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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글들/명랑TV

‘쩐의 전쟁’, 참 잘했어요 참 잘한 ‘쩐의 전쟁’, 끝이 아쉬운 이유 자본주의 사회에 살면서 돈에 대한 욕망과 그 헛됨을 드라마를 빌어 함부로 얘기하는 건 참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다. 자칫 잘못하면 허망한 자기부정이 되거나 혹은 진부한 건전 드라마가 되어버릴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 면에서 ‘쩐의 전쟁’은 다양한 장치(?)로 그 어려운 줄타기를 해낸 드라마다. 참 잘한 돈에 대한 풍자적인 접근 돈이란 소재가 얼마나 뜨끔한 것인가는 이미 이 드라마로 인해 촉발된 현실의 변화들에서 충분히 감지된 바 있다. 그러니 적당한 장치가 필요할 밖에. 이 드라마가 가진 만화적 연출과 스타일은 보다 극적인 상황을 만들면서 동시에 드라마와 시청자가 적당한 거리를 갖게 해준다. 만일 심각한 상황을 심각하게 보여주었다면 이 드라마는 시작부터 논란의 거.. 더보기
꿈? 그저 보통이 되는 거요 병원 다큐 프로그램들이 보여주는 것 강직성 척추염을 앓아 허리가 90도로 꺾어진 20대 청년이 말한다. “포기했습니다. 포기하게 되더라구요. 나이는 20댄데 몸은 70대니.” 몸이 뒤틀려 삶의 희망을 저버린 청년에게 PD가 꿈을 묻는다. “꿈요? 그저 보통이 되는 거요. 허리를 일자로 쫙 펴고 자는 거요. 다른 사람처럼 평범하게 동네를 걸어보는 거요. 그럼 정말 좋을 거 같아요.” 병원 다큐 프로그램, ‘닥터스’에서 소개된 새우등 청년 진백씨의 이야기다. 5월 가정의 달을 맞이해 5회에 걸쳐 방영되어 호평을 얻었던 ‘휴먼다큐 사랑’. 특히 2회에 방영되었던 ‘안녕 아빠’편은 죽음을 앞둔 아빠의 가족과 함께 보낸 마지막 날들을 담담하게 담아내 깊은 감동을 주었다. 그런데 5편 중 단 1편(벌랏마을 선우네).. 더보기
멜로, 만화를 캐스팅하다 만화적 감수성이 돋보이는 ‘커피 프린스∼’, ‘경성스캔들’, ‘메대공’ ‘커피 프린스 1호점’, ‘경성스캔들’, ‘메리 대구 공방전’의 드라마 구도는 어딘지 익숙한 것들이다. 우리가 보았던 멜로드라마나 트렌디 드라마, 심지어는 로맨틱 코미디에서 가졌던 구도들. 시청자들이 이제는 식상하다며 외면했던 바로 그 틀을 고스란히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이들 드라마들이 과거의 그것들과 전혀 다른 느낌을 선사하는 이유는 무얼까. 이 드라마들은 전혀 식상하지 않고 오히려 참신하며 그 참신함을 넘어서 무언가 새로운 드라마 트렌드의 탄생을 예상하게 만든다. 그 키워드는 바로 만화적인 감수성이다. 만화적 감수성의 시도는 사실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그것은 이미 ‘풀 하우스’와 ‘궁’에서 시도되었고, ‘환상의 커플’에서 만화.. 더보기
돈과 사람의 대결, ‘쩐의 전쟁’ 돈 vs 사람, 누가 이길까 돈 앞에 자유로운 사람이 몇이나 있을까. 신문을 펼치기만 하면 어느 면에서나 그 글자들 이면에 흐르는 돈 냄새를 맡게 되는 시대, 돈에 웃고 돈에 우는 물신화된 세태를 사채업자라는 직업을 통해 극화한 ‘쩐의 전쟁’은 이제 이 본격적인 질문에 근접해가고 있다. ‘쩐의 전쟁’이란 제목은 표면적으로 보면 금나라(박신양)로 대변되는 ‘착한 쩐’과 하우성(신동욱)으로 대변되는 ‘악한 쩐’의 전쟁을 말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한 꺼풀 벗겨내고 보면 돈과 사람의 대결을 그려내고 있다는 걸 알 수 있다. 이 칼바람이 도는 드라마 속에서 탈속한 듯한 인물로 그려지는 독고철(신구)마저, “사람은 돈 앞에 자유로울 수 없다”고 말할 정도로 돈의 위력은 사람으로서는 넘어서지 못할 산처럼 보인다. 주.. 더보기
당신! 울다가 웃었어! 너무 웃겨서 슬픈 ‘메리 대구 공방전’ 먼지 가득하고 어두침침한 만화가게에서 대낮부터 무협지나 만화를 보면서 키득키득 웃는 청춘은 속도 그렇게 유쾌할까. 절대로 그렇지 않을 것이다. ‘메리 대구 공방전’이 그려내는 청년실업의 풍경이 그렇다. 겉으로 보면 시종일관 키득거리게 만들지만 한 꺼풀만 벗겨내 보면 그 처절한 현실에 가슴이 먹먹해지는 그런 느낌의 청춘풍경. 무협작가를 꿈꾸는 강대구(지현우)와 뮤지컬 배우를 꿈꾸는 황메리(이하나). 하지만 그들이 가진 건 아무 것도 없다. 그래도 그들은 고개 숙여 눈물이나 흘리는 찌질한 청춘들이 아니다. 이유는 하나. 꿈이 있으니까. 꿈에 대한 열정이 있으니까. 이것이 자칫 무거워질 수 있는 사회문제를 다룬 이 드라마가 한없이 가볍게 다뤄질 수 있는 근거다. 그들은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