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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 정덕현
, 이제 가슴하면 조정석이 떠오르는 까닭 왜 저렇게 여주인공이 가슴에 집착할까. 처음에는 조금 낯설고 불편한 느낌마저 들었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이게 반복되면서 의외로 강력한 힘을 발휘한다. ‘가슴’이라는 단어를 들으면 이제 남주인공인 조정석이 떠오를 정도다. SBS 수목드라마 이 뻔한 공효진표 로맨틱 코미디라고 여겼다면 오산이다. 조정석표 병맛 로맨틱 코미디를 숨기고 있었으니. 물론 이런 병맛 로맨틱 코미디를 제대로 만들어낼 수 있는 연기도 공효진 정도니 가능한 이야기다. 이상하게도 그녀가 하기 때문에 용서되는 상황들이 에는 꽤 많다. 첫 회부터 불거져 나왔던 기상캐스터 비하 논란도 공효진이 연기하는 표나리라는 캐릭터를 통해 훨씬 누그러질 수 있었다. 그것은 기상캐스터 전체에 대한 이야기라기보다는 표..
공식 하차 선언한 정형돈, 그렇다고 해도 MBC 에서는 ‘무한뉴스’를 긴급 제작해 정형돈의 공식적인 하차를 알렸다. 물론 ‘잠정’이라는 수식어를 떼지는 않았다. 언제든 건강해지면 돌아올 자리를 늘 마련해두겠다는 뜻일 게다. 든 자리는 몰라도 난 자리는 안다고, 공식적으로 하차 선언을 하게 되면서 정형돈이 그간 에 해 놓은 많은 이들이 새삼 주목된다. 사실 초창기만 해도 적응을 못해 힘겨워 하던 그가 아니었던가. 뭐든 다 잘 하는데 ‘웃기는 것만 못하는 개그맨’이라는 수식어가 따라다녔다. 물론 그건 뒤돌아 생각해보면 향후 정형돈이 보여줄 ‘미친 존재감’이라는 반전을 위한 밑밥 같은 것처럼 보인다. 어색함과 부적응이 하나의 캐릭터가 되고 그래서 무언가에 도전하는 일이 프로그램의 정체성일 수밖에 없는 에서는 ..
, 아이들의 목소리가 들려주는 위로란 “나의 사진 앞에서 울지 마요. 나는 그곳에 없어요. 나는 잠들어 있지 않아요. 제발 날 위해 울지 말아요-” 제주소년 오연준과 남다른 뮤지컬 감성을 가진 박예음이 함께 부르는 ‘천 개의 바람이 되어’를 듣던 타이거 JK는 결국 참지 못하고 눈물을 흘렸다. 그 가사가 그의 마음을 파고들었다. 먼저 간 아버지가 떠올랐고, 나이 들어가는 자신을 새삼 생각하게 되었다. Mnet 가 보여준 한 장면. 어디서도 보기 힘든 타이거 JK의 모습이다. 힙합 전사로서의 이미지는 일찍이 사라진 지 오래다. 대신 아이들의 목소리에 푹 빠져버린 채 보기만 해도 미소를 짓는 아빠의 얼굴이다. 도대체 무엇이 타이거 JK를 이토록 해맑게 만들어버리는 걸까. 가 보여주는 그 근원적인 힘은 어디서..
, 우리들이야말로 그대들이 있어 감사할 따름이다 “자 오늘도 한 번 외치고 시작할까?” “감사하다!” 이 구호는 이제 tvN 나미비아편의 오프닝이자 엔딩이 되어가고 있다. 류준열, 안재홍, 고경표 그리고 박보검. 처음에는 늘 “감사하다”는 말을 입에 달고 다녔던 박보검 때문에 시작된 구호였다. 하지만 그 구호는 어느새 그들 모두의 마음이 되었다. 푸켓에서 나영석 PD에게 기쁘게(?) 유괴되어 아프리카 나미비아까지 이렇게 함께 오게 됐다는 사실이 그들은 못내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감사한 모습이었다. 아마도 현실에 살아갈 때에는 그런 여유를 전혀 맛보지 못했을 터다. 이 청춘들은 나미비아까지 가서 어둑한 저녁 술 한 잔 기울이면서 초성 게임을 하다가도 “근데 여기가 아프리카야!”라고 말하면서 깔깔 대고 웃을..
, 웃다가도 울게 만드는 마력이라니 “어떤 한 사람이 있습니다. 130%나 치솟은 매출목표 때문에 세일 시즌에는 죽을 새도 없이 바쁩니다. 이틀 동안 겨우 수면 두 시간 식사 두 끼를 취할 때도 있죠. 그것도 햄버거, 라면, 삼각김밥으로 때우고 수분은 탄산음료로 섭취합니다. 운동할 시간이 없어서 헬스클럽은 6개월동안 겨우 두 번 나갔고 살 빼라는 직장상사의 구박에 지방분해제를 먹습니다. 그리고 접대 때문에 매일 술을 마시고요. 일생동안 마신 술의 양을 다 합치면 태평양의 3만분의 1. 이것은 자살입니까, 아닙니까?” SBS 수목드라마 에서 죽었지만 이해준(정지훈)으로 다시 태어난 김영수(김인권)는 회사 중역들이 모인 자리에서 자기 자신의 죽음이 자살이 아니라는 걸 이런 얘기로 강변한다. 아마도 직장을 다..
취지, 의미 좋은 , 읏음보다 눈물이 앞선다 MBC의 새 파일럿 프로그램 는 그 기획이 참신하다. 이른바 타임리프 설정은 드라마나 영화의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잡아가고 있지만, 이를 본격적으로 다룬 예능은 아직 없었기 때문이다. 미래의 어느 시점, 노인이 되어 있는 자신의 하루를 담담하게 체험하는 그 과정은 누구에게나 예정된 미래라는 점에서 관심을 끌 수밖에 없다. 예측한대로 는 그 노화를 확인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먹먹해지는 출연자들의 모습을 담아냈다. 39년 뒤 80세가 된 자신의 주름 진 얼굴을 본 안정환은 자꾸만 자기 얼굴을 되돌아보며 짠한 마음을 감추지 못했고, 현재 엄마의 나이인 58세가 된 자신의 얼굴을 보고 제시는 “이건 아니다”라며 부정했다. 또 77세 동갑내기 부부인 강성연과 김가온은 서..
, 엄마 연기도 자연스러워진 한예슬 아마도 한예슬의 대표작을 고르라면 여전히 을 지목하는 이들이 많을 것이다. 그 드라마에서 한예슬은 안나조라는 캐릭터를 통해 비로소 자신의 가능성을 터트리며 대중들의 주목을 받았다. 어딘지 가볍고 엉뚱할 것 같은 안나조라는 캐릭터는 한예슬에게 맞춤이었고, 바로 그 점은 한예슬에게 연기생활의 득이면서 독이 되기도 했다. 그 이상의 캐릭터를 연기해내지 못한다는 건 연기자로서는 한계를 드러내는 일이다. 한예슬이 딱 그랬다. 무얼 해도 안나조의 잔상을 털어내지 못했고, 그 캐릭터보다 더 강렬한 인상을 남기지 못했다. , 는 물론이고 , 까지 그녀는 연기변신을 하지 못했다. 연기에서 주목받지 못하자 그녀가 보이는 건 광고 이미지뿐이었다. 그렇게 10년의 세월이 흘렀다. 그리고 만..
가 주는 결코 작지 않은 위로와 위안 “기다려... 우리가 꼭 데리러 갈게...” 영화 의 포스터에는 꽁꽁 얼어붙은 황정민의 얼굴이 클로즈업된 사진에 이런 문구가 쓰여 있다. 황정민은 그 포스터에서 금방이라도 눈물을 떨굴 것만 같은 얼굴이다. 그런데 그 얼굴은 슬픔이라기보다는 반가움이 서려있다. ‘우리가 꼭 데리러 간다’는 문구와 이 슬픔과 반가움이 교차하는 황정민의 얼굴은 명쾌하게 가 어떤 이야기를 할 것인가를 드러내준다. 거기에는 눈물이 있고 감동이 있다. 그리고 함께 한다는 것에 대한 깊은 공감까지. 가 같은 대작보다 더 많은 관객을 끌어 모은 건 당연한 일이다. 는 본래부터 우리네 대중들에게는 그다지 킬러 콘텐츠였던 적이 별로 없었다. 이렇게 된 건 여러 에피소드가 쏟아져 나왔지만 그것이 일련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