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글들/드라마 곱씹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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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드라마 전성시대, 그 빛과 그림자옛글들/드라마 곱씹기 2009. 10. 26. 10:03
안정된 가족드라마로의 회귀, 주말드라마 전성시대를 만들다 지난주 주간 시청률표를 들여다보면, 20위권에 포진된 주중드라마는 이른바 대작드라마라고 할 수 있는 월화의 ‘선덕여왕’과 수목의 ‘아이리스’와 일일드라마인 ‘다함께 차차차’, ‘밥줘’, 이렇게 네 편이다. 고정 시청층을 확보하고 있어 전통적으로 주중에 강세를 갖고 있는 일일드라마를 빼놓고 보면 주중 심야드라마의 대작 쏠림현상을 단적으로 말해주는 대목이다. 반면 주말드라마를 보면 20위권에 들어있는 드라마들은 ‘수상한 삼형제’, ‘천만번 사랑해’, ‘그대 웃어요’, ‘보석비빔밥’, 이렇게 네 편이나 된다. 주말드라마 경쟁에 뛰어들어 있는 작품들은 이들 네 편과 함께 ‘열혈 장사꾼’과 ‘인연만들기’까지 합하면 무려 여섯 편이나 된다. 이렇게 된 것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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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도감 있는 '천사의 유혹', 좋기만 할까옛글들/드라마 곱씹기 2009. 10. 20. 07:32
드라마를 역할극으로 만드는 감정이 얹어지지 않는 속도감 시놉시스를 드라마로 만들었나. '천사의 유혹'을 보다보면 그 머리가 핑핑 돌아갈 정도의 속도감에 심지어 이런 생각마저 떠오르게 만든다. 이제 3회 분량을 방영했을 뿐이지만 그 스토리는 보통 드라마들이 흔히 20회 정도의 분량에도 담기 어려운 점입가경의 양상을 보이고 있다. 혹자는 그래서 단 "첫 회를 보고도 16회를 다본 느낌"이라고 말할 정도다. 아버지의 죽음으로 복수를 하기 위해 원수인 신우섭(한진희)의 아들인 신현우(한상진)와 결혼을 한 주아란은 정부인 남주승(김태현)과 불륜의 관계를 남편인 신현우에게 들키게 되고, 바로 그 날 신현우를 태우고 가던 주아란은 말다툼 끝에 차 사고를 당하게 된다. 주아란은 신현우가 혼자 운전하다 사고를 낸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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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순재의 네버엔딩 변신스토리, 어디까지?옛글들/드라마 곱씹기 2009. 10. 20. 07:30
야동에서 방귀까지, 이순재의 변신 어디까지? 도대체 이순재의 변신은 어디까지일까. '거침없이 하이킥'에서 눈을 동그랗게 뜨고 야동을 보다 가족들에게 들키는 연기를 할 때 어찌 이마에 흐르던 식은 땀 같은 당혹감이 없었을까. 그가 말 그대로 자신의 이미지를 망가뜨리면서까지 혼신의 연기를 보여주었을 때, 이른바 '야동순재'는 뻥 터졌고, 그것은 '거침없이 하이킥'을 거침없이 빵빵 터지는 시트콤으로 만들었다. '지붕 뚫고 하이킥'으로 다시 돌아온 그. 이번엔 칠순의 나이에도 가슴 설레는 사랑을 하는 이른바 '멜로순재'다. 그는 학교 교감인 김자옥과 과학실에서 밀회를 즐기다, 학생들에게 들킬 위기에 몰리자, 방독면을 뒤집어쓰고 이층 창밖으로 뛰어내리는 액션을 선보이기도 하고, 만나주지 않는 김자옥의 집 앞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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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리스', 블록버스터 드라마의 한계 넘을까옛글들/드라마 곱씹기 2009. 10. 15. 08:21
블록버스터 '아이리스', 볼거리만이 아니다 TV가 대형화되고 HDTV 같은 고화질 TV가 대중화되면서 '안방극장'은 말 그대로 실현되는 듯 보였다. 이른바 블록버스터 드라마가 기획되고 만들어지게 된 것은 물론 드라마 제작에 있어서 그만큼 시장이냐 규모 같은 외연이 커졌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바로 이러한 매체의 진화가 그 발판을 제공했기 때문이기도 하다. 하지만 발목을 잡은 건, 영상이 아니라 스토리였다. 영상은 정말 영화를 방불케 했지만 스토리는 그 영상이 가진 세련됨을 전혀 따라가주지 못했다. 이렇게 되자 화려한 영상은 오히려 스토리를 잡아먹는 괴물처럼 여겨지게 되었다. '로비스트'가 그랬고, '태양을 삼켜라'가 그랬다. 드라마가 스토리를 좇아 움직이기보다는 영상만을 따라 움직이는 듯한 이들 드라마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