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드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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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중원’, 사극의 확장? 의드의 진화?옛글들/드라마 곱씹기 2010. 1. 4. 10:49
'제중원', 사극과 의학드라마 그 흥미로운 봉합 ‘제중원’은 사극의 확장일까, 의학드라마의 진화일까. 시간의 축으로 잘라 보면 ‘제중원’은 사극이 아직까지는 밟지 않은 미지의 시간, 구한말을 다루고 있고, 공간의 축으로 잘라 내면 최초의 근대식 병원인 제중원을 담고 있다. 시간적으로는 사극이면서 공간적으로는 의학드라마의 연장인 셈이다. 시간의 축이 주는 사극이라는 장르는 현대극이 할 수 없는 극적 구성을 가능하게 한다. 구한말이라는 시간은 신분제가 무너지고 서구문물이 들어오기 시작하는 시기. 그 시간 위에 신분의 틀에서 이제 벗어나 마주보기 시작한 두 인물, 즉 황정(박용우)과 도양(연정훈)이 서양의학이라는 새로운 서구문명을 축으로 대결선상에 서게 된다. 황정이 백정의 아들이라는 점은 소 잡던 손이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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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인과 아벨’, 병원 밖에서 의드를 그리다옛글들/드라마 곱씹기 2009. 3. 5. 07:56
‘카인과 아벨’, 의드의 경계를 넓히다 의학드라마가 힘을 발하는 이유는 도시 속에서 그 병원이라는 공간이 주는 특별한 의미 때문이다. 야생의 도전을 인공의 안락함으로 변모시킨 도시적 삶 속에서, 생과 사의 문제가 가장 치열하게 드러나는 공간이 바로 병원이다. 과거 야생에서 삶을 도전 받았던 삶과 달리, 도시인들의 삶은 병원에서 시작해 병원에서 끝난다 해도 이제는 그다지 틀린 얘기가 아닌 시대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의학드라마라고 하면 병원이라는 공간에 포획되는 것이 당연할까. 어찌 보면 당연해 보이는 이 질문은 그러나 ‘카인과 아벨’을 만나면 한갓 고정관념에 불과하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카인과 아벨’은 병원 밖에서도 의드의 묘미를 느끼게 해주는 드라마다. 이초인(소지섭)의 전공이 응급의학과라는 사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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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병원2’, 향수드라마로 가나옛글들/드라마 곱씹기 2008. 11. 21. 09:18
의드로 장르화 된 소재, 캐릭터 신선미 떨어뜨려 국내 의학드라마의 효시인 ‘종합병원’의 적통을 잇는다는 기대를 한데 모으고 방영된 ‘종합병원2’의 첫인상은 그다지 신선하지 않다. 14년의 공백 사이에 무수히 많은 의학드라마들이 계보를 이루어왔고, 그렇기에 이미 하나의 장르가 되어버린 의드에 ‘종합병원2’는 새로운 전기를 마련해줄 것으로 기대되었다. 하지만 그 제목이 주는 화려한 외투에 비해 첫 단추를 풀어 보인 ‘종합병원2’의 속살은 우리가 익숙하게 봐왔던 것들이었다. 의드에 이런 캐릭터 꼭 있다 ‘종합병원2’의 캐릭터들은 여러모로 ‘그레이 아나토미’의 캐릭터들을 벤치마킹한 혐의가 짙다. 주인공인 좌충우돌의 정하윤(김정은)은 메리디스 그레이를, 어딘지 어수룩하지만 인간적인 최진상(차태현)은 조지 오말리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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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병원2’, 장르의 유혹 벗어날까옛글들/드라마 곱씹기 2008. 11. 19. 01:27
‘종합병원2’, 의학드라마의 또 다른 진화가 되려면 새롭게 시작하는 ‘종합병원2’는 의학드라마의 계보를 잇는 드라마다. 본격적인 의학드라마의 시초라 할 수 있는 ‘종합병원(1994)’의 적통이기 때문이다. ‘종합병원’은 최완규 작가가 현장에서 거의 살다시피 하면서 병원에서 벌어지는 에피소드의 디테일을 살리는 노력을 기울였다. 실로 이 드라마는 전문성이 부족했던 당대 드라마환경에서 획기적인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시청률은 물론 작품성에서도 호평을 기록한 ‘종합병원’의 성공은 다른 의학드라마의 탄생을 예고하기에 충분했다. ‘의가형제(1997)’, ‘해바라기(1998)’, ‘메디컬센터(2000)’의 등장이 그것이다. 이 중 ‘의가형제’와 ‘해바라기’는 높은 시청률을 기록했지만 ‘종합병원’만큼의 전문성을 갖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