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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밤과 시민의 힘이주의 영화 대사 2024. 12. 16. 14:41
“우리가 막는 게 아니야. 시민들이 도와야 돼.” 김성수 ‘서울의 봄’“이 다리들 전부 방어하려면 최소 사단 병력 이상이 필요합니다.” 서울로 진격해오는 반란군이 한강을 건너는 걸 막아야 한다는 이태신(정우성)의 말에, 강동찬(남윤호) 보좌관은 그것이 불가능한 현실을 이야기한다. 그러자 이태신이 말한다. “아니야, 우리가 막는 게 아니야... 시민들이 도와야 돼...” 김성수 감독의 영화 ‘서울의 봄’에 나오는 이 장면은 민주주의의 힘이 어디서 비롯되는가를 명확히 보여준다. 탱크를 몰고 진격해 오는 반란군들의 무력 앞에 이를 막으려는 이태신 같은 군인이 존재하지만, 진짜 힘은 깨어있고 행동하는 시민들에게서 나올 수 있다는 걸 이태신의 입을 빌어 말하고 있기 때문이다. 1979년 12월12일, 그 하룻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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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보영, 어둠을 비추는 밝은 조명 같은 따뜻한 위로이주의 인물 2024. 12. 16. 14:38
‘조명가게’로 또다시 간호사로 돌아온 박보영“저도 예전에 큰 사고를 당하고 의식불명을 겪었었거든요. 그 때 의사선생님이 저희 엄마한테도 같은 말씀을 하셨었대요. ‘환자의 의지가 중요하다.’ 우리 엄마도 그게 무슨 말인지 몰라서 속상하셨대요. 방법이 없구나 싶으셨대요. 하지만 전 다시 살았어요. 저도 제가 어떻게 의식을 되찾았는지 모르겠어요. 저희 엄마는 그저 매일매일 기도했대요. 저한테 의지를 불어넣고 싶으셨대요. 그래서 생각해요. 어쩌면 나 혼자만의 의지는 아니지 않았을까.” 디즈니+ ‘조명가게’에서 영지(박보영)는 의식이 없는 환자 때문에 절망하는 부모에게 그 아픔을 공감하며 위로의 말을 건넨다. 그녀 역시 사고로 의식 불명이 되었었지만 살아난 경험이 있었다는 것. 하지만 자신이 어떻게 의식을 되찾..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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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은 외나무 다리에서’, 뻔해도 보게 만드는 로맨틱 코미디이주의 드라마 2024. 12. 9. 07:32
“나랑 연애합시다. 라일락 꽃 피면.” 독목고등학교 이사장으로 오게 된 석지원(주지훈)은 술자리에서 윤지원(정유미)과 ‘미친 라일락’이 꽃을 피울까 안 피울까를 갖고 옥신각신하다 이를 두고 내기를 걸게 된다. 라일락 꽃이 피지 않으면 이사장직을 내놓으라는 윤지원의 제안에 그러겠다고 선선히 말한 석지원은 대신 라일락 꽃이 피면 자신과 연애하자고 제안한다. tvN 토일드라마 ‘사랑은 외나무 다리에서’에 등장하는 이 장면은 석지원과 윤지원 사이의 특별하고도 오래된 관계를 드러낸다. 두 사람 집안은 할아버지대부터 이어진 철천지 원수 지간이다. 석지원의 아버지 석경태(이병준)는 윤지원의 할아버지 윤재호(김갑수)가 이사장으로 있는 독목고 재단을 사들여 과거 자신의 사업을 어렵게 했던 복수를 하려 한다. 그러니 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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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발한 상상력, 강풀의 ‘조명가게’ 오싹한데 뭉클한 이 세계이주의 드라마 2024. 12. 9. 07:27
‘조명가게’, 어떻게 공포가 감동으로 바뀔 수 있었을까(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중환자는 의식이 없는데 어떻게 의지가 생기죠?” 흔히들 의식불명에 빠진 중환자의 가족들에게 의사는 ‘환자의 의지가 중요하다’고 말하곤 한다. 그런데 의식이 없던 중환자가 죽음의 문턱에서 사경을 헤매다 살아돌아온 건 어떤 의지 때문이었을까. 강풀 원작의 디즈니+ 드라마 ‘조명가게’가 그리고 있는 독특하고 기발한 세계관은 바로 이 질문에서부터 시작했을 게다. 그들의 의지는 어쩌면 환자만의 의지가 아니라 그를 둘러싼 모든 이들의 의지가 더해진 건 아니었을까 하는 상상력으로부터. 퇴근 길 버스정류장에 매일 같이 같은 모습으로 앉아 있는 여자, 그 여자가 커다란 트렁크를 끌고 걸어다니는 어두운 동네, 불빛이 하나도 없어 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