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글들/드라마 곱씹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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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의 자격', 이 버라이어티가 짠한 이유옛글들/드라마 곱씹기 2009. 11. 1. 21:49
그들이 주는 웃음에 깊은 여운이 느껴지는 이유 그것이 어찌 즐겁기만 한 일일까. '남자의 자격'의 미션, '남자, 하늘을 날다Ⅱ'. 제목은 멋지지만 그것을 실행하는 것은 제목만큼 낭만적이기만 한 일은 아니다. 시속 1200km에 육박하는 속도의 전투기에 몸을 싣는 일이 어찌 쉬운 일일까. 가속에 의한 중력을 체험하는 훈련에서 이 남자들은 저마다 얼굴을 일그러뜨리며 중력의 무거움이 주는 고통을 이겨냈다. 심지어 이윤석은 순간 의식을 잃기까지 했다. 그런데 그들이 한 명씩 들어가 얼굴이 무너지는 고통을 견뎌낼 때, 바깥에서 그 광경을 보던 윤형빈이 "이거 웃으면 안되는데"하고 말한다. 아마도 이 광경을 본 시청자들도 마찬가지 심정이었을 것이다. 그들의 힘겨움을 생각하면 이렇게 웃으면 안되는데 왜 웃음이 터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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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리스', 그 폭발적인 힘은 어디서 나올까옛글들/드라마 곱씹기 2009. 10. 30. 07:40
연출과 연기의 힘, '아이리스' '아이리스'의 화면은 멈춰서 있지 않고 끊임없이 움직인다. 기존 드라마에 익숙한 시청자라면 이 계속 움직이는 화면이 익숙하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일단 한 번 그 흔들리는 카메라에 적응이 되면 그 영상이 주는 심리적 뉘앙스는 새로운 묘미로 다가오게 된다. 마치 현장의 근거리에서 그 사건상황들을 바라보는 듯한 긴박감을 연출해내기 때문이다. '아이리스'는 또한 순간적인 점프 컷 같은 것들이 자주 사용된다. 갑자기 연결을 툭 끊어버리며 바뀌는 장면의 연속은 현장의 불안정한 주인공의 심리적 상황을 포착해낸다. 외부적인 사건이 끊임없이 벌어지지 않더라도 이러한 마치 주인공이 떠올리는 듯한 영상들이 툭툭 들어오면 무언가 긴박한 사건들이 여전히 연속적으로 벌어지고 있는 듯한 느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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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장 시대, 웃음 주는 완소드라마의 가치옛글들/드라마 곱씹기 2009. 10. 27. 23:21
'지붕 뚫고 하이킥'과 '그대 웃어요' 이른바 막장의 시대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자극적인 설정의 드라마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는 가운데, 웃음을 주는 완소드라마가 있어 눈길을 끈다. 그 주인공은 MBC 일일시트콤 '지붕 뚫고 하이킥'과 SBS 주말드라마 '그대 웃어요'다. 드라마를 보는 내내 짜증과 경악의 연속인 자극적인 드라마들과는 상반되게, 이들 드라마들은 보는 내내 입가에 편안한 미소가 저절로 지어지게 하는 마력을 발휘하는 것이 특징. 도대체 어떤 점들이 이들 완소드라마들만이 갖는 매력을 만드는 것일까. '지붕 뚫고 하이킥'은 독특한 시트콤이다. 시트콤이라면 시추에이션 코미디로서 웃음이 전면에 내세워지게 되지만 이 작품은 그저 물리적인 웃음에만 머물지 않는다. 웃음 뒤에 진한 페이소스를 남기는 것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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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덕여왕’, 왜 시청률이 오르지 않을까옛글들/드라마 곱씹기 2009. 10. 27. 09:46
'선덕여왕'이 보여주는 완성도와 시청률의 상관관계 애초에 26회 만에 40%에 도달한 ‘선덕여왕’은 여러 징후들이 50%를 손쉽게 넘길 것이라는 예상을 가능하게 했다. 그것은 사극이라는 장르가 가진 힘과 '선덕여왕'이 소구하고 있는 3,40대 여성 시청층, 그리고 김영현, 박상연 작가 특유의 스토리텔링이 가진 힘이 삼박자를 이루고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예상과는 다르게 ‘선덕여왕’의 시청률은 40%를 넘기지 못하고 정체되어 있다. 그 이유는 도대체 뭘까. 먼저 지목되어야 할 것은 드라마가 진행과정에서 점점 어려워졌다는 점이다. '선덕여왕'은 사실 그렇게 쉬운 드라마는 아니다. 전쟁 사극 같은 스펙터클을 보여주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전형적인 멜로가 낯선 이야기들 속에 감초처럼 존재하는 사극도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