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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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석과 강지환, 낯선 그들 혹은 낯선 우리옛글들/드라마 곱씹기 2014. 5. 21. 10:07
과 , 이 두 드라마의 공통점 완전히 다른 소재와 다른 장르를 추구하는 드라마지만 때로는 비슷한 이야기를 전하는 드라마들이 있다. SBS 월화드라마 과 KBS 월화드라마 이 그렇다. 의 박훈(이종석)은 남한에서 태어났지만 아버지를 따라 북한에서 의사로 성장하게 되고 탈북해 다시 남한에서 살아가는 인물이다. 의 김지혁(강지환)은 부모 없이 고아로 자란 건달이지만 어느 날 재벌 그룹의 장남이 되어 현성유통을 꾸려가는 사장이 된다. 여기 두 사람의 공통점이 있다. 그들은 자신들이 살던 세계에서 모두 낯선 공간에 들어와 갈등을 일으키는 인물들이라는 점이다. 의 박훈에게는 남한의 병원이라는 공간이 그렇다. 수술 끝에 사망하게 된 수현(강소라)의 어머니를 두고 책임을 추궁하는 재준(박해진)과 대립하는 박훈에게는 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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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회', 꽃누나 김희애의 격이 다른 멜로의 탄생옛글들/드라마 곱씹기 2014. 3. 19. 09:27
격정 멜로 , 이 불륜이 보여주려는 것 피아노에 천재적인 재능을 가졌지만 현실은 퀵서비스를 하며 살아가는 청춘 이선재(유아인). 한 때 피아노의 꿈을 포기한 후 결혼해 그럭저럭 꿈 언저리에서 살아가는 중년 오혜원(김희애). 두 사람은 어떻게 사랑에 빠지게 될까. ‘격정 멜로’라고 불리는 지만 첫 방송의 느낌은 격하다기보다는 격조 있는 멜로의 인상이 짙다. 물론 금기된 사랑이 짙어지면 격조도 격정이 될 가능성이 높지만. 이 청춘과 중년을 엮어주는 것이 피아노 선율이라는 것은 이 드라마가 단순히 불륜을 자극으로만 다루지 않는다는 증표다. 잠깐 예고편으로 등장한 것처럼 이선재와 오혜원이 나란히 앉아 피아노를 연주하는 장면은 이들의 사랑을 에둘러 표현해준다. 피아노를 치는 오혜원의 표정은 사랑하는 여인처럼 희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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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코리아', 서숙향표 여성 성장극 왜 남다를까옛글들/드라마 곱씹기 2014. 2. 27. 09:35
, 치열한 일과 멜로가 만났을 때 역시 서숙향 작가의 멜로는 확실히 다르다. 그저 그런 잘 난 남자와 신데렐라의 이야기 따위는 그녀의 드라마에서는 좀체 등장하지 않는다. 대신 그녀의 드라마에는 치열한 일터의 현실이 있고, 그 안에서 고군분투하는 여성이 등장한다. 그녀를 구원하는 왕자 같은 남자? 아마도 여성들은 그런 판타지를 꿈꿀지 몰라도 그것이 현실은 아니다. 물론 그렇다고 판타지가 없는 건 아니지만 서숙향 작가의 작품 속 남자들은 그래도 우리 주변에서 있음직한 그런 남자들이 대부분이다. 리얼리티 멜로라고나 할까. 가 심지어 외계인을 등장시켜 여심을 사로잡는 판타지 멜로의 극점이라면 는 치열한 삶의 현장 속에서 벌어지는 리얼리티 멜로의 극점이다. 97년 IMF 시절, 한창 벤처 붐이 일었던 그 시대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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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호인'의 국밥과 MB의 국밥옛글들/영화로 세상보기 2013. 12. 31. 08:36
국밥 한 그릇이 전하는 진심과 거짓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을 소재로 한 에서 부산의 돼지국밥집은 중요한 공간이다. 그 곳에서 한때 가난해 막노동판에서 일했던 송우석(송강호)은 밥값을 내지 않고 도망친다. 그 돈으로 헌책방에 맡겨둔 자신의 고시 서적을 되찾은 그는 열심히 공부해 결국 고시에 합격한다. 판사로 활동하다 접고 돈이나 벌자며 변호사 사무실을 열어 돈을 좀 만지게 되었을 때 그는 가족과 함께 그 국밥집을 찾아가 과거 그 날의 일을 사죄하며 빚을 갚으려 한다. 그러자 국밥집 아주머니 순애(김영애)는 극구 마다하며 그런 빚은 “다리와 얼굴로 갚는 것”이라 말한다. 그저 밥 먹고 술 마시는 식당의 아주머니가 아니라 지친 이들을 따뜻한 국밥 한 그릇의 정으로 풀어내주는 순애는 만인의 어머니 같은 존재처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