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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글들/드라마 곱씹기

'싸인', 그 숨 막히는 스릴러의 비결 '싸인'은 현실과 어떤 연결고리를 맺고 있나 세상은 좁고, 사건은 넘쳐난다(?). '싸인'의 스토리 구조를 한 마디로 표현한다면 이렇지 않을까. '싸인'은 법의학을 그 중심소재로 다루고 있지만, 그 스토리는 법의학에만 머물지 않는다. 끝없이 쏟아져 나오는 사건사고들을 정치권과 검찰, 경찰, 법의학자 등의 역학관계를 통해 다차원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한 회에 두 개의 사건을 병렬적으로 그려내면서, 이 많은 입장들이 들어가기 때문에 드라마는 느슨해질 여유를 주지 않는다. 끊임없이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스릴러과 추격전, 추리의 연속이 '싸인'이라는 드라마의 진면목이다. 어두운 밤길, 급하게 귀가하는 여자의 발걸음이 점점 빨라지고 그 뒤를 쫓는 그림자의 발길도 빨라진다. 그리고 결국 벌어지는 살인의 현장. 이 .. 더보기
'마이 프린세스', 왜 상투적인 신데렐라가 됐나 스토리, 대사의 부재가 드라마를 상투적으로 만들었다 '마이 프린세스'의 공주 이설(김태희)은 결국 공주가 되고 왕자님 박해영(송승헌)과 사랑을 이루며 해피엔딩으로 끝났다. 로맨틱 코미디의 전형적인 진행과 결말이라고 볼 수 있다. 드라마는 해피엔딩으로 끝났지만, 드라마는 많은 아쉬움을 남긴다. 거의 혼자 무너지고 망가지며 극을 이끌어간 김태희라는 연기자의 재발견은 큰 소득이라고 할 수 있지만, 드라마로서는 그다지 임팩트 있는 여운을 남기지 못했기 때문이다. 가장 큰 아쉬움은 드라마 전체 스토리의 구조다. '마이 프린세스'는 초반 4부까지 거의 모든 스토리를 쏟아 부었지만, 그 후부터는 지지부진한 진행이 이어졌다. 후반부로 갈수록 남녀 인물 간의 심리변화 등을 통해 유발됐어야 할 긴장감을 느끼기가 어려웠다... 더보기
'파라다이스 목장', 이 특이한 멜로는 어떻게 가능할까 '파라다이스 목장', 제주도를 닮은 드라마 '파라다이스 목장'이란 드라마의 멜로는 특이하다. 이미 한 번씩 결혼하고 이혼한 남녀들이 제주도 목장을 배경으로 다시 만난다. 이혼했던 이다지(이연희)와 한동주(최강창민)는 한 집에서 살지만 부부도 아니고 연인도 아니다. 리조트 개발에 대한 지역주민의 동의서를 얻기 위해 한동주가 이다지의 집에 들어온 것. 그 뿐이다. 표면적인 이유는 그렇지만 진짜 그뿐일까. 이 두 사람은 여전히 부부처럼 툭탁거리고 싸우면서도 자꾸 과거 좋았던 시절을 떠올리고, 서로를 도와주려 애쓴다. 부부도 아니고 연인도 아니지만 때론 부부 같고 때론 연인 같다. 이런 두 사람 사이에 서윤호(주상욱)라는 엄친아가 끼어든다. 성공한 리조트 투자자인 그는 이다지의 풋풋함에 빠져든다. 이다지 역시 .. 더보기
'마프', 왜 '시가'처럼 되지 못했을까 '마프'의 공주 이야기, 현대인과 공감하고 있나 이 시대에 공주 이야기는 대중들의 공감을 얻을 수 있을까. 전형적인 공주 캐릭터에 대한 판타지는 물론 여전하겠지만, 현대인들에게 왕자님을 수동적으로 기다리고 왕자님에 의해 구원받는 그런 공주는 어딘지 공감이 잘 생기지 않는다. 이유는 당연하다. 현대여성들은 그렇게 수동적인 존재들이 아니기 때문이다. 심지어 애니메이션을 봐도, '라푼젤'이나 '슈렉'의 피오나 공주처럼 이제 전통적인 공주는 찾아보기 힘들다. 그렇다면 아예 제목에 공주를 달고 나온 '마이 프린세스'는 어떨까. 초반부까지만 해도 이 드라마가 그려낼 공주에 대한 기대감이 충분했다. 무엇보다 장차 공주가 될 이설(김태희)이란 캐릭터가 한없이 망가지고 무너지는 모습이 그랬다. 게다가 공주병까지 있는 공.. 더보기
'싸인', 무엇이 이 드라마에 빠져들게 하나 '싸인'의 그 많은 약점을 강점으로 바꾼 것들 '싸인'의 시청률이 드디어 20%를 넘어섰다. 초반 승승장구했지만 차츰 고개를 숙인 '마이 프린세스'와는 사뭇 다른 행보다. 그리고 이것은 최근 일련의 용두사미 드라마들, 즉 초반에 기선을 잡았다가 중반부터 힘이 달려 시청률이 떨어지던 드라마들 속에서 이례적인 일이 아닐 수 없다. '싸인'의 무엇이 우리를 그토록 빠져들게 하는 걸까. 무엇보다 '싸인'의 풍부한 스토리를 얘기하지 않을 수 없다. '싸인'은 주인공들의 이야기가 전체적으로 이어져 있지만, 에피소드가 병렬적으로 소개되는 스토리 구조를 갖고 있다. 어느 스타의 죽음을 다룬 후, 연쇄살인범의 이야기가 이어지고, 어느 기업에서 벌어지는 연쇄 의문사 사건이 이어지는 식이다. 연속극에 익숙한 우리나라 드라마..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