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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글들/드라마 곱씹기

수목극, 그들에게서 전작의 향기가 ‘그바보’, ‘시티홀’, 그들에게서 보이는 전작의 흔적 새로 시작한 두 편의 수목극, ‘그저 바라보다가(이하 그바보)’와 ‘시티홀’은 비슷한 구석이 많은 드라마다. 모두 코믹극인데다가 공교롭게도 둘 다 영화배우들이 출연한 드라마. ‘그바보’에는 황정민과 김아중이 등장하고, ‘시티홀’에는 차승원이 나온다. 영화배우로서 이미 자신들만의 색채를 확실히 갖고 있는 이들이기에 드라마는 첫 회부터 흥미진진하다. ‘그바보’는 한지수(김아중)라는 톱스타와 구동백(황정민)이라는 우체국 직원의 어울릴 것 같지 않지만 로맨틱한 사랑을 그리고 있다. 너무나 순수해 심지어 바보 같은 남자 구동백 역할을 연기하는 황정민은 이 드라마에 확실한 힘을 실어주고 있다. ‘시티홀’은 시청 공무원인 신미래(김선아)와 부시장으로 새로 부임한.. 더보기
드라마, 부잣집 아들에서 아들 부잣집으로 ‘솔약국집...’, 딸 부잣집에서 아들 부잣집 시대로 ‘딸 부잣집’은 여전히 가족 드라마의 단골 소재. 호평을 받고 종영한 김수현 작가의 ‘엄마가 뿔났다’에서도, 현재 방영되고 있는 ‘사랑은 아무나 하나’에서도 딸 부잣집은 여전히 맹위를 떨친다. 이들 딸 부잣집 드라마에 역시 단골로 등장하는 캐릭터가 부잣집 아들이다. 이 서로 다른 계층의 집안이 얽히는 이야기는 신데렐라 모티브를 자극한다. 즉 ‘딸 부잣집 드라마’란 ‘부유하지는 않지만 딸들이 많은(그래서 그게 재산인!)’ 가족의 딸 시집보내기가 메인이 되는 드라마가 된다. 하지만 최근 새롭게 시작한 주말극 ‘솔약국집 아들들’에는 이 드라마가 주목하는 남성과 여성의 위치가 바뀌어 있다. 아들 부잣집인 솔약국집 네 아들들에 대한 이야기인 이 드라마에는 집안.. 더보기
종영 수목극, 그 뒤틀린 가족사의 힘 ‘카인과 아벨’, ‘미워도 다시 한번’, 가족의 힘 여전 종영한 수목극 ‘카인과 아벨’과 ‘미워도 다시 한번’은 장르적으로 보면 상이한 드라마다. 하지만 한 꺼풀 벗겨놓고 보면 그 구조는 비슷하다. 두 드라마는 모두 그 중심에 뒤틀어진 가족사가 있으며, 그 가족 내에서 사랑 받기 위해 대결구도를 벌이는 인물들이 있고, 파국으로 치닫는 가족이 있으며, 결말에 이르러 본래 제자리를 찾아가는 가족이 있다. 결국 이 두 드라마는 스타일과 장르가 달랐지만 하고자 하는 이야기는 같았던 셈이다. 그것은 우리 드라마의 영원한 주제, 가족이었다. ‘카인과 아벨’의 엇갈린 가족사는 형이 동생을 죽이려 하고, 어머니(물론 친어머니는 아니지만)가 자식을 죽이려 하며, 형이 동생의 여자를 뺏으려 하고, 어머니가 자식의 유산을 .. 더보기
미완의‘카인과 아벨’, 명연기가 채웠다 ‘카인과 아벨’의 명연기, 아쉬운 스토리 ‘카인과 아벨’이 다루는 장르적 소재들은 실로 다양하다. 병원 내에서 의사인 형 이선우(신현준)와 동생 이초인(소지섭)의 대결을 다루고 있다는 점에서 이 드라마는 의드의 새로운 계보를 잇고 있으며, 중국에서부터 국내에 이르기까지 생사의 고비를 넘기며 돌아온 이초인의 복수를 다루고 있다는 점에서 액션활극과 복수극의 계보를 잇고 있다. 이선우와 김서연(채정안), 이초인과 오영지(한지민), 이렇게 네 사람의 관계만 떼어놓고 보면 전형적인 삼각 사각의 트렌디 멜로를 연상시키고, 이초인과 이선우의 대결과정에서는 심지어 공포극의 한 부분을 떠올리게도 만든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이 많은 장르적 소재들이 잘 봉합되어 어떤 시너지를 이루었는가 생각해보면 많은 의문이 들게 된다. .. 더보기
악역 이제 웬만한 주인공보다 멋있다, 왜? ‘남자이야기’의 김강우, ‘카인과 아벨’의 백승현 악역이야말로 드라마를 이끌어가는 힘이라고 할 때, ‘남자이야기’의 채도우(김강우)는 실로 매력적인 악역이라 할 수 있다. 잔뜩 인상을 쓰면서 악다구니를 해대는 ‘에덴의 동쪽’의 신태환(조민기)이 온몸으로 표현함으로써 자신이 악역임을 드러낸다면, 채도우는 최대한 그걸 숨김으로써 그 속의 섬뜩한 면모를 보여준다. 채도우라는 악역의 핵심은 ‘감정이 없다’는 것. 어린 시절 늘 병상에 누워 진통제로 살아가는 어머니에게 주사를 끊임없이 내주며, ‘엄마, 이젠 행복해?’하고 묻던 인물이다. 그 감정 없음은 타인이건 가족이건 상관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끔찍하다. 그는 아버지 채회장(장항선)과도 대놓고 맞서는 패륜아이기도 하다. 감정이 없는 그는 목적을 위해서는 친구 앞.. 더보기