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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글들/영화로 세상보기

꿈은 아직 늦지 않았다…‘브라보 마이라이프’ 환타지와 현실이 공존하는 ‘브라보 마이라이프’ 그들도 한 때는 요란한 록 기타 반주에 맞춰 머리를 흔들어댔던 적이 있다. 세월이 흘러 어느덧 장성한 아이의 아버지가 된 그들은 대신 노래방에서 주점에서 구슬픈 뽕짝을 부른다. 그들도 한 때는 자유, 열정, 꿈 같은 단어를 붙들고 술로 밤을 지샌 적이 있다. 하지만 그들은 지금 명예퇴직, 실업, 노후생활에 한숨짓는다. 그 때만 해도 그들은 제각각의 얼굴과 표정들을 갖고 있었다. 하지만 지금 그들은 사회라는 틀이 재단해 놓은 똑같은 얼굴들이 되어있다. 가장이란 현실, 그 무게 때문에 ‘내 삶(마이라이프)’에 한번도 ‘브라보’ 해본 적 없는 그들. ‘브라보 마이라이프’는 현실이란 이름으로 거세된 가장들의 꿈에 관한 이야기다. 영화는 조민혁 부장(백윤식)의 로망에.. 더보기
비평가는 평가자가 아니다 ‘라따뚜이’의 음식평론가와 ‘디워’의 평가 ‘라따뚜이’를 보면서 ‘디워’를 떠올린다면 그것은 바로 예술가(혹은 창작자)에 대해 비평가는 어떤 존재여야 하는가가 보였기 때문이다. 거기에는 똑같이 출신(혹은 태생)의 문제가 등장하고 편견이 있으며 그 편견을 넘어서는 예술가가 있고, 무엇보다 혹독한 비평가가 등장한다. ‘라따뚜이’에서 절대미각으로 프랑스 최고의 요리사를 꿈꾸는 레미는 아이러니하게도 주방과는 상극 중에 상극인 생쥐다. 태생부터 요리사는 불가능하게 태어난 레미는 그러나 편견을 버린 견습생 랭귀니를 만나 함께 불가능을 가능으로 만든다. 그들이 일하게 되는 곳은 한때 별 다섯 개 짜리 최고급 레스토랑이었으나 혹독한 비평가, 안톤 이고의 혹평으로 몰락의 길을 걷는 구스토 레스토랑. 여기서 주목해야할 것.. 더보기
‘디워’의 재미와 아쉬움 ‘디워’라는 블록버스터의 재미는 어디서 오나 주로 게임업계에서 두각을 나타난 우리네 CG기술은 주로 해외 게임업체들의 하도급 형태로 공력을 쌓아왔다. 해외 게임업체들이 우리나라 CG 샘플을 보고 놀라는 것은 ‘그 정도의 제작비로 어떻게 이렇게 대단한 CG를 만들어내느냐’는 것이었다. 이런 당시의 CG 기술들은 이후 게임업체들에 의해 활용되면서 지금의 우리네 게임산업을 세계적인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데 커다란 견인차 역할을 했다. 하지만 상대적으로 영화 쪽에서의 CG 활용은 제한적이었다. 주로 폭파장면 같은 특수효과쪽에 활용은 되었지만, 전략적으로 CG를 활용한 블록버스터를 만들어 전 세계를 공략하는 할리우드 같은 시도는 별로 없었다. 그만한 제작여건도 거의 전무인 상태인데다 투자는 어불성설이었다. 이런 상.. 더보기
'다이하드4.0', 디지털 시대, 아날로그 아버지 ‘다이하드 4.0’에서 아버지가 떠오른 이유 ‘다이하드’시리즈가 여타의 액션영화와 다른 점은 형사라는 노동의 피곤함을 액션에 녹여낸다는 점이다. 일상의 피곤함에 절어있는 귀차니스트 존 맥클레인(브루스 윌리스)에게 가족과 얽힌(남 일이었다면 이렇게 죽어라 뛰어다녔을까) 테러사건이 벌어진다. 그러자 이 나른해만 보이던 남자는 가부장으로서의 놀라울 정도의 끈질긴 근성을 발휘해 테러를 진압하고 가족을 구해낸다. 어찌 보면 단순해 보이는 이 설정을 재미있게 만드는 것은 액션에 스며들어 있는 아이디어와 유머이다. ‘다이하드’는 제한된 공간에서의 액션을 선보인다. 1편이 빌딩이고 2편이 공항이며 3편은 뉴욕시가 됐다. 제한된 공간이라는 점은 그 공간이 가진 특성을 활용하는 액션이 가능하다는 역설적 기능을 한다. 빌딩.. 더보기
‘화려한 휴가’, 그 날들을 기억하라 군용헬기의 프로펠러가 팽팽 돌아가고, 군인들의 군화발이 절도 있게 움직인다. 총알이 날아다니고 폭약이 터지고 이건 마치 전쟁영화의 도입부분 같다. 그런데 이건 전쟁영화가 아니다. ‘그 평범한 날’ 벌어진 납득되지 않는 일일뿐이다. 택시를 몰며 사는 강민우(김상경)가 그가 사랑하는 박신애(이요원)와 함께 웃음을 터뜨리며 코미디 영화를 본다. 그 장면은 마치 멜로 영화의 시작 같다. 그런데 이건 멜로 영화가 아니다. 잠시 후 그들의 몸은 피로 적셔진다. 등장인물들은 마치 전원일기에 나오는 사람들처럼 정겹기 그지없다. 그건 마치 휴먼드라마를 연상케 한다. 하지만 그들의 어깨에는 총이 매어져 있다. 그리고 그들은 언제든 총알이 날아와 그들의 머리에 꽂힐 것 같은 불안감을 준다. ‘화려한 휴가’는 이 모든 일상의..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