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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 정덕현
울고 싶은데 뺨 때린 도대체 무엇이 대중들로 하여금은 손수건을 챙겨 영화관으로 향하게 했을까. 신드롬을 들여다보면 시쳇말로 ‘울고 싶은데 뺨 때린’ 영화들이 가진 힘에 새삼 놀라게 된다. 물론 이 독립 다큐멘터리는 그 자체로도 충분히 가치를 지니는 영화지만 그것이 신드롬의 차원으로 이어진 데는 외적인 요인이 적지 않았다는 점이다. 작년 말에 개봉해 올해 초에 신드롬을 이끌었던 이나 올 여름 신드롬을 만든 도 마찬가지다. 영화적인 가치를 떠나 이들 작품들은 모두 현실의 대중들이 갖고 있던 정서의 뇌관을 건드렸다. 이 서민들을 향해 있지 않은 법 정의의 문제로 대중들을 울렸다면, 은 세월호 정국으로 드러난 리더십 부재의 현실에 대한 반작용으로서 이순신이라는 영웅을 소환했다. 영화를 보러간다기보다는 억눌린 정..
, 장르가 멜로를 쓰려면 이 정도는 해야 “네가 혹시 기하명이야? 너 진짜 이름이 기하명이야?” 최인하(박신혜)는 결국 최달포(이종석)가 자신의 어머니 송차옥(진경)의 악의적인 오보에 의해 희생당한 가족의 한 사람이었다는 걸 알게 됐다. 그 사실을 알고 흘리는 최인하의 눈물은 어떤 의미일까. 그건 불행한 일을 겪은 최달포에 대한 연민일까, 아니면 그 일에 자신의 어머니가 연루되어 있다는 사실이 예감케 하는 두 사람의 비극적인 관계에 대한 슬픔일까. 아마도 둘 다 아닐 것이다. 그것보다 더 큰 것은 최인하가 송차옥의 딸이라는 사실을 알면서도 최달포가 그녀에게 보여준 사랑에 대한 눈물일 것이다. 최달포에게서 멀쩡히 웃고 있어도 마음 한 구석이 아련해지는 이유는 바로 그 복수심조차 눌러버린 사랑의 위대함 때문..
, 멜로, 지상파, 스타가 아니어도 요즘 지상파 드라마 관계자들을 만나면 한결 같이 나오는 얘기가 을 놓친 것에 대한 아쉬움이다. 이미 밝혀진 것처럼 은 지상파에 모두 제안되었다가 결국 tvN에서 리메이크된 작품이다. 지상파 관계자들은 이때만 해도 과연 그게 드라마로도 성공할까 하는 의구심이 있었다고 했다. 하지만 이미 대성공을 거둔 을 놓친 것에 대해 지금은 후회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의 성과는 단지 한 드라마의 성취에 머물지 않는다. 지금껏 우리네 드라마 제작자들이 해왔던 관습적인 접근을 대부분 깬 데서 나온 성과이기 때문이다. 을 통해 배워야할 점들이 있다는 것이다. 그 첫 번째는 ‘멜로 없이도 된다’는 것이다. 애초에 이 지상파에서 제작되지 못했던 가장 큰 이유는 ‘멜로의 부재’ 때문이었다. 지상..
MBC, 왜 새 예능 트렌드 열고도 유지 못할까 올해의 예능 트렌드에서 주목됐던 두 가지를 고르라면 단연 로 대변되는 육아예능과 이 촉발시킨 외국인 예능이 아닐까. 육아예능은 작년 가 돌풍을 일으키며 생겨난 트렌드지만 올해 들어 그 과실은 가 가져갔다. 송일국과 삼둥이 부자 대한, 민국, 만세의 출연은 육아예능의 판도를 바꿔 놓았다. 외국인에 대한 주목 역시 작년 의 샘 해밍턴으로부터 시작되었지만 올해 들어 그 과실은 으로 돌아갔다. 한국 사람들보다 더 한국적인 정서를 잘 이해하고, 우리말에도 능통한 외국인들은 회담 테이블에 앉아 각자의 견해와 각국의 문화를 비교 소개하는 것만으로도 외국인 예능 전성시대를 만들었다. 반면 안타까운 일이지만 MBC가 연 이 새로운 예능 트렌드는 지금 흔들리고 있다. 는 폐..
유호진 PD의 몰카는 왜 특별할까 유호진 PD가 또 멤버들에게 당했다. 1주년을 맞아 미스에이 수지를 데려오라는 미션에 엉뚱하게도 의 개그우먼 이수지를 부른 출연자들은 그녀에게 유호진 PD를 전화로 속여달라고 요청했다. ‘황해’에서 보이스피싱을 했던 그 경험(?)이라면 충분히 그를 속일 수 있을 거라는 것. 실제로 그녀는 수지의 소속사인 JYP 엔터테인먼트 매니저를 사칭해 유호진 PD에게 항의전화를 했고 거기에 그는 깜박 속아 넘어갔다. 나중에 목적지에 도착해 그 날의 미션을 정산하면서 차태현을 통해 자신이 속았다는 걸 알게된 유호진 PD는 특유의 어이없다는 표정을 지으며 황당해했다. 출연자들은 유호진 PD가 당하는 모습을 보며 즐거워했다. 은 이명한 PD부터 나영석 PD 그리고 최재형 PD 등을 거치면..
무엇보다 아름다웠던 강을 건너는 이들의 사랑 무엇이 이런 눈물 폭탄을 터뜨린 걸까. 가 상영되는 영화관은 의외의 웃음으로 시작해 차츰 흐느끼기 시작하더니 급기야는 오열로 이어졌다. 참고 참던 눈물이 북받쳐 오른 객석에서는 여기저기 손수건을 꺼내 흐르는 눈물을 닦는 진풍경이 펼쳐졌다. 입소문이 난 탓인지 독립영화치고 주말 조조의 극장은 거의 가득 메워져 있었고, 그 곳을 찾은 관객들은 이미 눈물을 흘릴 것을 알고나 있었다는 듯이 손수건과 휴지를 꺼내들었다. 그도 그럴 것이다. 제목이 의미하는 건 한 사랑하는 사람과의 영원한 이별을 뜻하는 것이 아닌가. 89세 강계열 할머니와 98세 조병만 할아버지가 함께 산 세월만 76년이다. 그 긴 세월에 더깨처럼 쌓인 두 사람의 사랑과 정의 세월은 마지막까지 애틋하기 ..
극한알바, 근로자들 앞에 겸허해진 시간 “연예계 생활 20년 중 제일 힘들다.” 극한알바 특집으로 탄광에 들어가게 된 차승원은 그 노동의 힘겨움을 이 한 마디로 전했다. 같이 들어간 유재석은 심지어 시간이 흐르지 않는 듯한 그 극한의 노동에 대해 “인터스텔라야?”하고 황당한 마음을 표현했다. 어두운 막장 끝에서, 숨도 쉬기 어려운 탄가루 속에서 어떤 분들은 무려 20여 년 간을 일하셨다고 했다. 그 근로자 분들의 시간을 공유하며 유재석과 차승원은 한없이 겸허해질 수밖에 없었다. 굴을 까는 작업을 한 정형돈은 거기서 일하는 어머니들의 기막힌 노동에 혀를 내둘렀다. 까도 까도 고작 몇 백 그램밖에 안 되는 굴을 그 분들은 쉬지 않고 까고 또 깠다. 그 굴 한 점이 자식들의 교육비이고 생활비이기 때문이었다. ..
가 바꾸고 있는 시골 동네에 대한 이미지 작은 시골 동네에서 철물점을 하며 살아가는 건 어떤 느낌일까. 에는 이른바 ‘동식이네 철물점’이 자주 등장한다. 읍내에 나가는 것이 ‘농부의 로망’이라는 이서진이 읍내에 나오면 제일 먼저 들르는 곳이 바로 이 동식이네 철물점이다. 처음에는 물건을 사고파는 관계였지만 차츰 친숙해진 그들은 마치 동네 형 동생 같은 관계가 됐다. 이서진이 철물점에 자주 가게 된 것은 집에 수리할 일들이 자꾸 생기기 때문이다. 고마운 계란을 낳아주는 닭들을 위한 집도 마련해 줘야 하고, 염소 잭슨이 추운 겨울을 날 수 있게 비닐로 바람막이도 쳐주어야 한다. 하지만 이서진이 철물점에 가는 이유는 그런 것만 있는 건 아닌 것 같다. 거기 다름 아닌 동식이가 있기 때문에 그와 이런 저런 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