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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 정덕현
, 풋풋하면서도 먹먹한 이 느낌은 뭘까 이 청춘은 어째서 이렇게 고통스런 삶을 버텨내며 살아가게 된 걸까. JTBC 의 윤진명(한예리)에게 청춘의 꽃길 따위는 없다. 알바에서 알바로 새벽까지 마치 이어달리기를 하는 듯한 하루하루. 엄마가 호흡기에 의지해 살고 있는 동생의 안부조차 묻지 않는다고 하자 그녀는 “누가 죽은 사람의 안부를 묻냐”고 퉁명스럽게 내뱉는다. 그녀에겐 자신의 삶이 살아도 살아있는 게 아니다. 행복은 누구나 꿈꿀 권리가 있다지만 그녀에게 행복이란 먼 나라 이야기일 뿐이다. 현실은 그런 그녀에게 무례하다. 절박한 그녀의 손을 잡아주기보다는 그 절박함을 미끼로 함부로 명령하고 함부로 폭력을 행사한다. 물론 물리적인 폭력은 아니지만 권력의 힘으로 제 멋대로 상대방에게 손을 뻗치는 행동들은 추..
가 진짜 하려던 이야기 KBS 는 왜 진짜 하려던 이야기를 처음부터 하지 않았을까. 전형적인 멜로드라마의 틀에, 가난하다 못해 처절한 여주인공과 최고의 위치에 선 한류스타, 게다가 시한부 설정까지 들어 있으니 이 드라마가 하려던 이야기를 그저 그런 틀에 박힌 멜로 심지어 신파로까지 여기게 되는 건 당연한 일이다. 혹자는 우리네 드라마 시청자가 첫 회만 보면 그 끝을 쉽게 예측할 정도로 세계 최고 수준이라고 한다. 그러니 의 초반부는 ‘함부로’ 그저 그런 멜로로 치부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중반을 넘어서면서 가 하려던 진짜 이야기들이 조금씩 고개를 든다. 너무 늦은 감이 없잖아 있지만 그래도 이경희 작가가 왜 틀에 박힌 설정들과 이야기들을 끌어왔고, 그것을 어떻게 뒤집으려 하는가 하는 의도가 조금씩 보이..
국가스포츠에 모두가 열광하던 시대 저물고 있다 86아시안게임과 88올림픽 그리고 2002월드컵까지 국가스포츠를 지상파가 일제히 방영하는 건 당연히 해야 하는 의무처럼 여겨진 바 있다. 하지만 2016년 리우 올림픽을 하는 현재는 어떨까. 올림픽 방송에 대한 시청자들의 입장은 사뭇 달라진 느낌이다. 시대가 어느 땐데 여전히 국가스포츠냐는 이야기부터, TV를 켜면 지상파 방송3사가 똑같은 중계를 갖고 경쟁하는 것이 시청자들의 선택권을 박탈하는 일로 불만을 토로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이런 불만이 표면적으로 터져 나오는 가장 흔한 사례는 ‘드라마 결방’이다. 이번 리우 올림픽에도 어김없이 등장한 이 논란은 특히 잘 나가는 드라마들의 경우 심지어 방송사가 시청자 눈치를 봐야 하는 상황에까지 몰리기도 한다. 월화..
, 웹툰 속이라 가능해진 것들 ‘만화를 찢고 나온 듯한 남자 혹은 여자’ 이런 외모와 이미지를 가진 이들을 ‘만찢남’ 혹은 ‘만찢녀’라고 부른다. 아마도 MBC 수목드라마 의 상상은 바로 이 용어에서 비롯되지 않았을까. 실제로 만화를 찢고 나온 남자와 만화 속으로 들어간 여자가 엮어가는 멜로와 스릴러. 여기서 만찢남 강철과 만찢녀 오연주 역할에 이종석과 한효주 캐스팅은 맞춤이다. 드라마의 성격상 실사와 만화를 오가는 장면들 속에서 이들만큼 자연스럽게 연결되는 배우들도 없을 게다. 만화 속 인물과의 모험과 로맨스라는 단순한 상상에서부터 시작한 드라마일 수 있으나, 막상 그 세계로 들어가니 의외로 모든 것들이 다 허용되는 거침없는 전개가 가능해졌다. 예를 들어 의 멜로는 우리가 일반적으로 보던 멜로드라마의 ..
마동석, 라미란과 함께라면 좀비도 일제도 안 무섭네 마동석, 라미란 보러 영화관 간다? 이런 이야기가 나올만한 상황이다. 올 여름 블록버스터 시장에서 가장 먼저 1천만 관객을 돌파한 의 마동석이 그렇고, 입소문을 타고 박스오피스 1위를 기록하며 2백만 관객을 돌파한 의 라미란이 그렇다. 이들은 모두 이 두 영화의 주인공이 아닌 신스틸러라고 할 수 있지만 이들이 사실상 흥행 보증수표라는 얘기까지 나오고 있다. 도대체 무엇이 이런 주인공 못지않은 존재감을 이들에게 부여한 걸까. 에서 마동석이 연기하는 상화는 아내와 함께 부산행 KTX를 탔다가 좀비들과의 일전을 벌이게 되는 평범한 인물이다. 조금 껄렁껄렁한 건달 같은 느낌을 보이지만, 아내인 성경(정유미)이 하는 말 한 마디면 무조건 복종하고 또 사람에 대한..
지나간 트렌드, 버텨내지 못한 과 SBS 이 9년 만에 종영했다. 지금은 쓸쓸히 종영하게 됐지만 처음 시작했을 때만 해도 이 가진 의미는 남달랐다. 오디션 프로그램 같은 일반인들이 스타가 되는 길이 그리 많지 않던 시절, 그 첫 포문을 열었던 무대가 다름 아닌 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세월이 흐르면서 일반인들이 방송에 나오는 일이 점점 일상화됐고, 최근에는 1인 방송 같은 개인 미디어들이 쏟아져 나오면서 은 트렌드에 뒤쳐진 프로그램이 되어버렸다. 그래도 한 때는 토요일 저녁에 편성되어 때론 MBC 을 위협하기도 했던 프로그램이었다. 그만큼 온 가족이 편안히 둘러 앉아 별다른 집중을 하지 않아도 재미있는 볼거리를 제공하는 프로그램이었던 것. 하지만 일반인이 스타가 된다는 것이 특별한 일이 되지 않자 은 여..
에 밀리는 , 못 따라가는 제 아무리 주말예능이 예전 같지 않아도 해도 지상파3사의 예능에 있어 주말예능이란 자존심 싸움이나 마찬가지다. 그래서 주말예능이 엎치락뒤치락 할 때마다 지상파3사의 예능 이미지도 달리 보인다. 주중에 다소 부진해도 주말예능이 살아있다면 해당 방송사의 예능 이미지도 좋아진다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보면 최근 SBS 주말예능은 SBS 예능의 이미지 전체를 깎아먹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듯싶다. 현재의 주말예능경쟁은 이미 전반전을 MBC 이 후반전을 KBS 이 양분하는 구도로 굳어져 가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7일 은 13.3%의 시청률을 냈고 은 무려 16.5%의 시청률로 주말 예능의 최고 위치에 올라섰다. 반면 동시간대에 방영된 SBS의 는 5.3%, 역시 5.3%에 머물렀다..
, 재난공화국에 날리는 마동석들의 일침 “대규모 폭력사태가 이어지고 있습니다만 군대병력을 충원하여 국민여러분들을 안전하게 지켜드리니 안심하셔도 됩니다. 정부는 절대로 여러분들을 버리지 않겠습니다.” 이런 종류의 대사는 재난영화의 공식적인 클리셰에 가깝다. 재난영화 속에서 늘 정부는 아무 일도 아니라며 국민을 안심시키고는 저들 살 궁리를 하는 모습으로 그려지곤 한다. 하지만 똑같은 클리셰에 해당하는 대사인데도 의 이 대사는 영 달리 들린다. ‘폭력사태’라는 표현이나 ‘군대병력’ 같은 단어들이 우리네 불행한 현대사에서 특정한 사건들을 떠올리게 만들기 때문이다. 이런 정부측의 브리핑과 상반되게 군대병력이 좀비로 돌변해 국민을 공격하는 장면은 그래서 더 의미심장하게 다가온다. 광주 민주화 운동에서 우리는 상상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