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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글들/명랑TV

드라마, 돈의 현실을 말하다 드라마가 그려내는 이 시대의 부자와 가난한 자 물론 드라마는 현실을 반영한다. 사회를 반영하는 거울로서의 현실이라는 기본 전제가 없는 한, 드라마가 가진 공감의 틀은 만들어지기 어렵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부자를 동경한다거나 좋은 배경의 배우자를 만나 결혼하는 것은 그 사회가 가진 현실의 한 측면이다. 하지만 최근 들어 드라마들이 잡아내는 현실은 과거와 같은 그런 막연한 현실, 혹은 천편일률적인 현실이 아니다. 그것은 좀더 구체적인 현실이다. 마치 시사고발 프로그램에서 다루어질 만한 사회적 이슈를 담은 소재들이 드라마의 영역으로 들어오고 있다. 그것은 또한 우리 사회가 가진 문제를 직접적으로 다룬다. ‘쩐의 전쟁’, 개인부채 문제를 건드리다 우리 사회가 가진 개인부채와 파산의 문제를 사채업자라는 구체적인.. 더보기
김수현의 불륜드라마, 뭐가 달랐나 ‘내 남자의 여자’, 불륜 소재 한계 넘었다 ‘내 남자의 여자’가 가진 스토리를 보면 그다지 대단할 것 없는 전개를 보여준다. 친구와 남편이 바람을 피고, 그 바람 핀 것이 발각되고, 결국 살림까지 따로 차리고 이혼했는데, 정작 친구와 남편은 파경을 맞게 된다는 이야기. 놀라운 반전도 없고, 획기적인 아이디어가 번뜩이는 것도 아니다. 그렇다면 불륜이란 소재로 비판의 도마 위에 오르면서도 이 드라마의 어떤 점이 도대체 시청자들을 몰입하게 만들었을까. 과거의 불륜드라마들은 대부분 가부장적인 남성이 중심에 있었다. 그래서 불륜도 남자가 저지르고, 그 불륜을 저지른 남자와 여자가 파멸에 이르는 권선징악적 결론에 다다르며, 배신당했던 조강지처는 멋진 새로운 남자를 만난다는 식의 끝을 보여주었다. 이것은 어찌 보면.. 더보기
지수가 화영을 이해하는 까닭 화영이 보여주는 ‘내 남자의 여자’의 진실 SBS 드라마, ‘내 남자의 여자’는 지수(배종옥)만이 주인공인 이야기가 아니다. 만일 그랬다면 이 드라마는 자극과 신파로만 치닫는 한심한 불륜드라마의 틀 안에서 벗어나지 못했을 것이다. 대신 이 드라마는 제목처럼 세 명의 주인공이 등장한다. 지수의 정반대의 캐릭터를 가진 화영(김희애)과 그들 사이에서 우유부단한 준표(김상중)가 그 나머지 주인공들이다. 준표야 그렇다 쳐도 화영이란 캐릭터를 그저 멀쩡한 친구 남편 꼬드긴 ‘쳐죽일’ 불륜녀로만 생각하는 건 이 드라마의 나머지 축을 버리는 것 같아 안타깝다. 참 사랑하기 어려운 여자, 하지만 이해는 되는 화영이란 캐릭터가 이 드라마를 통해 말해주는 진실은 무엇일까. 어떻게 지수는 화영을 이해하는 걸까 화영에 대해 지.. 더보기
대단한 돈의 위력, ‘쩐의 전쟁’ 돈더미 앞의 금나라 혹은 연예인들 역시 돈의 위력은 대단하다. 드라마 ‘쩐의 전쟁’은 마동포(이원종)가 사무실 지하비밀금고에 숨겨둔 돈더미로 첨예한 긴장을 유발하고 있다. 숨기려는 자와 찾으려는 자의 두 욕망이 부딪치면서 시청자들은 돈에 대한 은밀한 쾌감을 만끽하는 중이다. 마동포가 숨겨놓은 돈이 몇 장의 수표도 아니고, 은행계좌의 수치도 아닌, 만 원짜리 돈더미란 점은 금나라(박신양)가 그 돈을 찾는 이야기를 자본주의라는 섬에서 보물을 찾는 이야기로 환원시킨다. 돈 다발이란 구체적인 돈의 형태는 수치로 포장된 자본주의 사회의 속살을 적나라하게 드러낸다. 그런데 여기서 생각해봐야 할 것이 그것은 보물이 아니고 돈이라는 점이다. 보물이야 낭만이라도 있겠지만, 돈 다발은 무언가 어둡고 음침한 구석이 있다. .. 더보기
‘내 남자의 여자’, 그녀들의 부엌 준표가 지수의 밥을 그리워하는 이유 ‘내 남자의 여자’, 두 여자가 만난다. 남편과 눈맞은 여자, 아무리 한 때 절친한 친구라 해도 만나서 제일 먼저 하는 얘기는 생뚱맞게도 밥 얘기다. ‘그 남자’의 에고에 대해 얘기하자며 자연스레 밥 얘기를 꺼낸다. 지수(배종옥)는 어느 날 자신이 자리를 비운 사이 밥을 챙겨먹지도 못하던 남편 준표 얘기를 한다. 그 때 이 후 그녀는 “밥 때는 거의 밖에 안 있었다”고 말한다. 거기에 대해 화영은 “지금은 혼자서도 잘 차려먹더라”고 말한다. 또 다른 장면, 준표의 어머니의 호출로 화영과 외출하려는 준표에게 지수의 메시지가 날아온다. ‘저녁 집에 와서 먹어. 해줄게.’ 만나서 할 얘기가 있는 지수는 만나자는 말도 밥 얘기로 시작한다. 준표의 어머니를 만나고 돌아온 화영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