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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 정덕현
KBS 월화드라마 ‘혼례대첩’, 웰메이드 사극의 저력 [엔터미디어=정덕현] “가슴이란 본디 무서워도 뛰고 한낱 북소리에도 뛰는 것 아닙니까?” 순덕(조이현)을 연모하는 마음 때문에 혹여나 그녀가 시어머니인 박씨부인(박지영)에게 해를 당할까 두려운 정우(로운)는 일부러 거짓말을 한다. 그의 가슴이 뛴 건 순덕에 대한 설레는 마음 때문이다. 두려움이 있다면 그건 자신을 위해서가 아니라 그녀를 위해서일 뿐이다. KBS 월화드라마 을 보는 시청자들의 마음이 어느새 이와 같아졌다. 이제 마지막 회를 남기고 있는 지금, 시청자들의 가슴은 두근두근한다. 그건 여러 가지 이유 때문이다. 정우와 순덕의 애틋한 사랑을 마치 내 일인 듯 빠져들어 보는 마음이 그렇고, 이들에게 닥칠 위기의 순간을 바라보는 아슬아슬한 마음이 ..
‘유퀴즈’, 페이커의 말이 이 프로그램의 가야할 길처럼 들린 이유 “우승컵을 따겠다는 목표보다는 최선을 다하겠다는 목표가 있었고 결승 끝나고 인터뷰에서도 3대0으로 졌어도 웃는 모습으로 그만큼 경기를 즐기자는 생각으로 임했다 말씀 드렸는데 그런 목표가 있었기 때문에 우승은 사실 뭐 팬분들이 원하는 거니까... 그런 면에서 저는 좀 기뻤죠.” 페이커(이상혁)가 tvN 에 나왔다. 3년 전에도 출연한 적이 있었지만 그 때와 지금은 상황이 또 달라졌다. 2023 리그 오브 레전드 월드챔피언십 우승. 누적 시청자가 4억명이고 마지막 결승에는 전 세계 1억명 시청자가 동시 접속을 했을 정도로 세상이 집중했던 그 경기에서 그가 이끈 T1이 우승을 차지했다. 롤을 잘 모르는 이들조차 응원전에 참여했고, 광화문광장에는..
‘이재, 곧 죽습니다’, 재난부터 학원물, 조폭누아르, 멜로까지 없는 게 없네 이 작품 신박하다. 시작은 끝내 극단적인 선택을 하게 된 취준생 이재(서인국)의 아픔을 다루는 사회극처럼 보이더니, 금세 저 세상이 등장하고 다짜고짜 나타난 죽음(박소담)이 그에게 12번 죽을 기회(혹은 살 기회)를 제공하고, 그래서 다른 이의 삶으로 회귀해 벌어지는 다양한 사건들이 펼쳐진다. 추락하는 비행기에서 살아남으려 안간힘을 쓰는 삶 속으로 들어가기도 하고, 끝없는 학교폭력 앞에 죽고 싶어하는 학생의 몸에 들어가기도 하며, 보스의 돈과 여자를 훔쳐 추격을 당하는 조폭에, 돈 때문에 뺑소니범 대신 감옥에 들어간 격투기의 꿈을 가진 사내의 몸에 들어가기도 한다. 티빙 오리지널 드라마 는 이처럼 회귀물을 죽음과 환생이라는 틀..
이 불러온 봄날의 훈풍이 계속 불려면 영화 이 1천만 관객을 넘겼다. 혹자들은 ‘영화의 봄’이 다시 오는 게 아니냐는 기대의 목소리를 내놓는다. 그리고 은근히 이 봄기운이 로 이어지길 기대하는 눈치다. 이 무려 1천7백만 관객을 넘겼고, 역시 7백20만 관객을 동원했으니, 김한민 감독의 이순신 3부작의 대미를 장식할 에 대한 기대감이 생기는 건 당연한 일일 게다. 여기에 이 불러온 모처럼만의 관객들이 만들어내는 봄날의 훈풍까지 불고 있으니 말이다. 하지만 이 개봉하기 전까지만 해도 극장가는 침통한 분위기였다. 엔데믹에 비대면이 풀렸지만 올 여름 블록버스터 시장의 성적은 초라하기 이를 데 없었다. 류승완 감독의 가 5백만 관객을 넘기며 그나마 체면을 차렸을 뿐, 하정우, 주지훈 주연의 도 또 설경구 도경수..
‘열녀박씨 계약결혼뎐’, 조선도 현대도 일하는 이세영이 빛나는 이유 “박연우란 이름은 늘 내 것이 아니었소. 그래서 부러웠어요. 새 조선 사람들이 누구든 제 이름으로 사는 것이.” MBC 금토드라마 에서 박연우(이세영)가 그렇게 말할 때 불쑥 이세영이 인상적인 연기를 펼쳤던 의 성덕임이 겹쳐진다. “여기선, 내가 나로서 할 수 있는 일이 별로 없어. 설령 사소한 거라도 좋아. 선택이란 걸 하며 살고 싶어.” 어린 성덕임은 자신의 이름으로 서는 주체적 삶에 대한 갈망을 그렇게 표현한 바 있다. 에서 성덕임이 이산 정조(이준호)의 구애를 받으면서도 세 번이나 거절의 의사를 표한 이유는 ‘자신을 잃지 않으려’ 했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그렇게 자신의 주체성을 드러내며 자신을 거부하는 성덕임에 오히..
‘혼례대첩’, 이 퓨전사극은 무엇이 달라 정주행을 부르나 퓨전사극은 뻔하다? 글쎄 적어도 KBS 월화드라마 은 예외다. 아니 예외 정도가 아니라 이 퓨전사극은 과거의 것들과 확연히 선을 긋는 진화의 면면들을 갖췄다. 거기에는 몇 가지 근거들이 있다. 그 첫 번째는 ‘옛이야기 사극’을 흥미롭게도 복원해냈다는 점이다. 사극하면 언제부턴가 옛이야기가 아니라, 역사와 관련된 어떤 것이라는 경향이 생겼다. 역사를 제대로 다루는 정통사극, 역사와 상상력을 적절히 섞은 퓨전사극, 현대적 장르를 옛 역사적 시공간에서 재해석하는 장르사극 등등. 그래서 역사에 무게를 주면 무거워지고 상상력에 무게를 주면 가벼워지는 방식의 사극들이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과거에 사극 중에는 처럼 옛이야기나 설화 등을 마치 할머니가 들려주는 ..
‘사랑한다고 말해줘’, 신현빈의 연기와 정우성의 그림이 말해주는 것 “공연하면서 알았어요. 대화가 잘 통하지 않는데 왜 위로받는 느낌이 드는지. 이렇게 내가 별거 아닌 말을 해도 한 단어, 한 단어 놓치지 않으려고 애쓰면서 들어주는 사람이니까.” 지니TV 오리지널 드라마 에서 정모은(신현빈)은 연극을 보러와준 차진우(정우성)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한다. 다친 배우 대신 갑작스레 오르게 된 무대. 정모은은 그 낯설음에 불편함을 느낀다. 그 순간 객석에 있는 차진우가 정모은에게 수어로 말한다. ‘잘 해낼 거라고 믿어요’라고. 정모은은 한결 편안해진 모습으로 연기를 하게 된다. 이 장면은 가 그리고 있는 사랑과 소통의 이야기의 특별한 결을 보여준다. 소리 내어 말하는 것이 당연한 사람인 정모은과 들리지 않는 것..
MBC ‘태어난 김에 세계일주3’, 갈수록 세지는 생리얼, 생고생, 찐행복의 향연 MBC 가 돌아왔다. 이번엔 아프리카 마다가스카르다. 시즌2의 여행지였던 인도도 쉽지 않은 여행이라 여겨졌지만, 이번도 만만찮다. 기안84가 전면에서 이끄는 생리얼 여행기. 이번에는 어떤 이야기들이 담겼을까. 돌아온 , 이젠 어엿해진 폼 MBC 가 돌아왔다. 지난 시즌2가 끝난 지 약 4개월만이다. 지금에서 돌아보면 올 한 해 MBC 예능은 가 열고 닫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작년 말 첫 방송을 내보내고 좋은 반응을 얻었던 는 시즌2에서 덱스가 합류하면서 제대로된 진용을 갖추게 됐다. 그리고 돌아온 시즌3는 보다 어엿해진 폼으로 이제는 당연한 듯 기안84, 빠니보틀 그리고 덱스가 보다 단단한 팀워크로 뭉쳐졌다. 어언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