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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글들/명랑TV

‘산너머 남촌에는’, 이문화의 공존이 있다 새로운 전원드라마의 가능성, ‘산너머 남촌에는’ ‘대추나무 사랑 걸렸네’의 후속이라 하지만 ‘산너머 남촌에는’에는 지금까지 보지 못했던 전원드라마의 새로운 코드가 들어있다. 그것은 서로 다른 문화, 즉 이문화(異文化)의 공존이다. 전원드라마의 전범이라 할 ‘전원일기’가 고향을 떠나온 도시인들에게는 농촌의 따뜻한 정감을, 그리고 농촌에 사는 이들에게는 현실을 어루만졌다면, ‘대추나무 사랑 걸렸네’는 전원도시로 변모해가는 우리네 농촌의 모습을 포착했다. 이어 방영되고 있는 ‘산 너머 남촌에는’은 농촌과 도시의 교감을 다루고 있다. 사실 ‘대추나무 사랑 걸렸네’의 한계로 지목됐던 부분은 드라마가 빠르게 변화되고 있는 농촌에 대한 시청자들의 인식을 따라잡지 못했다는 것이다. 농촌에 사는 현지인들 만을 대상으로 .. 더보기
담덕-호개 태왕경선, 당신이 지지하는 왕은? 또 다른 이름의 정치드라마, ‘태왕사신기’ 담덕(배용준)은 자신을 제거하려는 연가려(박상원)와 화천회 대장로(최민수)의 음모에 빠져 가우리검에 죽을 위기에 처한다. 가우리검은 심장을 찔러 하늘이 그 죄를 묻는다는 일종의 정치적인 장치라 할 수 있다. 함부로 죽일 수 없는 왕가의 정적을 제거하기 위해 부족들이 고안한 장치. 담덕은 자신이 진짜 쥬신의 왕이 맞다면 하늘이 그걸 인정해줄 것이라며 칼 앞에 가슴을 열어제친다. 칼은 정확히 담덕의 심장을 꿰뚫지만 순간 신비로운 빛과 함께 담덕은 살아난다. 이런 일은 가우리검에서만 나오는 것이 아니다. 호개(윤태영)에게 쫓기던 담덕이 죽을 위기에 처했을 때, 현고(오광록)의 신물이 빛을 뿜으면서 시간을 멈춰놓는다. 눈 한 번 깜짝할 그 순간에 담덕은 자신을 보호하다.. 더보기
계층갈등 드라마, ‘황금신부’ ‘황금신부’가 가진 두 가지 의미 ‘황금신부’라는 제목에는 두 가지 의미가 엿보인다. 그 첫 번째는 사랑이 그 첫 번째 조건이 되어야할 결혼에 ‘황금’이란 물질적 가치를 더 중요시하는 세태를 꼬집는 의미로서의 ‘황금신부’다. 드라마 상으로 봤을 때, 거기에 부합하는 캐릭터는 강력한 신분상승 욕구로 사랑마저 저버린 옥지영(최여진)이 될 것이다. 하지만 ‘황금신부’는 물질적 가치로서의 ‘황금’이 아닌 ‘황금처럼 귀하다’는 뜻도 가지고 있다. 대단히 보수적인 사고방식이라고 할 것이지만 우렁각시 같은 남편 뒷바라지에 시부모 공경하는 신부라는 뜻의 ‘황금신부’를 뜻하기도 한다. 아마도 국내에서는 그런 캐릭터가 비현실적이라고 작가 스스로도 생각했던 모양이다. 여기에 맞는 캐릭터로 베트남에서 데려온 진주(이영아)를 .. 더보기
‘왕과 나’의 나는 누구인가 김처선인가, 조치겸인가 ‘왕과 나’의 오프닝을 보면 등장인물들이 차례차례 나온다. 그 순서를 보면 김처선(오만석), 윤소화(구혜선), 성종(고주원)이 나온 연후에 조치겸(전광렬)이 등장한다. 이것은 이 드라마의 중심스토리라인이 김처선과 윤소화의 운명적 사랑에 집중되어 있다는 것을 말해준다. 성종이 세 번째로 등장하는 것은 국내 사극으로서는 대단한 파격이다. 지금까지의 사극들은 대부분 왕을 첫 번째 자리에 놓고 드라마가 진행됐기 때문이다. 즉 성종은 이 사극에서는 조연이라는 뜻이다. 그리고 그 후에 등장하는 인물이 조치겸이다. 멜로 라인을 빼놓고 보면 조치겸은 사실상 이 사극의 뼈대를 형성한다. 김처선이 어머니를 잃어버리고 월화(윤유선) 밑에서 자라면서 내시양성소를 운영하는 소귀노파(김수미) 밑에서 일하게.. 더보기
‘왕과 나’, 클로즈업 미학이 가진 양면성 합당한 스토리 없는 클로즈업, 자칫 자극으로만 흐를 수 있어 ‘왕과 나’는 김재형 PD 특유의 클로즈업의 미학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똑같은 대본이라도 김재형 PD가 연출하면 좀더 집중력이 높아지고 극중 인물의 감정 선이 폭발하는 것은 바로 이 클로즈업에 힘입은 바가 크다. 특히 줌 인으로 들어가면서 잡아주는 극단적인 클로즈업은 얼굴 표정의 미세한 떨림 같은 것까지 놓치지 않으면서 사극이 흘러가는 기본적인 힘, 즉 갈등을 증폭시킨다. 여기에 심장을 쿵쾅대게 만드는 배경음악이 깔리면 극은 무언가 대단한 사건이 벌어진 것 같은 진풍경을 연출하고 다음 장면을 기대하게 만든다. 클로즈업은 어찌 보면 TV라는 매체가 가진 속성이기도 하다. 영화와 같은 대형스크린에서는 원경의 그림 구도를 잡아놓고 그 안에 들어있는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