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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준열의 섬뜩한 광기, 어디서 봤나 했더니(‘계시록’)이 영화는 봐야해 2025. 4. 1. 14:23
‘계시록’, 광신과 확증편향은 어떤 괴물을 탄생시키나“교회는 죄인들이 오는 곳입니다. 하느님은 우리 모두를 사랑하십니다.” 연상호 감독의 넷플릭스 영화 ‘계시록’에서 목사 성민찬(류준열)은 교회를 찾아온 권양래(신민재)의 발목에 차여진 전자발찌를 보고 섬칫 놀라지만 나가는 그의 등 뒤에 대고 그렇게 말한다. 그 말은 말 자체로는 이상해 보이지 않는다. 죄가 있어도 사랑하라는 예수님의 뜻을 전하는 것이라 여겨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성민찬이 생각하는 그 말의 뜻은 조금 다르다. 그가 말한 ‘죄인’은 우리 모두가 죄인이라는 그런 범용적인 의미가 아니다. 권양래가 성범죄자라는 그 사실을 콕 짚어 말하는 것이고, 그럼에도 교회는 그를 받아들일 거라는 스스로 해석한 ‘사명’ 같은 의미가 담겨있다. 이 장면은 성민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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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도 주목해야할 ‘폭싹’ 임상춘의 가족 시대극대중문화 비평 2025. 3. 28. 11:28
‘폭싹’의 가족 시대극은 KBS의 가족극과 뭐가 다를까이런 상상을 해본다. 만일 넷플릭스에서 현재 방영되고 있는 가 KBS에서 방영됐다면 어땠을까. 상상만으로도 시청률과 화제성이 폭발했을 결과들이 떠오른다. 물론 방송의 결과란 해보지 않으면 알 수 없는 일이므로, 상상으로 이런 예상을 해보는 일이 별 의미 없을 수는 있다. 하지만 굳이 이런 상상까지 동원해 보는 건, 그간 KBS가 유일하게 지속해온 가족드라마가 갈수록 고꾸라지고 시청층을 잃어가고 있는 현실이 안타까워서다. 를 써 전 세계적인 관심을 받기 시작한 임상춘 작가는 사실상 KBS가 낳은 작가다. MBC 단막극 과 SBS 단막극 를 쓰며 2014년에 데뷔했지만 본격 데뷔작이라 여겨지는 건 차영훈 감독과 함께했던 KBS 4부작 다. 그 후 로 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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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싹 속았수다’, 임상춘이라는 세계의 따뜻함대중문화 비평 2025. 3. 27. 09:05
임상춘 작가의 고단한 서민들에 대한 따뜻한 시선 넷플릭스 드라마 에 대한 국내외 반응이 뜨겁다. 또한 작품을 쓴 임상춘 작가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부터 을 거쳐 로 이어지는 임상춘의 세계는 일관되게 무엇을 이야기하고 있을까. 흙수저 인생들의 고군분투넷플릭스 드라마 에서 애순(아이유)은 제주 해녀의 딸로 자라났다. 아버지는 일찍이 돌아가셨고 엄마는 새아버지와 살면서 애순을 시댁에서 살게 했다. 그나마 그 집이 먹고 살기 때문이었는데, 그 곳에 얹혀 살던 애순은 어린 나이에도 사실상 식모 역할을 했다. 그 사실을 알고는 엄마가 애순을 다시 데려가지만 그 엄마도 스물 아홉의 나이에 생을 등졌다. 결국 열 살 먹은 애순은 새아버지의 아이들을 돌보며 소처럼 밭을 일궈 양배추를 팔아 생계를 이었다. 본래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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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정한 비즈니스, 그런데 이 드라마엔 사람이 보인다이주의 드라마 2025. 3. 24. 11:12
‘협상의 기술’, 냉정한 비즈니스의 세계에도 순애보가 담긴다는 건망한 게임 택배왕을 만든 회사 차차게임즈는 망하기 일보직전이다. 이 회사를 산인그룹 M&A 팀장 윤주노(이제훈)는 사려고 한다. 택배왕이라는 게임 때문이다. 워낙 게임의 차원을 넘어서는 디테일 때문에 그 시스템(지도나 물류 시스템 등)을 활용해 쉽게 이커머스 시장에 진출하기 위해서다. 전통적인 유통과 물류를 해온 산인그룹은 이커머스에 일찍이 뛰어들지 않아 한계에 봉착했다. 차차게임즈를 사는 일은 회사의 사활이 걸린 문제가 됐다. JTBC 토일드라마 은 이처럼 M&A라는 치열하고 냉정한 비즈니스의 세계를 소재로 하는 드라마다. 지금껏 직장을 다룬 작품들이 적지 않았지만, 은 본격 기업극화라고 해도 될 정도로 그 디테일이 다르다. 실제로 이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