까. '아이리스'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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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장이 ‘지붕 뚫고...’에 배워야 할 것들옛글들/드라마 곱씹기 2009. 11. 24. 08:40
‘지붕 뚫고...’, 시트콤으로 드라마의 한계를 넘다 도대체 이게 시트콤이 맞아? 우리는 아마도 시트콤을 오해해도 단단히 오해했었나 보다. ‘지붕 뚫고 하이킥’을 보다보면 이것이 웬만한 드라마보다 훨씬 재미있고 또 감동적이라는 것을 느끼게 된다. 그저 웃기기만 하는 것이 시트콤이라고 생각했다면, 이 시트콤은 웃음 위에 진한 페이소스를 얹어준다는 점에서 우리의 통념을 깨뜨린다. 게다가 이 가볍기만 할 것 같은 시트콤은, 그 경쾌함 위에 실로 진중한 무게가 느껴지는 의미를 전혀 어색하지 않게 척척 붙여낸다. 자극을 걷어내고 진실된 웃음과 의미를 붙여, 보는 이들을 유쾌하게 만드는 이 시트콤이 보여주는 자세가, 때론 막장으로 치닫는 작금의 드라마들에게 전하는 말은 그래서 결코 작지 않다. 이른바 막장 드라마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