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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 정덕현
소통의 쾌감에 충실한 영화, '하모니' ‘아바타’가 전 세계 영화시장에 던진 파장은 쓰나미급이다. ‘타이타닉’이 세웠던 역대 최고 흥행 기록을 갈아 치웠고, 우리나라에서 외화로서는 이례적으로 천만 관객을 돌파했다. 그러고도 그 기세는 꺾이지 않아 항간에는 국내 최고 흥행 기록인 ‘괴물’의 기록까지 갈아치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중국에서는 ‘아바타’의 질주를 의식한 나머지 3D로만 개봉하는 제재를 가했을 정도라고 한다. 이 정도니 우리네 영화들이 긴장하는 것은 당연한 일. ‘아바타’의 쓰나미에 몇몇 우리 영화들은 흔적 없이 쓸려 내려가는 비운을 맞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 들어 우리 영화들이 차례로 개봉되면서 조금씩 ‘아바타’의 영향권을 벗어나고 있다는 점은 고무적인 일이다. 그 대표적인 작품이 ‘..
'무릎팍 도사'가 세상과 소통하는 법 "로스트로포비치, 미샤 마이스키..." 줄줄이 장한나에게 음악을 사사했던 세계적인 스승들의 이름들을 읽어나가던 건방진 도사 유세윤. 하지만 그는 그런 세계적인 스승들의 이름조차 자신은 잘 모른다며 심지어 "그래서 하나도 부럽지 않다"고 말한다. 대신 그는 '무릎팍 도사'의 PD들 이름을 대면서 자신이 존경하는 분들이라고 말한다. 물론 이것은 농담이다. 하지만 바로 이 농담에 '무릎팍 도사'만의 화법이 숨어있다. 어떤 계층이나 어떤 타 분야의 인물들, 특히 이름만 들어도 주눅이 들 정도의 명사들이 오더라도, 거의 같은 눈높이를 유지하려는 노력. 이것이 '무릎팍 도사'가 세상과 소통하는 법이다. 장한나라는 세계적인 첼리스트이자, 음악가를 앞에 앉혀두고 '무릎팍 도사'가 ..
대중의 기대와 작품 사이, 소통의 실패가 가져온 결과 결혼과 연애 사이, 오빠와 연인 사이, 우정과 사랑 사이. 이처럼 중간에 서 있는 것은 그만큼 오인 받을 소지가 많다. 결혼과 연애 사이에 서 있는 것은 문란한 방탕으로 보이기 쉽고, 오빠와 연인 사이에 서 있는 것은 근친상간을 연상케 하며, 우정과 사랑 사이에 서 있는 것은 불륜으로 보이기 쉽다. 특히 우리처럼 이쪽 아니면 저쪽이어야 하는 것이 마치 당위처럼 강요되는 사회 속에서는 더더욱 그렇다. 어느 한쪽을 선택하지 않으면 양쪽으로부터 공격받는. 그러니 '트리플'은 한 가지도 오인 받고 비난받기 쉬운 어려운 난이도의 소재들을 무려 세 가지나 동시에 돌아야 하는 드라마다. '트리플'이 가진 화법의 문제 어떤 방향으로 흘러갈 지 알 수 없는 초반부의 ..
'서울에서 김서방 찾기'에서 김서방은 수없이 많은 불특정 다수를 말한다. '김씨표류기'의 김씨는 그런 의미다. 그 김씨는 밤섬에 표류하게 된 남자 김씨(정재영)이기도 하고, 자신의 방 속에 스스로를 고립한 채 표류하고 있는 여자 김씨(정려원)이기도 하며, 그 밖에 도시라는 정글의 바다 위에 각자 저마다의 섬을 갖고 표류해 살아가는 우리네 현대인들이기도 하다. 따라서 표류라는 말 또한 의미를 달리한다. 흔히 생각하듯 여기서의 표류는 바다 한 가운데 고립되는 것만을 뜻하는 것이 아니다. 우리는 도심 한 가운데서도 표류할 수 있고, 집 한 칸에서도 표류할 수 있다. 이 모든 것을 함유하는 의미로서의 표류란 '문명화된 공간으로부터의 이탈'이라 말할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남자 김씨나 여자 김씨 모두 도시로부터..
‘인터뷰 게임’, 이 시대의 진정한 소통이란 인터뷰라는 단어는 대충 세 가지 의미로 쓰인다. 첫째 고용주와 지원자 사이의 대면, 둘째, 기자가 기사 대상을 두고 하는 면담, 셋째, 그런 정보를 가진 기사 혹은 방송. 하지만 이제 이 단어에는 한 가지 의미가 더 덧붙여져야 할 것 같다. 그것은 ‘진정한 소통’이다. SBS의 ‘인터뷰 게임’은 이른바 정보통신의 시대라는 현재, 오히려 더욱더 단절되어있는 그 소통의 물꼬를 인터뷰라는 형식으로 풀어보려는 프로그램이다. 이른바 ‘열 길 물 속은 알아도, 한 길 사람 속은 모른다’ 할 때 그 한 길 사람 속을 파고드는 프로그램. 40세의 김진영씨가 인터뷰를 통해 알고싶은 것은 아내의 마음이다. 그는 아내와의 깊은 갈등 끝에 이제 파국의 벼랑 앞에 서 있다. 그는 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