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글들/블로거의 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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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조하는 남편이 본 내조의 여왕옛글들/블로거의 시선 2009. 3. 18. 09:49
'내조의 여왕'은 백수 남편 온달수(오지호)를 퀸즈그룹에 입사시키기 위해 나선 천지애(김남주)의 좌충우돌기를 그린 코미디입니다. 고등학교 시절에는 퀸카였으나 지금은 백수남편 덕(?)에 남편 취직을 위해 발벗고 나서게된 천지애는, 그녀를 졸졸 따라다니던 폭탄이었으나 이제는 잘나가는 남편 덕에 귀족생활을 하고 있는 양봉순(이혜영)과 정반대의 상황에서 만나게 됩니다. 고교시절 당했던 굴욕을 되갚아주려는 양봉순의 계략에 휘말려 천지애는 고등학교 동창들 앞에서 양봉순을 시중드는 모욕을 당하기도 하지만, 그녀는 꾹꾹 참습니다. 이유는? 오로지 남편을 취직시키겠다는 일념 때문이죠. 이 드라마에는 결혼 덕에 뒤바뀐 삶 즉 서민적인 삶과 부유한 삶이 부딪치는 지점에서 극적 긴장감이 생겨납니다. 천지애는 자신을 하녀취급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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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보다 남자, 광고 보는 맛에 본다?옛글들/블로거의 시선 2009. 3. 13. 11:37
'꽃보다 남자'에 등장하는 초부유층 F4가 가상의 학교인 신화고등학교(대학까지 있다고 하죠)에 군림하는 장면은 말 그대로 판타지일 뿐 현실이 아닙니다. 모든 이들의 선망의 대상인 그들은 무엇이든 갖고 싶은 것은 마음껏 가질 수 있고, 가고 싶은 곳은 어디든 갈 수 있는 그런 존재죠. 그들에게서 돈 냄새가 풀풀 풍기는 것은 그들 주변에 널려진 갖고싶은 욕망을 부추기는 상품들 때문입니다. 부수적인 것처럼 보이지만 이 상품들의 힘은 실로 대단합니다. 제가 아는 여성분들 중에는 드라마를 보면서 스토리보다는 거기 출연하는 사람들이 입고 있는 옷이나, 사는 집, 타는 차, 놀러가는 곳에 더 관심이 많은 분들이 있습니다. 팬시한 공간으로서의 드라마라는 판타지가 상품들과 어떻게 만나는가를 몸소 보여주는 분들이죠. 해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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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호동의 입, 유재석의 귀, 토크쇼의 두 경향옛글들/블로거의 시선 2009. 3. 10. 10:20
'라디오스타'의 멤버들은 서로 한 마디라도 더 하기 위해 안간힘을 씁니다. 심지어 남의 말허리를 자르고 들어와 자기 얘기를 하거나, 상대방의 얘기를 재미없다며 면박을 줘 말 꺼내기가 무색하게 만들어버리죠. '무릎팍 도사'의 강호동은 소리를 버럭버럭 질러가며 게스트의 혼을 빼고, 어리둥절한 틈을 건방진 도사 유세윤이 차고 들어와 연실 깐죽대면서 자기들이 원하는 방향으로 토크를 끌어갑니다. 리얼 바람을 타고온 강호동의 입 이것은 작년 리얼 바람을 타고 온 토크쇼의 새로운 경향이죠. 토크쇼가 가진 홍보적 성향에 식상한 시청자들은 게스트가 하고픈 얘기를 하는 걸 보는 것보다는 시청자들이 듣고싶은 걸 얘기해주는 토크쇼를 바라게 되었습니다. 따라서 토크쇼에서 MC는 그냥 듣는 귀로만 앉아있어서는 안되었죠. 게스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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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키 루크의 늙은 몸이 여전히 아름다운 이유옛글들/블로거의 시선 2009. 3. 8. 15:51
'더 레슬러'에서 이제는 나이든 프로레슬러인 랜디(미키 루크)는 링 위에서 미리 준비한 면도날로 이마에 작은 상처를 냅니다. 좀더 극적인 상황을 보여주기 위해 피를 흘리는 거죠. 이것은 프로레슬러라는 직업이 얼마나 배우라는 직업과 일맥상통하는 것인가를 보여주는 장면이기도 합니다. 링 위의 레슬러는 카메라 앞에 선 배우들처럼 어느 정도 짜여진 상황을 좀더 리얼하게 대중들에게 보여주기 위해 몸을 사리지 않습니다. '더 레슬러'는 바로 이 '보여지는 몸'을 직업으로 하는 이들에 대한 영화입니다. 랜디는 링 위에 오르기 위해서 꼬박꼬박 운동을 챙겨서 하고(그것이 싸우기 위한 힘을 기르기 위한 것만은 아닙니다. 보여지는 몸을 만들기 위한 목적이 크죠.), 근육을 만들기 위해 약물도 복용합니다. 그뿐이 아니죠. 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