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션 임파서블6’, 쫀쫀한 이야기에 맨몸 액션 더해지니 안 될 리가

<미션 임파서블 : 폴아웃>은 이 시리즈의 6번째 작품이다. 보통 1편이 성공하면 속편은 성공하기 어렵다는 속설은 이제 옛말이 되었다. 이건 영화와 영화관이 그만큼 대중들에게 하나의 일상적인 여가로 자리 잡은 것과 무관하지 않다. 속편에 대한 굉장한 기대감보다는 어느 정도의 기대가 충족되면 만족하는 관객들이 많아진 것이다. 

그럼에도 무려 6편이나 계속 나온 <미션 임파서블>이 이번 작품에서도 성공을 거두고 있는 건 확실히 특별한 느낌으로 다가온다. 그건 마치 한 때 냉전시대의 만들어졌다 하면 공전의 히트를 치곤했던 ‘007 시리즈’를 보는 것만 같다. 냉전시대가 지나고 이제 테러리즘의 시대로 접어들면서 007 시리즈도 고개를 숙였지만, 그 자리를 <미션 임파서블>이 차지하고 있는 듯한 그런 느낌.

하지만 <미션 임파서블>은 그 내적으로도 충분히 성공 잠재력을 가진 콘텐츠다. 이미 1960년대부터 1970년대 초까지 TV시리즈로 방영되며 화제가 되었고, 1980년대 말 리메이크될 정도로 <미션 임파서블>의 이야기 구조는 액션 장르에 있어서 하나의 교범으로 자리 잡았다. 그것은 다름 아닌 특유의 긴박한 OST 음악과 함께 타들어가는 심지로 표징되는 ‘시한폭탄’ 이야기 구조다.

시나리오 작법의 기본이 되어 있는 시한폭탄 설정은 이야기에 긴박감을 만들어낸다. 그래서 자칫 흐름이 느슨해지는 것들을 잡아주는 효과를 만들어낸다. 이번 <미션 임파서블 : 폴아웃>의 경우도 바로 이런 장치를 쓰면서 이야기는 ‘기-승-전-결’이 아닌 ‘전-결-전-결’ 구조로 빠르게 흘러간다. 플루토늄 3개가 사라지고 그 중 하나를 찾아냈지만 나머지 2개를 찾기 위해서는 희대의 테러리스트를 에단 헌트(톰 크루즈)가 직접 구해내야 한다. 

궁극의 큰 미션이 플루토늄급의 시한폭탄 구조로 장착되어 있고, 그걸 해결하기 위해서는 또 다른 미션들이 작은 시한폭탄으로 놓여져 있다. 에단 헌트 앞에 놓여진 너무 많은 시한폭탄들은 도저히 해결할 수 없을 것 같은 느낌을 준다. 그래서 ‘미션 임파서블’이다. 그런데 그건 에단 헌트 혼자였을 때의 이야기다. 그에게는 그와 함께 하는 오래된 동료들이 있다. 그들이 팀을 이뤄 불가능할 것 같은 시한폭탄들을 해체해가는 이야기. 무려 2시간이 훌쩍 넘는 런닝타임을 갖고 있지만 영화가 시작하고 어느새 끝 지점까지 도달하는 ‘순삭’을 경험하게 되는 이유다. 

여기에 액션 영화의 핵심이랄 수 있는 리얼한 액션 신들이 더해진다. 그 위험천만한 액션들을 직접 배워 소화해내는 톰 크루즈의 몸 사리지 않는 투혼은 <미션 임파서블>이 시리즈를 더해도 계속 관객에게 신뢰를 주는 중요한 힘이다. 건물과 건물 사이를 뛰어넘고, 아슬아슬하게 헬기에 매달리고, 보기만 해도 아찔한 헬기조종이 톰 크루즈의 온 몸으로 수행될 때 관객들은 “저거 실화냐”며 손에 땀을 쥘 수밖에 없다.

물론 영화를 보러가는 일에 대한 기대감 자체가 과거만큼 크지 않고 대신 일상적인 일이 되면서 어느 정도를 만족시키면 시리즈를 보는 관객들이 많아진 원인이 있지만, 그래도 그 안을 들여다보면 연작이 계속 성공하는 이유를 찾을 수 있다. 액션 장르의 바이블이 되어 있는 이야기 구조를 충실히 따르면서, 몸을 사리지 않는 실제 액션을 더하니 안 될 리가 있을까.(사진:영화'미션임파서블 폴 아웃')

‘라이프’, 명쾌한 고구마도 사이다도 드러내지 않는 이유

이 드라마는 마치 <그것이 알고 싶다> 같다. 민영화 되면서 돈벌이가 되어가는 의료계의 어두운 그림자를 다차원적인 각도로 파고 들어가는 이야기. <라이프>가 그 전면에 내세운 인물은 구승효(조승우) 사장과 예진우(이동욱) 응급의료센터 전문의다. 

왜 하필 사장과 응급실 전문의를 대립시켰는가 하는 점은 그것이 병원을 바라보는 갈라진 두 관점을 드러내기 때문이다. 사장은 병원도 기업체나 다름없다 여기며 수익을 내기 위해 경영을 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 필요하다면 수익을 낼 수 없는 응급실을 빈껍데기로만 남겨놓더라도. 반면 응급실 전문의는 갑자기 실려 온 환자들을 보며 만일 응급실이 사라진다면 그들은 어떻게 될까를 질문한다. 다른 병원으로 이송하는 과정에서 위급한 상황을 맞게 될 지도 모를 일이다. 

구승효 사장은 지역 병원을 돕는다는 명분을 내세워 적자에 시달리고 있는 상국대학병원의 응급실, 산부인과, 소아과를 그 곳으로 파견근무 보내려 한다. 의사들이 전부 반발하고 나서지만, 모두가 그런 것은 아니다. 이를테면 응급실이 사라지는 것에 대해 이상엽(엄효섭) 암 센터장은 내심 기꺼운 마음이 있다. 그건 응급실에서 올라오는 ‘가망 없는 환자들’을 받는 일이 그들에게도 부담으로 작용해왔기 때문이다. 반면 장민기(최광일) 장기이식센터장은 정반대다. 응급실이 없다면 뇌사자를 받아 장기 이식을 할 수 있는 기회가 그만큼 줄어들기 때문이다. 

즉 자본주의 논리로 병원의 경영을 정상화하자는 사장과 맞서 ‘의사’로서의 자존심과 본분을 지킨다는 대의로 싸우는 것이 아니라, 저마다 각자의 입장에 따른 이해득실을 고민하는 중이다. 선우창(태인호) 장기 이식 코디네이터는 아예 사장의 편에서 일한다. 해당 3과가 모여 파업 논의를 할 때 그는 그 회의내용을 전화로 사장이 들을 수 있게 해준다. 

김태상 부원장(문성근)은 그 속내를 알 수 없는 인물이다. 어딘가 이보훈(천호진) 병원장의 죽음과 연관되어 있는 것처럼 보이는 이 인물은 의사들끼리의 회의에서는 파업을 내세우더니, 사장에게는 어쩔 수 없이 파업이 결정된 것처럼 말한다. 그러면서 자신이 좋은 방향으로 이끌어갈 것이라 말하며 은근히 자신의 존재감을 내세우려 한다. 자신의 입지를 확고히 하려 함이다. 그 회의내용을 다 들은 사장은 그 속내마저 꿰고 있지만.

물론 <라이프>에도 죽은 이보훈 병원장과 가까웠던 예진우와 주경문(유재명) 흉부외과 센터장 같은 대의를 따르는 인물이 없는 건 아니다. 하지만 구승효 사장이라는 외부의 충격에 의해 저마다의 욕망에 따라 꿈틀대기 시작하는 이 병원의 여러 인간군상의 모습이 사실은 이 드라마가 보여주려는 이야기처럼 보인다. 대의와 현실의 싸움이지만, 그 사이에 끼어 있는 많은 인물들의 선택들이 이 싸움의 결과가 어떻게 될지 오리무중으로 만들어 이야기를 더 흥미진진하게 만든다. 

그런데 이 병원에서 벌어지는 대립과 그 사이의 많은 선택들로 인해 만들어지는 결과들은 마치 우리네 사회가 굴러가는 그 구조들을 입체적으로 담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우리는 사회의 현상들을 극단적인 생각들이 부딪치고 그래서 어느 한쪽이 이기고 지는 것으로 바라보는 경향이 있지만, 사실은 그 중간 어디쯤을 선택하는 많은 보이지 않는 다수들의 욕망이 움직이면서 그 많은 결과들이 나온다는 이야기다. 

<라이프>의 이야기는 명쾌한 고구마나 사이다만을 던져주지 않는다. 그것은 판타지 드라마에서나 가능한 일이니 말이다. 현실은 훨씬 더 복잡하다. 그 복잡한 양상들을 단순화하지 않고 입체적으로 보여준다는 것. 그래서 <라이프>는 지금 우리네 드라마들이 늘 명쾌하게만 접근했던 그 틀에 박힌 방식을 깨나가고 있다. 그걸 깨야 비로소 판타지가 아닌 현실이 보이기 때문이다. 마치 <그것이 알고 싶다>를 보는 듯한 느낌이 들 정도로.(사진:JT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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