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미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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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싹한 연애', 공포를 멜로로 바꾸는 마술옛글들/영화로 세상보기 2011. 12. 5. 11:27
'오싹한 연애', 오싹 상큼 로맨틱 코미디 공포영화 여주인공은 왜 사랑을 안 할까. 주인공이 사랑을 하면 무섭지 않기 때문이란다. 곁에 누가 있는데 무서울 리가 없다는 것이다. 이것은 거꾸로 말하면 로맨틱 코미디에 공포물에나 나올 법한 귀신이 등장하지 않는 이유와 같다. 자칫 잘못하면 로맨틱 코미디의 그 달달한 분위기를 살벌한 귀신이 깨뜨릴 수 있기 때문이다. 멜로와 공포는 이렇게 이질적인 장르다. 그렇다면 이 두 장르의 결합은 불가능한 것일까. '오싹한 연애'는 이 질문에 답을 주는 영화다. 결론부터 얘기하면 멜로와 공포는 결합될 수 있다. 그리고 그 결합은 어쩌면 틀에 박힌 식상한 장르적 문법들을 뒤집는 새로움을 전해줄 수 있다. 오싹하지만 상큼하고, 살벌하지만 웃음이 쿡쿡 나오는 이 기발한 영화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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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땅 내 사랑', 왜 존재감이 없을까옛글들/명랑TV 2010. 12. 17. 08:15
'몽땅 내 사랑', 진짜 막장 시트콤이 되지 않으려면 MBC 시트콤 '몽땅 내 사랑'의 시청률은 평균 10%(agb 닐슨) 정도. 그렇게 나쁜 성적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좋은 성적도 아니다. 그럭저럭 시청을 할 만하지만 보고나면 그다지 여운이 남질 않는다. 확실한 웃음이 있는 것도 아니고, 보고 싶은 캐릭터가 있는 것도 아니다. 시청률보다 더 안 좋은 건 화제성이다. 그다지 확실한 반응이 별로 없다. 관성적인 시청이 많다는 얘기다. '몽땅 내 사랑'의 출연진만을 놓고 보면 이런 상황은 사실 의외가 아닐 수 없다. 먼저 연기 지존으로 불리는 김갑수가 있고, 예능돌로 가장 잘 나가고 있는 조권과 가인이 있다. 박미선 같은 이미 시트콤 경험이 있는 베테랑 코미디언도 있는데다가, 비스트의 윤두준 같은 시트콤을 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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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승장구', 박영규가 보여준 코미디의 진면목옛글들/명랑TV 2010. 10. 6. 07:59
코미디에서 눈물과 웃음은 어떻게 같을까 순간 박영규의 얼굴이 바뀌었다. 마치 카멜레온처럼. 그것은 연기가 아니었다. 진심이었다. 아버지로 돌아간 박영규는 보고 싶고, 미안하고, 사랑하는 마음을 담아 먼저 하늘로 떠난 아들에게 영상편지를 보냈다. '승승장구' 내내 밝고 자신감이 넘치고 쾌활한 모습을 보여주었던 모습들은 순간 바뀐 박영규의 눈물어린 모습과 겹쳐졌다. 그것은 그가 한 말이 그저 멋진 표현이 아니라, 진실이라는 것을 말해주었다. "코미디는 생존의 진실이 담겨지지 않으면 코미디가 아니에요." "눈물과 웃음은 똑같은 거예요. 내 웃음은 눈물이 없는 사람은 느낄 수 없습니다. 내 웃음은 눈물 속에서 갓 구어낸 빵 같은 겁니다." "장인어른. 저한테 왜 이러세요." 이 한 마디로 한 시대의 아이콘이 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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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파와 코미디는 어떻게 만났을까옛글들/네모난 세상 2009. 9. 30. 08:47
드라마, 영화에 부는 눈물과 웃음의 이중주 시골에서 상경해 가정부로 얹혀사는 자매. 동생의 학용품을 구하기 위해 샌드위치 많이 먹기 대회에 나가고, 은인인 외국인 아저씨에게 생일선물을 마련하기 위해 버린 커튼으로 손가락에 피가 나는 줄도 모르고 옷을 만드는 언니. 먹고 싶은 것 앞에서 유혹을 참지 못하는 동생을 구박하는 집주인 딸. '지붕 뚫고 하이킥'은 시트콤이지만 그 안에 전형적인 신파 코드가 들어가 있다. 그런데 이상한 일이다. 찬찬히 생각해보면 가슴 한 구석이 짠한 자매의 삶이지만, 그것이 시트콤이라는 장르 속으로 들어와 어떤 과장된 스토리를 입게 되자 주책없게도 웃음이 터져 나온다. 동생 신애의 학용품을 살 돈을 벌기 위해 비장한 각오로 뭐든 하려는 언니 세경의 마음은 안쓰럽지만, 그런 그녀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