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한도전
-
리얼 버라이어티, 실패가 성공이 된 이유옛글들/명랑TV 2009. 3. 2. 10:48
‘1박2일’, ‘리얼’을 ‘실패’가 입증하다 누구나 소풍 전 날, “내일은 꼭 비가 오지 않게 해주세요”하고 빌었던 기억이 하나쯤은 있을 것이다. 여행은 날씨에 민감하다. 또 변수도 많다. 갑작스런 폭설로 발이 묶이기도 하고, 우연한 사고(?)에 일정이 모두 바뀌기도 한다. 길에서 만난 사람과 생각지도 않은 경험을 하기도 하고, 그 경험을 통해 뜻밖의 재미를 얻기도 한다. 그것이 진짜 여행의 참 맛이다. 그래서일 것이다. 여행은 리얼 버라이어티쇼의 훌륭한 소재가 되었다. 특별한 설정 없이도 그 낯선 장소로 떠나는 이들에게는 어떤 일이든 벌이지게 마련이다. 그걸 촘촘히 발견해내고 때론 캐릭터가 그 발견된 상황을 강화하면서 리얼 버라이어티쇼는 자연스럽게 그 리얼이 주는 재미를 선사할 수 있다. 야생 버라이어..
-
버라이어티여! 리얼을 넘어 어디로 가는가옛글들/명랑TV 2009. 2. 24. 12:03
이제 리얼은 기본, 그 이상이 요구되는 버라이어티의 세계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무한도전’의 정형돈과 하하가 어색한 관계를 일상적으로 보여주거나, 유재석이 실제 결혼할 상대를 프로그램에서 얘기하는 것만 해도 쇼킹한 일이었다. ‘1박2일’이 우연히 들른 학교에서 하게된 게릴라 콘서트는 실로 “일이 커졌다”는 느낌을 주기에 충분했다. ‘패밀리가 떴다’에서 이천희가 천데렐라로 구박을 받고 박예진이 닭을 잡는 모습은 그 자체로 화제가 되었다. ‘우리 결혼했어요’에서 가상부부가 된 알렉스가 신애와 헤어지게 되자 스튜디오에 초청해 ‘화분’을 불러주는 장면은 그 자체로 마음을 끄는 구석이 있었다. 하지만 지금 이것과 똑같은 장면이 TV로 송출된다면 어떨까. 아마도 시청자들은 심드렁한 얼굴을 하게 될 것이다. 이제 ..
-
불황, 대중들은 웃음과 감동에 목마르다옛글들/명랑TV 2009. 2. 8. 10:32
‘무도-봅슬레이 도전기’, ‘워낭소리’와 닮은 눈물의 이유 점점 각박해져만 가는 불황의 상황. 그 독해지는 세상 속에서 사람들은 더 독한 것을 추구하게 마련이다. 작금의 드라마에 드리워진 ‘막장’과, 예능 프로그램에 드리워진 ‘막말’의 그림자는 그 불황의 여파를 보여주는 징후들이다. 하지만 그래서일까. 이 독해지면 독해질수록 그 반대급부로서 대중들은 더더욱 웃음과 감동에 갈증을 느끼게 되는 것은. 소외된 스포츠를 조명하기 위해 겁 없이 뛰어든 ‘무한도전’의 봅슬레이 도전기가 선사한 웃음과 감동은 독해진 세상 속에서 그것이 오히려 더 빛을 발한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이것은 또한 불황에 허덕이는 우리 영화계에 작은 영화로 다가와 관객들을 눈물바다로 만들어버린 독립다큐 ‘워낭소리’가 전한 그 감동과 일맥상통하..
-
버라이어티쇼, 리얼과 가상사이 길을 잃다옛글들/명랑TV 2008. 11. 26. 01:48
리얼과 가상 사이, 줄타기하는 버라이어티쇼 특정 상황을 던져놓고 대본 없이 다채로운 웃음을 만드는 것을 리얼 버라이어티쇼라고 정의한다면 이것은 그 효시라 일컬어지는 '무한도전'이 탄생하기 한참 전부터 이미 존재한 형식이라 해야 할 것이다. '명랑운동회'같은 게임을 하는 버라이어티쇼가 그것이다. 거기에는 짜여진 대본은 없지만 주어진 상황(게임종목)이 있고 그 상황은 자연스런 몸 개그를 유도해내면서 큰 웃음을 유발한다. 여기 출연하는 연예인들이 당대에는 스타라는 이름에 걸맞는 신비주의를 구비하고 있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화려한 의상을 벗어던지고 똑같은 운동복을 걸친 채 사정없이 엎어지고 구르는 그 모습은 대단한 파격이라 할 것이다. 리얼 버라이어티, 무엇이 리얼하다는 것일까 따라서 위의 정의는 틀렸다. 우리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